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판결

울산지방법원 2024. 11. 28. 선고 2023고정208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이 사건 공소사실

피고인은 울산 남구 B건물, 5층에 본점을 두고 있는 C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상시 20여 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휴대폰 등 도소매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가.

근로기준법위반

1)

근로조건의 명시 의무 위반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는 근로자에게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소정근로시간, 휴일, 연차 유급휴가 등의 근로조건을 서면으로 명시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1. 5. 3. 위 사업장에서 D과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소정근로시간, 휴일, 연차 유급휴가 등의 근로조건을 서면으로 명시하지 아니하였다.

2)

해고의 예고 의무 위반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고자 할 때는 적어도 30일 전에 그 예고를 하여야 하며,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할 때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2. 1. 31. 위 사업장에서 근로자 D을 즉시 해고하면서 통상임금의 30일분에 해당하는 해고예고 수당 4,324,320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3)

금품 청산 의무 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모든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1. 5. 3.부터 2022. 1. 31.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로 하고 퇴직한 D의 2022년 1월 임금 4,700,000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1) 기재와 같이 퇴직 근로자 3명의 체불 금품 합계 7,751,978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최저임금법위반

사용자는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게 매년 고용노동부 장관이 결정·고시하는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하고, 고용노동부 장관은 2021년도 최저임금을 시간급 8,720원으로, 2022년도 최저임금을 시간급 9,160원으로 각각 결정·고시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1. 9. 22. 위 사업장에서 근로자 E에게 2021년 8월분 임금으로 1,588,778원(시간급 5,725원)을 지급하여 고용노동부 장관이 결정·고시한최저임금액 보다 적은 임금을 지급한 것을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2) 기재와 같이 근로자 2명에게 고용노동부 장관이 결정·고시한 최저임금액 보다 적은 임금을 매월 임금정기 지급일인 22일에 각각 지급하였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임금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 최저임금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 및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 최저임금법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대법원 2019. 5. 10. 선고 2015도676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D, E, F, G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지위에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D 등의 근로자성 여부, 임금 액수 등에 관하여 다툴만한 근거가 있다고 보이므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 최저임금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음이 합리적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E, F, G은 C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가 관리하는 주식회사 H(이하 'H')의 휴대폰 매장에서 휴대폰 판매 업무 등을 하였고, 이 사건 회사와 판매위탁 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런데 판매위탁 계약의 내용 중에는 '위탁판매사(E, F, G)는 판매 업무를 수탁 받아 가입자를 유치하고 판매업무 및 관리를 수행하는 데 따른 수수료를 지급받는 것을 목적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독립적인 사업자임을 말한다(제1조 제2호)', '위탁계약자는 수수료 및 추가 수수료를 정산받는 개인사업소득자이므로 퇴직금 또한 발생되지 않는다(제11조)' 등이 있다. 비록 E, F, G은 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를 한 이후 판매위탁 계약서를 작성한 것으로 보이긴 하나 판매위탁 계약서에 기재된 내용의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고 서명한 것으로 보이고, 판매위탁 계약을 체결한 이후에도 이 사건 회사와 계약관계를 유지했다. 특히 F은 15년이 넘는 기간 동안 휴대폰 판매 업무를 한 경력이 있어 휴대폰 판매업을 영위하는 회사의 업무 방식, 직원들의 근무 형태, 판매위탁 계약서의 의미 등을 더 잘 이해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②

E, F, G은 이 사건 회사로부터 매월 영업활동비 100~150만 원 이외에 판매 실적등에 따라 인센티브 등을 지급받았는데, 영업활동비는 기본급의 기능을 한 것으로 보이긴 하나 인센티브는 월별로 상당한 편차가 있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지녔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③

D은 E 등과 달리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채 근무를 하였다. 그런데 D은 이사직함을 가지고 이 사건 회사가 관리하는 매장 6개를 총괄하는 업무 하였고, 근무 초기에는 직원 채용에도 상당한 권한을 행사하는 등 업무를 수행하는데 일정한 독립성과 자율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D은 이 사건 회사로부터 매월 500만 원 이외에 실적에 따라 매장 1개당 100만 원의 인센티브를 지급받기로 하여 월 최대 1,100만 원을 보수로 지급받을 수 있었다. 위와 같은 D의 직함, 업무내용, 권한, 보수 수준 등에 비추어 D이 임금을 목적으로 이 사건 회사와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④

이 사건 회사는 출근시간, 퇴근시간을 정하여 E, F, G으로 하여금 이를 지키도록 하였고, 출·퇴근 시 지문인식기에 지문을 인식시키도록 하긴 하였으나, 이는 휴대폰 판매 매장 특성 상 매장의 개장, 폐장시간을 정하여 매장을 관리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한편 이 사건 회사는 점심시간, 휴게시간을 명시적으로 정하지 않았고, E 등은 점심시간, 휴게시간을 사용하는데 어느 정도 자율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⑤

D, E, F, G은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 사회보장제도의 적용을 받지 않았고, 근로자가 아닌 개인사업자로 신고가 되어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다.

⑥

피고인은 이 법정에서 'H가 편법 영업 등을 이유로 환수 조치를 하면서 이 사건 회사에 해당 금액을 공제한 금액을 지급하였고, E 등에게도 환수 금액을 공제한 금액을 지급하였다. E 등이 환수는 생각하지 않고 진정을 제기한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 실제로 판매위탁 계약은 '회사가 손실을 발생할 경우 수수료에서 일부를 상계하고 지급한다(제5조 제5항)', '회사가 지급할 수수료 등을 전월 차감 내역을 확인 후 지급 수수료에서 상계처리 한다(제6조 제1항)'라고 정하면서 수수료 공제 사유로 13개 항목(신규 후 해지 음성적 재가입, 개통 후 무수납건 실적지급 제외, 무선 해지 후 재 가입 방지 등)을 정하고 있고, 위 사유는 H가 마련한 지침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피고인의 진술, 판매위탁 계약서의 내용에다가 검사는 E 등의 미지급 임금 및 최저임금 미달액의 구체적인 산정 근거를 알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한 바 없는 점까지 고려하면 E, G의 미지급 임금, 최저임금 미달액은 판매 위탁계약서 또는 H의 지침에 따라 공제 또는 상계된 금액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더욱이 G은 2021. 10.경부터 2021. 11.경까지 영업활동비 100만 원 및 인센티브를 지급받으면서 '교육생' 직급으로 근무하였는데, 직급의 명칭, 영업활동비 액수 등에 비추어 보면 G이 위 기간 동안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로서 근무를 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⑦

F은 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하기 시작하면서 이 사건 회사로부터 4~500만 원 정도를 대여받았고, 2022. 10. 25.경부터 무단으로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 이 사건 회사는 2022. 10. 1.부터 2022. 10. 24.까지 F의 영업활동비에서 위 대여금 채권을 공제 또는 상계한 것으로 보인다.

⑧

한편 위와 같은 공제 또는 상계가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의 임금 전액지급 원칙에 위반되어 민사상 무효라고 하더라도,<1> 앞서 본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에게는 근로기준법 위반, 최저임금법 위반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⑨

D은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2022. 1. 중순경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으니 "소사장" 자리를 제안하였고, "그렇게는 못하겠다"고 답변하자 "더 이상 같이 일할 수 없다.

계약 종료다"라고 말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한편 D은 이 법정에서는 '피고인이 2022. 1월 둘째 주쯤 매장 하나를 맡아서 해보라고 제의하였는데, 대리 사장으로 근무하면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고, 수수료도 조정해야 되고, 매장에서 근무해야하기 때

문에 직급 하락으로 들렸다. "이렇게 할래? 아니면 나갈래"였다. 내가 받아들이기로는 "그냥 나가라"고 받아들여졌고, 피고인에게 "저는 그러면 나가야 될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고 2022. 1. 31.까지 근무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해고란 근로자의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을 말하는데, D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D의 법정진술에 의하면 이 사건 회사와 D 사이의 계약은 합의 해지 또는 D의 해지통고에 의하여 종료되었다고 볼 여지가 있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피고인이 2022. 1. 31. D을 해고하였다고 보기 부족하다.

3.

결론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민한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