주문
피고 B은 원고에게 55,864,015원 및 이에 대하여 2024. 4. 13.부터 2025. 8. 28.까지는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피고 주식회사 C에 대한 청구 및 피고 B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B 사이에 생긴 부분의 9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 B이 부담하고, 원고와 피고 주식회사 C에 생긴 부분은 원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인정사실
원고는 치과의사이고, 피고 B은 과거 치과재료 판매 등으로 원고와 몇 번 만난 적이 있던 사이로 병원 경영컨설팅 사업 등을 하는 사람이며, 피고 회사는 치과재료도·소매업, 병원경영사업 지원서비스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 피고 B이 대표자인 사내이사로 등기되어 있다.
원고는 서울과 부천시에서 치과병원을 운영하다가 2018년경 건강 등의 사유로 수도권 외 지역으로 치과병원을 이전하려고 하였는데, 그 무렵 원고의 지인이자 치과의사인 E이 피고 B을 치과병원 개원 전문가로 소개하면서 피고 B과 다시 만나게 되었다. 피고 B은 2018. 4.경 원고에게 양산시에 위치한 F 병원을 운영하는 내용의 공동사업약정을 주선하였으나 이는 중도에 무산되었고, 이후 원고는 피고 B의 권유에 따라 피고 B이 본부장으로 있던 부산의 ‘G치과’와 유사한 시스템을 갖춘 치과병원을 운영하기로 하고 2018. 9.경 양산시에 ‘H 치과병원’을 개원하였다(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
원고는 2018. 9.경부터 2019. 12.경까지 16개월 동안 피고 B에게 병원 시스템 구축 등에 대한 대가로 매달 현금으로 5,000만 원 상당을 지급하다가 2020. 1. 2. 피고 B과 사이에, 피고 B은 원고에게 이 사건 병원의 광고 및 마케팅 자문, 기공 및 협력업체 자문(노무, 세무, 의료기기 등), 인력관리 자문, 원고가 수시로 필요로 하는 경영의뢰 컨설팅 등의 용역을 제공하고, 원고는 피고 B에게 매달 5일에 컨설팅 비용으로 1,500만 원(부가가치세 별도)을 지급하기로 하는 경영 컨설팅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컨설팅계약’이라 한다). 다만, 원고와 피고들은, 원고가 실제로는 피고들 측에 이 사건 컨설팅계약에 따른 용역비로 매달 2,500만 원(부가가치세 별도)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으나, 이 사건 병원이 소위 ‘사무장 병원’이라는 의심을 피하고 세무처리 과정에서의 편의도 도모하기 위하여 형식적으로 원고와 피고 B 사이에 컨설팅 비용을 매달 1,500만 원(부가가치세 별도)으로 정한 이 사건 컨설팅계약을 체결하는 한편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에, 원고가 피고 회사에 이 사건 병원 체어 수선 등 유지관리비로 매달 1,000만 원(부가가치세 별도)을 지급하기로 하는 유지관리계약도 별도로 체결한 것이라고 하고 있다.
한편 원고는 2020. 2. 1. 피고 B과 사이에, 피고 B이 이 사건 병원에 근로인력을 파견하는 내용의 근로자 파견계약(이하 ‘이 사건 파견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그 무렵 원고와 피고 B은, 원래 2018. 8.경부터 이 사건 병원에서 경영실장으로 근무하던 I의 소속을 피고 B이 운영하는 업체인 ‘J’로 변경하고, 피고 B이 2020. 2. 1.부터 이 사건 병원에 I을 근로자로 파견하는 대신 원고로부터 파견 수수료로 매달 500만 원(부가가치세 별도)을 지급받기로 하였다.
원고는 2023. 2.경 피고들과 사이에, 피고 회사에 유지관리비 명목으로 매달 지급하던 컨설팅 용역대금 액수를 1,000만 원에서 500만 원으로 감액하기로 합의하는 한편, I의 소속을 다시 J에서 이 사건 병원으로 이전하고 피고 B에게 파견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기로 하였다. 이후 원고는 2023. 8. 8. 피고 B에게 ‘피고 B과의 관계를 정리하고 싶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피고 B도 ‘원고의 뜻이 그렇다면 정리하겠다’고 답신하였다.
원고가 이 사건 컨설팅계약에 따라 2020. 2.부터 2023. 7.까지 피고 B에게 지급한 돈은 합계 6억 9,300만 원(= 1,650만 원 × 42개월, 부가가치세 포함)이고, 피고 회사에 지급한 돈은 합계 4억 2,900만 원[= (1,100만 원 × 2020. 2.부터 2023. 1.까지 36개월) + (550만 원 × 2023. 2.부터 2023. 7.까지 6개월), 부가가치세 포함]이다. 한편 원고가 I에 대한 파견 수수료 명목으로 피고 B에게 지급한 돈은 1억 8,500만 원(= 500만 원 × 2020. 2.부터 2023. 2.까지 37개월, 부가가치세 제외)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증인 I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컨설팅계약 관련 부당이득반환 또는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이 사건 컨설팅계약에 따른 용역대금으로 2020. 2.부터 2023. 7.까지 피고 B에게 6억 9,300만 원, 피고 회사에게 4억 2,900만 원을 각 지급하였으나, 피고 B은 어떠한 컨설팅 용역업무도 수행하지 않았다. 이에 원고는 피고들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의 송달로써 피고 B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이 사건 컨설팅계약을 해제한다는 의사표시를 한다. 따라서 피고들은 이 사건 컨설팅계약 해제에 따른 원상회복 또는 피고 B의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피고들이 위와 같이 용역대금 명목으로 지급받은 돈을 각 반환할 의무가 있다.
이 사건 컨설팅계약의 해제를 원인으로 한 원상회복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는 이 사건 컨설팅계약이 피고 B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해제되어 그 계약의 효력이 소급적으로 소멸되었다는 전제에서 피고들을 상대로 용역대금 명목으로 기지급된 돈의 반환을 구한다.
그러나 위임계약이 계속적 계약관계로 적법하게 성립되어 그 일부의 이행까지 이루어진 이상 그 해소에 따르는 효과는 장래에 향하여 발생하는 것일 뿐 소급하지는 아니한다(대법원 1996. 4. 23. 선고 95다30772 판결 참조).
갑 제3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컨설팅계약에 따른 피고 B의 주된 업무는 ‘이 사건 병원의 광고 및 마케팅 자문, 기공 및 협력업체 자문, 인력관리 자문, 원고가 수시로 필요로 하는 경영의뢰 컨설팅 전반’이고, 계약기간은 당사자 일방의 계약 종료통지가 없는 한 동일한 조건으로 1년씩 자동 연장되며, 당사자 일방이 계약 조건을 변경 통지하는 경우 이에 대해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계약이 자동 종료됨을 알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컨설팅계약은 원고가 피고 B에게 이 사건 병원의 운영에 필요한 전반적인 자문의 제공을 계속적으로 위탁하되 필요한 경우에는 계약조건을 변경하거나 해지할 수 있는 위임계약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런데 갑 제8, 9, 21, 28 내지 34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2, 7 내지 10, 12, 13, 14호증의 각 기재, 증인 I, E의 각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 B은 이 사건 병원 개원 무렵부터 원고에게 병원 운영과 관련된 전반적인 자문을 제공하고, 이 사건 컨설팅계약이 명시적으로 체결된 이후에도 원고와 위와 같은 업무상 관계를 일정하게 유지해 온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는 이 사건 컨설팅계약의 효력을 소급적으로 소멸시키는 해제를 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 컨설팅계약이 해제되었다는 전제에서 그에 따른 원상회복으로 원고가 3여년 동안 피고들에게 용역대금 명목으로 지급한 돈의 반환을 구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 B은 2016년경 부산에 위치한 ‘G치과’의 본부장으로 재직하는 등 대형병원의 운영시스템에 관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원고의 이 사건 병원 개설업무를 지원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 B은 이 사건 병원의 위치 선정과 개설 신고, 의사 및 직원 구인, 인력 및 조직 배분, 수납 및 예약 시스템 도입 등 시스템 구성, 마케팅, 노무‧세무‧법무업체 선정 등 병원 운영과 관련하여 원고에게 전반적인 자문을 제공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E은 피고 B이 버스정류장마다 가벽광고를 하는 방안을 제안하여 그에 따른 광고효과로 이 사건 병원이 개원 직후부터 상당한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는 취지로 증언하였고, I도 이 사건 병원과 주식회사 K 사이에 체결된 최초 광고계약은 피고 B이 추진한 것이라고 증언하였다. 한편 이 사건 병원과 노무업무에 관한 자문계약을 체결한 L 노무법인의 대표 노무사 M도 과거 피고 B과 연락한 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사건 병원은 2019년경 환자에게 시술한 임플란트와 관련하여 법적 분쟁이 있었는데 당시 피고 B이 법률사무를 처리할 법무법인을 소개하기도 하였다. 이에 원고도 이 사건 병원을 개원한 2018. 9.경부터 이 사건 컨설팅계약을 명시적으로 체결하기 전까지 1년 넘게 피고 B에게 병원 시스템 구축 등에 대한 대가로 매달 현금으로 5,000만 원 상당을 지급해 온 것으로 보인다.
피고 B은 이 사건 컨설팅계약을 체결한 이후에도 수년 동안 주기적으로 부산 N에 위치한 O나 P DT점 등에서 원고와 만남을 가져왔고, 2021. 12. 3. 이 사건 병원에 고용할 의사로 Q를 소개하는 등 고용에도 일부 관여하였다. 피고 B은 컨설팅과 관련하여 이 사건 병원에 근로자로 파견한 I을 통해 이 사건 병원의 매출이나 경영실태가 기재된 업무보고도 받아 온 것으로 보인다. 한편 I이 피고 회사 소속 R에게 이 사건 병원의 업무 처리와 관련하여 수시로 다양한 문의를 한 문자내역도 남아 있다. I과 R이 주고받은 문자내역 중에는 I이 R에게 “매출 대비 몇 프로 정도 공단 비용 나오던가요?”라고 묻자 R이 “S(피고 B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한테 물어봐라. 우리끼리 병원 관련 정보 얘기하지 말라고 하니, 괜히 욕먹을 짓 만들지 말자.”라고 답변한 내용도 있어, 피고 B이 병원 운영에 관여하였음을 방증하는 정황도 일부 확인된다.
비록 이 사건 컨설팅계약에는 피고 B이 매주 1회 5시간 이상을 원고의 사업장 또는 원고가 지정한 장소에 방문하여 컨설팅 업무를 수행하여야 하는 것으로 되어 있으나, 다른 한편 원고와 피고 B은 이 사건 병원이 소위 ‘사무장 병원’이라는 의심을 피하는 한편 세무처리 과정에서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하여 컨설팅 비용을 매달 1,500만 원으로 정한 이 사건 컨설팅계약서와 병원 유지관리비를 매달 1,000만 원으로 정한 유지관리계약서를 형식적으로 작성한 것이라고도 하고 있으므로, 위 계약서에 기재된 피고 B의 의무를 문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타당한지 의문일 뿐 아니라, 피고 B이 위 의무를 다소 불완전하게 이행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이를 이유로 이 사건 컨설팅계약을 해제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불완전이행의 추완이 불가능하고 이로 인해 계약의 목적이 달성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러야 하는데,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B이 매주 5시간 이상 컨설팅 업무를 수행하지 않아 이 사건 병원 운영과 관련하여 원고에게 필요한 자문의 제공 및 병원 시스템의 유지·관리라는 이 사건 컨설팅계약의 목적이 달성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한편 이 사건 컨설팅계약에는 피고 B이 원고에게 제공할 컨설팅 자문 보고서와 관련된 내용도 있기는 하나, 피고 B이 반드시 컨설팅 자문 보고서를 작성하여 원고에게 교부할 의무는 명시되어 있지 않다.
원고는 과거 서울과 부천시에서 치과병원을 운영할 당시에는 연매출이 10억 원 정도였으나 이 사건 병원을 개원한 이후에는 월매출이 6억 원 상당(연매출 70억 원 이상)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이 사건 컨설팅계약에 따라 피고들에게 지급한 용역대금에는 피고 B이 이 사건 병원을 개설할 당시부터 병원 운영 시스템을 구축하고 장기간 이를 유지한 데 대한 대가적 성격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자신이 원하는 경우 이 사건 컨설팅계약을 임의 해지할 수 있었는데도 2020. 1. 2.부터 2023. 7.까지 3년 넘게 위 계약을 유지하였고, 2023. 2.경에도 이 사건 컨설팅계약을 해지하는 대신 피고 회사에 유지관리비 명목으로 매달 지급하던 컨설팅 용역대금 액수를 1,000만 원에서 500만 원으로 감액하였을 뿐이다. 이에 대해 원고는, 피고 B이 원고에게 이 사건 병원을 소위 사무장 병원으로 오해할 소지가 있다고 하면서 자신과의 관계를 유지하여야 불이익이 없을 것이라는 식으로 원고를 협박하였기 때문에 이 사건 컨설팅계약을 해제하지 못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B이 그와 같이 원고를 협박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을 뿐 아니라, 원고가 수년 동안 실제 사실관계와 다른 피고의 협박으로 인해 상당한 지출을 감수하였다는 것도 쉽게 납득되지는 않는다.
[한편 이 사건 컨설팅계약이 위임계약에 해당함은 앞서 본 것과 같으므로, 위임인인 원고는 민법 제689조 제1항에 따라 언제든지 이 사건 용역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을 제3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2023. 8. 8. 피고 B에게 ‘피고 B과의 관계를 정리하고 싶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내 이 사건 컨설팅계약을 임의해지하겠다는 취지의 의사표시를 하였고, 피고 B도 ‘원고의 뜻이 그렇다면 정리하겠다’고 답신하여 이에 응하였으므로 이 사건 컨설팅계약은 2023. 8.경 임의해지되었거나 합의해지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채무불이행을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의 청구에 있어서 손해의 발생 사실과 그 손해를 금전적으로 평가한 배상액에 관한 주장, 증명책임은 손해배상을 구하는 채권자에게 있다(대법원 2000. 2. 11. 선고 99다49644 판결 참조).
갑 제3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컨설팅계약 제10조가 “계약해지에 귀책사유 있는 당사자는 상대방에 대하여 손해배상의 책임이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 사건 컨설팅계약에 따른 피고 B의 채무는 결과채무가 아닌 수단채무로서, 설령 피고 B이 이 사건 컨설팅계약에 따른 의무를 성실하게 이행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B의 불완전한 컨설팅 용역 수행으로 인하여 원고에게 어떠한 손해가 발생하였는지 구체적으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도 이유 없다.
이 사건 파견계약의 무효에 따른 부당이득반환청구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 한다) 제7조 제1항은 “근로자파견사업을 하려는 자는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3항은 “사용사업주는 제1항을 위반하여 근로자파견사업을 하는 자로부터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아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파견법에서 고용노동부장관의 허가를 얻은 자에 대하여만 근로자파견사업을 인정하고 있는 것은 타인의 취업에 개입하여 영리를 취하거나 임금 기타 근로자의 이익을 중간에서 착취하는 종래의 폐단을 방지하고 근로자의 자유의사와 이익을 존중하여 직업의 안정을 도모하고 국민경제의 발전에 기여하자는 데 근본목적이 있는데, 고용노동부 장관의 허가를 받지 않은 파견사업주가 사용사업주와 체결한 파견계약을 유효로 본다면, 근로기준법 제8조에서 금지하고 있는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 영리로 타인의 취업에 개입하여 이득을 취득하는 것을 허용하는 결과가 될 뿐만 아니라, 파견법의 취지에도 명백히 반하는 결과에 이르게 되므로 파견법에 위반된 무허가 파견사업주와 사용사업주 사이에 체결한 파견계약은 효력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직업안정법 제33조 제1항에 관한 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2다56130 판결의 취지 참조).
판단
이 법원의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부산동부지청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의하면 피고 B은 근로자파견사업 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적이 없는 무허가 파견사업주인 사실이 인정되므로, 파견사업주인 피고 B과 사용사업주인 원고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파견계약은 효력이 없다.
따라서 피고 B이 이 사건 파견계약에 따라 원고로부터 I에 대한 파견 수수료 명목으로 지급받은 1억 8,500만 원은 법률상 원인 없이 취득한 부당이득에 해당한다. 다만 원고도 이 사건 파견계약에 기초하여 피고 B으로부터 I의 노무를 제공받았으므로, 피고 B이 원고에게 반환하여야 할 부당이득액에서 I의 실제 노무비 상당액은 공제함이 타당하다.
을 제4, 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 B이 2020. 2. 1.부터 2023. 1. 31.까지 I에게 급여 명목으로 118,883,461원(= 2020년도 37,260,000원 + 2021년도 39,494,997원 + 2022년도 38,906,277원 + 2023년도 3,222,187원), 퇴직금 명목으로 10,252,524원 합계 129,135,985원을 지출한 사실을 알 수 있으므로, 피고 B은 원고에게 파견 수수료 명목으로 지급받은 1억 8,500만 원에서 I의 실제 노무비 129,135,985원을 공제한 나머지 부당이득액 55,864,015원(= 1억 8,500만 원 – 129,135,985원) 및 이에 대하여 피고 B이 2024. 4. 9. 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을 송달받음으로써 악의의 수익자로 의제되는 2024. 4. 12.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2024. 4. 13.부터 피고 B이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와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판결선고일인 2025. 8. 28.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법정이자 내지 지연손해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피고 B의 주장에 관한 판단
금반언의 원칙 위반 여부
피고 B은, 원고가 이 사건 파견계약 체결을 주도하고 적극적으로 계약의 외관을 형성하였으므로, 그로부터 수년이 지나 이 사건 파견계약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 및 금반언의 원칙에 반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증인 I의 증언에 의하면 원고가 2020. 2. 1.경 I에게 피고 B이 운영하는 업체인 ‘J’로 I의 소속을 변경한다는 취지로 통지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피고 B으로서도 이 사건 파견계약을 체결할 경우 원고로부터 파견 수수료 명목으로 지급받는 500만 원에서 I에게 급여 명목으로 지급하는 300만여 원을 공제한 차액 상당을 수익으로 취득할 수 있게 되는 유인이 있었으므로, 앞서 언급한 일부 사정만으로 이 사건 파견계약이 원고의 주도하에 체결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나아가 이 사건 파견계약이 무효로 된 것은 피고 B이 근로자파견사업 허가를 받지 않았기 때문이고, 이는 원고가 아닌 피고 B의 책임영역에 해당한다. 원고가 이 사건 파견계약을 체결하면서 피고 B이 무허가 파견을 하는 것까지 허용하는 것으로 신의를 공여하였다거나 피고 B이 그와 같은 신의를 가지는 것이 정당한 상태에 이르렀다고 볼 만한 사정은 찾을 수 없고, 원고가 피고 B이 무허가 파견사업주임을 확인하고 이 사건 파견계약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반하여 용인될 수 없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피고 B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불법원인급여 여부
피고 B은, 이 사건 파견계약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여 무효이므로 원고가 그에 따라 피고 B에게 제공한 급부는 민법 제746조에 따른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여 그 반환을 구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민법 제746조가 규정하는 불법원인이라 함은 그 원인되는 행위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는 경우를 말하는 것으로서, 법률의 금지에 위반하는 경우라 할지라도 그것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지 않는 경우에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 사건 파견계약은 고용노동부장관의 허가 없이 근로자파견사업을 하는 내용으로서 그 자체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고, 고용노동부장관의 허가를 받기만 하였다면 이 사건 파견계약과 같은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므로, 이 사건 파견계약이 파견법 제7조를 위반하여 무효라는 사정만으로 그에 따라 제공된 급부가 당연히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한편 원고와 피고 B이 이 사건 파견계약에서 소속 변경이라는 명목으로 I에 대한 퇴직과 재고용 절차를 다소 간이하게 처리한 측면이 있기는 하나, 그 과정에서 I의 의사가 배제된 것으로는 보이지 않으므로 이 사건 파견계약이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것으로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된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피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B이 근로자파견사업 허가를 받았을 경우에도 이 사건 파견계약이 I의 권리를 침해하여 무효가 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 B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 B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원고의 피고 회사에 대한 청구 및 피고 B에 대한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종혁(재판장) 김은솔 남민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