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19. 10. 30. 선고 2019가단100103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29,810,000원 및 이에 대한 2019. 1. 11.부터 2019. 10. 30.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1/5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전제되는 사실관계

가.

원고(남, C생)는 2015. 1. 1. 피고와 근무기간을 1년으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피고가 운영하는 종합병원 D병원(이하 'D병원'이라 한다)의 관리과기계실에서 근무하면서 시설관리업무를 담당하였다. 원고와 피고는 2016. 1. 1. 근무기간을 1년으로 하여 위 근로계약을 갱신하였다.

나.

원고는 2016. 4.경 '약제에 내성을 지닌 녹농균 감염으로 인한 폐렴' 진단을 받고 그 무렵부터 2016. 6. 21.까지 입원치료를 받았고, 그 이후에도 상당기간 통원치료를 받았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다.

피고의 취업규칙 제65조 제1항에서 "직원의 정년은 만 58세가 되는 다음날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피고는 위 규정을 근거로 2016. 5. 31.자로 원고를 정년퇴직 처리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2, 4호증, 을 1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2.

업무상의 재해를 이유로 한 손해배상청구에 대한 판단

가.

이 부분 청구의 쟁점

원고는 D병원에서 근무하던 중 병원감염으로 인하여 '약제에 내성을 지닌 녹농균 감염으로 인한 폐렴'에 걸린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의 재해는 업무상의 사유에 따른 질병이다(다툼 없는 사실, 갑 4호증, 을 13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이에 대하여 원고가 피고에게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책임을 지우기 위해서는 사용자인 피고에게 당해 근로로 인하여 근로자인 원고의 신체상의 재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그 회피를 위한 별다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이 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0. 3. 10. 선고 99다60115 판결 등 참조).

나.

인정 사실

1)

원고가 진단받은 '녹농균 감염으로 인한 폐렴'은 대표적인 병원감염의 하나이다. 피고도 이러한 위험을 인식하고 이를 예방하기 위하여 D병원에서 근무하는 피고 소속 직원들에게 정기적으로 예방접종을 실시하였는데, 원고는 이러한 예방접종의 실시대상자에서 제외되었다.

2)

원고는 D병원의 각 수술실이나 진료실, 병실, 오폐수처리실 등 모든 장소를 드나들며 온갖 시설을 유지, 보수하는 작업을 하였다. 그 과정에서 원고는 환자의 혈액·체액·분비물 배설물 또는 이러한 물질이 함유된 탈지면, 붕대, 기저귀, 일회용 주사기 등 병원감염의 발원(發源)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접촉할 수밖에 없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3~5호증, 증인 E의 일부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1)

피고 병원의 규모와 병원감염에 대한 인식수준, 원고가 종사한 업무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는 당해 근로로 인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과 같은 질병이 발생할 수 있음을 알았다고 보인다.

2)

하지만 피고는 원고에게 발생할 수 있는 이러한 업무상 재해의 회피를 위한 안전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았다. 이와 같이 판단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앞서 보았듯이 원고는 의사나 간호사 등 의료진에 못지않게 병원감염의 위험이 높은 업무환경에서 일하였다. 그러나 피고는 의료진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병원감염의 위험이 낮은 일반 사무직 종사자에 대해서까지 폐렴 예방접종을 실시하면서도, 원고와 같은 시설관리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만 그 예방접종의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피고가 시설관리 담당 직원에 대하여 이와 같이 차별적 처우를 한 데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볼 근거를 찾을 수 없으며, 피고 또한 이에 대해서는 별다른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

라.

결론

원고가 업무상의 재해를 입은 데에는 피고의 과실이 한 원인이 되었으므로,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사고로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정신적 손해의 액수는 원고의 나이와 생활형편, 이 사건 사고의 경위, 원고가 입은 상해의 정도와 치료기간, 피고의 주의의무위반의 정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10,000,000원으로 정한다.

3.

부당해고를 이유로 한 임금 및 위자료의 청구에 대한 판단

가.

이 부분 청구의 쟁점

피고가 2016. 5. 31.자로 원고를 정년퇴직 처리한 것이 부당한지가 이 사건에서 다투어지고 있는데, 그 전제로 원고가 정년퇴직의 대상인지가 쟁점이다.

나.

원고가 정년퇴직의 대상인지 여부

피고 회사의 정년규정의 적용을 받는 정년 퇴직의 대상은 정규직 또는 무기계약직 근로자인데, 원고는 1년을 근무기간으로 정하여 고용된 기간제 근로자이므로 정년퇴직의 대상이 아니다.

1)

앞서 보았듯이 원고는 2016. 1. 1. 피고와 근무기간을 1년으로 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위 근로계약이 민법에서 정한 비진의의사표시라거나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자료가 전혀 없다.

2)

피고는 2014. 3. 3.부터 이 사건 사고의 발생일(2016. 4.경)까지 2년을 초과하여 원고를 기간제 근로자로 사용하였으므로, 원고를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제4조 제2항에 따라 무기계약직 근로자로 보아야 하고, 따라서 피고 회사의 정년규정의 적용을 받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제4호에서는 사용자가 55세 이상인 사람(「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의 고령자)과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에는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 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고는 C생으로서 55세에 도달한 날(2013. 5. 5.) 이후인 2014. 3. 3.부터 D병원에서 기간제 근로자로 근무하기 시작하였으므로(다툼 없음), 원고는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 근로자로 근무하더라도 무기계약직 근로자로 간주되지 아니한다. 그러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더구나 피고의 위 주장은 기간제 근로계약의 남용을 방지함으로써 근로자의 지위를 보장하려는 기간제법 제4조의 입법 취지에 반한다는 점에서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3)

만약 원고가 정년퇴직에 관한 피고의 취업규칙 제65조 제1항의 적용을 받는 정규직 또는 무기계약직 직원에 해당한다고 한다면, 원고와 피고 사이의 고용관계는 원고의 사직서 제출 여부에 관계없이 원고가 58세가 되는 날의 다음날인 2016. 5. 6. 당연히 종료된다. 그런데 굳이 피고가 관리부장 E로 하여금 2016. 6. 5.경 입원치료 중인 원고를 찾아가 사직일 '2016. 5. 31.', 사직사유 '정년퇴직'으로 적은 사직서를 받아 오게 한 것을 보면, 피고 역시 원고가 정년퇴직 대상자가 아님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인된다.

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2016. 5. 31.자 정년퇴직 처리가 부당한지 여부

피고가 원고와 근로기간을 2016. 1. 1.부터 2016. 12. 31.까지로 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음에도 위 계약을 준수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정년퇴직한 것으로 처리하여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종료시킨 것은 부당하다.

라.

임금의 지급의무

사용자의 부당한 해고처분이 무효이거나 취소된 때에는 그 동안 피해고자의 근로자로서 지위는 계속되고, 그간 근로의 제공을 하지 못한 것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근로자는 민법 제538조 제1항에 의하여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 여기에서 근로자가 지급을 청구할 수 있는 임금은 근로기준법 제2조에서 정하는 임금을 의미하므로,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원으로서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되고 이에 관하여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의하여 사용자에게 지급의무가 지워져 있다면 명칭 여하를 불문하고 모두 이에 포함되며, 반드시 통상임금으로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2. 2. 9. 선고 2011다20034 판결)

피고는 2016. 1. 1.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매월 기본급 1,402,065원, 직무수당 250,000원, 야간근로수당 177,546원, 면허수당 50,000원의 합계 1,879,611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 기본급뿐만 아니라 직무수당, 야간근로수당, 면허수당도 위 근로계약에 의하여 정기적이고 일률적으로 지급할 의무가 피고에게 지워져 있으므로, 이는 민법 제538조 제1항에 의하여 원고가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 받을 수 있는 임금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부당해고기간에 해당하는 2016. 6. 1.부터 2016. 12. 31.까지 월 1,879,611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 합계 13,157,277원의 범위 내에서 원고가 구하는 12,81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비록 원고가 정년퇴직 처리일인 2016. 6. 1. 이후 실업급여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고용보험법에 의한 반환명령 등의 방법으로 해결할 문제일 뿐, 피고가 지급하여야 할 임금에서 공제할 것은 아님을 밝혀 둔다.

마.

위자료의 지급의무

앞서 보았듯이 종합병원을 운영하는 피고는 기간제 근로자인 원고와의 근로계약을 종료할 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함에도 정년퇴직을 명목상 이유로 내세워 업무상 재해로 고통 받고 있는 원고를 사실상 해고하였고, 이후 이를 정당화하기 위하여 입원치료 중인 원고로 하여금 사직서를 제출하게 하였다. 이는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행위이므로, 이와 같은 부당해고는 원고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그로 인한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정신적 손해의 액수는 원고의 나이와 생활형편, 부당해고의 경위와 내용, 부당해고 당시 원고의 상황, 부당해고의 기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7,000,000원으로 정한다.

판사 권기백

각주1) 하지만 피고는 원고에게 발생할 수 있는 이러한 업무상 재해의 회피를 위한 안전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았다. 이와 같이 판단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앞서 보았듯이 원고는 의사나 간호사 등 의료진에 못지않게 병원감염의 위험이 높은 업무환경에서 일하였다. 그러나 피고는 의료진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병원감염의 위험이 낮은 일반 사무직 종사자에 대해서까지 폐렴 예방접종을 실시하면서도, 원고와 같은 시설관리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만 그 예방접종의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피고가 시설관리 담당 직원에 대하여 이와 같이 차별적 처우를 한 데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볼 근거를 찾을 수 없으며, 피고 또한 이에 대해서는 별다른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 라. 결 론 원고가 업무상의 재해를 입은 데에는 피고의 과실이 한 원인이 되었으므로,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사고로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정신적 손해의 액수는 원고의 나이와 생활형편, 이 사건 사고의 경위, 원고가 입은 상해의 정도와 치료기간, 피고의 주의의무위반의 정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10,000,000원으로 정한다. 3. 부당해고를 이유로 한 임금 및 위자료의 청구에 대한 판단 가. 이 부분 청구의 쟁점 피고가 2016. 5. 31.자로 원고를 정년퇴직 처리한 것이 부당한지가 이 사건에서 다투어지고 있는데, 그 전제로 원고가 정년퇴직의 대상인지가 쟁점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