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B 유한회사의 C백화점 천안아산점 D 매장(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에서 화장품 판매 매니저로 근무하면서 고객 응대 및 매장관리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는 2022. 12. 4. 11:20경 근무 중 왼쪽 팔과 다리에 마비 증세가 발생하여 E병원 응급실에 후송되었고 '중대뇌동맥 경색, 상세불명의 편마비'(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 진단을 받았다.
원고는 2023. 12. 14. 피고에 이 사건 상병에 대한 요양급여를 신청하였으나, 피고는 '원고가 사업장에서 수행한 업무내용 및 업무시간 등을 종합한 결과, 발병 전 1주간 4일의 휴무기간이 있는 점, 과거 뇌심혈관계 질병에 대해 진단받은 이력이 확인되는 점, 객관적으로 확인되는 업무부담 가중요인이 없으며 원고가 주장하는 업무부담 가중요인을 인정하더라도 12주간 평균 업무시간을 고려할 때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업무시간이 단기 및 만성 과로 인정기준에 미달하는 점 등으로 보아 위 상병과의 업무관련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대전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심의 결과 등에 따라 2024. 3. 7. 원고에 대하여 요양불승인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화장품 매장 매니저로 근무하면서 고객을 응대하는 감정 노동의 스트레스, 회사의 매출 실적에 대한 압박 등으로 정신적 긴장이 큰 업무를 수행하였고,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한 2022. 12.경에는 약 2주 전부터 근무 장소에 난방이 원활하지 않아 유해한 작업 환경에 노출되었다. 이로 인해 원고에게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였으므로 원고의 업무와 위 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 할 것임에도,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인정 사실
원고의 담당 업무 등
원고(F생)는 2007. 3. 16.부터 2016. 6.경까지 대전 소재 G백화점 D 화장품매장에서 판매원으로 근무하였고, 2016. 6.경부터 2022. 12. 4.경까지 천안 소재 C백화점 D 매장에서 매니저로 근무하였다.
원고의 일과 내용은 아래와 같다.
원고의 업무시간 등
원고의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1주 업무시간은 27시간, 발병 전 4주 평균 업무시간은 39시간 22분, 발병 전 12주 평균 업무시간은 39시간 01분이다.
원고의 발병 전 4주내 휴무일은 10일, 발병 전 12주내 월 평균 휴무일은 10일이다.
원고의 평소 건강상태
원고는 신장 160cm에 체중 54kg이고, 흡연과 음주를 하지 않았다.
원고는 2019. 1. 6. 왼쪽 팔다리가 마비되는 증상이 나타나 H병원, 충남대학교병원 등에서 '뇌경색'으로 진료를 받았고, 진료 후 후유증이 발생하지 않아 직장에 계속 근무하였고 I병원 신경과에서 2022. 10. 말경까지 주기적으로 외래 진료를 받고 있었다.
의학적 소견
이 법원의 진료기록감정의(직업환경의학과)는 아래와 같은 의학적 소견을 제시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6 내지 9, 19, 20, 21호증, 을 제1, 2, 4, 5, 8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J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의 업무상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업무수행 중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9. 9. 선고 2017두45933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여야 하며, 또한 인과관계의 증명 정도에 관하여도 반드시 의학적 ·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증명이 있다(대법원 2000. 5. 12. 선고 99두11424 판결, 대법원 2007. 4. 12. 선고 2006두4912 판결 등 참조). 다만 이러한 정도에 이르지 못한 채 막연히 과로나 스트레스가 일반적으로 질병의 발생 · 악화에 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하여 현대의학상 그 발병 및 악화의 원인 등이 반드시 업무에 관련된 것뿐만 아니라 사적인 생활에 속하는 요인이 관여하고 있어 그 업무에 내재하는 위험이 현실화된 것으로 볼 수 없는 경우까지 곧바로그 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하기는 어렵다(대법원 2002. 2. 5. 선고 2001두7725 판결, 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9두5695 판결 등 참조).
구체적인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 인정 사실에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의 업무상 과로 또는 스트레스로 인하여 이 사건 상병이 발병·악화된 것으로 추단하기 어렵고, 달리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고,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업무상 질병에 대한 구체적인 인정 기준을 정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별표 3] 제1호 가목은 '2) 업무의 양 · 시간 · 강도 · 책임 및 업무환경 변화 등으로 발병 전 단기간 동안 업무상 부담이 증가하여 뇌혈관 또는 심장혈관의 정상적인 기능에 뚜렷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육체적·정신적인 과로를 유발한 경우, 3) 업무의 양 · 시간 · 강도 · 책임 및 업무환경 변화 등에 따른 만성적인 과중한 업무로 뇌혈관또는 심장혈관의 정상적인 기능에 뚜렷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육체적 · 정신적 부담을 유발한 경우'를 원인으로 하여 뇌실질내출혈 등의 뇌혈관 질병이 발생한 경우 업무상 질병으로 보도록 규정하고 있고, 같은 호 다목의 위임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고시한 '뇌혈관 질병 또는 심장 질병 및 근골격계 질병의 업무상 질병 인정 여부 결정에 필요한 사항'(고용노동부 고시 제2020-155호, 이하 '이 사건 고시'라고 한다)은 위 2)에 관하여 '발병 전 1주일 이내의 업무의 양이나 시간이 이전 12주(발병 전 1주일 제외) 간에 1주 평균보다 30퍼센트 이상 증가되거나 업무 강도·책임 및 업무 환경 등이 적응하기 어려운 정도로 바뀐 경우'라고 규정하고 있고, 위 3)에 관하여는 '발병 전 3개월 이상 연속적으로 과중한 육체적·정신적 부담을 발생시켰다고 인정되는 업무적 요인이 객관적으로 확인되는 상태'로서, 발병 전 12주 동안 업무시간이 1주 평균 60시간(발병전 4주 동안 1주 평균 64시간)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업무와 질병과의 관련성이 강하고, 발병 전 12주 동안 1주 평균 업무시간이 52시간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업무시간이 길어질수록 업무와 질병과의 관련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평가하되, 근무일정 예측이 어려운 업무, 육체적 강도가 높은 업무, 정신적 긴장이 큰 업무 등 업무부담 가중요인이 있는 경우에는 업무와 질병과의 관련성이 강하다고 평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원고의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1주 업무시간은 27시간이고, 발병 전 12주(발병 전 1주일 제외) 평균 업무시간은 40시간 07분으로 발병 전 1주 업무시간이 그 보다 30% 이상 증가하지 않은 점, 원고의 업무는 2016. 6.경 이후 고정되어 위 상병 발병 전 1주간 업무의 변동이 없었으며 그 기간 동안 발생한 휴일 근무, 본사 직원과의 면담 등이 업무상 특별한 사건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위 상병 발병 전 1주 간 원고의 업무량이나 시간이 일상 업무보다 30% 이상 증가되거나 업무 강도·책임 및 업무 환경 등이 적응하기 어려운 정도로 바뀐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원고의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12주간 평균 업무시간은 39시간 01분으로, 이 사건 고시에서 만성적인 과중한 업무의 기준으로 정하고 있는 60시간에 미치지 못한다.
원고가 주장하는 이 사건 사업장 내 난방이 원활하지 않았음에도 개인 난방기를 사용할 수 없었던 사정은 위 감정의의 견해에 의하면 이 사건 고시에서 정한 '유해한 작업환경에 노출되는 업무'로 평가하기 어렵고, 위 감정의는 원고의 업무 시간과 업무 내용, 평소 건강상태, 기초질환 등을 고려할 때 원고가 수행한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에 관련성이 높다고 볼 수 없다는 소견을 제시하였다. 법원의 촉탁에 의한 감정인이 전문적인 학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감정 과정을 거쳐 제출한 감정 결과는 그 과정에서 상당히 중한 오류가 있다거나 상대방이 그 신빙성을 탄핵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다면 이를 쉽게 배척할 수 없고 현저한 잘못이 없는 한 이를 존중하여야 하는데(대법원 2023. 6. 1. 선고 2023다217534 판결 등 참조), 위 감정의의 소견이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성이 없다는 등 이를 뒤집을 만한 다른 자료는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황미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