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를 모두 각하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시정지시의 경위
원고는 의정부시 C에서 노인요양시설 D요양원을 운영하고 있다. 원고는 2017. 8. 1. B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B는 그 무렵부터 2018. 7. 31. 까지 위 D요양원에서 근무하였다.
피고 소속 근로감독관 E은 2018. 8. 2. 원고에 대한 근로감독을 실시한 후, 2018. 8. 3. 원고에게 "2018. 8. 24. 까지 B에 대한 2018년 근로자의 날 휴일근로 가산수당 30,120원을 지급하라. "는 내용의 시정지시(이하 '이 사건 시정지시'라 한다)를 하였다.
이후 B는 피고에게 원고가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연장 야간근로수당을 체불하였다는 이유로 진정을 제기하였고, 피고 소속 근로감독관 F은 2018. 9. 3. 과 2018. 10. 29. 원고와 B에 대한 대질조사를 진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8, 9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피고의 본안전 항변요지
피고는 원고에게 미사용 연차수당(연차유급휴가미사용수당)을 지급하라는 시정지시를 한 적이 없고, 휴일근로 가산수당을 지급하라는 이 사건 시정지시는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소는 처분이 없거나 처분이 아닌 것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부적법하다.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이 사건 소는 제소기간이 도과하여 부적법하다.
관계 법령 등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판단
미사용 연차수당을 지급하라는 시정지시가 있었는지 여부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미사용연차수당을 지급하라는 시정지시를 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다. 원고는 피고가 발급한 체불임금등·사업주 확인서 등을 제출하면서 시정지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1) 체불임금등·사업주 확인서는 원고가 체불한 임금 등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내용의 문서일 뿐, 원고에게 어떠한 의무의 이행을 지시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아니하므로, 이를 시정지시라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시정지시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되는지 여부
행정청의 어떤 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는 추상적·일반적으로 결정할 수 없고, 관련 법령의 내용과 취지, 그 행위의 주체·내용·형식·절차, 그 행위와상대방 등 이해관계인이 입는 불이익과의 실질적 견련성, 법치행정의 원리, 당해 행위에 관련된 행정청과 이해관계인의 태도 등을 참작하여 구체적·개별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
행정청 내부에서의 행위나 알선, 권유, 사실상의 통지 등과 같이 상대방 또는 기타 관계자들의 법률상 지위에 직접적인 법률적 변동을 일으키지 아니하는 행위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아니다(대법원 2015. 3. 12. 선고 2014두43974 판결 등 참조).
근로감독관집무규정 제21조 제1항 본문은 "근로감독관은 사업장감독 결과 확인된 위법사항에 대하여는 [별표 3]의 위반사항 조치기준에 따라 처리하고 본부에서 위반사항과 조치해야 할 내용 등을 고려하여 별도의 조치기준이 시달된 경우에는 이에 따른다. "고 규정하고, [별표 3]은 "사용자가 근로기준법 제56조를 위반할 경우 사용자에게 시정기간을 14일 이내로 정하여 시정지시를 한다.
사용자가 기한 내에 시정완료하면 내사종결하고, 기한 내에 시정하지 아니하면 범죄인지 보고 후 수사에 착수한다.
"
2019. 7. 12. 자 참고서면고 규정하고 있다.
근로감독관집무규정 제21조 제1항 본문, [별표 3]에 의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시정지시는 행정청이 일정한 행정목적을 실현하기 위해서 사인 등 상대방에게 지도·권고·조언 등의 방법으로 일정한 행위를 하도록 유도하는 행위로서 그 자체로 일정한 법적 효과의 발생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다만 상대방의 임의적인 협력을 통하여 사실상의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비권력적 사실행위인 행정지도(행정절차법 제2조 제3호)에 해당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근로기준법 등 관계 법규명령 어디에도 근로감독관에게 근로기준법 제56조를 위반한 사용자에 대하여 범죄인지에 앞서 우선적으로 시정지시를 하도록 하는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고용노동부는 무분별한 범죄인지로 전과자를 양산하는 것보다는 사용자에게 스스로 위법사항을 시정할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사용자뿐만 아니라 근로자에게도 이익이 될 수 있음을 고려하여 행정규칙인 근로감독관집무규정 제21조 제1항 본문, [별표 3]에 사용자에 대한 범죄인지에 앞서 사용자 스스로 위법사항을 시정할 수 있도록 사용자에게 시정지시를 하게끔 규정한 것이다. 따라서 근로감독관집무규정 제21조 제1항 본문, [별표 3]에 따른 시정지시는 사용자에게 스스로 위법사항을 시정할 기회를 부여하며 사용자의 임의적인 협력을 구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지 않다.
비권력적 사실행위인 행정지도의 개념적인 특징은 '상대방의 임의적인 협력'을 구하는 데에 있으므로, 상대방이 임의적인 협력을 거절하여도 그것을 이유로 제재를 가하여서는 아니 된다. 따라서 만일 원고가 이 사건 시정지시를 따르지 않을 경우 피고가 원고에게 제재를 가할 수 있다면 사실상 원고에게 그에 따를 의무를 부과하는 것과 다를 바 없게 되므로, 그러한 경우에는 이 사건 시정지시가 행정지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게 된다. 그러나 관계 법령 어디에도 원고가 이 사건 시정지시를 따르지 않을 경우 피고가 원고에게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109조에 의한 처벌은 근로기준법 제56조 위반에 대한 제재이지 이 사건 시정지시 불응에 대한 제재가 아니다. 따라서 시정지시를 이행하지 아니할 경우 수사가 진행되어 사법처리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시정지시 불응에 대한 제재라고 볼 수는 없다.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연장근로·야간근로·휴일근로 수당을 지급할 의무는 근로기준법 제56조에 의하여 곧바로 발생하는 것이지 근로감독관집무규정 제21조 제1항 본문, [별표 3]에 따른 이 사건 시정지시에 의하여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이 사건 시정지시로 원고의 법률상 지위에 어떠한 변동이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비권력적 사실행위인 행정지도에 해당하는 이 사건 시정지시는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
소결론
결국 원고가 취소를 구하는 미사용 연차수당을 지급하라는 시정지시는 부존재하고, 휴일근로 가산수당을 지급하라는 이 사건 시정지시는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따라서 이에 대한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이러한 이유로 이 사건 소를 각하하는 이상, 제소기간 도과 여부에 관하여는 따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여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규연(재판장) 이태경 정왕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