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C과 D병원을 실제로 운영한 사람은 피고인이 아닌 G임에도, 피고인을 임금지급의무 등을 부담하는 사용자로 보아 이 사건 각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1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항소심이 그 심리과정에서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제1심의 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고자 할 때에는,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하고(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8031 판결 등 참조), 우리 형사소송법이 공판중심주의의 한 요소로서 채택하고 있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에 따라 제1심과 항소심의 신빙성 평가 방법의 차이를 고려할 때, 제1심판결 내용과 제1심에서 적법하게 증거조사를 거친 증거들에 비추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이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거나, 제1심 증거조사 결과와 항소심 변론종결시까지 추가로 이루어진 증거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항소심으로서는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이 항소심의 판단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1도5313 판결 등 참조).
또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과는 관계없이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반대로 어떤 근로자에 대하여 누가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인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계약의 형식이나 관련 법규의 내용에 관계없이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하여야 하며(대법원 1999. 2. 9. 선고 97다56235 판결, 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0다107071, 107088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 제36조는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기타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도록 규정함으로써 퇴직근로자 등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법률관계를 조기에 청산하도록 강제하는 한편, 사용자측에 대하여 그 청산에 소요되는 기간을 유예하여 주고 있으므로, 위 퇴직금 등 체불로 인한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위반죄는 지급사유 발생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하는 때에 성립하고, 따라서 사업주가 법인일 경우에는 위 14일이 경과할 당시에 퇴직금 등의 지급권한을 갖는 대표자가 그 체불로 인한 죄책을 짐이 원칙이고, 14일이 경과하기 전에 그 지급권한을 상실하게 된 대표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죄책을 지지 않는다(대법원 1995. 11. 10. 선고 94도1477 판결, 대법원 2002. 11. 26. 선고 2002도5044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한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이라는 제목 아래에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 및 그에 대한 판단을 자세히 설시하여 이를 배척하였다.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과 원심의 설시 내용을 대조하여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수긍할 수 있고, 달리 원심판결에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나아가 이 사건에 제출된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 즉 ① 피고인과 G는 2015. 8. 27. 피고인이 G로부터 C에 관한 권리 일체를 매매대금은 47억 5,000만 원으로 하되, 위 재단의 부채는 피고인이 인수하는 조건으로 피고인이 G에게 실제로는 5억 3,000만 원을 지불하고 위 재단에 관한 권리 일체를 양수하기로 하는 약정(이하 '이 사건 약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피고인은 2015. 9. 1.경 위 5억 3,000만 원을 G에게 지급하지 아니하였음에도 'G는 2015. 9. 1.자로 G가 C(D병원)의 모든 권리를 피고인에게 양도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지불각서를 작성하여 인증을 받은 후, 피고인의 지인을 C의 이사로 취임하게 하는 등 실제 위 C의 운영을 위한 행동에 나아간 점, ② 피고인과 G, 피고인의 지인인 F은 2015. 9. 14. C의 이사로 취임하였고, F에게만 유일한 대표권이 부여되었으며, G는 그 이전까지 유일한 대표권 있는 이사였으나 같은 날 이를 사임하고 대표권이 상실된 점, ③ 피고인은 2016. 3. 20.경 F에게 요구하여 그로부터 '이사장 직책의 포괄적인 권한을 피고인에게 위임한다'는 취지가 기재된 위임장을 교부받고, 그 무렵 F과 함께 은행을 방문하여 C 법인계좌의 인감, 법인카드 등을 변경하였으며, 그 이후부터 피고인이 C의 법인계좌를 독자적으로 관리한 점, ④ 2016. 3.경 이후부터는 피고인이 직원들의 급여와 약재 및 물품구매비 등을 위 법인계좌에서 지급하는 등 C의 자금 관리 권한까지 취득한 후 그 비용지출에 관한 최종 의사결정을 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적어도 2016. 3.경 이후에는 이 사건 근로자들의 사용자 지위에 있었다고 인정되므로, 피고인을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 등의 지급권한을 갖는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보아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달리 원심판결에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며, 제1심의 형량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 속함에도 항소심의 견해와 다소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제1심 판결을 파기하여 제1심과 별로 차이 없는 형을 선고하는 것은 자제함이 바람직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위와 같은 법리에 따라 살피건대,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자신의 사업장에서 근무하던 근로자 61명의 임금 등 합계 약 7억 원 상당액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한 것으로, 근로자의 안정적인 생활 보장을 목적으로 하는 제도의 취지, 임금 등을 지급받지 못한 근로자가 다수이고 이들이 지급받지 못한 임금 등의 합계액이 거액인 사정, 그럼에도 당심에 이르기까지 근로자들의 피해 회복을 위하여 노력을 기울인 사정이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에 대한 엄한 처벌은 불가피하다. 원심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 피고인이 항소이유로 주장하는 사정들이 포함된 제반 정상을 충분히 참작하여 그 형을 정하였고, 그 밖에 당심에서 원심의 형을 변경할 만한 특별한 양형 조건의 변화도 찾아보기 어렵다. 위 사정들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건강상태, 범죄전력 및 그 내용, 죄질,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원심 및 당심의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가지 사정들을 종합해 보더라도,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이 그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경서(재판장) 김혜림 이재욱
각주1) 피고인은 이 사건 근로자들의 임금 및 퇴직금 등의 지급권한은 G에게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나,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근로자들이 퇴직(2016. 8.경부터 2016. 10. 17. 사이에 퇴직)하여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이 경과할 당시 퇴직금 등의 지급권한을 갖는 사용자는 피고인이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설사 이 사건 근로자들이 퇴직할 무렵에 이르기까지 G가 C과 D요양병원 운영에 일부 관여한 사실이 있다고 할지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피고인의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 등의 지급권한을 갖는 사용자로서의 지위가 부정되는 것은 아니며, G가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의 죄책을 부담하는지 여부가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함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것은 아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