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판결

울산지방법원 2024. 11. 28. 선고 2023노1362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5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가.

피고인 회사 소속 근로자(이하 '이 사건 근로자'라고 한다)들이 약정된 근무시간보다 30분 먼저 출근하여 근무교대를 위하여 대기한 시간은 근로시간 내지는 대기시간에 해당하고, 이와 같이 이 사건 근로자들이 약정된 근무시간보다 30분 먼저 출근하는 것이 약 10년 동안 관행적으로 이루어져왔다면 이는 사용자의 묵시적 지휘·감독 하에 이루어진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피고인에게 해당 근로시간 내지 대기시간에 대한 임금지급의무가 있다.

나.

이 사건 근로자들이 피고인 회사에 추가적인 임금을 청구하는 등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임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만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에게 임금 미지급의 고의가 인정된다.

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결문 중 '3. 판단'이라는 제목 아래 기재된 여러 사실 및 사정들과 관련 법리를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에게 임금미지급에 대한 어떠한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나.

이 법원의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말하고, 휴게시간이란 근로시간 도중에 사용자의 지휘·감독으로부터 해방되어 근로자가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말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작업시간 도중에 실제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대기시간이나 휴식·수면시간이라 하더라도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고 있는 시간이라면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0. 8. 20. 선고 2019다14110, 14127, 14134, 14141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근로자들이 약정된 근로시간보다 30분 먼저 출근하여 근무교대를 위하여 대기한 시간은 임금지급의무가 있는 근로시간 내지 대기시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고, 그럼에도 피고인이 그에 대한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고, 검사의 주장은 이유 있다.

가)

피고인은, 이 사건 근로자들이 관행적으로 약정된 근무시간보다 30분 먼저 출근하여 근무교대시간을 앞당겼을 뿐 피고인 회사가 이를 지시한 적이 없고, 이 사건 근로자들은 30분 먼저 출근하는 대신 30분 먼저 퇴근을 한 이상, 총 근로시간은 11시간으로 변동이 없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에게 위 30분에 대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보아야 하고, 임금 미지급에 관한 고의도 없었다는 취지로 변소한다.

나)

그러나 ① 이 사건 근로자들은 위 30분 동안 단순히 교대근무를 위한 준비만을 한 것이 아니라 피고인 회사의 소장, 차장 혹은 부장이 주재하는 조회에 참석한 것 으로 보이므로,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30분 일찍 출근하는 것이 사실상 강제되었다고 보이는 점, ② 퇴근조의 경우 30분 일찍 업무를 마치고 회사 내에서 샤워와 식사를 하였던 것으로 보이나 정시 퇴근시간인 20:00 이전에는 임의로 퇴근할 수 없었고, 그 이전에 퇴근을 하려면 조퇴증을 받아서 경비실에 제출해야 했던 점, ③ 정문 경비 업무를맡은 경비원들이 이 사건 근로자들의 출입을 통제 및 관리하였고, 이에 퇴근조의 근로자들의 경우 샤워나 식사를 하지 않는 경우에도 회사 내에서 대기하다가 20:00이 되어서야 퇴근할 수 있었으며, 그로 인하여 20:00경 퇴근시간이 임박하게 되면 경비실 앞에 퇴근하려는 근로자들이 줄을 섰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이후 노동조합의 문제 제기로 2021년 하반기부터는 퇴근조가 정시 퇴근시간보다 30분 일찍 퇴근할 수 있도록 개선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고소인을 비롯한 이 사건 근로자들이 매번 30분 일찍 출근하고정시에 퇴근함으로써 매일 30분씩 초과근로를 제공한 사실이 넉넉히 인정된다.

다)

한편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회사의 중간관리자들이 장기간에 걸쳐 이 사건 근로자들을 상대로 근로시간 30분 전에 조회를 하는 등 사실상 조기출근을 강제하였고, 정시에 퇴근하도록 퇴근시간을 규제하여 온 이상, 사업주인 피고인으로서도 이 사건 근로자들이 부당한 관행으로 말미암아 초과근로를 계속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인에게 임금 미지급의 고의도 인정된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