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3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이 사건 근로기준법위반죄는 '취업을 방해할 목적으로 통신'을 한 경우에 성립하는 것으로서, 근로자가 취업하려는 곳에 그의 불량한 성행이나 문제점 등을 알려주는 통신을 하는 것만으로 족하고, 이에 더하여 직접적으로 '채용하지 말라'는 발언까지 할 것을 요하지 않으며, 그 통신으로 인하여 결정적으로 근로자의 취업을 방해하는 결과가 발생할 것도 요하지는 않는다. F 및 G의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이 D의 취업을 방해할 목적으로 F과 통화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음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채증법칙위반
F이 원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자필진술서(증거목록 순번 7)에 대한 진정성립을 인정하였음에도 원심은 위 자필진술서에 대한 증거신청을 기각하였는바, 이는 채증법칙에 위반된다.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포천시 B에 있는 C(합)(이하 'C'라 한다)의 상무이사로서 위 사업장의 전반적인 업무관리를 하는 자이다.
누구든지 근로자의 취업을 방해할 목적으로 비밀기호 또는 명부를 작성, 사용하거나 통신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D의 취업을 방해할 목적으로 2017. 11. 1.부터 2017. 11. 2. 기간 중 'D을 채용하지 말아 달라'라는 취지의 내용으로 E(주)(이하 'E'이라 한다) 이사 F과 통화한 사실이 있어 고소인 D의 취업을 방해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당심의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D의 취업을 방해할 목적으로 E의 이사 F과 통신하였다고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으므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
구 근로기준법(2017. 11. 28. 법률 제151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근로기준법'이라 한다) 제40조는 '누구든지 근로자의 취업을 방해할 목적으로 비밀 기호 또는 명부를 작성·사용하거나 통신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같은 법 제107조는 '제40조를 위반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각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의 문언 해석 상 '근로자의 취업을 방해할 목적으로 통신하는 행위'를 하면 그것만으로 위 범죄가 성립하므로, 통신 당시 행위자에게 근로자의 취업을 방해할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가 위 범죄의 성립 여부를 결정할 뿐이고, 행위자가 통신의 상대방에게 근로자를 채용하지 말라는 말을 직접적으로 하였는지 여부, 통신의 상대방이 이미 해당 근로자의 성행이나 문제점에 관하여 알고 있었는지 여부, 또는 그 통신으로 인하여 해당 근로자의 취업이 무산되는 결과가 발생하였는지 여부(즉 통신과 취업 무산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 등은 위 범죄의 성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D은 2017. 11. 1. C로부터 2개월의 승무정지 징계를 받고 곧바로 C에 사직의 의사를 밝힌 후 E의 이사 F을 찾아가 취업을 문의하였다. F의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진술, G의 원심 법정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은 그 무렵 E의 인사 업무를 담당하는 F에게 전화를 걸어 "C와 D 사이에 H 지역 택시승강장 영업권(이른바 '박스 영업권') 관련 문제가 있는데 그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D을 채용하지 않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취지로 말하였고, 다음날 E의 F을 찾아와 C와 D 사이에 작성한 'I 권리 및 권한에 관한 합의 각서'를 보여주며 재차 "C와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D을 채용해서 지역사회에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좋지 않은 것 같다, 같은 지역 택시회사들끼리 서로 협조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취지로 말하면서 C와 D 사이의 박스 영업권과 관련한 구체적인 분쟁의 내용을 알려주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인의 위와 같은 발언에는 'E에서 D을 채용하지 말아달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고 판단된다.
F은 피고인이 2017. 11. 1.경 전화를 걸어오기 전에 이미 C와 D 사이에 H 지역 박스 영업권과 관련한 분쟁이 있다는 대강의 사정은 알고 있었고 당시 D의 E에의 취업이 확정된 것도 아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앞서 본 바와 같이 그러한 사정은 이 사건 범죄의 성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피고인이 위와 같이 전화를 걸어오지 않았다면 F이 피고인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D과 관련한 사항을 물어보았을 것이라는 사정 역시 위 범죄의 성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포천 지역 택시의 경우 순회영업을 하지 않고 지역 별로 설치된 택시승강장(박스)에서 대기하다가 콜을 받고 손님을 태우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해당 지역에서 택시 영업을 하기 위해서는 그 지역 상주회에 일정액의 가입금을 납입하여야 하는바, C와 D 사이에 H 지역 박스 영업권을 둘러싼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D이 E에서 H 지역의 영업을 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이는 C, E 및 D 사이에 해결되어야 할 내부적인 사정에 불과할 뿐 이 사건 범죄의 성립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고 볼 수 없다.
D은 2013. 4.경부터 2017. 3.경까지 C에서 근무하다가 퇴사한 후 E에 취업하여 그 택시로 H 지역에서 영업을 한 적이 있는데, 이로 인하여 당시에도 C와 사이에 박스영업권 관련한 분쟁이 있었고, 이후 피고인은 D을 다시 채용하면서 '어느 일방의 I 탈퇴 시 그에 따른 모든 권리와 권한은 다른 일방이 갖는다. I 내 영업 행위에 E 및 J 차량이 개입될 시 모든 권리와 권한을 포기한 것으로 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각서를 D으로부터 교부받았다. 즉 D이 또다시 E에 취업하여 그 택시로 H 지역에서 영업을 한다면 과거 분쟁이 반복될 위험이 있었는바, 피고인에게는 D이 E에 취업하는 것을 막을 만한 충분한 동기도 있었다.
피고인은 당심 법정에서 "단순히 D이 E에 취업 문제로 찾아온 사실이 있는지 여부가 궁금해서 이를 확인하기 위해 F에게 전화하였고, F이 이미 D과 관련된 문제들을 잘 알고 있어서 '알겠다'고만 하고 전화를 끊었으며, D의 취업을 방해하고자 하는 말을 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지만, 이는 앞서 본 F, G의 진술과 상반되고, 달리 F과 G이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어떠한 동기도 발견할 수 없다.
결론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다시 판결한다[F이 원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자필진술서(증거목록 순번 7)의 진정성립을 인정하였음에도 원심은 위 자필진술서의 증거능력을 부정하고 이에 관한 증거 신청을 기각하였는바, 이는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으로 일응 위법하다고 판단되지만, 앞서 본 바와 같이 F의 원심 법정진술에 위 자필진술서의 내용이 충분히 포함되어 있어서 위와 같은 위법이 원심의 판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지는 않으므로, 이를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하지는 않는다].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