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 경위
원고는 2016. 3. 30. 장기요양기관으로 지정받은 ‘B 노인주간돌봄센터’(‘이 사건 요양기관’이라 한다)를 운영하던 사람이다. 원고는 2018. 11. 30. 이 사건 요양기관을 폐업하였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이라 함)은 2021. 4. 5.부터 2021. 4. 8.까지 이 사건 요양기관에 대해 장기요양급여 부당청구 등에 관한 조사를 실시하였다(조사대상 기간: 2016년 6월 ~ 2018년 9월).
공단은 2021. 4. 22. 조사결과를 피고에게 송부하였다. 조사결과의 요지는 아래 표 기재와 같다.
피고는 2021. 7. 29. 원고에게 업무정지 94일에 갈음하는 356,199,300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통지하였다(이하 위 과징금 부과처분을 ‘이 사건 처분’이라 함).
과징금 산정근거는 아래와 같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이하 ‘법’이라 하고, 동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은 ‘시행령’, ‘시행규칙’이라고 함) 제37조의2 제2항 및 「장기요양기관에 대한 업무정지명령에 갈음한 과징금 적용기준」(보건복지부 고시 제2020-328호) 제2조 제2호 다목은 장기요양기관의 폐업으로 인하여 업무정지명령이 제재수단으로서 실효성이 없어 과징금 처분이 타당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5배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규정함
시행령 [별표 2] 「과징금 부과 기준(제15조 관련)」은 업무정지기간이 50일을 초과하는 경우, 부당청구된 재가급여 및 시설급여비용(이하 ‘부당금액’이라 함)의 5배를 과징금으로 부과하도록 정함
시행규칙 [별표 2] 「행정처분의 기준(제29조 관련)」에 따르면 이 사건 요양기관은 94일의 업무정지 대상임
부당금액 71,239,860원 × 5 = 356,199,300원이 이 사건 처분금액임
원고의 주장
제1 주장: 법률의 취지에 반하는 고시의 위법
법 제37조의4는 행정제재처분의 효과가 승계되는 경우를 제한적으로 열거하고 있고, 원고는 그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피고는 보건복지부 고시에 불과한 「장기요양기관에 대한 업무정지명령에 갈음한 과징금 적용기준」을 적용하여 폐업한 장기요양기관의 운영자인 원고에게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위 고시는 법 제37조의4의 취지에 반하는 위법한 규정이다.
제2 주장: 재량권의 일탈·남용
법 제37조의2 제2항, 제3항은 업무정지명령에 갈음하여 과징금을 부과할 경우 부당금액의 5배 이하를 부과할 수 있고, 위반행위의 종류 및 위반의 정도 등에 따른 과징금 액수와 부과절차를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였다. 따라서 시행령 [별표 2] 「과징금 부과 기준」에서 ‘업무정지기간이 50일을 초과하는 경우’ 부당금액의 5배를 과징금으로 산정한다고 정하고 있다 하더라도 이는 상한을 정한 것으로 해석하여야 하고, 5배를 정률로 정한 것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 만일 위와 같이 해석한다면 법률이 부여한 재량을 하위규범인 대통령령으로 제한하는 것이므로 위법하다.
피고는 원고의 법령 위반의 정도, 경위 등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시행령을 좇아 사실상 기속행위처럼 부당금액의 5배를 과징금으로 산정하였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적정하게 행사하지 않은 것으로 위법하다.
제3 주장: 인력배치기준 위반(허위청구, 부당코드 J09)
원고는 주 40시간을 초과하여 근로한 근로자들에게 ‘대체휴가’를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들에게 대체휴가를 주면서 전산에는 ‘휴가’로 입력하였다. 공단은 이를 ‘발생하지 않은 휴가’를 사용한 것으로 판단하였으므로, 이 부분 위반 사실은 없다.
제4 주장: 인력추가배치 가산기준 위반(부당코드 J11)
이 부분 제재 근거인 「장기요양급여 제공기준 및 급여비용 산정방법 등에 관한 고시」(보건복지부 고시 제2015-223호)는 대외적 구속력이 없는 내부적 행정규칙에 불과하므로 이를 근거로 침익적 처분을 할 수 없다.
제5 주장: 배상책임보험 가입기준 위반(부당코드 K12)
원고는 C회사와 보험계약을 체결하였고, 이로써 법령상 요구되는 전문인 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하였다고 생각하였다. 이 부분 위반사실을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급여비용을 청구한 때’에 해당한다고 평가할 수 없다.
제6 주장: 인력추가배치 가산기준 위반(부당코드 K15)
이 부분 위반사실은, 전문인 배상책임보험 미가입이라는 하나의 잘못에서 비롯된 결과이다. 전문인 배상책임보험 미가입에 관한 제재는 위 마.항에서 이루어졌으므로 이 부분을 처분사유로 삼는 것은 하나의 잘못에 관하여 중복으로 불이익을 주는 셈이 되어 부당하다.
제7주장: 자료 기록 관리 부실 또는 거짓 작성(부당코드 X11)
이 부분은 원고가 인정하고 있는 ‘서비스 일수·횟수 과다 청구’와 사실관계가 같다. 이 부분을 처분사유로 삼는 것은 하나의 잘못에 관하여 중복으로 불이익을 주는 것으로 부당하다.
판단
제1 주장에 관한 판단
「장기요양기관에 대한 업무정지명령에 갈음한 과징금 적용기준」(보건복지부 고시 제2014-24호, 2014. 2. 14. 시행)은 업무정지명령에 갈음하여 과징금을 부과함에 있어 그 대상, 과징금 신청방법 등을 정한 것으로, ‘같은 위반 행위자’에 대해 업무정지명령과 과징금 중 어떤 처분을 할 것인지를 정하고 있고, 수권(授權) 조항은 법 제37조의2 제1항, 제2항이다(제1조).
반면 법 제37조의4는 행정청이 장기요양기관을 대상으로 발한 업무정지, 지정취소, 폐쇄명령 등 행정제재처분의 효과가 어떠한 요건하에 ‘다른 대상자’에게 승계되는지를 정한 것이므로, 위 고시와 서로 규율대상이 다르다. 달리 말하면 원고는 이 사건 요양기관의 운영자로서 이 사건 처분을 받은 것이지 다른 누구로부터 행정제재처분의 효과를 승계한 것이 아니므로, 법 제37조의4가 적용되는 국면이 아니다(피고가 원고에게 ‘예상 처분내용’을 통지하면서 제37조의4를 법령상 근거로 든 것은 부정확한 것으로 보인다).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제2 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구 국민건강보험법(2001. 5. 24. 법률 제647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5조 제1항, 제2항 및 같은 법 시행령(2001. 12. 31. 대통령령 제1747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1조 제1항 및 [별표 5]의 업무정지처분 및 과징금 부과의 기준은 법규명령이기는 하나 모법의 위임규정의 내용과 취지 및 헌법상 과잉금지의 원칙과 평등의 원칙 등에 비추어 같은 유형의 위반행위라 하더라도 그 규모나 기간·사회적 비난 정도·위반행위로 인하여 다른 법률에 의하여 처벌받은 다른 사정·행위자의 개인적 사정 및 위반행위로 얻은 불법이익의 규모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안에 따라 적정한 업무정지의 기간 및 과징금 액수를 정하여야 할 것이므로 그 기간 내지 금액은 확정적인 것이 아니라 최고한도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6. 2. 9. 선고 2005두11982 판결 등 참조).
제재적 행정처분이 사회통념상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남용하였는지 여부는 처분사유로 된 위반행위의 내용과 당해 처분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공익목적 및 이에 따르는 제반사정 등을 객관적으로 심리하여 공익 침해의 정도와 그 처분으로 인하여 개인이 입게 될 불이익을 비교 교량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12. 12. 선고 2001두11083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이 사건 처분의 근거가 된 법 제37조 제3항 및 시행령 [별표 2] 「과징금 부과 기준」은 구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별표 5]와 거의 비슷한 형식과 내용을 정하고 있으므로, 위 법리와 마찬가지로 「과징금 부과 기준」이 정한 “업무정지기간이 50일을 초과하는 경우: 총 부당금액의 5배”의 의미는 과징금 부과의 최고한도를 정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피고가 「과징금 부과 기준」이 정한 한도 내에서 부당금액의 5배를 산정한 것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인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⑴ 부당금액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은 전문인 배상책임보험 미가입으로 인한 급여비용 감액 항목인데, 아래 마.항에서 보듯이 원고는 해당 위반행위의 경위를 알 수 있을 만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그 밖에 원고에게 법령 위반을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볼 사정도 없다.
⑵ 원고의 위반사실 중 원고가 인정하고 있는 위반항목(수급자가 주·야간 보호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았음에도 서비스를 이용한 것처럼 급여비용 3,523,670원을 청구)은 명백히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에 따른 급여비용 청구에 해당하는바, 보험재정의 보호를 위하여 원고의 행위에 적절한 제재를 가할 필요가 있다.
⑶ 법은 일상생활을 혼자 수행하기 어려운 노인 등에게 제공하는 신체활동 또는 가사활동 지원 등의 장기요양급여에 관한 사항을 정함으로써 노후의 건강증진 및 생활안정 도모를 목적으로 한다(제1조). 위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는 고의인지 과실인지를 문제 삼지 않고 장기요양급여가 부정한 방법으로 지급되지 않도록 하여 노인 장기요양보험의 재정을 보호하고, 궁극적으로 수급권자의 수급권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으로 원고가 입게 될 불이익보다 이 사건 처분으로 달성할 수 있는 공익이 더 크다고 평가할 수 있다.
제3 주장에 관한 판단
대체휴가는 연차 유급휴가에 갈음하여 특정 근로일에 근로자를 휴무시킬 수 있는 것을 말하고(근로기준법 제62조), 사용자는 계속 근로 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에게 1개월 개근 시 1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동법 제60조 제2항).
이 부분 위반사실은, ‘간호조무사 2명 요양보호사 1명, 사회복지사 1명에 대해서 아직 그들에게 발생하지 않은 연차를 근무시간으로 신고하여 청구하였다.’는 것인바, 원고가 그들의 근무시간으로 신고한 날짜에 위 4명의 연차 유급휴가가 발생하지 않은 이상 그에 갈음하여 사용할 근로기준법상 대체휴가도 존재하지 않으므로,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이러한 결론은 원고가 이해한 대체휴가의 의미가 무엇인지와 무관하다).
제4 주장에 관한 판단
「장기요양급여 제공기준 및 급여비용 산정방법 등에 관한 고시」(이하 ‘급여비용 산정 고시’라 한다)는 아래와 같이 법, 시행규칙의 순차적 위임에 따라 그 내용이 될 사항을 구체적으로 정한 행정규칙이므로 상위 법령과 결합하여 대외적으로 구속력이 있는 법규명령으로서 효력을 갖는다.
구체적으로, 법 제39조 제1항은 “재가 및 시설 급여비용은 급여종류 및 장기요양등급 등에 따라 제45조에 따른 장기요양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보건복지부 장관이 정하여 고시한다.”라고, 제3항은 “제1항에 따른 재가 및 시설 급여비용의 구체적인 산정방법 및 항목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 위임에 따라 시행규칙 제32조는 법 제39조 제3항에 따른 재가 및 시설 급여비용의 구체적인 산정방법 및 항목을 급여의 종류별로 정하는 한편, 그 세부적인 산정기준은 보건복지부 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도록 위임하였다. 급여비용 산정 고시는 법 제39조 제1항, 시행규칙 제32조의 위임에 근거가 있다.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제5 주장에 관한 판단
행정법규 위반에 대하여 가하는 제재는 행정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행정법규 위반이라는 객관적 사실에 착안하여 가하는 것이므로 위반자의 의무 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반자에게 고의나 과실이 없다고 하더라도 부과될 수 있다(대법원 2003. 9. 2. 선고 2002두5177 판결 등 참조).
원고가 전문인 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데에 고의나 과실이 있는지 여부는 이 부분 위반 여부 판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게다가 원고는 ‘C회사 가입한 보험계약이 있어서 법령상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였다.’고만 주장하고 있을 뿐, 자신이 가입한 보험계약의 보험료나 보장범위 등이 어떠하였다는 것인지 등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아무런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제6 주장에 관한 판단
이 부분 위반사실은 ‘전문인 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아니한 경우 인력추가배치에 따른 가산금을 청구할 수 없음에도 인원 배치에 따른 가산금을 청구하여 지급받았다.’는 것이고, 위 마.항 위반사실은 ‘전문인 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아니한 기간 동안 기간별 급여비용의 97%, 95%, 90%만 산정하여야 함에도 급여비용을 전액 지급받았다.’는 것이므로, 각 위반사실에 대한 별도의 제재가 있었다 하더라도 이를 같은 사실관계에 대한 중복제재라고 평가할 수 없다.
더욱이 인력추가배치에 따른 가산금은 장기요양급여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부여되는 일종의 보상인데, 장기요양기관 운영자가 지켜야 할 기본적인 사항인 전문인 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경우에, 지급되었던 가산금을 환수하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볼 수도 없다.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제7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는 이 사건 처분을 하면서 이 부분 위반 사유를 과징금 산정의 근거로 삼지 않았다.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심준보(재판장) 김혜령 여규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