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반소원고)의 이 사건 본소 및 반소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본소, 반소를 통틀어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원고는 자동차 전문 수리업을 하는 피고에게 덤프트럭 운전기사로 고용되어 2012. 9. 6.부터 2020. 7. 31.까지 근로를 제공하다 퇴직하였다.
피고가 작성한 원고의 급여 명세서에는 ‘급여’, ‘식대’, ‘퇴직금’ 란이 인쇄되어 있고, 2012년 10월분부터 2016년 2월분까지는 퇴직금 란에 200,000원이, 2016년 3월분부터 2020년 7월분까지는 퇴직금 란에 ‘포함’이 각 기재되어 있다. 원고는 2012년 10월, 2013년 2, 7, 8월, 2015년 4월분을 제외하고는 2012년 10월분부터 2016년 2월분까지의 급여 명세서에 자필로 서명을 하였다.
피고의 대표이사 C은 2022. 1. 11. 원고에게 퇴직금 21,657,890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범죄사실로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에서 벌금 2,000,000원을 선고받고 항소하였으나(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1고정46호), 2022. 12. 16. 항소기각판결을 선고받아 그 판결이 2022. 12. 24. 확정되었다(의정부지방법원 2022노217호).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9·11 내지 13, 14호증, 을 제2· 3· 7·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의 요지
본소 청구원인
원고는 피고 회사에서 근로를 제공하다 2020. 7. 31. 퇴직하였으나 퇴직금 21,657,890원을 지급사유가 발생한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받지 못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퇴직금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예비적 반소 청구원인
피고는 원고와 퇴직금을 급여에 포함하여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을 하고 원고의 급여에 매월 200,000원씩의 퇴직금을 포함하여 95개월 동안 19,000,000원의 퇴직금을 지급하였다. 위 약정이 무효라서 본소 청구가 인용된다면 피고가 이미 지급받은 퇴직금은 부당이득이 되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이미 지급받은 퇴직금 19,000,000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에서 정한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한편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해당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등 참조).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 각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사유가 발생한 퇴직금을 미지급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는 미지급 퇴직금 및 지연손해금을 원고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고, 원고와 피고 사이에 퇴직금을 분할하여 임금에 포함하여 지급하기로 한 약정이 있었다고 인정하기는 어려우므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권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는 원고에게 면접 시 퇴직금을 월 급여에 포함하여 지급하여 달라고 요청하였다고 주장하나,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작성된 퇴직금 분할 약정서나 근로계약서가 없고(피고 스스로 퇴직금 분할 약정서를 작성하지 않았다고 인정하고 있다), 피고는 근로감독관의 조사 당시에 퇴직금이 급여에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할 근거 자료가 없다고 진술하는 등 달리 피고 주장을 인정할 만한 증거를 찾아보기 어렵다.
피고는 원고가 급여를 받으면서 급여 명세서에 서명을 하였으므로 퇴직금을 급여에 포함하는 것에 동의하였다고 주장하나, 원고는 바삐 일하러 나가느라 피고의 지시에 따라 형식적으로 서명하였을 뿐 그 내용을 자세히 검토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부인하고 있고, 일부 급여 명세서에는 서명을 하지도 않았으므로, 원고가 위 명세서에 서명한 사실만으로 퇴직금의 분할 지급 약정에 동의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2016년 3월분부터의 급여 명세서에는 퇴직금란에 금액이 적혀 있지 않고 ‘포함’이라고만 기재되어 있는바,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의 금액 자체가 특정되지 아니하여 피고가 주장하는 퇴직금 분할 지급 약정의 내용 자체가 확정되었다고 보기도 어려워, 결국 원고가 퇴직금 명목의 돈을 피고로부터 미리 받았다고 보기 어려운 이상 피고에게 반환할 부당이득 자체가 발생하지 아니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청구취지 기재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로 벌금형의 선고를 받아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나아가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할 퇴직금의 액수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와 갑 제10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의 퇴직 직전 3개월 급여가 월 2,800,000원인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를 1일 평균임금으로 환산하면 91,304.347원[= (2,800,000원 × 3개월) / (31일 + 30일 + 31일), 소수점 네 자리 이하 버림]이고, 퇴직금은 21,657,890원(= 91,304.347원 × 30일 × (원고의 총 재직일수 2886일 / 365), 십 원 미만 버림)이 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21,657,89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인 2020. 8. 1.부터 14일이 경과한 2020. 8.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본소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고, 피고의 반소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제1심판결은 정당하므로 피고의 본소와 반소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창국(재판장) 김자림 윤이환
각주1) 본소청구가 인용될 경우에 대비한 예비적 반소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