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20. 3. 26. 선고 2019노2912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으로부터 77,300,000원을 추징한다.

위 추징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 요지

가.

검사 : 양형과경(원심 : 징역 1년 6월, 추징 1억 1,610만 원)

나.

피고인

(1)

사실오인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3, 4 기재의 일부인 2015. 3. 9.부터 2015. 12. 11.까지 계좌로 입금된 돈 3,480만 원은 취업청탁의 대가로 받은 것이 아니다.

(2)

법리오해

피고인이 수령한 돈 중 관련자에게 전달하거나 반환한 금액에 대한 추징은 부당하다.

(3)

양형과중

2.

판단

가.

직권판단

원심은 원심 판시 제1항의 범죄사실에 관하여 현행 근로기준법 제107조(법정형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 이하 본항에서 "현행 근로기준법"이라 한다)를 적용하였다. 그러나 현행 근로기준법 제107조는 2017. 11. 28. 법률 제15108호로 일부 개정되어 2018. 5. 28.부터 시행된 것이므로, 현행 근로기준법 시행 이전에 피고인이 범한 위 범죄사실에 관하여는 현행 근로기준법이 적용될 수 없고 구 근로기준법(2017. 11. 28. 법률 제15108호로 일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본항에서 "구 근로기준법"이라 한다) 제107조(법정형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가 적용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점을 간과하고 구 근로기준법 적용대상에 현행 근로기준법을 적용하여 처단하고 말았으니, 원심판결에는 형법 제1조 제1항을 위반한 잘못이 있고, 이와 같은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명백하므로 파기를 면할 수 없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도11982 판결 등 참조).

다만, 이와 같은 직권파기사유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의 사실오인과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하여 본다.

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공소사실 제1항 중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3, 4의 일부)

피고인은 2015. 3. 9.부터 2015. 12. 11.까지 F의 딸과 H의 아들을 취업시켜 준다는 명목으로 건설업자 B에게서 합계금 3,480만 원을 교부받음으로써, 영리로 다른 사람의 취업에 개입하였다.

2)

원심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B, G의 일관되고 일치된 진술과 위 B, G이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사정이 엿보이지 않는 점, F, H이 청탁 사실을 몰랐다고 하더라도 이는 범죄 성립에 영향이 없는 점, H의 아들이 재취업한 시기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금원이 F, H 자녀의 취업 청탁 대가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3)

당심 판단

(가)

살피건대,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심증인 B과 G의 진술을 그대로 취신하는 것은 부당하므로 당심에서 다시 신문하지 아니하고 증언을 배척할 수 있고, 검사가 제시하는 나머지 증거만으로는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할 수 없다.

(나)

관련 법리

구 근로기준법(2007. 4. 11. 법률 제8372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는 "누구든지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영리로 타인의 취업에 개입하거나 중간인으로서 이익을 취득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었고, 여기서 금지하는 행위 중 '영리로 타인의 취업에 개입'하는 행위라 함은 제3자가 영리로 타인의 취업을 소개·알선하는 등 노동관계의 성립 또는 갱신에 영향을 주는 행위를 말한다(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6도7660 판결 등 참조). 중간착취를 배제하는 위 규정은 전부개정된 근로기준법 제9조에 그대로 남아 있으므로 위와 같은 해석은 현재에도 유효하다.

한편, 이 사건 구 근로기준법(2017. 11. 28. 법률 제15108호로 일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107조, 제9조 위반죄가 성립하려면, 부당이득을 취업희망자한테서 직접 받을 필요는 없고 이를 대신 청탁하는 사람한테서 수령하여도 되지만, 적어도 '다른 사람의 취업과 관련하여' 이익을 취득하였음을 인정할 수는 있어야 한다.

(다)

그런데 이 사건 금원에 관한 B의 제공 동기, 능력 등에 관한 진술을 수긍할 수 없다.

①

이 사건 금원과 관련한 취업 청탁 희망자로 지목된 F, H은 'B이 피고인에게 자신들의 자녀 취업을 청탁하면서 위 돈을 지급한 사실을 알지 못한다'고 진술하였고, B은 'F는 몰랐을 수 있다'라고 진술하였다(공판기록 제160, 166, 178쪽).

하지만 B이 수평적인 관계라고 할 수 있는 동업자 F의 딸을 위하여 부탁도 받지 않고 일방적으로 돈을 줄 이유가 없다. 군청 공무원 H의 경우에 공사 수주를 위해 B이 일방적으로 피고인에게 돈을 준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실을 H에게 알리지도 않는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수긍할 수 없다(상대방에게 잘 보여 사업적인 이득을 얻기 위한 목적이라면 자신이 그러한 출연을 했다는 것을 상대방에게 알리는 것이 당연하다).

②

B은 처음 검찰 조사를 받을 당시 이 사건 금원을 포함하여 피고인에게 지급한 '돈'은 F의 딸, H의 아들 취업 청탁 명목이었고 이후 H의 딸 취업 청탁 명목으로 '땅'을 넘겨달라는 요구를 받았는데, H의 딸 취업 문제는 피고인이 자신을 따돌리고 직접 H을 만나 이야기하였기 때문에 실제로 취업이 되었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제539쪽 내지 541쪽). 이후 검찰 조사에서 이 사건 금원을 피고인에게 송금한 이유는 F의 딸, H의 아들 취업 청탁 명목이었고(증거기록 제1816쪽), 그 외에 다른 사람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면서 H의 딸은 언급하지도 않았다(증거기록 제1819쪽). 그런데 B은 원심 법정에서 F의 딸, H의 아들 취업 이후에 보낸 돈도 그들의 취업 청탁 대가였느냐는 질문을 받자 '취업할 때까지 건너간 돈은 그들의 취업 청탁 명목이었고, 이후에 건너간 돈은 H의 딸 취업 청탁 명목이었다, H 딸과 관련해서는 피고인이 돈도 요구하고 땅도 요구했다'고 진술을 바꾸었다(공판기록 제80쪽, 81, 84, 159쪽).

③

B은 F, H의 인식여부에 관하여도, 자신이 피고인에게 취업 청탁을 하면서 이 사건 금원을 지급한 것을 F, H도 알고 있다고 진술했다가(공판기록 제91쪽), H에게 이야기 한 적은 없기에 모를 수도 있는데 F의 아내는 자신이 피고인에게 돈을 보내줄 때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기 때문에 F는 모를 수가 없다고 진술을 바꾸었다(공판기록 제160, 161쪽, 다만 F의 아내가 들었다는 피고인과의 통화가 'F의 딸 취업을 위해 돈을 보낸다'는 내용은 아니었고, B은 피고인에게 수회에 걸쳐 이 사건 금원을 보낸 것인데 그때마다 F의 아내가 B과 피고인의 이야기를 들었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으므로, B의 진술은 이점에서도 설득력이 없다).

④

한편, B은 이 사건 발생시기(2015. 3. 9.~2015. 12. 11.)인 2015년 3월경 채무 3억 원이 있어 여기저기서 돈을 조달하던 재무 상태에 있었으므로, 타인을 위해 돈 3,480만 원을 출연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라)

지급된 금원의 액수와 지급시기, 명목도 명확하지 않다.

①

피고인에게 지급된 돈 3,480만 원은 다른 취업알선 사례보다 훨씬 큰 금액이고, 여러 차례 나뉘어져 지급된 점에서도 구별된다.

②

F의 딸이 취업한 때(2015. 7. 3.)와 H의 아들이 취업한 때(2015. 6. 22.) 이후로도 2015. 12. 11.까지 돈이 피고인에게 계속 지급된 점에서도 위 두 자녀의 취업알선과 관련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③

한편, B은 '피고인에게 순차로 지급한 돈 3,480만 원이 모두 F와 H 자녀의 취업알선에 관한 돈으로서, 그중 2015. 5. 15. 피고인에게 송금한 돈 600만 원 역시 같은 명목이다'라고 진술하나, 금융거래내역을 보면 B은 2015. 5. 20. L한테서 돈 600만 원을 송금받은 사실이 확인되고, L은 '사위 취업 청탁을 위해 B에게 돈 600만 원을 지급하였다'라고 진술하였으며(증거기록 제3967~3968쪽), L과 B 사이의 관계(초등학교 친구)까지 더하여보면, 총지급액 3,480만 원 중 2015. 5. 15.자 돈 600만 원은 F와 H의 자녀 취업알선에 관한 명목이 아니었던 것으로 의심할 수 있다.

④

나아가, 피고인은 건설업을 영위하던 B의 지인 G이 공사 수주를 위해 B을 거쳐 돈 2,000만 원을 건네주었는데, 그 돈이 이 사건 금원 중 일부라고 주장한다. 이에 반하여 B은 G으로부터 사업과 관련하여 돈을 받거나 이를 피고인에게 전달한 적이 없다고 진술하였으나(공판기록 제89쪽), 계좌거래내역에 의하면 G이 운영하던 회사 명의로 B에게 2015. 6. 9. 돈 1,000만 원, 2015. 6. 30. 돈 1,000만 원이 입금되고, B이 피고인에게 위 입금일로부터 근접한 2015. 6. 30. 돈 1,200만 원, 2015. 7. 20. 돈 800만 원을 송금한 내역이 확인되며(공판기록 제50, 51쪽), 위와 같이 B이 피고인에게 송금한 합계 2,000만 원은 이 사건 금원에 포함되어 있다. G과 B도, G이 자녀의 취업 청탁 명목과는 별개로 공사를 수주하기 위해 피고인에게 돈을 준 사실 자체는 인정하고 있고(공판기록 제98, 156쪽), G은 이 사건 금원과는 무관하게 B을 거치지 않고 피고인에게 직접 현금으로만 건넨 돈이 5,000만 원을 넘는다고 진술하나(공판기록 제96쪽),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인 증거는 없다.

(마)

피고인과 감정적 대립관계에 있는 B, G의 진술을 취신하기도 어렵다.

B은 피고인을 통하여 공사를 수주하기 위해 수차례에 걸쳐 돈을 건넸는데 받은 공사에서 이익을 별로 남기지 못하여 피고인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B은 이 법정에서 '피고인과 F가 나를 따돌리고 배신하였다, H이 전곡에 있는 아파트 공사를 피고인에게 주기로 했다는 말을 듣고 피고인에게 엄청나게 화를 낸 적도 있다, 피고인과 사이가 나빠져 내가 피고인에게 갑질하는 나쁜 놈이라고 하면서 커피를 뿌린 적도 있다'고 진술하는 등 피고인에 대한 악감정을 숨기지 않고 있다(공판기록 제80, 83, 90, 159쪽 등). G은 B의 오랜 지인으로, 피고인이 아들을 취업시켜주고 공사를 준다고 하여 피고인에게 상당한 금액의 돈을 지급하고 로비에 사용하라고 카드까지 주었음에도, 아들이 취업하지 못했고 공사도 받지 못해 피고인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G은 피고인에게 5,650만 원과 카드를 주었는데, 5,000만 원은 돌려받았지만 650만 원과 카드 사용액은 돌려받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피고인에 대한 B, G의 불리한 진술을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다.

피고인의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이하 '부패재산몰수법'이라 한다)이 정하는 추징은 피고인으로부터 부정한 이익을 박탈하여 이를 보유하지 못하게 함에 그 목적이 있어 그 추징의 범위는 범인이 실제로 취득한 이익에 한정되므로, 취업 청탁의 대가로 금품을 받고 그 중 일부를 받은 취지에 따라 청탁과 관련하여 다른 알선행위자 등에게 청탁의 명목으로 교부한 경우에는 그 부분의 이익은 실질적으로 범인에게 귀속된 것이 아니어서 이를 제외한 나머지 금품만을 몰수하거나 그 가액을 추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6. 14. 선고 2002도1283 판결). 다만, 피고인이 받은 금품을 소비하거나 예금하여 처분행위를 한 뒤 나중에 같은 액수의 금품을 교부자에게 반환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받은 금품 그 자체라고 할 수 없어 추징할 대상에서 반환한 금액을 공제하여야 한다고 볼 수는 없다.

원심은 피고인이 취업 청탁 명목으로 합계 1억 1,610만 원을 교부받았다는 이유로 이를 부패재산으로 보아 위 금액 전액에 관하여 추징을 명하였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그 중 이 사건 금원 3,480만 원 부분은 유죄로 인정되지 아니하고,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3 기재 현금 400만 원(2015. 6. 30.자 수수액 500만 원 중 일부)은 아래 범죄사실 제2항 기재와 같이 취업 청탁과 관련하여 채용 면접관에게 취업 청탁 명목으로 그대로 교부하였으므로 이를 피고인으로부터 추징할 수 없다.

다만, 피고인은 받은 돈 중 총 7,200만 원(L 1,200만 원, I 1,000만 원, J 1,000만 원, G 2,000만 원, K 2,000만 원<1>)을 피해자들에게 반환하였으므로 이를 피고인으로부터 추징할 수 없다고도 주장하나, 이는 피고인이 받은 돈을 일단 소비하였다가 같은 액수를 피해자에게 반환한 것으로 받은 금품 그 자체를 돌려준 것이 아니므로, 위 금액을 추징금에서 공제할 수는 없다.

3.

소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직권 파기사유가 있고 또한 피고인의 항소도 일부 이유 있으므로, 쌍방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및 제6항에 따라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다시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