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원고의 주장
주위적으로, 원고는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C(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에서 근로자로 재직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회사의 공동대표이사인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의 근무기간인 2020. 8.부터 2023. 2.까지 미지급한 임금과 퇴직금의 합계인 154,976,00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예비적으로, 피고는 2022. 2. 28. 이 사건 회사 자금 7억 원을 횡령하였다. 또한 피고는 2023. 2.경 마치 이 사건 회사가 피고에게 금전채무를 부담하는 것처럼 가장하여 이 사건 회사 소유 토지에 피고 명의로 근저당권을 설정하고 그 설정비용 약 1,750만 원을 이 사건 회사 자금으로 지급하는 횡령·배임 행위를 저질렀다. 피고의 위 행위로 이 사건 회사가 지급불능 상태에 이르러 원고에게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판단
임금 및 퇴직금 청구에 관하여
근로기준법상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를 지는 사용자라 함은 실질적으로 근로자가 제공하는 노무에 대하여 보수를 지급할 의무를 지는 자를 말하는 것이고, 그러한 관계에 있지 않다면, 근로기준법 기타 다른 법률 등에 의하여 사용자로 취급되는 경우가 있다고 하여 근로기준법상의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까지 진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7. 3. 30. 선고 2004다8333 판결 등 참조).
다음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3, 6, 14, 18, 21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 원고는 2020. 8.경부터 2023.2.경 사이에 이 사건 회사에서 전무 내지 본부장으로 근무하였다. ㉯ 피고는 2020. 9.10. 이 사건 회사의 공동대표이사로 취임하였다가 2023. 2. 9. 사임하였다.
위 2)의 사실에 의하면, 원고와 이 사건 회사 사이에 실질적인 근로관계가 성립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실질적인 근로관계가 있어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를 부담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이 사건 회사의 공동대표이사인 피고가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에 따른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로서 사용자로 취급되는 경우가 있다고 해서 원고에 대하여 민사상의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까지 부담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회사가 외형상으로는 법인의 형식을 갖추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그 법인격의 배후에 있는 피고가 이 사건 회사의 독립성을 무시한 채 회사의 재산을 유용하는 등으로 원고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를 면탈하기 위하여 법인격을 남용하였으므로, 법인격이 부인되어 피고가 원고에게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회사의 법인격이 형해화 되었다거나, 피고가 이 사건 회사에서 지배적 지위에 있음을 기화로 이를 이용하여 법인제도를 남용하는 행위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에 관하여
일반적으로 채권에 대해서는 배타적 효력이 부인되고 채권자 상호 간 및 채권자와 제3자 사이에 자유경쟁이 허용되므로 제3자에 의하여 채권이 침해되었다는 사실만으로 바로 불법행위가 성립하지는 않는다(대법원 2021. 6. 30. 선고 2016다10827 판결 참조). 제3자가 채무자의 책임재산을 감소시키는 행위를 함으로써 채권자로 하여금 채권의 실행과 만족을 불가능 내지 곤란하게 한 경우 채권의 침해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있겠지만, 그 제3자의 행위가 채권자에 대하여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하기 위하여는 단순히 채무자 재산의 감소행위에 관여하였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제3자가 채무자에 대한 채권자의 존재 및 그 채권의 침해사실을 알면서 채무자와 적극 공모하였다거나 채권행사를 방해할 의도로 사회상규에 반하는 부정한 수단을 사용하였다는 등 채권침해의 고의·과실 및 위법성이 인정되는 경우라야만 한다(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8다81534 판결 등 참조).
갑 제10, 24, 26, 29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회사의 은행계좌에서,2022. 2. 28. 피고의 계좌로 7억 원이, 2023. 2. 9. D 법무사의 계좌로 17,437,940원이 각각 송금된 사실, 이 사건 회사 소유의 충북 진천군 E 토지에 관하여 2023. 2. 10. 근저당권자 피고 명의의 채권최고액 2,968,000,000원의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마쳐진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 2)의 인정사실 및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의 이 사건 회사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 채권의 존재를 알면서 이를 침해하려는 의도로 이 사건 회사를 지급불능 상태로 만들었다거나, 이에 관한 고의·과실 및 위법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지예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