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26. 2. 3. 선고 2024가단110876 판결

손해배상(기)

주문

1.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 A에게 5천만 원 및 이에 대하여 2024. 3. 15.부터 2026. 2. 3.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 연 12%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 A의 나머지 청구 및 원고 B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에서 원고 A과 피고들 사이 생긴 부분 중 90%는 원고 A이 부담하고 나머지 10%는 피고들이 부담하며, 원고 B과 피고들 사이 생긴 부분은 원고 B이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인정사실 [근거 - 갑1부터 갑14, 을가1부터 을가11, 을나1,2,3,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A은 E(F생)의 아버지이고, 원고 B은 E의 동생이다. 원고 A은 2001. 5. 10. E의 어머니와 이혼하고, 2007. 2. 28. 제3자와 재혼하였다. E는 우울증으로 입원 치료받거나 자살을 시도한 사실이 있다.

피고 C는 의정부시에서 G한방병원을 운영하고, H는 원무부장으로 피고 D은 간호과장으로 근무하였다. E는 2022. 10. 11.부터 G한방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하면서 피고 D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였고, 피고 D은 E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알게 되었다.

피고 D은 2024. 1. 무렵부터 병원에 근무하는 사람들에게 'E가 어렸을 때 부모님이 이혼하고, 계모 손에 컸고, 이복동생이 있다.', 'E가 봄이 돼서 우울증이 도져서 그런거다.'라고 말하거나 E에게 '잠을 왜 못자냐 ? 갱년기냐 ?'라고 하는 등 E에 대하여 부정적인 취지의 발언을 하였다.

E는 2024. 2. 무렵 피고들, H에게 '힘들어서 쉬고 싶다'는 취지로 사직의사를 밝혔다. 처음에는 사직이 피고 D 때문이라는 말을 하지 않았고, 피고 C는 유급휴가를 권하였다.

E는 2024. 2. 23. 무렵 H와 면담하면서 처음으로 피고 D의 괴롭힘 때문에 사직을 원하다고 밝히면서 비밀을 지켜줄 것을 요구하였고{E는 면담 당일 동료 직원에게 '나 부장님한테 다 털어버렸어. 손가락 걸고 비밀지키기로 했는데 지켜주실지 모르겠다.'(을 가1)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2024. 2. 29. 무렵 H에게 최종적으로 사직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하였다{E는 그 무렵 직장 동료들에게 '저 3월까지만 하고 퇴사해요. 계속 붙잡긴 하는데 완강히 거절했답니다. 전 2. 28. 사직의사를 밝혔으니까 기한은 3월까지 정해드렸어요.'(갑7-5)라는 문자메시지를 전송하였다}. H는 후임 간호사 물색을 위해 퇴사한 간호사와 접촉하는 한편, 2024. 3. 7. 간호사 채용공고를 게시(을가2)하였으며, E와 약속한 대로 피고 C에게 보고하지 않았다.

E는 2024. 3. 7. I병원에서 '불안, 우울 기분을 동반한 적응장애' 진단을 받고, 2024. 3. 8. 수면제를 복용하는 방법으로 자살을 시도하였다. E는 2024. 3. 9. G한방병원에 출근하였다가 실신하여 I병원 응급실로 이송되었고, H는 2024. 3. 10. E에게 신속히 사직조치하지 않은 것을 사과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피고 C는 그 무렵 H로부터 E의사직 이유에 대하여 보고를 받고 그에 관한 사실조사에 착수하였다.

원고 A은 2024. 3. 11. 피고 C에게 E에 대한 지원책을 요청하였다. E는 2024. 3.12. 피고 C와 면담한 다음 동료 간호사들에게 '원장님이랑 직접 대면해서 얘기했고 많이 풀었어요. 걱정끼쳐 드려 죄송했고 앞으로 건강하게 잘 살테니 걱정마셔요. 그냥 일 크게 만들지 않아도 간호과장 충분히 반성하지 않을까 싶더라구요.'(을가7), '병원이랑 원만하게 끝내기로 얘기했다'(을가5)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피고 C는 2024. 3. 12. 유급휴가 3개월 등 원고 A이 요구한 E에 대한 지원책을 결정(을가3)한 다음 2024. 3.13. 원고 A에게 통보하였다.

E는 2024. 3. 13. I병원에서 수면제를 처방 받았고, 2024. 3. 14. 자살을 시도하여 2024. 3. 15. 사망한 상태로 발견되었다. E가 작성한 유서(갑4)에는 피고 D의 발언과 사과하지 않는 태도에 대한 분노, 강경하게 대응하지 않는 피고 C의 태도에 대한 실망등이 표현되어 있다. 피고 D은 2024. 3. 18. 퇴사하였고, 원고 A이 E의 유일한 상속인이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의정부지청은 2024. 7. 25. 피고 C에 대해서 직장 내 괴롭힘 사실 및 발생시 조치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없다고 판단하여 '위반없음'으로 종결처리하였다. 서울북부지방법원 2024. 7. 31.자 2024고약6317 약식명령(확정)은 피고 D에게 E에 대한 명예훼손죄를 인정하고 벌금 100만 원을 선고하였다. 서울북부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2024. 10. 8. E의 사망을 업무상 사유에 의한 사망으로 인정하는 결정을 하였다.

2.

원고들 주장 요지

피고 D의 허위사실 유포와 모욕적인 발언으로 E가 생명을 잃게 되었으므로, 피고 D은 불법행위로 E와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피고 C는 E의 의사에 반하여 근무를 강제하고, 직장내 괴롭힘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지 않았으며, 가해자인 피고 D을 옹호함으로써 공동불법행위를 저질렀고, 피고 D의 행위에 대하여 사용자책임을 부담한다. 선택적으로 피고 C는 E에 대한 근로계약상 보호 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 피고 C의 공동불법행위(또는 사용자책임) 선택적으로 근로계약상 의무불이행으로 인하여 E가 생명을 잃게 되었으므로, 피고 C는그로 인하여 E와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3.

판단

가.

피고 C에 대한 공동불법행위 또는 근로계약상 의무불이행 주장에 관하여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의정부지청이 2024. 7. 25. 피고 C에 대해서 직장 내 괴롭힘 사실 및 발생시 조치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없다고 판단하여 '위반없음'으로 종결처리한 사정을 염두에 두고, 피고 C의 해명 및 관련 자료들과 비교해 볼 때 원고들이 주장하는 사유 및 제출한 자료들만으로는 피고 C가 E에 대하여 공동불법행위를 저질렀다거나 근로계약상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원고들의 주장을 뒷받침하기에 부족하다.

E가 2024. 2. 무렵 이유를 분명히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사직의사를 표시하였을 때 유급휴가를 권한 것이나 2024. 2. 29. 무렵 최종적으로 사직의사를 분명히 하였을 때 한 달 후를 퇴직일로 정한 것은 E와 사직 여부 또는 시기를 교섭한 결과로 보이고 E의 의사에 반하여 근무를 강제한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자료는 제출되지 않았다. H가2024. 2. 23. 무렵 E로부터 피고 D의 괴롭힘에 대한 말을 듣고도 피고 C에게 보고하지 않은 것은 비밀을 지켜달라는 E의 요구에 따른 것이고, 2024. 3. 9. H로부터 피고 D의 괴롭힘에 대한 보고를 받기 전에 피고 C가 근로기준법 제76조의3에서 정한 조사 대상이 될 만한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인지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며, H로부터 보고받은 이후 피고 C의 직장 내 괴롭힘 조사가 미흡했다고 볼 만한 자료는 제출되지 않았다. 피고 D은 2024. 3. 9.부터 휴가였고, 2024. 3. 12. E에 대하여 유급휴가 3개월을 결정하는 등 분리조치도 이루어졌으며, 피고 D은 2024. 3. 18. 퇴사하였다. E가 2024. 3. 12. 작성한 유서(갑4-2)에 '물론 간호과장의 악의 없는 말에 잘못이 없다고 하지 않았고 잘못이라 질책하시지만 악의는 없었음을 계속 강조하셨습니다'라고 기재된 사정 등을 고려할 때 피고 C가 피고 D을 옹호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피고 C가 E에 대하여 공동불법행위를 저질렀다거나 근로계약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원고들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피고 D에 대한 불법행위, 피고 C에 대한 사용자책임 주장에 관하여

근로자가 입은 업무상 재해에 대하여 가해자 또는 사용자에게 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가해자 또는 사용자가 당해 가해행위로 인하여 근로자에게 재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회피를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주의의무 위반이 인정되어야 한다. 따라서 E의 업무상 재해인 사망이라는 결과에 대하여 피고들에게 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피고들이 가해행위로 인하여 E에게 사망이라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회피를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주의의무 위반이 인정되어야 한다.

인정사실 및 그 근거자료들을 종합하면, 피고 D의 명예훼손 발언 등이 E로 하여금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게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가해행위자인 피고 D과 그 사용자인 피고 C는 피고 D의 명예훼손 발언 등으로 E가 겪은 정신적 고통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E와 피고 D의 원만하였던 관계, 피고 D이 한 발언의 기간, 횟수, 발언에 이르게 된 경위 및 구체적인 내용{을가11(내사보고)에 따르면 발언 내용은 상당부분 유튜브를 통해 E 스스로 공개한 사실관계를 토대로 한 것이고, 허위사실이라고 볼 만한 근거는 제출되지 않았다}, 약 한 달 후에는 퇴직이 예정되어 있었고, E가 2024. 3. 12. 피고 C와 면담한 다음 동료 간호사들에게 '원장님이랑 직접 대면해서 얘기했고 많이 풀었어요. 걱정끼쳐 드려 죄송했고 앞으로 건강하게 잘 살테니 걱정마셔요. 그냥 일 크게 만들지 않아도 간호과장 충분히 반성하지 않을까 싶더라구요.'(을가7), '병원이랑 원만하게 끝내기로 얘기했다'(을가5)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으며, 피고 C는 2024. 3. 13. 원고 A에게 유급휴가 3개월 등 원고 A이 요구한 E에 대한 지원책을 수용한다는 취지를 통보한 사정 등을 종합해 볼 때, 원고들이 주장하는 사유 및 제출한 자료들만으로는 피고들이 피고 D의 명예훼손 발언 등으로 인하여 E에게 사망이라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인정하기는 부족하다. 피고들이 E의 사망을 알았거나알 수 있었음을 전제로 E의 사망으로 인한 일실수입 및 위자료 손해배상을 구하는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변론에 드러난 여러 사정을 모두 종합하여, 피고 D의 명예훼손 발언 등으로 인하여 E가 겪은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 피고들이 부담해야 할 위자료는 5천만 원으로 정한다.그 위자료 채권은 E의 사망으로 원고 A이 상속하였다.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 A에게 E로부터 상속한 위자료 5천만 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 E의 사망을 원인으로 한 원고들의 손해배상청구는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판사 박이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