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판결

울산지방법원 2025. 11. 26. 선고 2025노232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7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B를 고용하여 2023. 1. 30.부터 2023. 2. 9.까지 목공업무를 하게 하였음에도 그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는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직권판단

검사의 항소이유에 관하여 판단하기에 앞서 직권으로 본다.

피고인은 2024. 8. 30.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에서 조세범처벌법위반죄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2024. 8. 30.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그런데 위 판결 확정 전에 범한 이 사건 범행은 아래와 같이 그 범행이 유죄로 인정되므로 위와 같이 판결이 확정된 죄와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9조 제1항에 따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 형을 정하여야 한다. 이 점에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3.

검사의 항소에 관한 판단

가.

공소사실

피고인은 고양시 일산동구 C, D호에 있는 주식회사 E의 대표로서 상시 8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건설업을 행하는 사업경영담당자로서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모든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3. 1. 30.부터 2023. 2. 9.까지 위 사업장 소속으로 울산 북구 F에 있는 구 G유치원 부지 현장(이하 ‘이 사건 현장’이라 한다)에서 목공업무를 하다 퇴직한 B의 2023년 1월 임금 520,000원, 2023년 2월 임금 1,820,000원 등 임금 합계 2,340,00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지급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 H(현장소장), B의 각 이 법정에서의 진술에다가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B가 이른바 ‘현장 오야지’인 I가 아닌 피고인과 사이에 직접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지 여부, B가 실제로 2023. 1. 30.부터 2023. 2. 9.까지 이 사건 현장에서 목공 업무를 수행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 설령 수행하였다고 보더라도 그 업무가, 피고인과의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이 아닌 일종의 도급계약의 이행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은 아닌지 등에 관하여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의 여지가 있어 보이고, 이와 같은 점들은 현재 계속 중인 관련 민사소송(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3가단68520 등)에서 충분한 심리를 거쳐 가려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로는 임금 체불의 범의를 비롯하여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근로기준법위반의 점과 관련한 개별적 구성요건 사실이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충분히 입증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며 공소사실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였다.

다.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B가 피고인에게 고용되어 2023. 1. 30.부터 2023. 2. 9.까지 이 사건 현장에서 목공업무를 한 사실, 그럼에도 피고인은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지급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그 임금 합계 2,340,000원을 지급하지 아니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럼에도 공소사실에 대한 증명이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니,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다.

①

B는 수사기관 및 원심법정에서 ‘2021. 추석 무렵부터 I에게 일당을 받고 이 사건 현장에서 목수반장으로 일을 하다가 피고인이 돈을 지급하지 않아 2022. 9. 3.경 팀이 모두 근로를 중단하였다. 그런데 H과 피고인이 자신에게, 일이 중단되었는데 건축주에게는 일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야 하니 와서 엘리베이터 관련 일을 해주면 건축 주로부터 돈을 받아 바로 돈을 주겠다고 연락이 왔다. 그래서 다시 2023. 1.경 이 사건 현장에서 일하게 되었다’며 처음에는 I에게 고용되어 이 사건 현장에서 일을 하다가 공소사실 기재 일시경에는 피고인에게 직접 고용되어 일을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런데 그 진술은 매우 구체적이고 주된 부분에서 일관되어 믿을 수 있다.

②

I는 당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B가 2023. 1. 30.경부터 2023. 2. 9.경까지 이 사건 현장에서 별도로 근무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당시 자신은 피고인으로부터 돈을 받지 못하여 철수를 해서 의정부에 있었다.’, ‘B가 일을 시작하기 전에 자신에게 전화를 하여 개인적으로 해도 되는지 물어봤다. 그래서 자신과는 상관없으니 H과 직접 이야기해서 결정하라고 했다. 그 기간 일을 한 것에 대해서는 자신이 관여한 바는 없다’고 진술하였다. I의 당심 법정에서의 진술태도, 그 진술의 구체성 등에 비추어 보면 그 진술은 신빙성이 있다고 할 것인데, I의 진술에 의하면 B가 2023. 1. 30.경부터 2023. 2. 9.경까지 이 사건 현장에서 일을 한 것은 피고인과의 별도의 약정 때문이지 I에게 고용되었기 때문이라거나 I의 지시 때문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③

B는 수사기관 및 원심법정에서 피고인으로부터 일당을 지급받기로 하고 일을 하였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그렇다면 B는 피고인 측의 지시에 따라 일당을 지급받는 조건으로 이 사건 현장에서 일을 한 것으로 보일 뿐, 특정한 일을 완수하면 피고인으로부터 돈을 지급받기로 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인과 B는 고용관계에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④

B가 이 사건 현장에서 2022. 1. 29.부터 2022. 2. 3.까지, 2022. 2. 6.부터 2022. 2. 9.까지 일을 하였음은 공수정리내역(증거기록 순번 4)에 의해 인정된다. 위 서면을 작성한 사람이 B이기는 하나, 위 서면에는 B가 실제 일한 날과 일을 하지 않은 날이 구분되어 표시되어 있는데, 만일 B가 자신이 일을 하지 않았음에도 허위의 서류를 꾸며낼 생각이었다면, 일을 하지 않은 날을 정확히 표시하여 일부 기간에 대한 임금의 지급만 구할 이유는 없다는 점에서 위 서면의 내용은 신빙성이 있다.

⑤

피고인은 I를 통하여 B에 대한 인력비 모두를 지급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이 제출한 자료는 피고인이 I에게 2022. 11. 24.경까지의 인력비를 주었다는 자료들이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미지급 임금은 B가 2023. 1. 30.경부터 2023. 2. 9.경까지 이 사건 현장에서 일을 하고도 지급받지 못한 급여인바, 가사 피고인이 그 주장과 같이 I에게 2022. 11. 24.경까지 돈을 주었다고 하더라도 그 돈에는 위 지급일 이후 발생한 위 급여는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봄이 옳다.

4.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사실오인,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있을 뿐 아니라, 원심판결에는 앞서 본 직권파기 사유가 있으므로 어느 모로 보나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따라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