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D 실시 등을 목적으로 E법에 따라 정부가 전액 출자하여 설립된 법인이다.
원고 A은 2016. 2.경부터 2018. 2.경까지 피고의 콘텐츠사업본부 산하 온라인교육사업부에서 계약직(2등급) 근로자로 근무하였고, 그 후 피고의 정규직 채용절차를 거쳐 2019. 11. 4. 학교교육본부 산하 미래교육기획부의 일반직 사원급 근로자로 채용되어 콘텐츠 기획 및 콘텐츠 관리(CM)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 B 역시 피고의 정규직 채용절차를 거쳐 같은 날 영상아트센터 산하 그래픽디자인부의 일반직 사원급 근로자로 채용되어 컴퓨터그래픽(CG) 제작 업무를 수행하다가 2022. 1. 7. 퇴사하였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정부는 2017년경부터 공공부문의 상시․지속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제 근로자, 파견 근로자, 용역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정책’을 실시하였고, 2017. 7. 20.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였다.
피고는 2018년 2차례 정규직전환심의위원회를 거쳐 44개의 계약직 직무 중 상시·지속적으로 정규직과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17개 직무를 정규직 직무로 전환하기로 하면서 계약직 3등급에 해당하던 10개 직무는 기존의 주무급 일반직에, 1등급 또는 계약직 2등급에 해당하던 나머지 7개 직무는 신설되는 사원급 일반직에 각 편입시키기로 하였다. 그에 따라 피고는 2018. 7. 19.경 사원급의 신설과 관련하여 직제규정, 인사규정, 보수규정, 직제규정시행세칙 등을 개정하였다.
피고는 2019. 8. 8. 정규직전환심의위원회를 거쳐 2019. 8. 22.자 이사회에서 36개의 계약직 직무 중 7개 직무를 추가로 정규직 직무로 전환하기로 하면서 계약직 3등급에 해당하는 3개 직무는 주무급 일반직으로, 계약직 1등급 또는 2등급에 해당하던 나머지 4개 직무는 사원급 일반직으로 각 편입시키기로 하였다.
2019년 공개채용
피고는 위 1. 나. 2)항의 정규직 전환 결정에 따라 2019. 1. 18. 건축 분야의 주무급 경력직 근로자 1명, 디지털아카이브, 작화, 방송운행보조, 콘텐츠 기획 분야의 사원급 경력직 근로자 5명에 대한 채용공고를 하였다.
그 후 피고는 위 1. 나. 3)항의 정규직 전환 결정에 따라 2019. 8. 16. 프로듀서(PD), 기자, 카메라, 방송기술 분야의 신입직 근로자 6명과 법무, 가상 세트디자인 분야의 주무급 경력직 근로자 2명, 컴퓨터그래픽, 인사, 이러닝 콘텐츠 기획, 회계/세무 분야의 사원급 경력직 근로자 4명에 대한 공개채용절차를 공고하였다.
2019. 8. 16. 공고된 채용절차를 거쳐 원고 A은 이러닝콘텐츠 기획 부분에서, 원고 B은 컴퓨터그래픽 부분에서 피고의 사원급 일반직 근로자로 채용되었다. 채용 당시 원고 A은 피고의 구 보수규정(2019. 10. 25. 개정되기 전의 것) 제15조 제1항 초임호봉기준표 및 경력환산률기준표에 따라 계약직 2등급 직무 초임호봉인 4호봉과 ‘을’경력을 2개 인정받아 총 7호봉으로, 원고 B은 기존 경력 중 9개월을 인정받아 사원급 1호봉으로 각 획정되었다.
2020년 공개채용
피고는 2020. 10. 23. 프로듀서, 기자, 정보기술(IT)/방송기술, 카메라, 사업기획, 기획예산, 공간디자인, 컴퓨터그래픽, 산업안전 및 계약, 교재개발(수학) 분야의 신입직 근로자와 증강현실(AR) 시스템 운영, 콘텐츠 관리, 인공지능(AI)기술, 웹기획, 변호사, 출판사업 분야의 경력직 근로자에 대한 공개채용절차를 공고하였다.
직제규정, 인사규정, 보수규정, 계약직원운영규칙, 직제규정시행세칙
피고의 직제규정, 인사규정, 보수규정, 계약직원운영규칙, 직제규정시행세칙 중 이 사건과 관계있는 내용은 별지와 같다.
청구취지
피고에 대하여 원고 A은 주무급 12호봉에, 원고 B은 주무급 7호봉에 각 해당함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16,000,000원과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 20, 47 내지 50, 52호증, 을 제1 내지 5, 7호증<1>(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들
피고의 사원급 일반직 근로자(이하 ‘근로자’ 표시는 생략하고, ‘사원급’ 또는 ‘사원급 일반직’과 같이 표기한다)는 주무급과 같은 공개경쟁채용절차를 거쳐 채용되고 같은 부서의 선임급 및 주무급과 같은 업무를 수행한다. 그럼에도 피고는 일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원고들을 사원급으로 채용하여 주무급에 비해 학력 등을 고려한 초임호봉 산정을 비롯한 보수체계, 승급 등과 관련하여 불합리하게 차별적 처우를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차별적 처우는 헌법 제11조, 경제적‧사회적 및 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A 규약)(International Covenant on Economic, Social and Cultural Rights, 이하 ‘사회권규약’이라 한다) 제7조, 근로기준법 제6조에 위반된다.
따라서 사원급과 주무급을 구분하여 다른 보수를 책정한 피고의 인사규정과 보수규정은 무효이고, 주무급과 같이 인사규정과 보수규정을 적용받을 경우 원고 A은 주무급 12호봉, 원고 B은 주무급 7호봉에 해당한다.
이에 원고들은 피고에게 원고 A이 주무급 12호봉, 원고 B이 주무급 7호봉에 해당함의 확인과 원고들이 주무급과 같이 인사규정과 보수규정을 적용받았을 경우 지급받을 수 있었던 임금과 기지급 임금의 차액 중 일부인 각 16,000,000원의 지급을 구한다.
피고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들의 주장은 부당하다.
직급은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지 않고, 피고가 직급 체계에 따라 사원급인 원고들에게 주무급보다 낮은 급여를 지급한 것은 근로기준법 제6조에 위반되지 않는다.
사원급과 주무급의 채용전형은 동일하지 않고, 사원급의 직무는 사실상 계약직 2등급의 직무와 동일할 뿐 주무급의 직무와 동일하지 않으므로, 원고들과 같은 사원급과 주무급은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하지 않는다.
설령 직급이 사회적 신분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직급을 이유로 직원들 간에 처우를 달리하는 것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므로 차별적 처우에 해당하지 않는다.
피고의 업무분장이 부당하다면 피고는 관련 법령과 내부 규정에 따라 업무분장을 다시 실시할 의무를 부담할 뿐, 원고들을 주무급으로 처우할 의무까지 부담하지는 않는다.
판단
전제되는 법리
헌법 제11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근로기준법은 제6조에서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남녀의 성을 이유로 차별적 대우를 하지 못하고, 국적·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라고 하여 ‘균등한 처우 원칙’ 또는 ‘차별적 처우 금지 원칙’을 규정하는 한편, 제114조 제1호에서 그 위반 행위에 대한 형사처벌까지 규정하고 있다. 이는 사용자로 하여금 복수의 근로자들 사이에 합리적 이유 없는 차등 처우를 금지하여 헌법 제11조의 평등원칙을 개별적 근로관계에서 구현하기 위한 조항으로서, 차별적 처우는 복수의 근로자들이 본질적으로 동일한 근로자 집단에 속하는 것을 전제로, 그럼에도 합리적 이유 없이 서로 다르게 취급하는 경우에 한하여 성립할 수 있다(대법원 2023. 9. 21. 선고 2016다25594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헌법 제11조 제1항 후문 및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말하는 ‘차별적 처우’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다르게, 다른 것을 같게 취급하는 것을 말하며, 본질적으로 같지 않은 것을 다르게 취급하는 경우에는 차별 자체가 존재한다고 할 수 없다(헌법재판소 2010. 3. 25. 선고 2009헌마538 전원재판부 결정, 헌법재판소 2010. 6. 24. 선고 2010헌마167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한편, 근로기준법 제6조의 ‘차별적 처우’란 임금 및 그 밖의 근로조건 등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리하게 처우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라 함은 당해 근로자가 제공하는 근로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달리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2019. 3. 14. 선고 2015두46321 판결 등 참조).
사회권규약 제7조는 “이 규약의 당사자국은 특히 다음 사항이 확보되는 공정하고 유리한 근로조건을 모든 사람이 향유할 권리를 가지는 것을 인정한다. (a) 모든 근로자에게 최소한 다음의 것을 제공하는 보수 (ⅰ) 공정한 임금과 어떠한 종류의 차별도 없는 동등한 가치의 노동에 대한 동등한 보수 (이하 생략)”라고 정하고 있고, 우리 나라는 1990년 사회권규약을 비준하였다. 위와 같은 법리는 규제규범인 사회권규약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달리 처우하였는지 여부
원고들은 피고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사원급을 신설하여 주무급과 다른 처우를 한 것이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한 차별적 처우라고 주장하므로, 먼저 ‘직급’이 헌법과 근로기준법이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차별적 처우 사유 중 하나인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본다.
헌법과 위 법률에 열거된 사회적 신분이란 사회에서 장기간 점하는 지위로서 일정한 사회적 평가를 수반하는 것을 의미하고(헌법재판소 1995. 2. 23. 선고 93헌바43 결정, 헌법재판소 2022. 3. 31. 선고 2019헌바520 결정 등 참조), 사회적 신분이 반드시 선천적으로 고정되어 있는 사회적 지위에 국한된다거나 그 지위에 변동가능성이 없을 것까지 요구되는 것은 아니지만, 개별 근로계약에 따른 고용상 지위는 사회적 신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23. 9. 21. 선고 2016다255941 전원합의체 판결의 취지 참조). 직급은 근로관계 내에서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설정되는 고용상 지위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그에 대한 장기적인 사회적 평가가 수반된다고 볼 수 없어 사회적 신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원고들이 이 사건 청구의 근거로 삼는 근로기준법 제6조(균등한 처우)는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남녀의 성을 이유로 차별적 대우를 하지 못하고, 국적‧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위 조항을 위반한 자는 근로기준법 제114조(벌칙)에서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한편, 위 조항에서 사용된 ‘사회적 신분’이라는 용어는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2>에도 사용되고 있다.
근로기준법 제6조가 차별적 처우 사유로 열거하는 ‘사회적 신분’이라는 개념은 그에 따라 차별하였을 때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예측가능성이 있도록 해석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근로기준법 제6조가 규정하는 ‘사회적 신분’은 같은 조항에서 차별의 근거로 금지하고 있는 다른 항목들, 즉 성, 국적, 신앙과 대등하거나 유사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의 특성을 가져야 하고, 인간이 그 인격을 실현하는 데 중요해서 변경이 쉽지 않다는 정도의 특성은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돌이켜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사원급’ 또는 ‘주무급’과 같은 직급이 근로자의 인격 실현에 중요한 표지로서 사회적 평가를 수반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려워, 사회적 신분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들은 2019. 8. 16. 사원급이 주무급보다 처우가 낮다는 것이 명시된 피고의 채용공고를 보고 자발적인 의사에 기하여 채용절차에 응하여 사원급으로 채용된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2017년경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라 정규직과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17개 직무를 정규직 직무로 전환하기로 하고, 새로운 ‘사원급’이라는 직급과 그에 따른 보수체계를 신설하여 기존의 계약직 3등급에 해당하던 직무는 주무급에, 계약직 1등급 또는 2등급에 해당하던 직무는 사원급에 각 편입시켰다. 그런데 당시 피고는 정규직전환심의위원회와 이사회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할 업무와 전환 사유, 난이도, 근로조건 등을 상세하게 심의하여 위와 같이 직급과 보수체계 등을 개편하였고, 기존의 계약직 등급체계와 연동하여 기준을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계약직 등급은 1등급에서 3등급으로 상승할수록 보다 전문적이거나 복잡‧포괄적인 직종이나 업무를 수행하는 것과 관련되어 있다고 보이는데, 새로 설정된 직급과 보수체계는 위와 같은 사항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설정된 것으로 특별히 사회적 평가가 수반된다거나 인격의 발현에 중요한 요소를 달리 취급하기 위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원고들이 입사할 당시 사원급의 보수체계는 1호봉부터 18호봉까지로, 근속연수가 10년 이상, 13호봉 이상의 사원급이 특별승급의 대상이 되었는데, 2020. 12. 24.경부터는 사원급 보수체계가 1호봉부터 12호봉까지로 재편되었고 근속연수 5년 이상의 사원급이면 특별승급의 대상이 되는 등 승급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아울러 피고의 보수규정 제15조 제1항 에 따르면 피고의 정규 직원으로서 채용 예정 직종과 동일분야 근무경력이 있는 경우 그 경력을 100% 환산하도록 되어 있어서, 원고들이 사원급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 주무급 이상에 대한 동일 분야의 공개채용을 거쳐 경력을 인정받고 다시 피고에서 일할 수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직급’이라는 지위가 쉽게 변경할 수 없이 지속되거나 고정적인 지위라고도 보기 어렵다.
사원급과 주무급이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원고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지려면 그 전제로서 차별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사람과 그가 비교대상자로 지목하는 사람이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해 있어야 한다. 원고들이 비교대상자로 지목하는 대상이 누구인지 다소 불분명한 측면이 있으나<3> 주무급 정규직 근로자 전부를 비교대상 근로자로 주장하는 것으로 선해하여, 위 근로자들이 원고들과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하는지에 관하여 본다.
비교대상성은 차별로 주장하는 처우의 내용에 따라 판단되어야 하는데, 원고들은 사원급이 주무급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였다는 전제에서 ‘사원급에게 주무급보다 낮거나 다른 호봉과 승급체계를 적용한 것’을 차별적 처우로 주장하고 있으므로 이와 같은 총체적인 측면에서 사원급과 주무급의 업무가 동일하였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살피건대, ① 피고의 2019년 공개채용에서 사원급에 대해서는 실무면접, 주무급에 대해서는 실무역량평가가 각 실시되었고 필기시험의 난이도 차이가 계획되었던 외에 나머지 서류심사, 필기시험, 인성검사, 임원면접 등 채용절차는 동일하게 진행된 사실, ② 2020년 10월 공개채용에서는 사원급과 주무급의 채용절차가 구분되지 않고 컴퓨터그래픽과 교재개발(수학) 부분에 모두 주무급만이 채용된 사실, ③ 원고 A은 미래 교육기획부 소속으로 2020년 D 고교강의 커리큘럼 개발, 강좌기획 및 운영(수학영역), 학력평가‧모의평가‧수능 풀서비스 계획수립, 문항분류체계 업데이트 관리, 교사자문위원회 활동 업무를 배정받았는데, 그중 D 고교강의 커리큘럼 개발과 강죄기획 및 운영(수학영역) 업무는 같은 해 주무급 F과 선임급 G<4>에게, 문항 분류 체계 업데이트 관리업무는 2019년 선임급 H에게 각 배정되기도 하였던 사실, ④ 원고 A은 2021년 영어영역 콘텐츠 관리, ‘I’ 사이트 학습관리시스템(J) 기획운영, 시‧도 교육청 담당자 협의회(고교강의사업), K, 학력평가‧모의평가‧수능 풀서비스 운영, 교육정책 연구개발(R&D) 업무를 배정받았는데, 같은 해 주무급 F에게 과학탐구영역 콘텐츠 관리 업무가, 2019년과 2020년 선임급 G에게 ‘I’ 사이트 운영지원 업무가, 2021년 선임급 L에게 시‧도교육청 담당자 협의회(원격교육사업) 업무가, 2020년 선임급 G에게 K 기획‧운영 업무가, 2019년 선임급 L에게 학력평가‧모의평가‧수능 풀서비스 계획 수립 업무가 각 배정되기도 하였고, 교육정책 연구개발 업무는 2021년 차장급부터 사원급까지의 직원 모두에게 배정되었던 사실, ⑤ 원고 B은 그래픽디자인부 소속으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2차원(2D) 및 3차원(3D) 인서트 애니메이션 및 그래픽 제작, 전사 디자인 업무 지원, 신규 및 특집프로그램 타이틀 제작, 캐릭터 디자인 등의 업무를 배정받았는데, 위 각 업무들은 모두 주무급 이상인 다른 그래픽디자인부 근로자들에게도 배정되었던 사실, ⑥ 원고들 소속 부서에 관한 피고의 직무기술서가 직급에 따라 구분되어 작성되지는 않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8 내지 19호증, 을 제11, 1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아래에서 항을 나누어 살펴보는 바와 같이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사원급의 업무가 주무급의 업무와 실질적으로 동일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들과 같은 사원급이 주무급과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한다고 보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
직급의 설정 배경
2018. 7. 19. 전까지 피고의 일반직 직급은 부서장급부터 주무급까지 7개 또는 8개였는데, 비정규직 일부가 정규직으로 전환되면서 사원급이 신설되어 계약직 1등급 및 2등급 직무 일부가 사원급에 편입되었고, 원고들은 공개채용절차를 거쳐 그 사원급으로 채용되었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위 정규직 전환 당시 여러 차례 정규직전환심의위원회와 이사회 등을 거쳐 각 계약직 직무의 내용과 전환 사유, 난이도 등을 분석하여 전환 대상 직무를 선정하고, 계약직 직무 중 일부는 기존의 일반직 주무급에 준하는 것으로, 일부는 그에 미달하는 것으로 평가하여 위와 같이 직급 체계를 개편하였다. 특별히 인사재량권의 일탈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을 만한 표지로서 절차적, 실체적 위법사항도 발견되지 않는 이상, 위와 같은 직급 체계 개편의 경위와 절차 및 그 내용은 사원급 직무의 난이도나 그에 따른 책임 등이 주무급 직무와는 구별된다고 볼 만한 사정이 된다.
채용절차
앞서 본 것처럼 2019년과 2020년 공개채용 당시 사원급과 주무급의 채용절차에 상당 부분 같은 전형이 포함되어 있었기는 하나 그것이 완전히 동일하지는 않았다. 주무급의 경우 사원급의 실무면접과 달리 실무역량평가가 실시되었는데, 을 제7 내지 10, 1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실무역량평가의 경우 실무면접 외에 실무역량과제가 부과되었고, 그중 실무역량과제가 실무면접보다 배점이 높았고 평가항목도 차이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원고들은 사원급의 실무면접 당시 실무역량평가와 동일하게 과제수행평가가 진행되었다고 주장하나 위 주장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고, 오히려 을 제15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2019년 공개채용 당시 주무급에 대한 실무역량평가는 3~4인의 위원들이 분야별 전문성에 관하여 사전에 개발한 과제의 수행을 통해 평가된 것으로 보이고, 사원급에 대한 실무면접과정에서는 경험이나 지식에 대한 질의와 답변을 원칙으로 하고 필요에 따라 현장과제가 부과될 수도 있었던 것으로 보일 뿐이다.
원고들은 실무면접의 경우 평가항목이 역량‧태도, 경력‧경험, 조직적응력으로 세분화되어 있어 주무급보다 오히려 더 엄격한 평가가 이루어졌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주무급의 경우에도 실무면접이 실시되었고 그에 대한 배점이 있었음을 감안하면 위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고, 그렇지 않더라도 그것이 사원급과 주무급의 채용절차가 동일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되지는 않는다.
또한 원고들은 특히 2020년 공개채용에서 주무급으로 채용된 M, N이 2019년 공개채용에서 사원급으로 채용된 원고들과 동일한 채용절차를 거쳐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였다고도 주장하나 위 주장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
한편, 주무급 시험과 사원급 시험에 관한 원고들의 문서제출명령신청에 대하여 피고가 해당 문서를 제출하지 않은 사정은 있다. 그러나 피고의 문서관리규정에 따를 때 원고들이 신청한 각 문서의 보존기간은 모두 3년임을 알 수 있으므로, 그 기간이 경과한 이상 이를 들어 원고들의 주장사실을 그대로 인정할 수도 없다.
근로의 수행 내역
채용절차를 달리하였더라도 그것이 현재의 업무수행과 객관적 관련성이 없고 결과적으로 동종․유사한 업무에 종사하여 동일한 근로의 질을 가진다면 채용절차의 차이만을 이유로 임금 및 근로조건에서 차별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 앞서 든 증거들에 따라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들이 주무급과 동종‧유사한 업무에 종사하였음이 증명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미래교육기획부 및 그래픽디자인부의 2019년 내지 2021년 각 업무분장표에 기재된 원고들의 업무 내용이 주무급의 업무와 완전히 동일하지는 않다. 특히 원고 A이 속하였던 미래교육기획부의 경우 각 총괄 업무에 해당하는 원격교육지원공공플랫 폼사업 예산, 고교강의사업 학습 질문‧답변(Q&A) 서비스, 본부 예산 및 행정, 고교강의사업 예산, 교육멘토링 사업 운영, 원격교육연수원(교원대상) 사업 운영, 고교강의사업운영, 고교강의 및 교육콘텐츠 사업 관리(CM), 정보통신기술(ICT)사업운영 업무가, 원고 B이 소속되었던 그래픽디자인부의 경우 외주 컴퓨터그래픽 검수, 그래픽 제작용 하드웨어 관리, 콘텐츠 연구 및 개발 업무가 각 주무급 이상에게만 배정되었다.
반면 원고들에게 배정된 업무 중에는 다른 근로자에게 배정된 업무를 포함하여 전체적으로 업무를 기획하거나 총괄하는 업무는 없었고, 다른 주무급 이상의 근로자들이 원고들의 업무에 대한 기획‧총괄 업무를 담당하였다고도 보인다(원고 A은 사원급으로 배정받은 업무가 계약직이었을 때의 업무와 다르다거나 기획‧총괄에 해당하는 업무를 수행하였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갑 제35, 36, 37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위 주장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앞서 살핀 정규직 채용 경위를 고려할 때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
아울러 미래교육기획부와 그래픽디자인부의 각 업무분장표에 기재된 업무의 내용과 구성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에게 배정된 업무 중 주무급 이상에게 배정된 업무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항목이라고 하더라도 협업이나 지휘‧감독체계 없이 독자적인 책임과 능력으로 수행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 B이 2022. 1. 7.경 퇴사한 후 주무급이 충원된 것이 아니었고 소속부원들이 업무를 분담하다가 후임으로 계약직 1명이 고용된 것으로 보인다. 이를 고려하면 원고 B의 업무가 계약직과 유사성이 있었다고 보이기도 한다.
원고들은 주무급 이상에게 배정되는 핵심적인 업무를 자신들이 수행하였다고도 주장하나 원고들의 경력에 비추어 피고가 주무급에 상응하는 책임과 판단이 부여되는 업무를 맡겼으리라고는 단정하기 어렵고, 원고들의 주장사실을 뒷받침할 만한 다른 증거가 부족하다. 설령 실제로 원고들에게 상당한 업무능력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에 따른 성과의 평가와 보상이 문제될 뿐, 구조적으로 사원급과 주무급의 업무가 사실상 동일하다고 볼 만한 사정이 되지는 못한다.
미래교육기획부에서 사원급이 담당한 업무가 주무급이 담당한 업무와 동일하였다는 원고들의 주장사실에 부합하는 듯한 갑 제13 내지 17호증의 각 기재는 피고의 반대신문권이 보장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다른 근로자들 개인의 주관적 평가에 기초한 것이어서 그대로 믿기 어렵다.
동일‧유사성 입증의 정도
주무급과 사원급을 아우르는 일반직의 직급과 보수체계에 대하여 원고들이 전부 무효를 주장하면서 주무급의 처우를 구하는 이 사건에서 다른 직급 업무와의 동일‧유사성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채용절차에서부터 업무분장 및 수행 전반에 걸쳐 장기간 직급에 따른 업무분장이 형해화되고 고착화되었다고 판단할 정도의 사정이 필요하다.
그런데 앞서 보았듯이 고용의 안정을 유도하는 정부의 정책으로 인하여 피고에 사원급의 직급이 2019년에 도입된 이래 현재까지 사원급과 주무급의 직급과 호봉 구분이 유지되고 있다.
피고의 직제규정시행세칙 제21조 제1항이 근로자에 대한 업무분장은 각 부서별로 부장이 배정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리고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2019년 공개채용 당시 경력개발 및 기관의 필요에 따라 직무순환이 가능한 이른바 ‘직무순환제’가 운영되고 있음이 고지되었던 사실(이는 2020년 공개채용에서도 마찬가지이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를 감안하면, 설령 원고들이 실제로 주무급이 이전에 수행하던 업무의 일부를 배정받았다거나, 원고들이 수행하던 업무를 주무급이 후임으로 수행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사원급이 주무급과 실질적으로 동일‧유사한 직무를 수행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사원급과 주무급의 직급 구분이 도입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고, 원고들의 주장과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그 구분이 사실상 형해화되어 명목상으로만 존재한다고 볼 정도로 실제 업무가 동일‧유사하였다고 보기에 부족하다.
불리한 처우에 합리적 이유가 인정되는지 여부에 관한 추가적 판단
앞서 본 것처럼 직급은 사회적 지위에 해당하지 않고, 사원급과 주무급은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하지 않으므로 피고가 원고들에게 차별적 처우를 하였다고 볼 수 없다. 이하에서는 원고들의 주장처럼 ‘직급’이 사회적 지위에 해당하고 사원급과 주무급이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함에도 피고가 직급을 이유로 사원급에게 불리한 처우를 하였다는 가정하에 원고들이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차별’을 받은 것인지에 관하여 나아가 살펴본다.
살피건대, 원고들의 주장과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사원급인 원고들에게 주무급보다 낮은 호봉을 책정하는 등 불리한 처우를 한 것이 합리적인 이유 없는 차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아울러 사원급과 주무급의 처우 차이가 통상 용인되는 정도를 넘어섰다고 보기도 어려워 평등원칙에 위반되거나 차별적 처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그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균등한 처우의 원칙이 종류와 구성이 같은 업무를 배정받은 노동자들 사이에 반드시 동일한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위 원칙은 사회권규약 제7조 (a) (i)에서 표현된 바와 같이 ‘동일한 가치의 노동’에 대해 동일한 임금을 지급해야 함을 의미할 뿐이다. 직종에 따른 정원과 신규채용의 자격, 호봉 산정 등에 관한 규정은 당해 사업장에서 근로자가 제공하는 근로의 성질·내용·근무형태·인력수급 상황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하여 합리적인 기준을 둔다면 같은 사업장 내에서도 직종과 직급 등에 따라 서로 차이가 있을 수 있는 것이고 이러한 기준에 따라 사용자가 정한 인사규정이 동종회사 근로자에 관한 것과 다르다거나 그보다 다소 불리하다고 하여 이를 법률상 무효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2. 2. 26. 선고 2000다39063 판결 참조).
인사권자인 사용자는 근로자의 배치와 관련하여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상당한 재량을 가진다. 업무상의 필요란 어떠한 근로자를 배치시키는 것이 적절할 것인가 하는 인원선택의 합리성을 의미하고, 여기에는 업무능률의 증진,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 근로자 간의 인화 등의 사정도 포함된다(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0다52041 판결, 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0두20447 판결의 취지 참조). 동일한 직무를 배정받는 근로자들이라고 하더라도 실제 수행할 업무의 범위나 난이도, 자격이나 능력에 따른 업무성과, 그에 따른 책임 등에 차이가 있다면 이를 기초로 직원들 간 처우를 달리하는 것은 사용자의 인사권과 재량 범위 내에서 당연히 허용된다. 업무수행능력이나 업무성과의 경우 근로의 내용과 형태에 따라 다르기는 하나 사용자 입장에서 이를 정량적으로 측정하여 평가하는 것은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요하는 것이고, 객관성을 담보하기도 어렵다. 그에 따라 업무와 관련된 자격 요건 등을 바탕으로 근로자들에게 서로 다르게 적용될 직급을 미리 설정하여 그 직급으로 업무수행능력 등에 대한 실증적 평가를 대체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기업문화, 특히 근로자의 고용보장을 통해 중립성과 독립성을 어느 정도 보장하려는 공무원이나 공기업 임직원의 경우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방식이다. 이를 감안할 때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직급에 따른 호봉 등 처우의 차이가 일률적으로 차별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앞서 본 것처럼 피고는 비정규직 일부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일반직 직급에 사원급을 신설하였고, 그 전환 과정에서 원고들이 2019년 공개채용을 통해 사원급으로 채용되었으며, 그중 원고 A은 2016. 2.경부터 2018. 2.경까지 피고에 계약직으로 근로를 제공한 바 있기도 하다. 또한 그 후 피고의 2020년 공개채용에서는 신입직을 포함하여 전원이 주무급으로 채용된 사실에 대하여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러나 피고는 2020년 당시에는 2019년과 다른 인력수급조건에서 경영상의 필요에 따라 주무급 직무를 수행할 신입직을 채용하였다고 주장하고 있고, 그와 같은 각 직급의 선발 및 인원배치 역시 피고의 인사재량권에 속하는 사항이다. 2021년 이후 현재까지 계속 사원급이 새로 채용되지 않고 주무급만 채용되었다고 볼 만한 다른 증거도 없는 이상, 사원급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한시적으로 설정된 직급에 불과하다거나 계약직 1등급 및 2등급에 해당하던 직무가 기존에 비정규직이었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정규직보다 불리하게 처우하기 위해 그 난이도 등을 저평가하여 사원급으로 편입시켰다고는 보기는 어렵다.
피고에서 계약직으로 근무하던 근로자들의 입장에서는 2019년 공개채용을 통해 정규직으로서 기존보다 안정되고 상향된 처우를 받을 기회를 얻게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계약직을 정규직으로 편입하는 대신, 배정된 업무수행에 관하여 저임금 등 불리한 근로조건을 고착화시키는 것으로 볼 만한 사정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계약직에 해당하던 종전 직무들이 정규직 중에서도 사원급이 아닌 주무급에 상응한다고 보아 피고로 하여금 추가적인 처우 상향을 해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평가하는 것은 보다 신중해야 한다. 이는 앞서 보았듯이 근로기준법 제6조에 위반하여 차별적 처우를 하는 경우 사용자를 형사처벌하도록 규정되어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더욱 그러하다.
피고의 직제규정 제9조 제5항, 인사규정 제34조 제1항, 제38조의2 제1항, 제39조, 제39조의3, 인사규정 제4조 제3항 , 보수규정 제3항 제2항 , 제15조 제1항 , 제17조에 따르면 사원급의 초임호봉은 학력과 무관하게 1호봉(계약직 1등급의 경우) 또는 4호봉(계약직 2등급의 경우)으로 책정되어 12호봉에 이를 때까지 근속하거나 5년간 근속한 후 업무능력을 인정받은 후 특별승급을 거쳐야 비로소 고등학교 졸업 학력의 주무급 초임호봉인 1호봉으로 획정될 수 있다. 이는 주무급에 미달하는 근로자들, 특히 원고들과 같이 전문대학교 이상 졸업 학력을 가진 사원급의 입장에서 주무급으로 처우받는 것과 달리 다소 불합리한 면이 있음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앞서 살핀 것처럼 직급 체계의 설정과 그에 따른 근로자 배치는 인사재량권에 속할 뿐만 아니라 사원급이 도입된 후 2020. 12. 24. 기존의 호봉 및 승급체계에 비해 사원급의 처우가 개선되었다. 피고가 그 난이도나 책임 등의 면에서 사원급의 직무를 주무급의 직무보다 낮게 평가‧책정하여 직급을 구분하고 있고, 자의적으로 사원급과 주무급의 직무를 배정하여 직급을 형해화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이상, 위와 같은 직급 체계에 따른 호봉 등의 차이 정도가 과다하여 수정을 요하는지는 별론으로 원고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주무급과 사원급의 직급과 호봉 차이를 무효화할 정도로 피고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다르게 취급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설령 사원급인 원고들에 대한 업무 배정이나 수행 지시가 주장과 같이 헌법, 사회권규약,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업무분장의 개편 등을 통해 사원급에 합당한 업무로 재편하는 것을 넘어서 곧바로 원고들을 사원급이 아닌 주무급으로 인정하여 그에 따른 급여 등 반대급부를 지급해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만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즉, 피고가 보수체계 또는 직급 체계를 개편함으로써 사원급과 주무급의 처우 차이를 개선하는 것을 넘어서, 원고들과 같은 사원급의 직무성과를 다시 객관적으로 분화하여 평가함으로써 적절한 직급이나 호봉에 위치시켜줘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는 없다.
소결론
이상에서 살핀 바와 같이 직급은 사회적 지위에 해당하지 않고, 피고의 사원급이 주무급과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한다고 볼 수 없으며, 그렇지 않더라도 원고들이 사원급으로서 불리한 처우를 받은 데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피고가 직급을 이유로 사원급인 원고들을 주무급에 비하여 불리하게 처우함으로써 평등원칙을 위반하거나 헌법, 사회권규약, 근로기준법이 금지하는 차별적 처우를 하였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도요(재판장) 김해마루 조영민
사건정보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판결
사건
2021가합72508
판결선고
2023. 12. 8.
의정부지방법원고양지원
제1민사부
판결
별지
각주1) 갑 제5, 6호증의 내용은 각각 을 제5, 7호증의 일부이다.
각주2)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본문: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성별, 종교, 장애, 나이, 사회적 신분, 출신 지역(출생지, 등록기준지, 성년이 되기 전의 주된 거주지 등을 말한다), 출신 국가, 출신 민족, 용모 등 신체 조건, 기혼ㆍ미혼ㆍ별거ㆍ이혼ㆍ사별ㆍ재혼ㆍ사실혼 등 혼인 여부, 임신 또는 출산, 가족 형태 또는 가족 상황, 인종, 피부색,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형의 효력이 실효된 전과, 성적 지향, 학력, 병력 등을 이유로 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말한다.
각주3) 원고들은 소장에서는 같은 직종의 선임급과 주무급의 업무를 동일하게 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가 그 이후 준비서면에서는 원고들보다 나중에 입사하였거나 먼저 입사한 주무급들의 이름을 거론하고 있다.
각주4) 주무급 F과 동명이인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