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23. 1. 31. 선고 2022노572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1,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E은 주식회사 C(이하 ‘C’이라 한다)이 제시한 포괄임금제 내용을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일방적으로 거부하면서 파주시 D아파트 건설현장(이하 ‘D아파트현장’이라 한다)에서 일하였으므로, C과 E 사이에 명시적으로 정하지 않은 사항에 관하여 근로기준법 등이 정하는 바에 따르기로 하는 근로계약이 성립되었다고 볼 수 없고, 피고인에게 E이 C과 포괄임금제에 따른 근로계약이 성립되지 아니하였음을 인식하여 근로기준법위반에 관한 고의가 있었다고 할 수도 없음에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E은 2020. 7. 11.경 D아파트현장 공정상 필요인원이 줄어들어 다른 현장으로 옮겨가기 위하여 C에 대한 근로제공을 중단하였으므로 E은 그 무렵 퇴직하였다고 보아야 하고, 피고인에게 퇴직금 미지급의 고의가 있었다고 할 수도 없음에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1)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C과 E 사이에 명시적으로 정하지 않은 사항에 관하여 근로기준법 등이 정하는 바에 따르기로 하는 근로계약이 성립되었고, 이에 따라 C은 E의 근로에 대하여 기본 일당 220,000원과 근로기준법에 따른 주휴수당을 지급하여야 하는 것으로 보인다.

①

C은 N단체 O조합과 2019년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는데, 위 단체협약에는 ‘협약에 정한 기준은 노동관계법령, 회사가 정한 제 규칙 및 규정 또는 노동자와 맺은 개별 근로계약에 우선한다(제4조)’는 내용과 ‘본 협약에서 정하지 않은 사항은 노동관계 법령에 따른다(제5조 제2항)’는 내용 및 ‘근로시간은 1일 8시간, 1주 40시간으로 하며, 주휴일은 일요일로 한다(제12조 제1항, 제4항)’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위 단체협약에 따라 C과 N단체 O조합 사이에는 ‘형틀목수 기능공 임금은 220,000원으로 한다’는 내용으로 2019년 임금협약이 체결되었다.

②

E은 N단체 O조합 소속 형틀목공팀인 F팀 소속 근로자로서 D아파트현장에서 근무하였고, C이 E의 근로제공을 거부하였다고 볼 자료도 없다. 따라서 E과 C 사이의 근로계약에는 위 단체협약 및 임금협약이 적용된다.

③

근로기준법 제55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1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보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30조 제1항은 “법 제55조 제1항에 따른 유급휴일은 1주 동안의 소정근로일을 개근한 자에게 주어야 한다.”고 규정함으로써, 근로자가 1주일을 기준으로 최소한 1일간은 근로하지 아니하도록 주휴일을 부여하고 있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39946 판결 참조). 위 단체협약에서의 ‘주휴일’ 역시 위와 같은 유급휴일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④

근로기준법 제15조는 ‘위 법에서 정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한정하여 무효로 하며(제1항), 무효로 된 부분은 위 법에서 정한 기준에 따른다(제2항)’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E과 C 사이의 근로계약에 적용되는 위 단체협약에 규정되지 아니한 사항에 대하여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이 적용되고, 앞서 본 근로기준법 제55조 제1항,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30조 제1항에 따르더라도, C은 E에게 주휴일에 대한 주휴수당을 지급하여야 한다.

2)

사용자가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는 근로자에 대하여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각종 수당을 가산하여 합산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다(대법원 1998. 3. 24. 선고 96다24699 판결 참조). 그러나 포괄임금제(사용자와 근로자가 기본임금을 미리 정하지 않은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 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미리 정하면서도 법정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않은 채 일정액을 법정 제 수당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 수와 관계없이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에 따라 임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계약이나 단체협약을 한 경우 그것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포함하는 등 근로자에게 불리하지 않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 포괄임금제에 관한 약정이 성립하였는지는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임금 산정의 단위,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의 내용, 동종 사업장의 실태 등 여러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구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22. 2. 10. 선고 2018다298904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C이 E과 주휴수당을 포함한 일당 220,000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포괄임금제에 관한 합의를 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C과 E 사이의 근로계약에는 N단체 O조합과 체결한 단체협약 및 임금협약이 적용되는데, 단체협약 및 임금협약에는 형틀목수 기능공 임금 220,000원에 각종 수당이 포함되었다는 내용은 없다.

②

피고인은 E이 소속된 팀의 팀장인 F에게 포괄임금제가 포함된 근로계약서 초안을 송부하며 계약서 작성을 요청하였지만, F는 포괄임금제의 수용을 명시적으로 거부하였다.

③

F, E을 포함한 이른바 F팀에 소속된 근로자들 중 피고인과 피고인이 요구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사람이 없고, C과 E 사이에도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았다.

④

가사 E이 피고인이 제시한 근로조건을 알고도 계속 근로하였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단체협약과 임금협약이 존재하는 이상,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E이 포괄임금제에 동의하여 C과 그와 같은 내용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3)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게 같은 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사정 즉 ① C과 N단체 O조합 사이에 2019년 단체협약 및 임금협약이 체결되었고, E은 N단체 O조합 소속 F팀 근로자로서 D아파트현장에서 근로를 제공한 점, ② C과 E 사이에 근로계약서는 작성되지 않은 점, ③ 피고인은 E이 소속된 팀의 팀장인 F에게 포괄임금제가 포함된 근로계약서 작성을 요구하였으나 F가 이를 거부하였고 피고인도 이를 인식하고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E에 대한 주휴수당 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인에게는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

4)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은 정당하므로, 이에 관한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점에 관하여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울 영등포구 B에서 ‘㈜C’이라는 상호로 상시근로자 300명을 사용하여 건설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파주시 D아파트 신축현장에서 2019. 7. 18.부터 2020. 7. 19.까지 근로하고 퇴직한 근로자 E의 퇴직금 6,654,247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다.

2)

피고인에게 E에 대한 퇴직금 지급의무가 인정되는지

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하 ‘퇴직급여법’이라 한다)에 의하면, 사용자는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급여를 지급하기 위하여 퇴직금 등 퇴직급여제도 중 하나 이상의 제도를 설정하여야 하나, 계속근로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 4주간을 평균하여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제4조 제1항). 나) 형식적으로 일용근로자라 하더라도 일용관계가 중단되지 않고 계속되어 온 경우에는 상용근로자로 보아야 하고 사용자로서는 취업규칙 및 보수규정상의 직원에 준하여 일용관계가 계속된 기간을 계속근로연수로 계산하여 그에 상응하는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하나(대법원 1986. 8. 19. 선고 83다카657 판결 참조), 근무의 단절이 상당 기간 지속되어 사회통념상 계속근로로 인정되기 어려운 경우에는 명시적인 퇴직의 의사표시가 없었더라도 근로관계가 묵시적으로 합의 해지되어 종료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06. 4. 28. 선고 2004다66995, 67004 판결 등 참조).

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① E이 2019. 7. 18.부터 D아파트현장에서 근로를 제공한 사실, ② E은 2020. 7. 20. C에 사직서를 제출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E은 2020. 7. 11. D아파트현장에서 마지막으로 근로를 한 후 다른 현장에서 근무하기 위하여 D아파트현장을 떠났고, 이로써 E과 C의 근로계약은 묵시적으로 합의해제된 것으로 보이므로,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E이 1년 이상 D아파트 현장에서 근로를 제공한 C의 근로자라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다.

①

E은 형틀목공팀인 F팀 소속 근로자로서 D아파트현장에서 근로를 제공하였고, F팀은 D아파트현장 중 지하, 부대시설, 옥상 형틀목공공사를 시공하기로 하였다.

②

D아파트현장 중 지하 형틀공사는 2020. 6.경 종료되었고, 피고인은 2020. 7. 11.까지 D아파트현장에 출근하여 일을 하였으며, 그 이후로는 D아파트현장에서 일을 하지 않았다.

③

피고인이 2020. 7. 12. 이후 D아파트현장에 출근하지 않게 된 경위에 관하여, 팀장 F는 ‘공사물량 감소가 예상되어 기존 인원이 모두 필요할 것 같지 않아 다른 현장에서 근무하고 싶은 사람에 한정하여 일자리를 소개해주어 자진사직한 것’이라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제208면).

④

E은 F팀에서 신호수 역할을 하였고, F팀에는 E과 같은 일을 하는 신호수 J가 있었다. J는 2020년 7월 14, 15, 16, 17, 18일 현장에서 일을 하였다.

⑤

E은 2020. 7. 20.부터 다른 현장에서 근무가 가능하다는 말을 들은 후 그 날짜에 맞추어 사직서를 제출하고 다른 현장에서 근무를 시작하였다.

⑥

E은 ‘2020. 7. 11. 이후 A조, B조로 나누어 번갈아가며 일을 하는 과정이었고 2020. 7. 12.부터 7. 19.까지 기존 조가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근로를 하지 않고 대기를 하고 있었다’고 진술하였으나, E의 진술 외에는 F팀이 2개 조로 나뉘어 번갈아가며 일을 하였다고 볼 자료가 없다.

⑦

E이 D아파트현장에서 근무하는 것을 중단하고 다른 현장에서 근무하기 전까지 사직서를 제출하지 아니하고 있었다고 하여, 이를 D아파트현장에서 근무를 계속하기 위하여 대기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

3)

피고인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고의가 인정되는지

가사 E의 근로관계가 2020. 7. 19.까지 계속되었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사정 및 피고인은 F팀 소속 근로자 중 E과 동일하게 2019. 7. 18. 근로를 시작하여 2020. 7. 17. 이후에도 근무를 지속하였던 근로자들에게는 퇴직금을 지급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에게는 E에 대한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그 퇴직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4)

소결론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무죄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나,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근로자 E의 퇴직 시점에 관한 사실오인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고의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한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고, 원심은 무죄로 인정되는 이 부분 공소사실과 유죄로 인정되는 나머지 공소사실이 형법 제40조의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다고 보아 피고인에 대하여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은 모두 파기되어야 한다. 따라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