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판결

울산지방법원 2026. 5. 28. 선고 2025가단104552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인정되는 사실

가.

피고 주식회사 D(이하 '피고 D'이라고 한다)은 창호공사업, 철물공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으로, 피고 C 주식회사(이하 '피고 C'이라고 한다)로부터 울산 중구 E 오피스텔 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고 한다) 중 일부를 하도급받았다.

나.

F(이하 '망인'이라고 한다)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근무하던 사람인데,<1> 2023.12. 4. 02:02경 이 사건 공사현장 G동 2층에 위치한 D 임시사무실(이하 '이 사건 사무실'이라고 한다)에서 발생한 원인불상의 화재(이하 '이 사건 화재'라고 한다)로 인하여 사망하였다.

다.

원고들은 망인의 부모로 그의 상속인들이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6호증, 을가 1,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요지

피고들은 망인의 사용자이거나 사용자의 도급인으로서 고용 또는 근로관계에 수반되는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하거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안전 · 보건에 관한 협의체의 구성 및 운영 등 조치를 취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게을리하여 이 사건 화재로 인하여 망인을 사망에 이르게 하였고, 이 사건 화재에 관한 감정

결과에 비추어 망인은 이 사건 공사현장 시설물의 전기적 결함으로 사망하였으므로 피고들은 이 사건 공사현장 건물 및 부대시설설비의 소유자 및 점유자로서 그것의 설치· 보존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망인의 장례비 6,559,000원, 일실수입 상당의 손해517,945,600원, 망인에 대한 위자료 1억 원, 원고들에 대한 위자료 각 5,000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나, 원고들은 명시적인 일부청구로 위 항목별 손해액을 그 비율에 따라 안분하여 청구취지 기재 금원의 지급을 구한다.

3.

판단

가.

피고들의 안전배려의무 위반 및 산업안전보건법상 도급인의 책임 주장에 대한 판단

1)

관련 법리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 ·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으나, 보호의무 위반을 이유로 사용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위하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사고가 피용자의 업무와 관련성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또한 그 사고가 통상 발생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예측되거나 예측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할 것이고, 그 예측가능성은 사고가 발생한 때와 장소, 사고가 발생한 경위 기타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9. 28. 선고 2004다44506 판결 등 참조). 따라서 근로자에 대한 보호 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에게 근로자가 입은 신체상의 재해에 대하여 책임을 지우기 위해서는 사용자에게 당해 근로로 인하여 근로자의 신체상의 재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회피를 위한 별다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이 있음이 인정되어야 하고, 위와 같은 과실의 존재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근로자에게 그 증명책임이 있다(대법원 2000. 3. 10. 선고 99다60115 판결 등 참조).

한편,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의 업무상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업무수행 중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한다.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여야 하며, 또한 인과관계의 입증 정도에 관하여도 반드시 의학적 ·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입증이 있다(대법원 1994. 6. 28. 선고 94누2565 판결, 2000. 5. 12. 선고 99두11424 판결 등).

2)

이 사건에 대한 판단

앞서 든 증거, 갑 제7호증, 을가 제4, 5호증, 을나 제1, 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부분에 관한 원고들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가)

원고들은 망인이 피고 D 소속 근로자였다는 취지로 주장하였다가 그후 망인이 피고 D의 소속 근로자가 아니라, 피고 D의 협력업체인 H에 고용된 근로자였다는 피고 D의 주장에 대하여는 별다른 반박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망인은 피고 D이 아닌 개인사업체인 H으로부터 급여를 수령했던 것으로 보이고[원고들이 제출한 일용직 급여대장(갑 제7호증)에도 그 회사명이 H으로 기재되어 있다], 원고들의 주장 및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망인이 피고 D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따라서 피고 D이 망인에 대하여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 인정되는 안전배려의무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한다고 보기 어렵다.

나)

망인이 피고 D의 소속 근로자였다고 가정하더라도, 이 사건 화재의 발생 원인이 망인의 업무와 관련성을 가지고 있다거나 통상 발생할 수 있다고 예측되거나 예측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①

이 사건 사무실은 피고 D의 자재 창고 겸 임시사무실로 이용되던 장소로 보이고, 소속 근로자들의 숙소로 이용되거나 또는 야간에 취침을 목적으로 이용되던 장소도 아니었을 뿐만 아니라 당일 공사 작업을 마친 뒤에는 일반적으로 출입이 허용되는 곳도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②

망인은 이 사건 화재 발생 전날 저녁부터 당일 00:23경까지 동료 직원과 술을 마시고, 상당히 술에 취한 상태에서 이 사건 사무실에 들어왔고, 거기에서 잠을 자던 중 이 사건 화재가 발생했다. 망인은 동료 직원에게는 인근에 위치한 숙소로 들어가겠다는 취지로 말하였음에도 그와 달리 이 사건 사무실로 이동한 것으로 보이는데, 망인이 그와 같이 이동한 경위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당시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야간작업이 진행된 사실은 없는 것으로 보이고, 피고 D 또는 이 사건 공사의 관련자들이 망인에게 그 시간에 이 사건 사무실에서 처리가 필요한 업무를 지시하였다거나 망인이 업무처리를 위하여 이 사건 사무실에 출입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나 정황도 발견되지 않는다.

③

원고들은 이 사건 화재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 정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를 신청하였으나, 근로복지공단은 이 사건 화재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승인처분을 한 것으로 보인다.

다)

피고 C의 망인에 대한 책임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들은 피고 D의 도급인인 피고 C이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에서 정한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안전 및 보건 시설의 설치 등 필요한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 할 책임'이 있다는 취지로만 주장할 뿐 피고 C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를 다 하지 않았는지에 관하여는 아무런 주장 · 증명이 없을 뿐 아니라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화재가 피고 C의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를 다하지 않은 잘못으로 인하여 발생하였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

나.

공작물의 소유자 및 점유자 책임 주장에 대한 판단

1)

관련 법리

민법 제758조 제1항은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는 공작물점유자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점유자가 손해의 방지에 필요한 주의를 해태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 소유자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의 입법 취지는 공작물을 관리 · 소유하는 사람은 위험 방지에 필요한 주의를 다하여야 하고, 만일에 위험이 현실화하여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그들에게 배상책임을 부담시키는 것이 공평하다는 데 있다. 따라서 '공작물의 설치 · 보존상의 하자'란 공작물이 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음을 말하고, 위와 같은 안전성 구비 여부를 판단할 때에도 당해 공작물의 설치 · 보존자가 그 공작물의 위험성에 비례하여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의무를 다하였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8다61615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공작물책임 규정의 내용과 입법 취지, '공작물의 설치 · 보존상의 하자'의 판단 기준 등에 비추어 보면, 공작물의 하자로 인해 어떤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손해가 공작물의 하자와 관련한 위험이 현실화되어 발생한 것이 아니라면 이는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8. 7. 12. 선고 2015다249147 판결 참조)

2)

이 사건에 대한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 즉 ① 이 사건 화재는 그 발생 원인이 '미상'으로 조사되면서 '전기적 요인'에 의한 화재 발생 가능성이 배제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다른 한편 담배꽁초, 화원 방치 등 인적 부주의로 인한 화재 발생 가능성도 존재했던 것 으로 보이는 점, ② 앞서 본 대로 이 사건 사무실은 피고 D의 자재 창고 겸 임시사무실로 이용되었던 것으로 보일 뿐, 소속 근로자들의 숙소로 이용되거나 또는 야간에 취침을 목적으로 이용되던 장소도 아니었던 점, ③ 망인이 이 사건 사무실에서 반복적으로 취침을 해왔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고,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피고 D이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제지하지 않았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화재가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로 인하여 발생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4.

결론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이현일

각주1) 원고들은 망인이 피고 D 소속 근로자였다고 주장하고, 피고 D은 망인이 피고 D의 협력업체인 H에 고용된 근로자일 뿐 피고 D과의 근로계약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