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판결

울산지방법원 2024. 11. 5. 선고 2023고단3197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

피고인은 서울 구로구 B, C호에 있는 ㈜D의 대표이사로 상시 근로자 6명을 사용하여 사업용 냉방시스템 제조업을 경영하는 사업경영담당자로서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모든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1. 6. 3.까지 ㈜D 울산지사에서 사무보조, 도면설계 업무를 하다가 퇴직한 E의 연차휴가미사용수당 1,109,672원, 2021. 5. 31.까지 ㈜D 울산지사에서 도면설계 업무를 하다가 퇴직한 F의 연차휴가미사용수당 299,840원 등 2명의 금품 합계 1,409,512원을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사실 없이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 거절 이유와 그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목적 등 여러 사항, 그 밖에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비록 사후에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점만으로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다고 단정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5. 7. 9. 선고 2013도12730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은 당시 G 이사를 통하여 근로자 E, F와 사이에 연차휴가미사용수당을 비롯한 임금 및 퇴직금 등에 관한 정산 합의와 함께 그에 따른 지급이 모두 이의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 믿었다고 봄이 타당하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피고인에게 공소사실과 같은 연차휴가미사용수당 미지급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부족하다.

①

이 사건 공소사실 중 E에 대한 부분은, E이 2019년 11일, 2020년 1일, 2021년 5일 등 총 17개의 연차휴가를 미사용하였음을 전제로, 17개의 연차휴가미사용수당 합계 1,409,889원에서 피고인의 회사가 2021. 6. 29. E에게 지급한 300,217원을 뺀 1,109,672원을 미지급 연차휴가미사용수당으로 특정하고 있다.

②

그러나 2019년 연차휴가(총 11일)를 하루도 사용하지 못하였다는 E의 진술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믿기 어렵다. ㉠ E은 최초 경찰에서 총 41개의 연차 중 11개를 사용하고 30개를 사용하지 못하였다고 진술하였다가(각 연도별 사용하지 못한 연차 일수를 구체적으로 특정하여 진술한 사실조차 없다), 피고인이 경찰에 E의 2021년 연차신청서를 제출하자, 2020년 14개, 2021년 10개의 연차를 사용한 사실을 인정하고 나머지 17개의 연차를 사용하지 못하였다고 진술을 번복하였다. ㉡ E은 이 법정에서 ‘자신의 2019년 다이어리에 연차라는 표시가 없었기 때문에 2019년에는 한 번도 연차를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한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 E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2019년 3박 4일의 여름휴가를 사용하였고(E은 여름휴가는 연차와 무관하게 보장해준 것이라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아무런 근거가 없고 오히려 E은 2020년 3월에도 4일간 휴가를 내었으나 모두 연차를 사용한 것으로 반영되었다. 증거기록 109면), 피고인과 변호인이 제출한 증거에 의하면, E은 2019. 10. 2.에도 휴무한 사실이 확인되므로[변호인 제출, 증 제10호 일일 업무일지(2019. 10. 2.), E의 다이어리에도 “OFF”라고 기재되어 있다], 다이어리를 근거로 한 E의 진술은 그대로 믿기 어렵고, 검사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는 E이 2019년 11일의 연차를 사용하지 못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며, 달리 E의 2019년 미사용 연차 일수를 특정할 증거가 없다.

③

따라서 E이 미사용한 연차 일수는 2020년 1일, 2021년 5일로 총 6일이 인정될 뿐이고, F가 미사용한 연차 일수는 공소사실과 같이 2일로 인정된다.

④

피고인은 E과 F의 퇴사 무렵 서울 사무실에 상주하면서, G 이사에게 E과 F를 포함한 울산 사무소의 직원들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 등에 관한 정산 업무를 모두 맡겼고, G은 2021. 6. 7. 울산 사무소에서 E, F와 임금 및 퇴직금 등의 정산과 관련한 협의를 진행하는 것을 시작으로 약 3개월간 울산 사무소의 업무를 처리하였다.

⑤

G은 이 법정에서 “E, F와의 협의를 통하여 2021. 6. 16. 이들에게 미지급 5월 급여와 퇴직금 등을 모두 지급하였고, 당시 E의 경우 8개의 연차를 미사용하였다고 주장하였으나, E이 식대를 별도로 지급받으면서도 법인카드로 식대를 결제하여 사용한 금액이 130만 원가량 확인되어 E과 사이에 연차휴가미사용수당으로 3일 치를 지급하는 것으로 합의한 후 2021. 6. 29. 3일 치 연차휴가미사용수당과 2021년 연말정산환급금을 포함한 300,217원을 지급하였다. F의 경우 자신이 먼저 잦은 조퇴 등을 이유로 연차휴가미사용수당을 받지 않겠다고 말하였으나, 이후 직원 H의 사무실 비품 절도 행위를 밝히는데 협조해주어 2021. 6. 23. 연차휴가미사용수당을 포함한 45만 원을 지급하여 그 지급을 완료하였다.”고 진술하였다.

⑥

실제 G이 2021. 6. 23. F에게 45만 원을 송금하였고(변호인 제출, 증 제9호), 2021. 6. 29. E에게 300,217원이 지급되었으며(변호인 제출, 증 제1호), E은 2020. 5.경부터 급여와 별도로 식대를 지급받고 있으면서도 법인카드를 사용하여 식대를 결제한 것으로 보이는 점(변호인 제출, 증 제3호, 증인 E의 법정진술), E과 F는 위 금원을 송금받은 후 피고인에게 별도의 연차휴가미사용수당 등 어떠한 금원 지급을 요청한 사실이 없고, 오히려 E은 2021. 7. 27. 초과 지급된 퇴직금 54,530원을 반환한 점, E과 F는 그로부터 약 1년 5개월가량이 지난 2022. 11. 9. 이 사건 고소와 진정을 제기한 점 등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이사 G을 통해 E, F와 사이에 위와 같이 임금 등에 관한 정산이 모두 완료된 것으로 알았다고 봄이 타당하다.

3.

결론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아니한다.

판사 이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