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판결

울산지방법원 2024. 5. 2. 선고 2023구합5589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B(B, C생, 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파키스탄 국적의 외국인이고, 원고는 망인의 배우자이다.

나.

망인은 2020. 12. 29. 03:50경 양주시 D 소재 E(F) 창고에서 잠을 자다가 원인불상의 화재(이하 '이 사건 화재'라 한다)로 사망하였다.

다.

원고는 2022. 7. 21. 피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 청구를 하였으나, 피고는 2022. 11. 2. '망인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고, 이 사건 화재가 사업주제공 시설물 이용 중 그 결함이나 관리소홀로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고 하여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5, 7호증, 을 제1, 2, 1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망인은 E의 직원으로 근무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이 사건 화재는 E 사업주가 제공한 시설물인 창고의 결함이나 관리소홀로 인하여 발생하였으므로 망인의 사망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망인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근로자'란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를 말한다(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2호 본문).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07864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원고의 주장에 부합하는 갑 제10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는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고, 앞서 든 증거, 을 제3 내지 6, 8, 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화재 당시 망인이 E의 직원으로 근무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망인의 사망을 '근로자가 사업주가 제공한 시설물 등을 이용하던 중 그 시설물 등의 결함이나 관리소홀로 발생한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가)

망인이 이 사건 화재 당시 E의 직원으로 근무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근로계약서, 급여지급내역, 4대보험 가입자료 등)는 존재하지 않는다(원고 스스로도 망인의 E 입사일, 망인의 근무시간이나 담당업무 및 근무형태, 급여 등에 관한 구체적인 주장을 하지 못하고 있다).

나)

망인은 이 사건 화재로 인한 사망 당시 기업투자(D-8) 체류자격으로 국내에 거주하고 있었다. 망인은 2019. 2. 25. 섬유, 의류 등의 도소매업을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 G(이하 'G'라고 한다)의 사내이사로 취임하였고, 위 G로부터 매월 일정액(약 180만 원)의 돈을 지급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다)

E 사업주 H은 망인에 대한 재해조사 시 '2019. 7.경 배우자(I) 명의의 지물포(J) 리모델링 공사를 하면서 지인이 전기 일을 잘한다고 소개해 준 망인을 전기철거공사 일용직으로 5일 채용한 사실이 있다, 망인은 외국인이 다수 거주하는 양주시 D에 있는 K공단 내에서 관련 작업을 해서 파키스탄으로 수출하는 일을 해 왔다, 망인을 E의 직원으로 채용한 사실은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경찰 조사에서도 같은 취지로 진술하였다.

라)

앞서 본 H의 진술 및 I(H의 배우자)의 L은행계좌 거래내역(을 제8호증의 1)에 의하면, H이 망인에게 2019. 7. 17. 100,000원, 2019. 7. 18. 100,000원, 2019. 7. 20. 100,000원, 2019. 7. 25. 100,000원, 2019. 8. 29. 120,000원을 각 지급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위 돈은 앞서 본 H의 진술과 같이 H이 2019. 7.경 망인을 일용직으로 채용하고 망인에게 지급한 일당으로 보이므로, 위 사실만으로 이 사건 화재 당시 망인이 E의 직원이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마)

이 사건 화재 발생 이전 망인이 H의 허락을 받고 E의 창고에서 일정기간 거주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망인이 E의 직원으로 근무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H은 '망인이 2020. 9.경에 수출을 해야 하는데 코로나 상황으로 미뤄졌다면서 잠깐 지낼 곳이 없다고 해서 공장 내에 컨테이너 박스 3곳 중 예전에 화장품 웹 촬영을 하기 위해 썼던 곳에 임시로 거주하게 해 주었다, 10월부터는 추워져서 난방이 되지 않는 컨테이너 사용을 허락하지 아니하였으나 망인이 본국으로의 수출이 계속 미뤄지면서 이전에 잠깐 거주했던 공장 내에 있는 컨테이너에 따로 문을 잠궈놓지 않는 걸 알고 있어서 몰래 가끔씩 잔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바)

그 밖에 망인과 H 또는 I 사이에 몇 차례 금전거래내역이 존재하기는 하나,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망인이 E 소속의 근로자였다고 인정하기는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한정훈(재판장) 한윤영 박관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