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13. 8. 22. 선고 2013초기945 판결

2013

주문

원심판결

중 공소기각 부분 및 배상명령신청 각하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3년 2월에 처한다.

배상신청인의 배상명령 신청을 각하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사실오인(2011고단2038 부분)

피고인은 주식회사 I(이하 ‘이 사건 장례식장’이라 한다)의 경영권을 인수함에 있어, 대체담보의 제공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나 인수 약 4개월 전 법원에 회생신청을 했었다는 사실 및 채권자인 J은행에서 장례식장의 대출금을 이미 악성채권으로 분류하였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피해자 B와 장례식장의 인수계약을 체결하였음에도, 이를 피고인이 모두 알고 있었다는 전제하에 피고인의 편취범의를 인정하여 사기죄를 유죄로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2)

법리오해(2011고단2038 부분)

사기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피고인이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여야 하는바, 피고인이 이 사건으로 인하여 취득한 재산상 이익은 피해자로부터 인수한 장례식장의 주식이라고 할 것인데, 당시 장례식장은 적자여서 피고인이 인수한 주식의 가치가 전혀 없으므로 피고인이 실제로 취득한 이익이 없음에도, 피고인에게 사기의 기수를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기죄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3)

양형부당 : 원심의 선고형(징역 3년)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나.

검사

(1)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무죄 부분)

사기죄는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물품을 공급한 당시를 기준으로 그 편취범의 여부를 판단하여야 하는데, 피해자가 물품 공급을 중단한 이후에 발생한 차임까지도 포함하여 상계할 수 있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판결에 영향을 미친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의 선고형(징역 3년)은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

2.

판 단

가.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1)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따르면 피고인의 편취범의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즉, ① 피고인이 이 사건 장례식장을 인수함에 있어 장례식장이 부담하고 있는 약 80억 원 상당의 채무를 감당할 수 있는 경제적 능력이 애초부터 없었던 점, ② 따라서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장례식장을 정상적으로 인수하려면 금융기관으로부터 대환대출을 받는 방법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는데, 대환대출을 받기 위하여는 기존의 대출에 담보로 제공된 담보물이 그대로 유지되거나 혹은 그와 대등한 새로운 담보가 제공되어야 하는데, 기존에 담보로 제공된 부동산은 피해자의 아버지 소유의 부동산인바, 그 부동산이 피고인의 명의로 대환대출이 성사된 이후에도 계속하여 피고인을 위하여 담보로 제공되리라는 것은 기대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고, 그렇다면 결국 피고인이 그와 대등한 새로운 담보를 제공하여 하여야 비로소 대환대출이 가능하였을 것인데, 피고인에게는 그러한 가치를 가진 담보물이 없었던 점, ③ 따라서 피고인 명의의 대환대출은 사실상 처음부터 불가능하였는바, 대환대출이 가능한 것으로 알았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자신의 희망사항을 피력하는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보일뿐이고, 나아가 피고인은 이 사건 장례식장을 인수하기 1년 전부터 장례식장의 인수에 따르는 여러 가지 내용을 검토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별다른 재력이 없는 피고인으로서는 대환대출의 성사여부를 가장 중점적으로 확인하고, 검토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④ 피고인은 대환대출이 성사되기도 전에 피해자에게 장례식장의 주식을 먼저 양도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는데, 이러한 요청은 이례적인 것으로서 당시 지속적인 적자에 시달리고 있던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피고인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사정을 충분히 알고서 이를 이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점, ⑤ 피고인은, 오히려 대환대출이 되지 않는다는 사정을 알았다면 이 사건 장례식장을 인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변명하나, 피고인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새로운 대환대출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확정된 후에도 피고인은 피해자를 상대로 이 사건 장례식장의 인수계약의 해제를 요구하거나 계약을 되돌리려는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장례식장의 경영을 계속 해 나아갔는바, 이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위와 같은 변명은 잘 수긍이 되지 않는 점, ⑥ 한편 피해자는, 당시 장례식장의 기획실장으로 일하고 있던 V가 피고인의 재력에 관하여 피고인이 과거 넥타이 공장을 하였고, 통장에 자금이 20억 원 가량 있으며, 지방에 건물도 있다고 설명하기에 이를 믿고 피고인과 장례식장의 양도와 관련한 접촉을 시작하였던 것이고, 만일 피고인에게 적절한 담보물이 없어 대환대출을 받을 수 없는 형편이라는 사정을 알았다면 결코 피고인과 만남을 갖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는바, 이러한 피해자의 진술이 설득력이 있는 점, ⑦ 피고인은 자신의 신용등급이 9등급이어서 대환대출이 되지 않으므로, 신용등급이 6등급인 피고인의 딸 명의로 이 사건 장례식장을 인수하였는데, 그와 같이 낮은 신용등급에 있는 피고인이 대환대출이 쉽게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지는 점, ⑧ 피고인은 노인병원이 회생신청을 한 사실을 알았다고 인정하는바, 이때 노인병원의 매출과 밀접한 관련을 가진 장례식장도 마찬가지로 회생신청을 하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⑨ 피해자는 양도 전 피고인에게 이 사건 장례식장의 부채현황에 대하여 모두 설명을 하여주었고, 양도 이후에 발생하는 우발채무에 대하여는 피해자가 책임지기로 약정하였는데, 피고인은 양도금액에 비하여 과소한 금액의 우발채무의 발생을 이유로 자신의 양도약정상의 잔대금 지급 채무를 이행하지 않는 것은 핑계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는 점(더욱이 피고인 우발채무라고 주장하는 것 중 피고인이 노인병원의 Y에게 임대보증금으로 9,400만 원을 지급한 것은 피고인이 장례식장의 수입원으로 가장 중요한 노인병원의 폐업을 막기 위하여 자발적으로 지급한 것에 불과하여 우발채무로 보기 어렵고, Z에게 지급하기로 한 노인병원 임차와 관련된 권리금은 이 사건 장례식장의 인수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것일 뿐만 아니라 법률상 청구 여부가 불투명한 것이며, 장례식장의 방수공사 등으로 인하여 발생한 비용은 우발채무가 아니라 양도인인 피고인이 부담해야할 장례식장 운영비용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등의 사정을 인정할 수 있고,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비록 거액의 채무가 존재하기는 하나 자산 가치가 수십억 원에 달하는 이 사건 장례식장을 인수하면서 그에 상응하는 규모의 지출을 하지 않은 채 훨씬 적은 금액으로 우선 장례식장을 인수하여 운영을 해 보면서 경영상태를 확인한 것으로 보이고, 또 장례식장을 인수·운영하면서도 공과금의 납부를 연체하고, 직원들 월급도 제때에 지급하지 않았음에도 수입만을 가져간 것으로 보이는바, 이러한 피고인에게 장례식장의 정상화에 대한 의지가 없었던 것으로 판단될 뿐이다.

따라서 피고인에게는 적어도 이 부분 범죄사실에 대하여 사기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할 수 있으므로, 편취범의가 없다는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2)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은, 자신이 취득한 이 사건 장례식장의 주식가치는 사실상 전무(全無)한 것이어서 피고인에 대하여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장례식장이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여 그 주식가치가 전무하다고 보기 어렵거니와(부채가 자본을 초과한다고 하여 곧바로 경제적 가치가 없다고 평가되는 것은 아니다), 사기죄는 기망으로 인한 재물교부가 있으면 그 자체로 피해자의 재산침해가 되어 곧 사기죄가 성립하는 것이므로(대법원 2007. 1. 24. 선고 2006도7470 판결 등)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장례식장의 경영권과 함께 물적, 인적시설을 모두 양수받아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함으로써 사기죄의 기수에 이르렀다고 할 것이므로, 이 부분 피고인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0. 3. 하순경 장례식장에서 피해자 C에게 “장례물품과 병원소모품을 공급해 달라. 공급해 주면 장례물품은 발인과 동시에 현금으로 지급하고, 병원소모품은 매월 말일에 현금으로 지급하겠다.”고 거짓말을 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피고인은 애초 장례식장을 매수할 자력이 부족하여 이전 운영자인 B에게 매매대금 중 1억 3,600만 원만 지급하고 나머지 매매대금 3억 6,400만원을 지급하지 못하는 등 자금사정이 어려워 피해자로부터 장례물품과 병원소모품을 공급받더라도 제때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그 때부터 2010. 10. 6.경까지 장례물품 15,586,845원, 2011. 1.경까지 병원소모품 7,285,850원 합계 22,872,695원 상당을 공급받아 이를 편취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 측(장례식장, 노인병원)은 위 기간 동안 위 피해자에게 위 편취금액에 상응하는 치료비 채권, 임료 및 관리비 채권을 가지고 있어, 위 각 채권을 상계하여 정산이 필요하였던 피고인에게 위 물품대금의 편취범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였다.

(3)

당심의 판단

피고인에게 피해자에 대한 채권이 인정되고,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한 잔대금채무를 이전에 피해자에 대하여 가지고 있던 위 채권으로 상계할 의사를 가지고 있었다 하더라도, 피해자가 위 채권의 존재 자체를 다투고 있는 상태에서 마치 현금으로 결제할 것처럼 기망하여 물품을 교부받은 것은 사회통념상 용인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사기죄가 성립한다(대법원 1997. 11. 11. 선고 97도2220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①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장례물품과 병원소모품을 공급해 주면 장례물품은 발인과 동시에 ‘현금’으로 지급하고, 병원 소모품은 월말에 ‘현금’으로 지급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채권 중 일부 병원비 채권이나 임료 및 관리비 채권은 피해자가 납품을 중단한 이후에 발생한 채권인바, 물품 공급 당시 피해자로서는 피고인이 그와 같이 장래에 발생할 채권으로 이 사건 물품대금 채무와 상계할 것을 당연히 예상하고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③ 피고인이 주장하는 채권의 내용에 대하여도, 피해자는 피해자의 남편이 병원에서 근무를 하고도 급여를 제때 받지 못하는 등 별도의 채권이 있다고 주장하거나, 그밖에 차임의 액수나 관리비의 금액에 대하여도 이의를 제기하고 있어 피고인이 주장하는 채권의 존부나 범위에 대하여 다툼이 있는 점, ④ 피고인이 자백하여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피해자 O에 대한 사기 범죄사실의 범행시기와 이 사건 피해자 C의 납품공급 시기가 비슷한 무렵인 점, ⑤ 피해자는 피고인이 현금으로 지급하겠다고 하여 물품을 공급한 것이지, 만일 피고인이 물품을 공급받은 후 장래에 발생한 차임 채권 등으로 상계하겠다고 하였다면 물품공급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점 등의 사정을 인정할 수 있다.

이러한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피해자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채권에 대하여 다툼이 있는 상태에서 마치 현금으로 결제할 것처럼 피해자를 기망하여 물품을 교부받았는바, 피고인의 이러한 행위는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없는 것으로서 피고인에게 사기죄가 성립된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피고인의 피해자 C에 대한 사기의 점은 충분히 유죄로 인정할 수 있음에도, 원심은 이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말았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주장은 이유 있다.

다.

소결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고, 검사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있다.

라.

배상명령신청에 대한 판단

당심에서 이루어진 배상신청인의 배상명령신청은 피고인의 배상책임의 범위가 명백하지 않으므로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제1항 제3호, 제25조 제3항 제3호에 의하여 이를 각하하기로 한다.

3.

결 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항소는 이유 없고, 검사의 피해자 C에 대한 사기의 점에 관한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과 검사의 각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하고, 배상신청인의 배상명령 신청은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과 증거의 요지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과 이에 대한 증거의 요지는, 범죄사실에 위 제2의 나. (1)항 부분을 추가하고, 증거의 요지에 ‘「이송 전 2011고단1116」’,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피해자 C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미변제 채무가 남아있다는 취지)’, ‘1. 원심증인 C의 법정진술’, ‘1. 납품 및 입금현황, 거래명세표, AA자료’를 추가하는 이외에는 원심 판결의 해당란 각 기재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