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25. 1. 16. 선고 2024나207689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28,098,802원과 이에 대하여 2022. 3. 6.부터 2025. 1. 16.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항소와 피고의 항소를 각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 중 4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의 금전지급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과 동일하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당사자의 주장 요지

가.

원고

1)

1차 하도급 공사대금 중 잔대금 관련

이 사건 공사에 관한 계약와 같이 이 사건 하도급계약도 총괄계약으로 체결되었는데, 총괄계약의 범위는 1, 2차 공사를 합산하여 855,000,000원(= 이 사건 공사 총액 1,371,861,320원 × 하도급률 62.33%)이고, 1차 공사는 436,300,000원(= 피고가 수요기관으로부터 1차 공사대금으로부터 받은 700,000,000원 × 하도급률 62.33%, 계산결과에서 10,000원 이하 버림)이다. 원고는 피고로부터 1차 하도급 공사대금으로 404,627,297원만을 지급받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1차 하도급 공사대금 잔금 31,672,703원(= 436,300,000원 – 404,627,297원) 및 이에 대하여 공사 중단 다음 날인 2022. 3. 6.부터 발생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손해배상 관련

피고는 원고가 1차 공사를 완성하자, 원고와 2차 공사에 관한 하도급 계약을 체결할 의무를 위반하여 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고, 그로 인해 원고는 2차 하도급 계약을 체결하고 2차 공사를 이행하였다면 얻었을 이행이익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 위 금액은 62,805,000원[= (855,000,000원 – 436,300,000원) × 이윤비율 15%]인바, 피고는 원고에게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 또는 민법 제673조<1> 또는 신의칙에 의한 손해배상금으로서 위 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2>.

나.

피고

1)

1차 하도급 공사대금 중 잔대금 관련

가)

이 사건 하도급계약이 총괄계약으로 체결되어, 855,000,000원이 원고에게 지급하기로 예정했던 전체 하도급 공사계약의 규모인 것은 인정하나, 원고가 실제로 정산받을 수 있는 하도급 공사대금은 원사업자인 피고가 받는 도급금액에서 보험료, 안전관리비용, 환경보전비용을 먼저 공제한 결과에 하도급률을 곱하여 산출되는 것인바, 피고가 원고에게 변제한 금액과 피고가 지출한 노임 및 원고의 거래처들에게 지급한 대금의 합계액이 위 하도급 공사대금을 초과하므로, 원고가 구하는 잔금채권은 변제로 모두 소멸했다.

나)

피고와 사이에 각 차수별 하도급계약은 별도로 체결된 바가 없어, 1차 공사에 관한 계약에서도 62.33%를 적용하기로 합의한 바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하도급계약은 총괄계약으로 체결된 상태에서 중도에 해제되었으므로 원고의 기성고에 한하여 공사대금이 지급되어야 하는데, 위 855,000,000원을 전제로 증거보전사건의 감정인은 원고의 기성고율이 47.82%라고 판단하였으므로 원고가 지급받아야 할 1차 공사대금은 408,861,000원(= 855,000,000원 × 47.82%)에 불과하다. 그런데 원고가 피고로부터 변제를 자인하는 404,627,297원 외에도, 피고는 ① 2021. 8. 25. E에 1,980,000원을 지급하였고, ② 노무비 명목으로 8,360,020원, ③ 원칙적으로는 원고가 지급했어야 할 각종 보험료 합계 50,312,262원을 선지급함으로써, 원고의 잔금채권은 모두 변제로 소멸했다.

다)

설령 원고의 주장과 같이 1차 공사대금이 436,300,000원이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대금 지급을 ‘직영공사<3>’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던 피고는 이미 위 404,627,297원 외에도 원고에게 위 나)항의 ①, ②, ③과 같이 변제하였으므로, 원고의 잔금채권은 모두 소멸했다.

2)

손해배상 관련

총괄계약이라고 하더라도 계약상대방으로 인해 계약의 목적 달성이 어려운 경우라면 다음 차수의 계약을 체결할 것을 강제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인데, 원고의 1차 공사에는 이행지체․하자 문제가 있었고, 수요기관이 잠정적으로 공사를 중단하기 요구하여 이 사건 공사의 2차 공사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기 전 원고에게 공사 중단을 요구했을 뿐인데, 원고는 폭언과 욕설로 대응하고, 2차 공사를 임의로 강행했다. 수요기관이 현장을 폐쇄하자 원고가 피고를 행정청에 신고하여 피고가 기소되는 등의 사건을 겪은바, 원고와 피고 사이의 신뢰관계는 완전히 소멸했다. 그 결과 2차 공사에 관한 하도급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것이므로, 그에 관한 귀책사유는 원고에게 있고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은 존재하지 않는다.

3.

1차 하도급공사의 대금에 관한 판단

가.

인정사실

1)

이 사건 하도급계약<4>은 이 사건 공사에 관한 계약과 같이 총괄계약의 성격을 가지는 것으로서, 당초에 계약상대방을 원고로 정하여 장차 2차 공사에 관한 계약을 체결할 것을 예정하고 있었다.<5>

2)

피고는 2021. 5. 12. 수요기관(발주자)으로부터 총괄계약공사인 이 사건 공사를 도급받으면서 1차 공사 금액으로 700,000,000원(부가가치세 포함)이 기재된 계약서를 수령했고, 2021. 5.경 7억 원어치의 예정공정표와 직접시공계획서, 계약내역서를 작성해 수요기관에 제출했으며, 그 무렵 원고와 이 사건 하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하도급계약서(갑 제6호증)에는 ‘계약금액: 1,371,861,320원의 62.33%인 855,000,000원(부가가치세 포함)’이라는 기재가 있다.

3)

원고는 2022. 2. 25. 무렵 “피고로부터 2022. 2. 25.까지 총 합계 404,627,297원(부가가치세 포함)을 지급받았다”는 내용의 정산서(갑 제10호증)(이하 ‘원고 정산서’라 한다)를 작성하였다.

4)

피고는 “원고에게 2022. 2. 16.까지 총 합계 385,068,388원(부가가치세 포함)을 지급하였다”는 내용의 정산서(을 제 5호증)(이하 ‘피고 정산서’라 한다)를 작성했는데, 위 서류의 ‘1. 공사금액’ 란에는 ‘700,000,000원(부가가치세 포함)’이 기재되어 있고, ‘3. 정산’란에서 ‘62.33%’를 곱하여 금액을 산출하고 있다.

5)

피고는 2021. 8. 6. E(F)로부터 1,980,000원(부가가치세 포함)의 전자세금계산서를 발행받은 다음, 2021. 8. 25. E(F)에게 1,980,000원(부가가치세 포함)을 지급하였고, 피고 정산서에는 위 지급내역이 기재되어 있다.

6)

한편, 원고는 2022. 2. 8. 및 9. E(F)에게 1,980,000원을 지급하였는데, 이는 2022. 1. 31. 작성된 세금계산서(2021. 11. 23.부터 12. 15.까지 임대)에 따른 E의 지급청구에 응한 것이다.

[인정근거] 앞서 본 증거들, 갑 제10, 13, 1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8, 15호증의 각 기재, 제1심법원의 E에 대한 사실조회회신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나.

1차 하도급계약의 공사대금의 산정

1)

우선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하도급계약은 총괄계약으로서의 합의와 총괄계약에 따라 체결된 1차 공사에 관한 차수별 하도급계약을 포함하는 것으로서 양 당사자가 적용한 하도급률은 62.33%인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차수별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으므로 하도급률과는 무관하게 감정인이 산정한 감정결과에 따라 1차 공사대금을 산출하여야 한다”는 취지인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원고는 “피고가 발주자로부터 1차 공사대금으로 받은 7억 원의 도급금액에 위 하도급률을 적용한 금액이 원고가 지급받아야 할 하도급대금”이라 주장하고, 피고는 “건설업계의 통상적 실무 방식을 적용해 산출한 피고 정산서에 해당하는 금액이 하도급대금”이라고 다툰다. 살피건대, 앞서 본 증거들,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제반 사정들, 즉 ① 원고가 피고와의 통화에서 “이전에 합의한 방식과는 다르게 정산한 데에 동의할 수 없다, 정산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취지의 항의를 한 것에 비추어 피고 정산서는 원고와 합의 없이 임의로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의 세금계산서 직불액이 부가가치세를 포함하고 있는 것에 비추어, 원고와 피고 사이에, 피고가 주장하는 방식인 ‘7억 원에서 부가가치세를 공제한 금액을 기준으로 사회보험료를 공제하고 하도급률을 곱해 하도급대금을 산정하는 방식’이 아니라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7억 원에 바로 하도급률을 곱하여 대금을 산출하는 방식’으로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봄이 보다 자연스러운 점, ③ 이 사건 하도급계약서에는 피고와 발주자 사이의 공사대금 총액(부가가치세 포함)을 기준으로 그 금액에 하도급률을 곱한 금액이 원고와 피고 사이의 계약금액으로 기재되어 있을 뿐이고, 다른 정산 방식에 관한 기재는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피고가 발주자로부터 수령한 1차 공사대금 700,000,000원에 62.33%의 하도급률을 적용한 436,300,000원이 이 사건 1차 하도급계약의 총 대금인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3)

원고가 지급받았음을 인정하는 이 사건 1차 하도급계약 대금이 404,627,297원임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잔대금 31,672,703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

변제 등 항변

1)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2021. 8. 6. 발행한 세금계산서에 따라 2021. 8. 25. E에 1,980,000원을 지급하였는바, 피고 정산서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어 위 금액이 원고 정산서에 기재되지 않은 것은 단순한 착오 또는 누락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의 위 1,980,000원의 변제 항변은 이유 있다.

이에 관해, 원고는 “2022. 2.경 피고를 대신해 원고가 E에게 위 1,980,000원을 지급하였다”는 취지로 반박하나, 앞서 본 바에 의하면 피고 명의로 2022. 1. 31.자 1,980,000원의 세금계산서(2021. 11. 23.부터 2021. 12. 15.까지 중장비 임차)가 발행되었고, 원고는 2022. 2. 8. 및 2. 9. E에 위 액수를 전액 지급하였는데, 위 임차일자는 1차 공사가 진행되던 때이기는 하지만, 피고가 부림전기에 1,980,000원을 지급한 후인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원고가 지급한 위 대금은 2021. 8. 6.자 세금계산서와는 별개로 이루어진 거래에 의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한편, 위 세금계산서 대금은 피고에게 지급의무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앞서 본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대금 지불 방식은, 앞서 인정한 하도급금에서 원고의 거래처가 피고 앞으로 세금계산서를 발급하면 피고가 그 대금을 원고의 거래처에 직접 지급하여, 피고의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직불금 전액을 원고에 대한 지급으로 정산한 사실을 알 수 있는데, 원고는 이 사건 소송에서 ‘피고는 잔대금의 전액을 원고에게 지급하라’는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어서,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위 1,980,000원을 E에 먼저 지급했다고 하더라도 이후 원고가 피고로부터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은 액수의 1차 공사의 잔대금을 공제 없이 지급받으면 위 선지급에 따르는 손해는 상쇄될 것으로 보인다).

2)

또한, 피고는 2023. 4. 25.자 준비서면 1쪽에서 “원고가 지급을 자인하는 404,627,297원에 더하여 8,360,020원에 달하는 노무비를 초과 지급하였으므로 이는 피고의 변제로 인정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는데, 제출된 증거만으로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없다.

3)

다음으로 보험료 등 공제 주장에 관하여 본다. 앞서 본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하도급계약서의 내역서와 피고가 작성한 1차 공사내역서에 고용보험, 산재보험, 건강보험, 연금보험, 산업안전관리, 환경보전, 노인장기요양보험, 퇴직공제부금비용의 항목이 기재된 사실, 피고가 고용보험 및 산재보험, 건설근로자퇴직공제에 가입하고 이를 납부했으며, 건강보험료, 노인장기보험료, 연금보험료, 산안비 및 환경비를 지급하였고, 그 지급액이 피고 정산서 ‘2. 공제액’란 기재와 같이 50,312,262원에 이르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건설산업기본법 제22조 제7항이 정하는 사회보험료, 산업안전보건법 제72조 제1항의 산업안전보건관리비(이하 ‘산안비’라고 한다), 건설기술진흥법 제66조 제3항의 환경관리비(이하 ‘환경비’라고 한다)를 지급할 의무는 원사업자의 지위에 있는 피고에게 부과된 법률상 의무라 할 것인데, 통상 건설업계의 실무상 도급금을 기준으로 부가가치세를 공제한 금액에 다시 사회보험료, 산안비, 환경비를 공제한 결과에 하도급률을 적용하여 하도급대금을 정하는 관행과 실제 하수급업자가 현장에서 지출한 산안비, 환경비를 보전해주기 위해 앞서 공제한 산안비, 환경비의 하도급률만큼을 하수급업자에게 반환하는 관행이 있는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원고의 주장은 “위와 같은 관행을 적용한 피고 정산서에 의한 정산은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이고, 원고와 피고 사이에 위와 같은 관행을 이 사건 하도급계약에 적용하기로 한 합의가 있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달리 없는 점, 원고가 이 사건 1차 공사를 전부 이행하는데도, 피고로부터 62.33%에 불과한 하도급 금액만을 지급받는 점에 비추어 피고가 위 사회보험료 등을 자신이 취득하는 수수료(즉, 도급금의 37.67%)에서 지출하겠다고 합의했을 가능성도 상당해 보이는 점을 종합하면, 피고의 위 공제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라.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잔금 중 미변제금인 29,692,703원(= 436,300,000원 - 404,627,297원– 1,98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손해배상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장기계속공사계약은 총공사금액 및 총공사기간에 관하여 별도의 계약을 체결하고 다시 개개의 사업연도별로 계약을 체결하는 형태가 아니라, 우선 1차년도의 1차공사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면서 총공사금액과 총공사기간을 부기하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1차 공사에 관한 계약 체결 당시 부기된 총공사금액 및 총공사기간에 관한 합의를 통상 ‘총괄계약’이라 칭하고 있는데, 이러한 총괄계약에서 정한 총공사금액 및 총공사기간은 국가 등이 입찰 당시 예정하였던 사업의 규모에 따른 것이다. 사업연도가 경과함에 따라 총공사기간이 연장되는 경우 추가로 연차별 계약을 체결하면서 그에 부기하는 총공사금액과 총공사기간이 같이 변경되는 것일 뿐 연차별 계약과 별도로 총괄계약(총공사금액과 총공사기간)의 내용을 변경하는 계약이 따로 체결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위와 같은 총괄계약은 그 자체로 총공사금액이나 총공사기간에 대한 확정적인 의사의 합치에 따른 것이 아니라 각 연차별 계약의 체결에 따라 연동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장기계속공사계약의 당사자들은 총괄계약의 총공사금액 및 총공사기간을 각 연차별 계약을 체결하는 데 잠정적 기준으로 활용할 의사를 가지고 있을 뿐이라고 보이고, 각 연차별 계약에 부기된 총공사금액 및 총공사기간 그 자체를 근거로 하여 공사금액과 공사기간에 관하여 확정적인 권리의무를 발생시키거나 구속력을 갖게 하려는 의사를 갖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즉, 장기계속공사계약에서 이른바 총괄계약은 전체적인 사업의 규모나 공사금액, 공사기간 등에 관하여 잠정적으로 활용하는 기준으로서 구체적으로는 계약상대방이 각 연차별 계약을 체결할 지위에 있다는 점과 계약의 전체 규모는 총괄계약을 기준으로 한다는 점에 관한 합의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총괄계약의 효력은 계약상대방의 결정(연차별 계약마다 경쟁입찰 등 계약상대방 결정 절차를 다시 밟을 필요가 없다), 계약이행의사의 확정(정당한 사유 없이 연차별 계약의 체결을 거절할 수 없고, 총공사내역에 포함된 것을 별도로 분리발주할 수 없다), 계약단가(연차별 계약금액을 정할 때 총공사의 계약단가에 의해 결정한다) 등에만 미칠 뿐이고, 계약상대방이 이행할 급부의 구체적인 내용, 계약상대방에게 지급할 공사대금의 범위, 계약의 이행기간 등은 모두 연차별 계약을 통하여 구체적으로 확정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8. 10. 30. 선고 2014다235189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1)

앞서 본 법리에 의하면 총괄계약에는 계약이행의사의 확정, 즉 정당한 사유 없이는 차수별 계약을 거절할 수 없는 효력이 있는바, 피고에게 2차 공사에 관한 하도급계약을 거절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 본다.

2)

살피건대, 앞서 본 증거들, 갑 제14호증, 을 제16, 18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1차 공사를 이행하면서 2021. 12. 23.까지 행정청으로부터 ‘설계도서에 기재한 도료와 다른 자재를 사용했다’, ‘공정의 진척이 지연되고 있다’는 취지로 지적을 받은 사실, 1차 공사를 완성한 원고가 2022. 1. 24. 피고에게 2차 공사에 관한 계약서를 날인하여 송부한 사실, 피고는 2022. 1. 28. 수요기관과 계약금 618,391,000원, 공사기간 2022. 1. 28.부터 2022. 11. 7.까지(284일)의 이 사건 2차 계약을 체결한 사실, 원고는 2022. 2. 14. 피고에게 2차 공사에 관한 계약서를 다시 송부한 사실, 그 무렵까지 2차 공사에 관한 계약의 체결이 이루어지지 않자 원고는 2022. 2. 25. 피고에게 욕설이 담긴 항의성 메시지를 보낸 사실, 원고는 그 무렵 이미 들여온 도료를 이용해 서측관리부두 2잔교 연락도교를 일부 도장한 사실, 피고 대표자는 2022. 3. 2. 원고 대표자와 통화에서 ‘메신저에서 욕설을 하고 다음 날이면 태도를 바꾸는 사람과는 일하고 싶지 않고, 이후에는 저희가 다 할 거고, 수요기관의 입장도 있어 원고에게 일을 줄 수 없다’는 취지로 말하고, 이에 원고 대표자는 ‘할 수 있는 조치를 다 하겠다’는 취지로 답한 사실, 원고는 2022. 3. 4. 항만건설과 담당자에게 이 사건 하도급계약서를 제공하며 피고를 신고하여, 수요기관은 2022. 3. 5. 이 사건 공사현장을 폐쇄하고, 행정청은 2022. 5. 6. 피고에게 6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3)

피고는 “원고의 미숙한 공사와 각종 욕설, 수요기관의 관련 법령상 공사 중단으로 인해 2차 공사에 관한 하도급계약 체결을 고려하던 중 원고가 피고를 신고했고, 피고는 영업정지까지 당해 계약을 체결할 신뢰관계가 소멸했으므로, 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앞서 본 사실들,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 즉 ① 하자 발생과 공기의 지연은 건설공사의 특성상 빈번한 일이고, 피고가 2022. 1. 28. 수요기관과 이 사건 2차 계약을 체결한 것에 비추어 2022. 1. 11.까지의 이 사건 1차 계약의 공기 준수 및 준공은 잘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이 사건 1차 계약과 근접한 시기에 이 사건 하도급계약이 체결된 것에 비추어 도료를 들여와 2차 공사를 준비하고 있었던 원고는 이 사건 2차 계약 이후 피고가 하도급계약에 관해 아무런 청약이 없자 피고의 미온적인 태도에 불안을 느껴 재차 계약서를 송부하고, 2차 공사를 개시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이 사건 2차 계약 이후 1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피고는 별다른 언급 없이 원고에게 피고 정산서만을 송부했을 뿐인데 위 정산서와 관련해서도 다툼이 있어 원고의 감정이 더욱 악화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④ 피고가 일정 부분 조장한 원고의 언동이 공사계약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정도의 것으로는 보이지 않고(원고의 시공능력과 관련한 사유가 아니다), 감정인이 지적하였듯 매우 낮은 하도급률을 받아들인 원고로서는 2차 공사를 크게 기대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의 ‘직접 다 하겠다’는 발언에 2차 공사에 관한 계약을 체결할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피고를 신고한 것으로 추측되는 점, ⑤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언급한 수요기관의 ‘사고, 중대재해처벌법’ 등으로 인한 2차 공사의 개시시기가 늦어진 근거를 명확하게 알 수 없고, 통화 녹취로 미루어 원고에게 특별히 설명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을 종합하면, 2022. 3. 2.경 2차 공사에 관한 계약 체결을 거절한 피고에게 어떠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가 총괄계약이 중도 해지된 것에 대하여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4)

피고가 수요기관으로부터 618,391,000원의 2차 공사 도급을 받았으므로, 이를 기준으로 62.33%의 하도급률을 적용하면 385,443,110원이 원고의 하도급대금이다. 그런데 그중 내역서에 기초하면 14.58%<6>의 이윤을 원고가 취득하지 못하는 손해를 입게 될 것으로 보이나, 한편으로 원고 역시 실제 이행하지 않은 부분에 대하여 이행이익 상당을 배상받게 되어 그 이행과정에서 기울여야 할 노력이나 불가피하게 수반되는 사업상 위험을 면하게 된 점,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피고에게 감정적인 태도로 항의하고, 임의로 공사에 착수하였으며, 피고를 수요기관에 신고하는 등 피고의 계약 체결 거절에 일조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이 사건에 나타난 여러 사정들을 참작하면, 피고가 배상하여야 할 손해액을 신의성실의 원칙 내지 공평의 원칙에 따라 위 금액의 50%로 제한한다.

5)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행이익 상당 손해배상금으로서 28,098,802원(= 618,391,000원 × 62.33% × 14.58% × 책임제한 50%, 원 미만 버림)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결론

결국 피고는 원고에게 위 57,791,505원(= 29,692,703원 + 28,098,802원)과 그중 위 29,692,703원에 대하여는 1차 공사의 완공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2022. 3. 6.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제1심판결 선고일인 2024. 3. 20.까지 상법이 정한 연 6%, 나머지 28,098,802원에 대하여는 피고의 계약 체결 거절일 이후로서 위 2022. 3. 6.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법원 판결선고일인 2025. 1. 16.까지 민법이 정한 연 5%<7>, 각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이 일부 달라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해당 부분을 취소하고 피고에게 이 법원에서 추가로 인정한 위 돈의 지급을 명하며, 제1심판결 중 나머지 부분은 정당하므로 이에 대한 원고의 나머지 항소와 피고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어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양준(재판장) 신진화 오재성

각주1) 제673조(완성 전 도급인의 해제권) 수급인이 일을 완성하기 전에는 도급인은 손해를 배상하고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각주2) 원고는 이 부분에서 민법 제673조만을 언급하고 있으나, 그 취지는 ‘피고가 총괄계약의 법리상 원고와 다음 차수의 연차별 계약을 체결할 의무를 위반해 손해배상을 하여야 한다’는 것이므로, 위와 같이 선해하여 기재한다.

각주3) 실제로는 하도급계약을 체결하여 하수급인이 공사를 총괄 이행하나, 발주자에게 직영공사를 이행하는 것으로 신고하는 것으로, 하수급인이 고용한 노무자를 하도급인이 고용한 것으로 신고하고, 하수급인이 계약을 체결해 들여오는 자재를 하도급인의 명의로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하도급인이 직접 대금을 지급하는 공사 운영 방식을 일컫는다.

각주4) 피고는 “이 사건 하도급계약은 건설산업기본법 제29조 제1항을 위반해 체결된 것이어서, 강행규정 위반으로 무효이므로, 원고는 공사대금의 지급을 구할 수 없다”는 취지로도 주장하고 있고(2023. 4. 25.자 피고 준비서면 6쪽 등 참조), 앞서 본 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위 법률규정을 위반해 원고에게 하도급을 주었고, 그 결과 행정청으로부터 6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사실을 알 수 있다. 위 법률은 위 규정을 위반한 자에게 참여제한(제29조의3 제1항 제1호), 영업정지(제82조 제2항 제3호), 등록말소(제83조 제7호),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제96조 제4호)을 벌칙으로 정하고 있으나, 법령의 목적과 취지상 단속규정에 불과한 위 규정을 위반하였다고 하여 이 사건 하도급계약이 무효인 행위라고 단정할 수는 없는바,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각주5) 피고는 제1심에서 이 사건 하도급계약이 총괄계약이 아니므로 2차 계약을 체결할 의무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다투었으나, 이 법원에서 이 사건 하도급계약이 총괄계약임을 인정하고 있다(피고의 2024. 11. 12.자 준비서면 참조).

각주6) 원고는 15%의 이윤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피고가 원고에게 총괄계약으로서 이 사건 하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14.58%의 이윤을 적용하여 하도급공사대금을 산출하였으므로(갑 제16호증), 2차 공사에 관한 하도급계약에서도 이를 참고하여 이윤의 비율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 위 비율을 적용하기로 한다.

각주7) 법률상 손해배상금이므로 민법이 정한 연 5%를 적용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