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 B, C의 소를 각하한다.
원고 A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망 D(E 생, 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2022. 11. 1. 주식회사 F(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에 입사하여 화물차량 운전업무를 수행하였다.
망인은 2023. 4. 5. 부산에서 화물을 적재한 후 2023. 4. 6. 강릉에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도착하지 않아, 망인의 소재를 파악하기 위한 수색이 이루어졌고, 그 결과 망인은 여주시 가남읍 안금리 92 생태습지 졸음쉼터에 정차된 망인이 운전하던 차량 내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되었다. 이후 망인은 G병원으로 이송되어 2023. 4. 6. 12:08경 사망하였다.
망인의 형인 원고 A는 2023. 7. 25.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유족급여 및 장례비를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24. 2. 15. 원고의 사망 원인은 급성 심장사(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로 추정되는데, 위 상병과 망인의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유족급여 및 장례비 부지급 결정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 A는 이에 불복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에 재심사청구를 하였으나, 위 위원회는 2024. 7. 22. 원고의 재심사청구를 기각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5,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B, C가 제기한 소의 적법 여부
위 원고들은 자신들이 망인의 유족으로서 업무상 재해로 인하여 망인이 사망하여 피고로부터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지급받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여 이 부분 소를 제기하였으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 A만이 단독으로 피고에 대하여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 청구를 하였고, 피고도 위 원고에 대해서만 이 사건 처분을 하였으므로, 위 원고들은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는 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 B, C의 소는 부적법하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 A의 주장
이 사건 상병의 발병 전 12주간의 1주간 평균 업무시간이 52시간을 초과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망인의 업무 일정이 불규칙하였던 점, 망인이 교대자 없는 장거리 운전을 하면서도 대부분 차내에서 숙식을 하여 정신적 긴장이 큰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적절한 휴식을 취할 수 없었던 점, 망인이 비좁은 운전석에서 장시간 운전을 해야만 했고, 화물의 상하차가 이루어진 곳이 철근 공장이었으므로 망인이 유해한 환경에서 근무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망인이 사망한 2023. 3.에 망인의 업무가 늘어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상병은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하여 발병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이 사건 상병과 망인의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본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의학적 소견
부검감정서
심장이 매우 비대해져 있고, 심장동맥에서 심근교와 동맥경화가 보이는바, 변사자의 사인으로 급성 심장사의 가능성을 고려해 볼 수 있음
피고 업무상질병위원회 심의 결과
망인의 사망 당일 및 전날 돌발 상황이나 급격한 업무환경 변화는 없었으며, 발병 전 4주간 1주 평균 근무시간은 40시간, 발병 전 12주간 1주 평균 근무시간은 38시간으로 단기, 만성적인 과로요인에 해당하지 않음
망인에게서 당뇨병, 고혈압, 발작성 심방세동으로 인한 치료이력이 확인되므로 망인의 사망은 기저질환 및 개인의 내재적인 요인에 의한 자연경과적인 발병으로 판단되어 업무상의 상당인과관계는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 참석한 위원들의 공통된 의견임
이 법원 직업환경의학과 감정의 소견
심방세동은 기존의 관상동맥질환, 심근비대, 심부전 등과 결합될 때 심근 산소요구량을 증가시키면서 동시에 실제 관류는 저하되는 상태를 만들어 급성 허혈 또는 심근 전기적 취약성을 약화시키며, 치명적 심실부정맥(심실빈맥·심실세동)으로 이행될 위험을 높임
망인이 H의원에 정기적으로 내원하여 약물 처방과 검진을 받아온 점만 보면 일정 수준의 관리 노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의무기록에서 확인되는 고도비만(176cm, 105kg), 혈당 조절 불량을 시사하는 HbAlc 8.8%, 지속적인 이상 지질혈증, 고혈압, 심부전 및 발작성 심방세동의 장기적 경과, 그리고 대학병원에서 시술까지 권유될 정도의 중증 심장질환 진행 소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단순한 약물 처방만으로 조절되기 어려운 수준의 고위험 심혈관 질환 상태임
고도비만은 심부전 악화, 좌심방 확장, 고혈압 지속, 인슐린 저항성 증가 등을 통해 심방세동과 급성 심장사 위험을 유의하게 높이는 주요 요인임에도 10년 이상 지속된 것으로 보이며, 체중 조절이나 생활습관 교정이 실질적으로 이루어졌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고, 망인이 기저질환을 인지하고 정기적으로 진료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대사·심혈관 위험요인은 지속적으로 악화되어 있었던 점에서, 이를 '충분한 질환 관리'로 의학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려움
망인의 업무시간이나 업무강도에서 단기·만성과로 기준에 부합하는 유의한 부담이 확인되지 않았고, 발병 직전 24시간 이내 돌발적 사건이나 급격한 업무환경 변화 역시 입증되지 않은 반면, 망인의 심혈관계는 이미 일상적 자극에도 심각한 부정맥이나 심근허혈이 유발될 수 있는 고위험군 상태였던 점에서 사망에 이르는 결정적인 과정에서 업무보다는 기저질환의 누적 악화와 심혈관계 취약성 자체가 더 큰 비중을 차지했을 것으로 추정됨
발작성 심장세동이라는 질병이 이미 2013년부터 확인되며, 다수의 고위험 인자가 중첩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들 위험요인들이 5~6년 동안의 운전 업무로 인해 발생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움
망인의 3월 업무 관련 지표에 일정한 변동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기존 기저위험 요인들의 압도적인 기여도에 비해 의학적으로 더 의미 있는 크기의 기여를 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움
망인이 화물차 운전업무에 약 15년 1개월간 종사한 사실은 인정하더라도 의무기록상 주요 심혈관질환이 이미 2013년 이전부터 진단·치료되어 왔고, 이후에도 고도비만, 조절 불량의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이 지속된 점을 고려하면, 심혈관계의 구조적·전기적 취약성은 운전업무의 노출과 무관하게 이미 상당 부분 형성·진행되어 있었던 것으로 판단되고, 운전업무를 독립적으로 의미 있는 직업적 위험요인으로 평가하기에는 인과적·시간적 개연성이 충분하지 않음
망인의 업무를 직업환경의학적으로 급성 교감신경 항진과 생리적 과부하를 반복적으로 초래하는 돌발적·통제 불가능한 고위험 직무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움
[인정 근거] 앞서 든 증거들, 갑 제3호증, 을 제2, 11호증, 이 법원의 I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의 '업무상의 재해'란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 상당인과관계가 반드시 직접증거에 의하여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기존 질병의 유무, 종사한 업무의 성질 및 근무환경 등 간접사실에 의하여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추단될 정도로는 증명되어야 한다(대법원 2016. 8. 30. 선고 2014두12185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사실관계 및 의학적 소견, 갑 제7~10호증, 을 제5, 6, 9,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 A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망인이 수행한 업무로 인하여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여 망인을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망인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본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므로 원고 A의 주장은 이유 없다.
이 법원의 감정의는 '망인이 2013년부터 발작성심방세동으로 치료를 받은 전력이 있고, 고도비만,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과 같은 고위험 요인들을 갖추고 있어, 이러한 사정들이 이 사건 상병의 발병에 영향을 미쳤으며, 업무상 요인이 이 사건 상병에 의학적으로 의미있는 기여를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의 의학적 소견을밝혔고, 법원의 촉탁에 의한 감정인이 전문적인 학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감정 과정을 거쳐 제출한 감정 결과는 그 과정에서 상당히 중한 오류가 있다거나 상대방이 그 신빙성을 탄핵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다면 이를 쉽게 배척할 수 없고 그 감정 방법 등이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성이 없는 등의 현저한 잘못이 없는 한 이를 존중하여야 하는바(대법원 2009. 7. 9. 선고 2006다67602, 67619 판결 등 참조), 위 소견이 감정 방법 등이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성이 없는 등의 현저한 잘못이 있다는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이 사건 발병 전 망인의 12주 동안 1주 평균 근무시간은 38시간으로 이는 "뇌혈관 질병 또는 심장 질병 및 근골격계 질병의 업무상 질병 인정 여부 결정에 필요한 사항(고용노동부 고시, 이하 '이 사건 고시'라 한다)"에서 정한 '만성적인 과중한 업무'로서 업무와 질병과의 관련성이 증가한다고 평가하는 기준(발병 전 12주 동안 1주 평균 업무시간 52시간 초과)에 미치지 못한다.
이 사건 상병의 발생 전 24시간 이내에 업무와 관련된 돌발적이고 예측 곤란한 사건의 발생 또는 급격한 업무 환경의 변화가 있었다는 별다른 증거가 없고, 망인의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1주간의 총 업무시간은 40시간으로 이 사건 고시에서 정한 '단기간 동안 업무상 부담 증가' 기준(발병 전 1주간 업무시간이 이전 12주간의 1주 평균보다 30% 이상 증가)에도 미치지 못한다. 망인의 2023. 2. 28.부터 2023. 3. 30.까지의 총 주유량이 3,600리터로, 2023. 1. 31.부터 2023. 2. 27.까지의 총 주유량인 2,901리터와 비교하여 약 700리터가 증가하기는 하였으나,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1주간 주선 받은 화물운송이 총 5건으로 이전 11주간의 평균 화물운송 건수인 4.5건에 비하여 크게 증가하지 않은 점에 비추어 보면 망인의 사망 직전 급격한 업무시간 또는 업무량의 증가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망인은 원칙적으로 주 5일, 1일 1회 운송을 하면서 휴일을 일정하게 보장 받았고, 화물의 상하차지간의 이동 시간이 대체로 4시간 내외이었으며, 전날의 하차지와 다음날 상차지간의 거리가 2시간 내외이었다. 망인이 위와 같은 업무 양상을 수시로 벗어나 근무하였다고 볼 별다른 자료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망인의 근무형태가 불규칙적이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망인이 16년간 화물 운송 업무에 종사한 경력에 비추어 보면 망인이 위와 같은 업무를 하면서 정신적 긴장도가 특별히 증가하였다고 볼 사정도 없다.
망인의 업무는 이 사건 회사에서 주선하는 화물 운송 업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위 회사에서 정한 운송 기한만 준수하면 운송 경로, 시간 등은 자유로이 정할 수 있었고, 위 회사에서 의뢰하는 운송 업무의 기한이 촉박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여, 망인이 스스로 휴식 시간을 정하여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던 것으로 추인된다(망인이 일부 야간 운전을 하였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 역시 망인이 그 일정을 조정하여 스스로 선택하고, 그에 상응하는 충분한 휴식도 스스로 부여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망인의 차량이 고속도로에 장기간 체류한 경우에 망인이 별도의 숙소를 구하여 숙박을 할 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주요 고속도로 휴게소에 화물차 운전기사를 위한 휴게시설이 구비되어 있는 사실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사실만으로 망인이 대체로 차량 내부에서 숙박을 해결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화물의 상하차가 일부 철근 공장에서 이루어지기는 하였으나, 위 공장에서 유독물질 등이 배출되었다고 볼 별다른 증거가 없으며, 망인이 직접 상하차 업무를 수행한 것이 아니므로 이를 들어 망인이 유해한 환경에서 근무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오히려 망인은 위 시간 동안 차량 인근에서 자유로이 휴식을 취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4. 결론
원고 B, C의 소는 부적법하여 각하하고, 원고 A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송재윤(재판장) 이충원 전정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