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이 사건 공소사실
피고인은 성남시 분당구 B 단독주택 계단 타일 공사를 맡아 별도의 사업자 등록 없이 근로자를 고용하여 공사를 시공한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하고,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공사 현장에서 2022. 8. 17. 타일 기공으로 근로하고 퇴직한 근로자 C의 임금 165,000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그 지급 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만한 근거가 있는 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될 것이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기록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즉, ① 구인공고(증거기록 17쪽)의 내용을 보면, 피고인은 2022. 8. 17. 하루 안에 실외 계단 타일 시공 작업을 마무리 할 수 있는 기공과 조공을 팀으로 구했던 것으로 보이는바, C은 타일공으로서, D은 보조로서 위 공고에 응해 작업을 시작한 것이므로, 피고인과 C 사이 법률관계에 도급적 성격도 가미되어 있다고 보아야 하는 점, ② 그런데 사건 당일 오전 동안 일이 제대로 진척되지 않았고, 이에 C은 점심시간에 현장에 온 피고인에게 하루 안에 작업을 완료할 수 없다고 말하였는바, 당시 현장에서 C과 함께 작업을 한 D을 법정에 증인으로 나와 C이 일을 잘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늘 안에 끝낼 수 있는 작업이지만 내일까지 끌고 가겠다고 말하면서 쉬는시간도 많이 가졌다고 진술하였으므로, C이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아 임금을 줄 수 없다는 피고인의 변소도 일정 부분 수긍할 면이 있는 점, ③ 피고인은 처음 일을 시작할 때 지시를 한 이후 점심시간까지 나타나지 않았으므로, 작업과정에서 피고인이 온전히 사용자로서 지휘, 감독을 하였다기보다는 해당 작업을 C에게 상당부분 일임했다고 볼 수 있는 점, ④ D은 다음 날 다른 기공과 함께 하루 만에 실외 계단 타일 시공 작업을 마무리했고, 다른 기공이 전날 작업한 것을 보고는 이건 기공 수준이 아니라고 말하였다고 진술하였으므로, 하루 안에 끝낼 수 있는 작업이 아니었다는 C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고, C이 근로자로서 근로의무를 다하였는지도 의심이 가는 점, ⑤ 구인공고에는 일당이라는 표현 없이 작업일이 하루임을 전제로 작업내용과 함께 33만 원이 기공에 대한 보수로 책정되어 있으므로, 일의 완성 여부나 그 수준과 관계없이 무조건 위 33만 원을 보수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 ⑥ 이처럼 예정되었던 작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상태로 중단된 상황에서, 구인공고상 근무시간이 특정되어 있지 않고, C이 오전동안 작업한 기성도도 확인할 수 없으며, 일의 완성을 전제로 지급하기로 한 보수일 여지도 있으므로, 미지급 보수액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애초에 약정한 일당의 1/2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는 점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인이 C에 대한 임금 지급의무의 존부나 그 범위에 관하여 다툴만한 근거가 있다고 볼 수 있고, 결국 피고인이 C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의하여 무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아니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지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