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20. 5. 8. 선고 2019노527 판결

근로기준법위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법리오해

D는 이 사건 공소제기 이전인 2015.6.12. 피고인에게 합의서(피고인 제출의 증 제2호증, 이하 ‘이 사건 합의서’라 한다)를 작성해줌으로써 피고인의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처벌불원의 의사를 표시하였고, 다시 이를 번복하여 처벌희망의 의사를 표시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형사소송법 제327조제6호에 따라 공소기각 판결이 선고되어야 한다.

나.

사실오인

D는 2011.3.15. C 주식회사(이하 ‘C’이라 한다)의 대표이사로 취임함으로써 근로자성을 상실하였고, 가사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C 주주총회에서 C을 해산하기로 결의한 2013.4.15. 자동으로 근로자성을 상실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D가 근로자의 지위에 있음을 전제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다.

2.

피고인의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반의사불벌죄에서 피고인 또는 피의자의 처벌을 희망하지 않는다는 의사표시 또는 처벌희망 의사표시 철회의 유무나 그 효력 여부에 관한 사실은 엄격한 증명의 대상이 아니라 증거능력이 없는 증거나 법률이 규정한 증거조사방법을 거치지 아니한 증거에 의한 증명, 이른바 자유로운 증명의 대상이나(대법원 2010.10.14. 선고 2010도5610, 2010전도31 판결 등 참조), 반의사불벌죄에 있어서 피해자가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 또는 그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의 철회는 피해자의 진실한 의사가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명되어야 한다(대법원 2010.11.11. 선고 2010도11550, 2010전도83 판결 등 참조).

그리고 형사소송법 제239조, 제237조제1항에 따르면 반의사불벌죄에서 처벌불원의 의사표시 또는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의 철회는 서면 또는 구술로써 수사기관 또는 법원에 하여야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D가 피고인에게 이 사건 합의서를 작성해주었다는 사실만으로는 피고인의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D의 진실한 의사가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수사기관 또는 법원에 표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D가 수사기관 또는 법원에 피고인의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도 발견할 수 없다. 따라서 D가 수사기관 또는 법원에 피고인의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를 하였음을 전제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327조제2호에 따라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할 수는 없는바, 이 부분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①

D는 2016.11.14.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의정부지청에 피고인으로부터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진정서를 제출하였고(증거기록 제2권 제3쪽), 2016.11.30.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의정부지청에 출석하여 진술서를 작성하였는데, 진술서의 ‘피진정인 처벌에 대한 의견’란에는 ‘지급시 처벌 원치 않음’이라고 기재되어 있다(증거기록 제2권 제12쪽). 그러나 위 ‘지급시 처벌 원치 않음’이라는 기재만으로는 D의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가 명백하게 표시되었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2.9.13. 선고 2012도3166 판결 참조).

②

한편, D는 2015.6.12. 피고인과 이 사건 합의서를 작성하였는데(공판기록 제42, 43쪽, 증거기록 제2권 제109, 110쪽), 이 사건 합의서에는 다음과 같은 조항들이 포함되어 있다. <다음 생략>

D는 위 ①항과 같은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하여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의정부지청에 제출함으로써 수사기관에 피고인에 대한 처벌희망의 의사를 표시한 이후인 2016.12.26. 피고인과의 대질 조사 과정에서 근로감독관으로부터 이 사건 합의서를 제시받고(피고인이 이 사건 합의서를 지참하고 대질 조사에 임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합의서를 작성하였지만 비용에 대한 합의서이며, 임금이나 퇴직금에 대한 합의서는 아닙니다.”라고 진술한 이래(증거기록 제2권 제23쪽),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같은 취지로 진술하였다(공판기록 제169쪽). 사정이 이와 같다면 이 사건 합의서의 존재만으로 피고인의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D의 진실한 의사가 수사기관에 명백하게 표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③

피고인은 이 사건 합의서를 작성한 이후인 2015.12.10. D에게 ‘C(주) 폐업 관련 비용’이라는 제목의 내용증명을 발송하였는데, 여기에는 “2. ① C은 귀하의 책임 하에 정리(폐업, 청산, 해산, 파산 등)하기로 약정하고 그 비용을 지원하기 위하여 본인은 귀하에게 2015.6.15. 금 천이백만 원을 지급하였습니다. ② 귀하는 또 본인 등 주주에게는 이에 관해 일체 책임이 없게 하고 어떠한 명목으로도 그 비용을 청구하지 않겠다고 약정하였습니다.”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점(증거기록 제2권 제67쪽), 피고인은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의정부지청 조사 당시 “2012년부터 사실상 영업을 하지 않고 회사를 정리하기로 하였으며, 공장이 2014. 12월에 매각처리가 되어 회사정리문제로 합의서를 작성한 것이고…(후략)….”라고 진술한 점(증거기록 제1권 제28쪽), 이 사건 합의서 제3항의 문언상 D가 피고인에게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기로 합의한 대상은 ‘비용청구’ 및 ‘손해배상 청구’로 한정되고, 여기에 비용 및 손해배상과 무관한 ‘임금 및 퇴직금 청구’까지 포함되어 있다고 해석할 수는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C의 정리비용 명목으로 D에게 1,200만 원을 지급하고 D와 이 사건 합의서를 작성한 것으로 보일 뿐, D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 지급 부분까지 염두에 두고 이 사건 합의서를 작성하였다고 보이지 않는다.

④

나아가 이 사건 합의서가 수사기관에 제출된 경위를 살펴보면, 피고인은 D가 피고인과의 위 대질 조사 당시 이 사건 합의서에 피고인에 대한 처벌불원의 의사표시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진술한 이후인 2016.12.29. 일방적으로 팩스를 이용하여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의정부지청에 이 사건 합의서를 제출한 것으로 보일 뿐(증거기록 제2권 제27 내지 32쪽), 달리 D가 이 사건 합의서에 피고인에 대한 처벌불원의 의사표시가 포함되어 있음을 전제로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의정부지청에 이 사건 합의서를 스스로 제출하였다거나 피고인에게 이 사건 합의서의 제출을 위임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발견할 수 없다.

3.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란 사용자로부터 근로의 대가를 받고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말하는 것이므로, 회사의 이사 등이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이외에 사장 등의 지휘·감독하에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라고 볼 수 있으므로, 회사의 이사직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근로자가 아니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7.11.11. 선고 97도813 판결 참조).

나.

판단

원심이 적절하게 설시한 사정들에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보태어 보면, D는 피고인에게 고용되어 2014.12.경까지 C의 근로자 지위를 유지하고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피고인의 주장처럼 D가 2011.3.15. C의 대표이사로 취임함으로써 근로자성을 상실하였다거나 C 주주총회에서 C을 해산하기로 결의한 2013.4.15. 자동으로 근로자성을 상실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같은 전제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판결에 영향을 미친 사실오인의 잘못이 없는바, 이 부분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①

피고인은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의정부지청 조사 당시 “D는 C에 예전부터 부장으로 있어서 C 상황을 잘 알고 있었고, 도급계약과 기계관리 및 회계처리를 하기 위해 남아있게 된 것이며, C의 대표이사로 있었던 G이 무보수로 있었던바 더 이상 대표이사를 못하겠다고 하여 D로 하여금 대표이사로 있으면서 본인이 보았던 일을 계속 하도록 한 것입니다.”라고 진술하였고(증거기록 제1권 제28, 29쪽), 검찰 조사 당시 “2011.3.15. 직전 대표이사 G이 대표이사직을 그만둔다고 하여 고소인에게 대표이사로 취임하라고 권유하였고 고소인이 승낙하여 등재된 사실이 있습니다.”, “저는 그때 당시 H의 상임 고문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겸업이 되지 않아 다른 사람을 대표이사로 등재시키게 된 것입니다.”라고 진술하였으며(증거기록 제1권 제105쪽), D는 “C의 실경영자는 피고인이 맞습니다.”라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제1권 제108쪽). 이러한 피고인 및 D의 진술에 의하면, D가 2011.3.15. 대표이사로 취임하기는 하였으나, 취임 경위, 업무 내용 등에 비추어, D는 C의 명목상 대표이사에 불과할 뿐, C의 실제 경영자는 피고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②

피고인이 검찰 조사 당시 “D는 C에 혼자 남아 회계, 골재 파쇄에 대한 인허가 연장, 민원 처리(비산 먼지, 오폐수 처리 등), 회사 자산인 부동산과 기계설비에 대한 관리 업무를 하였습니다.”, “회사의 운영과 관련하여 유선, 메일 등으로 보고를 받았습니다. 주로 민원처리의 비용 발생, 인허가 관련 비용 발생 등의 보고를 하면 제가 운영비 등을 지급했습니다.”라고 진술한 점(증거기록 제1권 제102, 104쪽),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2015.6.12. 작성된 이 사건 합의서 제3항에 ‘앞으로 병(C)을 정리하기 위한 자금 등을 지원하기 위해‘라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는 것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합의서가 작성된 2015.6.12.까지도 C의 정리가 완전히 마쳐진 상태가 아니었다고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D로부터 C의 운영에 관한 보고를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C이 사실상 폐업 상태여서 D가 수행한 업무가 전혀 없다는 피고인의 변소는 믿기 어렵다.

③

피고인은 2013.4.30. C, 주식회사 I(이하 ‘I’이라 한다)과 사이에 피고인은 서울고등법원 2012나52153 사건의 상고를 취하하고 I에게 위 사건 판결 주문 제1항에 기한 각 근저당권을 설정해주며, C은 위 사건의 채무 변제를 위하여 처분권 위임 대상 목적물에 대한 처분위임권 일체를 I에 위임하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를 하였다(증거기록 제2권 제48 내지 51쪽). 그 이후 I이 2014.11.19. 수신자 ‘C 대표이사 D’, 참조 ‘A(피고인)’로 하여 ‘C부지 매각에 따른 기존 합의서 실행의 건’이라는 제목의 문서를 발송하였는데, 그 내용은 C이 위 합의에 따라 I에 처분을 위임한 C 소유 부동산을 태형기업에 26억 원에 매도하기로 협의하였으니 소유권 이전에 필요한 서류를 교부하여 달라는 것이다(증거기록 제2권 제52쪽).

D는 I로부터 위 문서를 송달받은 뒤 2014.11.20. 위 문서를 촬영한 사진을 피고인의 휴대전화번호(전화번호 1 생략)로 전송한 다음, “16억 8천만 원에 처리하기로 했습니다. 매매서류를 I에 주고 보증채무는 끝내겠습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였는데, 피고인은 D에게 “대단히 고맙습니다. 다음주에 연락드리겠습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였다. 이후 D가 2014.11.23. 피고인의 휴대전화번호로 “16억 8천만 원은 담보물 변제용이고 나머지는 연대보증채무가 남는다네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매매를 승인해야 되나요?”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자, 피고인은 D에게 “연대보증도 같이 해야합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였고, 다시 D가 2014.12.12. 피고인의 휴대전화번호로 “세무서, 포천시청, 한국전력, 연금공단(회사분) 등 회사 부동산 관련 처리 완료했습니다. 하천 및 공유수면 관련 압류예정분 684,380원 납기일 2014.12.31. 예고 고지분이 나와있습니다. 부동산 매각 관련해서 3자 합의서에는 없지만 세금 포함, 한전, 회사분 연금까지는 처리했습니다. 위 금액만 해도 4천만 원이 넘습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자, 피고인은 D에게 “잘하셨습니다. C은행 것도 잘되리라 믿습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였다(증거기록 제2권 제53 내지 58쪽). 뿐만 아니라 D가 2014.10.15. 피고인의 휴대전화번호로 “어제 말씀드린 회사 문제 계획을 말씀해주시면 최대한 처리해보겠습니다. 그리고 부산에서 받어서 주신다는 급여, 사용한 경비는 언제쯤 해결이 되까요?”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자, 피고인은 D에게 “부산건은 당분간 희망없음. 회사건은 어제 논의대로 추진합시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기도 하였다(증거기록 제2권 제60쪽).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D는 C의 해산결의가 있은 2013.4.15. 이후에도 피고인에게 C의 해산에 관한 업무를 보고하고, 피고인의 지시 또는 추인을 받아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고 보인다.

한편, D는 원심 법정에서 “2011.12.31. 이후부터 2013.6.까지는 정상적으로 출퇴근하여 9시부터 4시, 5시, 나오는 거는 대중없었습니다.”, “2013년 6월 이후에는 일주일에 2~3번씩 사무실에 들러서 잠깐씩 일을 보고 또 기계 관리 같은 일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가서 회사 사무실에 100% 붙어있었다, 그게 아니고, 그 앞에 거래처들 사무실도 왔다 갔다하고 주로 그랬습니다.”라고 진술하였다(공판기록 제157, 177쪽).

이러한 D의 진술에 비추어 보면, D는 2013.6.경 이후부터는 C에 매일 출근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는 C이 해산결의를 함에 따라 D가 처리하여야 할 업무량이 감소한 결과 D의 업무강도가 기존보다 낮아졌기 때문일 뿐으로 보이고, 앞서 살펴본 것처럼 D가 C의 해산결의 이후에도 피고인의 지시 또는 추인을 받아 실질적으로 C의 업무를 수행하였음이 인정되는 이상, 이와 같은 사정만으로 D가 피고인에게 고용된 근로자가 아니라고 볼 것은 아니다.

④

피고인은 2010.4.22. ‘C 대표이사’라는 제목의 메모를 작성하여 C의 전 대표이사인 G에게 교부하였고, D는 2011.3.15. C의 대표이사에 취임한 뒤 G로부터 위 메모를 건네받았는데, 당해 메모에는 ‘1. 담당 임원이 결재된 서류에 날인(결재)하고 2. 대외적으로 대표이사 sign이 필요한 경우 할 것 3. 주총시 사회 볼 것 ☆ 이상의 행위로 책임(민사, 형사, 행정)이 발생할 경우 본인이 책임지겠음’이라고 기재되어 있다(증거기록 제2권 제47, 80, 100쪽). 이와 같은 메모의 내용에 비추어 보면, D가 C의 대표이사로서 C의 주주총회 및 이사회에 참석하여 회의를 진행하는 등 상법상 대표이사로서의 직무를 수행하였다고 하더라도(공판기록 제55 내지 58, 61 내지 66쪽), 이는 피고인의 지시에 따른 것일 뿐, D가 독자적인 업무수행 권한을 가지고 위와 같은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신명희

판사 신정민

판사 김규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