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15. 11. 6. 선고 2014가단28855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택시운송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에 고용되어 택시기사로 재직하고 있거나 퇴직한 사람들이다.

나.

피고는 원고들이 소속된 H노동조합 I분회(이하, 'I분회'라고 한다)와 사이에 2004년도 임금협정을 체결하였는데, 소정근로시간을 월 226시간, 최저 하한선 수입금(이하 '사납금'이라고 한다)을 1일 130,000원으로 합의하였다.

다.

피고는 I분회와 사이에 2007. 6. 15.경부터 같은 해 7. 12.경까지 7회에 걸쳐 단체협약에 관한 협상을 진행하였으나 모두 결렬되었고, 피고는 2007. 9. 28.경 I분회에게 2004년도 임금협정의 해지를 통보하였고, 그로부터 6월이 경과한 2008. 3. 31.경 2004년도 임금협정은 실효되었다.

라.

한편, 2010. 5. 13. 피고 소속 근로자 과반수로 구성된 J노동조합이 설립되었다.

마.

(1) 피고는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의 '일반택시 운송사업에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는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으로 한다.'는 규정이 2010. 7. 1.부터 시행됨에 따라 근로자들의 운송수입금에서 사납금을 제외한 부분에 해당되는 돈은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게 되었고, 최저임금법을 준수하기 위해서는 임금협정을 변경하는 것이 불가피하게 되자, 2010. 6. 9.경부터 2010. 6. 23.경까지 J노동조합과 임금협상을 진행하면서 위 규정의 시행으로 인하여 사납금을 인상하는 것이 불가피함을 설명하였다.

(2)

J노동조합은 2010. 6. 말경 전체 근로자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하였는데(이하 '이 사건 설문조사'라 한다),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3)

이 사건 설문조사에는 전체 근로자 86명 중 48명이 참여하였고, 그 중 46명은 근로시간을 조정하는 것으로 현재 수준의 임금체계를 유지하기를 희망하였다.

바.

이에 따라 피고와 J노동조합은 2010. 6. 30. 2010년 임금협정을 체결하였고, 이후에도 2011년, 2012년, 2013년 각 임금협정을 체결하였는바, 그 중 이 사건과 관련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제1호증 내지 갑제3호증, 갑제7호증, 갑제10호증, 을제48호증(일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 및 판단

가.

원고 주장의 요지

2004년 임금협정에는 원고들의 소정근로시간이 월 226시간이었는데, 2010년 임금협정에서 월 76시간으로, 2011년, 2012년 각 임금협정에서 월 126시간으로, 2013년 임금협정에서 월 87시간으로 각 단축하였는바, 위 2010년, 2011년, 2012년, 2013년 각 임금협정은 원고들의 실질적인 근로시간에 변함이 없었음에도 개정된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회피하여 근로자들의 최저임금을 잠탈할 목적으로 체결된 것이므로 최저임금법 제6조에 반하여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종전의 임금협정인 2004년 임금협정에서 약정한 소정근로시간인 월 226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한 미지급 최저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협약자치의 원칙상 노동조합은 사용자와 근로조건을 유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뿐만 아니라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노사 간의 합의를 무효라고 볼 수 없고 노동조합으로서는 그러한 합의를 위하여 사전에 근로자들에게서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을 필요가 없다. 그러나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 목적을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러한 합의는 무효라고 보아야 하고, 이때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였는지는 단체협약 내용과 체결경위, 협약체결 당시 사용자 측 경영상태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9두7790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든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택시운송사업의 특성상 택시운전종사자는 차고지에서 배차를 받은 순간부터 차량을 반환할 때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사업장 밖에서 보내게 되고 정해진 노선이 없는 상태에서 스스로 운행 여부, 운행시간, 운행장소를 결정하기 때문에 사용자는 근로자의 근로 여부를 지휘․감독할 방법이 없고, 운행기록장치 등에 기록된 출고․입고시간, 주행시간, 영업시간 등의 내용만으로는 근로자들이 실제로 근로한 시간을 알기 어려운 점, ② 택시의 과잉공급, 대중교통 환승할인, 유가 상승 등으로 인하여 택시업계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2010. 7. 1.부터 최저임금법에 따라 생산고에 따른 임금은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게 되어, 피고로서는 소정근로시간을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납금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던 점, ③ 그런데 위와 같이 시행된 최저임금법에 따라 고정급 상승을 위하여 불가피하게 사납금을 인상하는 방안에 관하여, 피고 소속 근로자들은 실제 수입이 오히려 감소할 가능성 등을 이유로 강한 부담을 느끼고 있었고, 피고와 노동조합은 노사 양측의 이익을 위하여 소정근로시간을 줄이면 사납금 인상 범위를 줄일 수 있음을 명확히 인식하고, 자발적이고 진정한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을 줄이는 방안에 합의한 점, ④ 이에 따라 피고와 J노동조합은 2010년 임금협정을 체결하면서 1일 사납금을 130,000원에서 118,000원으로 인하하였고, 이후 각 임금협정에서 1일 사납금을 168,000원으로 인상하였다가, 다시 145,000원으로 인하하는 등 사납금의 인상을 최대한 억제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⑤ 위와 같이 소정근로시간을 줄이는 대신 사납금의 급격한 인상을 막음으로써 근로자들이 직접 취득할 수 있는 사납금 초과 운송수익금은 크게 변하지 않았고, 결국 위와 같은 소정근로시간 단축이 전체적으로 근로자인 원고들에게 불리하게 변경되었다고 볼 수 없는 점, ⑥ 최저임금법 제6조의 취지가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도록 함으로써 고정급여를 높여 택시운전종사자의 수입을 안정시키는데 있다고 하더라도, 소정근로시간 감축을 그 자체로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피하기 위한 탈법적 수단으로 단정하여 택시운송종사자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하여 자발적인 의사로 소정근로시간을 감축함으로써 고정급여의 비율을 낮추는 것까지 무효라고 볼 것은 아닌 점, ⑦ 노사 모두 각자의 이익을 합리적으로 교량한 후 종전 임금구조를 그대로 둔 채 최저임금법의 규정에 반하지 않는 한도에서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명시적으로 합의하였다면, 그 결과가 전체적으로 근로자들에게 불리한 것이라고 볼 수 없는 한 그 합의는 존중되어야 할 것인 점 등에 운송수입 전액관리제가 이루어져 택시회사의 운송수입금 전액에 대한 관리가능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이상 소정 근로시간의 조정을 통한 임금 산정이 불가피한 택시업계의 현실을 보태어 보면, 개정된 최저임금법 시행 이후에 체결된 임금협정에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였다는 사유만으로는 이러한 임금협정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 목적을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거나, 최저임금법을 위반하여 무효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2010년, 2011년, 2012년, 2013년 각 임금협정이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홍은숙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