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망 B(C 생, 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2003. 12. 21. 주식회사 D에 입사하여 (주)E,F(주)를 거쳐 2015. 4. 1. 도·소매 및 소비자 용품 수리업을 목적으로 하는 G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로 전적하여 H팀의 차장으로 근무하면서 소형건설기계장비 영업 업무 등을 수행하였다.
망인은 2021년 11월경부터 중국에서 출장 업무를 수행하던 중 2022. 1. 12. 중국 현지 협력사 L를 방문하여 회의를 마치고 위 협력사 직원들과 함께 저녁 식사(이하 '이 사건 회식'이라 한다)를 하면서 알코올도수 40도가량의 백주 1병 반 정도를 마신후 숙소로 돌아왔다가 호흡이 약해진 상태로 동료 직원에게 발견되어 병원으로 후송된 후 2022. 1. 13. 01:34경 사망하였으며, 부검 결과 망인의 사인은 '관상동맥 죽상 경화 심장질환으로 인한 심원성 급사'(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로 밝혀졌다.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는 2022. 6. 23. 피고에게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유족급여 및 장례비를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23. 2. 6. 원고에게 '망인의 사망이 회사의 공식적인 행사 및 업무와 관련 없는 저녁 식사에 참여하여 발생한 사고에 해당하여 업무상 사고로 인정하기 어려우며, 이 사건 상병과 망인의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유족급여 및 장례비 부지급 결정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처분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첫째, 망인의 중국 출장은 이 사건 사업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고, 이 사건 회식 역시 출장 기간 중 사업주의 지배하에서 이루어진 데다가 현지 거래처와의 원활한 업무 협조를 위하여 망인이 과음함으로써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였으므로,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사고에 해당한다.
둘째, 망인이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업무상 과로와 장거리 출장으로 인한 피로가 누적되었고, 중국 방역당국의 지침에 따른 격리 생활로 인하여 충분한 신체적 활동을 하지 못하였으며, 생전에 중증 질환이 없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상병과 망인의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므로 이 사건 상병은 업무상 질병에 해당한다.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의학적 소견
사망증명서(I)
사망시간: 2022. 1. 13. 01:34경
사망장소: 중국 제남 J병원
사망원인: 관상동맥 죽상 경화 심장질환으로 인한 심원성 급사에 부합됨
사법감정의견서(I, 2022. 3. 28. 자)
결론적으로 망인은 기계적 질식, 손상 사망을 배제할 수 있고, 혈액에서는 디아제팜, 포레이트, 디디브이피, 메스암페타민 성분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혈액 중 알코올 함량은 치사량에 달하지 않음
병리 조직학 검사 결과 관상동맥 죽상 경화 Level Ⅳ와 석회화가 발견되었고,죽상 경화반은 혈관 강 횡단면 면적의 80%를 막고 있었음
분석 결과 망인은 관상동맥 죽상 경화성 심장병으로 인한 심원성 급사에 부합되고, 사망과 음주는 시간적 연관성이 존재하기에 만취는 급사를 유발하거나 촉진한 요소가 될 수 있음
피고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심의 결과(2023. 2. 2. 자)
망인의 의무기록, 사망증명서, 사법감정의견서 등을 검토한 결과 사인은 관상동맥 죽상 경화성 심장병으로 인한 심원성 급사에 부합한다는 의학적 소견임- 망인은 이 사건 사업장에서 소형건설기계장비 영업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로서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24시간 이내에 업무와 관련된 돌발적이고 예측 곤란한 사건의 발생과 급격한 업무 환경의 변화가 확인되지 않고, 산출된 발병 전 4주 및 12주 동안의 1주 평균 업무시간도 고용노동부 고시에서 정하는 만성 과로 인정기준을 충족하지는 못하며, 객관적으로 인정할 만한 업무부담 가중요인도 확인되지 않음
원고는 업무의 연장선에서 이어진 이 사건 회식 자리에서의 음주로 인해 사망하였다고 주장하나, 정황상 업무와 관련된 자리에서의 불가피한 음주로 보기는 어렵고, 음주 또한 강제적인 상황으로 보이지 않는 점, 망인이 비만 및 이상지질혈증 등의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어 과도한 음주 등이 기저질환의 악화에 기여하여 사망에 이르렀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볼 때, 이 사건 상병과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 심사위원들의 공통된 의견임
이 법원 감정의 소견
관상동맥 죽상 경화성 심장병으로 인한 심원성 급사의 원인 내지 위험인자로는 좌심실 수축기능 저하, 심근경색의 병력, 심부전의 임상 양상, 심박수 변이도 감소, QT 간격 연장, 비지속성 심실빈맥 등 전기생리학적 이상, 고위험 플라크나 광범위 반흔과 같은 영상학적 소견,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흡연·비만·만성신질환·수면무호흡증 등 전신적 위험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함
망인의 음주나 장기간의 해외 출장 및 격리 등은 이 사건 상병의 주된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이미 존재하던 죽상 경화성 병변의 안정성을 해치고 교감신경 항진·생활습관 악화·심리적 스트레스 등을 통해 질환의 악화 및 심장 급사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간접적인 기여 요인으로 평가할 수 있음
망인의 부검 기록을 고려할 때 기존 질환이 심한 상태로 생각되고, 이러한 상태에서는 주위 원인에 의하여 기존 질환이 진행·악화되었다고 판단할 수 있음 - 망인에 대한 사법감정의견서, 건강검진 결과 및 건강보험 수진내역을 고려할 때, 명확한 위험인자는 없으나 비만에 관련된 전반적인 관리가 필요한 상태였던 것으로 생각됨
망인의 업무적 과로나 스트레스 없이도 이 사건 상병이 자연 경과적으로 발병 가능하고 최근 이러한 명확한 위험인자 없이 심근경색이 일어나는 경우를 볼 수 있으며, 관상동맥질환의 네 가지 전통적 위험인자(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흡연)가 없는 심근경색 환자군은 오히려 예후가 더 불량할 수 있다는 최근 연구들이 보고되고 있음
피고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심의 결과에 동의하며, 망인은 기존 질환이 있던 상황에서 음주로 인하여 신체적 균형이 무너지면서 심장사로 진행한 것으로 볼 수 있음
[인정 근거] 갑 제3, 14호증, 을 제1, 8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K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첫째 주장에 대한 판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은 "근로자가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로 부상·질병 또는 장해가 발생하거나 사망하면 업무상의 재해로 본다. 다만,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면서, 제1호 라목에서 "사업주가 주관하거나 사업주의 지시에 따라 참여한 행사나 행사준비 중에 발생한 사고"를 업무상 재해의 하나로 들고 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5항의 위임에 따른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30조는 "운동경기·야유회·등산대회 등 각종 행사에 근로자가 참가하는 것이 사회통념상 노무관리 또는 사업운영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로서 사업주가 행사에 참가한 근로자에 대하여 행사에 참가한 시간을 근무한 시간으로 인정하는 경우(제1호), 사업주가 그 근로자에게 행사에 참가하도록 지시한 경우(제2호), 사전에 사업주의 승인을 받아 행사에 참가한 경우(제3호), 그 밖에 제1호부터 제3호까지의 규정에 준하는 경우로서 사업주가 그 근로자의 행사 참가를 통상적·관례적으로 인정한 경우(제4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 근로자가 그 행사에 참가(행사 참가를 위한 준비·연습을 포함한다)하여 발생한 사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1호 라목에 따른 업무상사고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근로자가 근로계약에 의하여 통상 종사할 의무가 있는 업무로 규정되어 있지 아니한 회사 외의 행사나 모임에 참가하던 중 재해를 당한 경우 이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려면, 우선 그 행사나 모임의 주최자, 목적, 내용, 참가인원과 그 강제성 여부, 운영방법, 비용부담 등의 사정들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그 행사나 모임의 전반적인 과정이 사용자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에 있어야 한다(대법원 1992. 10. 9. 선고 92누11107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사업주가 지배나 관리를 하는 회식에서 근로자가 주량을 초과하여 음주를 한 것이 주된 원인이 되어 부상·질병 또는 장해가 발생하거나 사망한 경우에도 업무와 과음,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 정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여기서 업무와 과음,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는지는 사업주가 음주를 권유하거나 사실상 강요하였는지 아니면 음주가 근로자 본인의 판단과 의사에 의하여 자발적으로 이루어진 것인지, 재해를 당한 근로자 외에 다른 근로자들이 마신 술의 양은 어느 정도인지, 그 재해가 업무와 관련된 회식 과정에서 통상 수반하는 위험의 범위 내에 있는 것인지, 회식 또는 과음으로 인한 심신장애와 무관한 다른 비정상적인 경로를 거쳐 발생한 재해는 아닌지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11. 12. 선고 2013두25276 판결 등 참조). 나) 앞서 본 사실관계 및 갑 제4 내지 9, 12, 15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회식이 사업주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행사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사업장이 이 사건 발생 당일 망인에게 현지 거래처 직원들과 저녁식사를 하도록 공식적으로 계획 또는 지시하거나 이 사건 회식을 망인의 업무 내용으로 포함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회식의 개최목적, 참석자 및 비용 부담자 등의 사항에 대하여 사전에 이 사건 사업장의 대표이사 등 상급자의 지시를 받거나 상급자에게 보고되지는 않았고, 망인이 자신의 판단과 의사에 의해 직접 현지 거래처와 즉흥적으로 저녁 식사 약속을 정하고 자발적으로 이 사건 회식에 참석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중국 현지의 비즈니스 환경 및 음주 문화 등을 고려한다손 치더라도 이 사건 사업장과 현지 거래처의 업무상 관계, 이 사건 회식 비용 역시 현지 거래처에서 부담하였으며 출장의 목적인 업무가 일단락된 후 마련된 자리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망인이 현지 거래처 직원들을 접대하여야 하는 업무상 필요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망인은 이 사건 회식 당시 다른 동료 직원 및 현지 거래처 직원들과 비교적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자신의 판단과 의사에 따라 자발적으로 음주를 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망인이 주량을 초과하여 음주를 한 것에 사실상 강요가 있었다거나 피할 수 없는 업무적 요인이 있었다고 볼 만한 구체적인 정황이나 자료도 찾아볼 수 없다. (5 그 밖에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사업주가 망인에게 이 사건 회식에 참석하도록 지시하였다거나 망인이 사전에 사업주의 승인을 받아 이 사건 회식에 참석하였다거나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경우로서 사업주가 이 사건 회식을 통상적·관례적으로 인정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평가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둘째 주장에 대한 판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의 '업무상의 재해'란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 상당인과관계가 반드시 직접증거에 의하여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기존 질병의 유무, 종사한 업무의 성질 및 근무환경 등 간접사실에 의하여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추단될 정도로는 증명되어야 한다(대법원 2016. 8. 30. 선고 2014두12185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사실관계 및 의학적 소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망인이 수행한 업무로 인하여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였다거나 이 사건 상병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속히 악화되어 망인을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망인의 업무시간을 보면, 발병 전 1주 업무시간은38시간 57분, 발병 전 4주 동안 1주 평균 업무시간은 37시간 44분, 발병 전 12주 동안 1주 평균 업무시간은 37시간 13분으로 각각 산정되었다.
이는 '뇌혈관 질병 또는 심장 질병 및 근골격계 질병의 업무상 질병 인정 여부 결정에 필요한 사항(고용노동부 고시)'에서 정한 '단기간 동안 업무상 부담 증가' 기준(발병 전 1주간 업무시간이 이전 12주간의 1주 평균보다 30% 이상 증가) 및 '만성적인 과중한 업무'로서 업무시간이 길어질수록 업무와 질병과의 관련성이 증가하는 기준(발병 전 12주 동안 1주 평균 업무시간 52시간 초과)에 각 미달한다.
이 법원 감정의는 '망인에 대한 사법감정의견서, 건강검진 결과 및 건강보험 수진내역 등을 고려할 때, 망인은 비만에 관련된 전반적인 관리가 필요한 상태였던 것으로 생각되고 기존 질환이 있던 상황에서 음주로 인하여 신체적 균형이 무너지면서 심장사로 진행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이 사건 상병과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피고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심의 결과에 동의한다'는 취지의 의학적 소견을 밝혔다.
법원의 촉탁에 의한 감정인이 전문적인 학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감정과정을 거쳐 제출한 감정 결과는 그 과정에서 상당히 중한 오류가 있다거나 상대방이그 신빙성을 탄핵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다면 이를 쉽게 배척할 수 없고 그 감정 방법 등이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성이 없는 등의 현저한 잘못이 없는 한 이를 존중하여야 하는바(대법원 2009. 7. 9. 선고 2006다67602, 67619 판결 등 참조), 이 법원 감정의의 감정 방법 등이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성이 없는 등의 현저한 잘못이 있다는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피고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심의 결과 역시 '망인이 정황상 업무와 관련된 자리에서 불가피한 음주를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음주 또한 강제적인 상황으로 보이지 않는 점, 망인이 비만 및 이상지질혈증 등의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어 과도한 음주 등이 기저질환의 악화에 기여하여 사망에 이르렀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볼 때, 이 사건 상병과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고, 이는 앞서 본 이 법원 감정의의 소견과 대체로 같은 취지이다.
(5 그 밖에 망인이 업무와 관련한 돌발적이고 예측 곤란한 정도의 긴장·흥분·공포·놀람 등과 급격한 업무환경의 변화로 뚜렷한 생리적 변화가 생겼다거나 업무의 양·시간·강도·책임 및 업무환경의 변화 등으로 망인의 심장혈관의 정상적인 기능에 뚜렷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육체적·정신적 과로가 유발되었다고 볼 만한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정황이나 자료도 나타나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윤직(재판장) 최희동 김아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