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14. 1. 24. 선고 2012고정873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

피고인은 파주시 B 소재 C 합자회사의 대표사원으로 상시근로자 76명을 고용하여 택시운송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함에도 피고인은 위 회사의 근로자 D의 2010. 7. 임금을 지급하면서 331,894원을 최저 임금에 미달하여 지급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기재와 같이 22명의 근로자에 대하여 합계 49,136,961원을 최저임금에 미달하여 지급함으로써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기본적인 사실관계의 요지

가.

최저임금법에 따라 노동부장관이 결정·고시한 2010년도(2010. 1. 1.부터 2010. 12. 31.까지) 최저임금은 시간당 4,110원이다.

나.

각 취업규칙 및 근로계약의 내용

1)

2007. 7. 1. 무렵부터 시행·적용된 C의 취업규칙(이하 '종전 취업규칙'이라 한다)상 기본근로시간은 1일 8시간, 주 40시간, 월 209시간이다(취업규칙 제30조, 피고인 제출 증제1호증).

2)

C는 2010. 7. 29. 취업규칙의 내용을 변경하였는데(이하 '1차변경 취업규칙'이라 한다), 소정근로시간을 1일2교대제 근로자의 경우 1일 6시간 20분, 월 184시간, 격일제 근로자의 경우 1일 7시간, 월 182시간으로 각 정하였다(취업규칙 제34조, 피고인 제출 증제2호증).

3)

C는 2010. 10. 27. 다시 취업규칙의 내용을 변경하였는데(이하 '2차변경 취업규칙'이라 한다), 소정근로시간을 1일2교대제 근로자의 경우 1일 4시간, 월 116시간, 격일제 근로자의 경우 1일 6시간 40분, 월 115시간으로 각 정하였다(취업규칙 제34조, 수사기록 제60면)

4)

D에 대한 2007. 6. 11.자 근로계약서(피고인 제출 증제4호증), E에 대한 2009. 10. 15.자 근로계약서(수사기록 14면)에는 기본근로시간이 월 209시간으로 기재되어 있고, F에 대한 2010. 6. 30.자 근로계약서(피고인 제출 증제5호증)에는 소정근로시간이 월 184시간(1일2교대제) 또는 월 182시간(격일제)으로 기재되어있다.

다.

1차변경 취업규칙 및 2차변경 취업규칙 모두 부칙에서 그 시행일을 2010. 7. 1.로 정하고 있다.

라.

종전 취업규칙, 1차변경 취업규칙 및 2차변경 취업규칙 모두 "임금은 매월 1일에 기산하여 매월 말일로 마감하고 익월 5일부터 지급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3.

검사 주장의 요지

1차변경 취업규칙 및 2차변경 취업규칙 중 각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소정근로시간을 감축)은, 택시운전근로자들이 받는 임금 중 고정급의 비율을 높여 운송수입이 적은 경우라 하더라도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함으로써 안정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려는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의 개정 취지(2010. 7. 1. 시행)를 잠탈하기 위한 것으로 무효이다. 따라서, 위 각 취업규칙을 기준으로 하여 D 등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최저임금을 산정할 수는 없고, 결국 종전 취업규칙에 따른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하여 최저임금을 산정하여야 한다{종전 취업규칙에 따른 각 근로자별 최저임금액 미달액 산정의 구체적인 내용은 별지 판결문 제9면 이하(수사기록 218면 이하) 참조}.

4.

판단

가.

이 사건 각 변경된 취업규칙이 최저임금법의 개정 취지를 잠탈하여 무효인지 여부

검사와 피고인이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면, 1차변경 취업규칙 및 2차변경 취업규칙의 각 소정근로시간 규정은, 위 각 취업규칙의 제정 전후로 C 소속 택시기사들의 실질 근로시간이 단축된 사실이 없음에도 택시기사들에게 지급되는 고정급여가 최저임금법상의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하기 위하여 고정급에 맞추어 명목상의 근로시간만을 감축한 것으로 볼 여지도 있으나, 그러한 사정만으로 위 각 취업규칙의 해당 규정을 곧바로 무효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오히려, 공판 및 기록에 의하여 확인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소정근로시간을 줄인 취업규칙에 대한 근로자들의 동의 여부 당시 C를 비롯한 택시업계는 전반적으로 불황의 어려움에 처하였을 뿐만 아니라 경기 지역 택시공급 증대 등의 이유로 상당한 경영난에 처하였던 점, ② 그리하여 소정근로시간을 종전대로 유지한다면 개정된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에 의하여 근로자들에게 지급하여야 할 최저임금액이 큰 폭으로 상승하여 회사로서는 적자를 면하기 어려워 결국 사납금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이 경우 근로자들로서는 사납금 인상으로 인하여 실제 수입이 감소할 수 있었기 때문에 노사 양측의 이익을 위해서 피고와 노동조합이 소정근로시간을 줄이는 내용의 합의가 이루어질 수 있었던 상황이었던 점, ③ 당시 근로자들도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지 아니하면 사납금이 인상되는 사정을 상당 부분 인식하고 있었고 그리하여 다수의 근로자들이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위와 같이 소정근로시간을 감축하는 내용의 취업규칙 개정에 동의하였던 점, ④ 결국 근로자들로서는 소정근로시간을 줄이는 대신 사납금의 인상을 막을 수도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각 취업규칙상의 소정근로시간 규정을 무효라고 보기는 어렵다.

나.

취업규칙의 변경이 근로자에게 불리한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 및 이에 관한 근로자의 동의 여부

다만, 위와 같이 소정근로시간을 감축하는 내용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상의 최저임금액은 기존의 취업규칙에 따라 보장되는 최저임금액보다 적게 되는 이상 이는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로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에 따라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공판 및 기록에 의하면 1차변경 취업규칙 제정 및 2차변경 취업규칙 제정시 모두 C 근로자의 과반수의 동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이상(그 당시에도 C에 노동조합이 있기는 하였으나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것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위 각 변경된 취업규칙상의 소정근로시간 조항을 무효로 보기는 어렵다.

다.

취업규칙의 소급적용 가부

한편, 변호인은 2차변경 취업규칙의 부칙에 그 시행일이 2010. 7. 1.로 정하여져 있고 근로자들의 과반수가 위 취업규칙 변경에 동의한 이상, 2010. 7. 이후의 최저임금을 산정함에 있어 2차변경 취업규칙을 적용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이미 구체적으로 그 지급청구권이 발생한 임금은 근로자의 사적 재산영역으로 옮겨져 근로자의 처분에 맡겨진 것이어서, 노동조합이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지 않은 이상 사용자와 사이의 단체협약 등으로 이에 대한 포기나 지급유예와 같은 처분행위를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76317 판결 참조). 그런데, 1차 변경 취업규칙 및 2차변경 취업규칙 중 소정근로시간 규정을 2010. 7. 1.로 소급하여 적용하는 부칙의 경우 이미 발생한 임금청구권을 포기하는 취지로 해석할 수 있는바, 이는 해당 근로자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지 않은 이상 회사에 대하여 효력이 없고 과반수의 근로자가 위 부칙에 동의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달리 볼 수 없다. 따라서, 이에 반하는 취지의 변호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결국, 1차변경 취업규칙상의 소정근로시간은 그 취업규칙 제정일인 2010. 7. 29. 이후 적용되고, 2차변경 취업규칙상의 소정근로시간은 그 취업규칙 제정일인 2010. 10. 27. 이후 적용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라.

소결

1)

그렇다면, 2010. 8. 5. 발생한 2010. 7.분 임금, 2010. 9. 5. 발생한 2010. 8.분 임금, 2010. 10. 5. 발생한 2010. 9.분 임금에 대한 각 최저임금에는 1차변경 취업규칙(2010. 7. 29. 제정)상의 소정근로시간이 적용되고, 2010. 11. 5. 발생한 2010. 10.분 임금, 2010. 12. 5. 발생한 2010. 11.분 임금, 2011. 1. 5. 발생한 2010. 12.분 임금에 대한 각 최저임금에는 2차변경 취업규칙(2010. 10. 27. 제정)상의 소정근로시간이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

2)

한편, 택시기사의 경우 근무 형태상 실제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렵고, 근로기준법 제58조 제1항 본문에 의하면 근로자가 근로시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업장 밖에서 근로하여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보므로, 취업규칙상의 기본근로시간 또는 소정근로시간을 D 등 이 사건 근로자들의 실근로시간으로 간주할 수 있고, 따라서 각 근로자별 최저임금액은 해당 취업규칙상의 일별 기본근로시간 또는 소정근로시간과 각 근로자의 월별 실 근로일수를 곱하여 산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각 근로자별 최저임금액을 산정함에 있어 ① 2010. 7.분부터 2010. 9.분까지의 각 월별 최저임금액은 1차변경 취업규칙상의 소정근로시간을(1일2교대제 근로자의 경우 1일 6시간 20분, 월 184시간, 격일제 근로자의 경우 1일 7시간, 월 182시간), 2010. 10.분부터 2010. 12.분까지의 각 월별 최저임금액은 2차변경 취업규칙상의 소정근로시간(1일2교대제 근로자의 경우 1일 4시간, 월 116시간, 격일제 근로자의 경우 1일 6시간 40분, 월 115시간)을 각각 적용해야 한다.

3)

따라서 이와 달리 2010. 7.분부터 2010. 12.분까지의 각 월별 최저임금을 산정함에 있어 종전 취업규칙상의 기본근로시간(1일 8시간, 주 40시간, 월 209시간)을 적용한<1> 이 사건 공소사실은 이를 유죄로 인정할 수 없고, 달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2>.

5.

결론

그렇다면, 이는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오규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