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법원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25. 12. 18. 선고 2024노1799 판결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사실오인

피고인이 운영하는 C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에 근무한 장례복지사들<1>(이하 '이 사건 장례복지사들'이라 한다)은 피고인이 직접 채용하고 관리한 근로자가 아니라, G이 개인적으로 모집하고 운영하던 자들로서, 피고인은 행사 발생 시 G을 통하여 인력 공급을 받았을 뿐이다. 이 사건 장례복지사들은 이 사건 회사 이외에도 I 장례식장 등 다른 장례식장에서도 근무하였고, 피고인은 이들에게 다른 장례식장에서의 근무를 금지한 적이 없으며, 회사의 취업규칙·인사규정·징계규정 등도 적용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 사건 장례복지사들은 이 사건 회사 소속 근로자로 볼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장례복지사들이 피고인에게 퇴직을 통보하거나 퇴직금을 요청한 사실도 없으므로, 피고인은 퇴직금 미지급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

가사, 이 사건 장례복지사들이 이 사건 회사 소속 근로자라 하더라도 이 사건 회사에서의 계속근로기간이 1년 미만이므로 퇴직금 지급대상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6개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원심이 선고한 위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구리시 B빌딩을 본점으로 하는 이 사건 회사의 사내이사이자 실질적 대표로서 상시근로자 114명을 고용하여 장례 및 관련 서비스업을 운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2020고단1040』

피고인은 2015. 6. 10.부터 2021. 8. 8.까지 장례복지사로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 D의 퇴직금 13,363,311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1 기재와 같이 근로자 6명의 퇴직금 합계 57,522,167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022고단1559』

피고인은 2018. 11. 19.부터 2022. 3. 29.까지 장례복지사로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 E의 퇴직금 7,851,270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023고단966』

피고인은 2015. 1. 1.부터 2022. 11. 30.까지 장례복지사로 근무하고 퇴직한 근로자 F의 퇴직금 17,312,311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2 기재와 같이 근로자 7명의 퇴직금 합계 75,473,347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거시 증거들을 종합하여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다.

이 법원의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07864 판결, 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게 같은 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임금 미지급에 관한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 참조).

2)

인정사실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피고인의 지위, 회사의 조직 및 인력운영

(1)

피고인은 이 사건 회사의 실질적 대표자로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여러 지점을 설치하고, 각 기업과 상조계약을 체결하여 그 임직원에게 장례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운영하였다. 이 사건 회사가 AD와 체결한 장례지원서비스 위탁계약서에는 장례지도사와 장례복지사를 모두 지원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반면, AE 및 AF과의 계약서에는 장례지도사 지원은 포함되어 있지 않고, 장례복지사 지원만이 명시되어 있다. 이 사건 회사는 경영관리부, 마케팅기획부, 의전사업부 등으로 조직을 구성하고 있으며, 상시근로자는 114명에 이르나, 이 숫자에는 장례복지사 인력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2)

이 사건 회사는 장례식장 현장에서 조문객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접객을 담당하는 인력으로 이 사건 장례복지사들을 사용하였으나, 이들에 관하여는 별도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아니하고 일당을 지급하여 왔다.

(3)

장례복지사 인력의 모집 및 배치와 관련하여, 이 사건 회사는 지역별로 이른바 '도우미 팀장' 또는 '실장'이라는 중간 관리자를 두었고, 그 중 G은 수도권 일대에서 여러 명의 장례복지사를 관리하면서 장례식장으로부터 인원 요청을 받아 장례복지사들을 각 장례식장에 배치하였다.

나)

이 사건 장례복지사들의 채용 경위와 근로제공 구조

(1)

이 사건 회사의 취업규칙 제10조 내지 제12조에는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가 되기 위해서는 서류전형 및 면접평가를 거치고, 신체검사와 적성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

이 사건 장례복지사들은 지인으로부터 '이 사건 회사에서 직원을 구한다'는 말을 듣고 G 실장을 소개받거나, 장례식장에 직접 전화하여 지원 의사를 밝힌 뒤G 실장을 안내받았으며, 그 중 일부는 G 실장이 근무하던 장례식장에서 면접을 보고 이력서를 제출하였다. 한편, G은 I 장례식장에서 2015년경 AG를 설립하면서 몇 명의 이력서와 보건증이 필요하다고 하여 일부로부터만 제출받았을 뿐, 이 사건 회사에서는 이력서를 요구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3)

위 면접과정에서 G은 지원자에게 일당, 기본 근로시간, 월 근무가능 일수, 야간 및 주말 근무 가능 여부 등을 질문하였고, 근무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으면 "내 일부터 바로 나올 수 있겠냐"고 하여 곧바로 근무를 시작하게 하였다.

다)

이 사건 장례복지사들의 구체적 업무 및 지휘·감독 관계

(1)

이 사건 장례복지사들의 주된 업무는 장례식장 접객실·식당에서 조문객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상 위에 수저·상보를 세팅하는 등 일련의 장례 접객업무였다.

(2)

이 사건 회사는 아래와 같은 내용의 장례복지사 근무수칙을 작성하여 장례복지사들에게 배포하였다.

(3)

이 사건 회사는 장례복지사들에게 이 사건 회사 장례복지사 근무수칙 확인서를 작성하게 한 적이 있고, 위 장례복지사들을 이 사건 회사 본점으로 소집하여 민원 관련 교육을 실시한 적이 있으며, 고객사로부터 전달된 민원 사항 및 경위서를 장례복지사들에게 공유하기도 하였다.

라)

근로시간, 근무일수 및 근무장소·출퇴근 관리의 실태

(1)

이 사건 장례복지사들에게는 주당 또는 월 단위로 정해진 근무 요일이나 소정근로일이 별도로 정해져 있지 않았고, 사람마다 차이는 있으나, 실제로는 통상 한 달에 8일에서 많게는 25일 내지 28일 정도, 하루 10시간씩 이 사건 회사 또는 G이 지정한 장례식장에서 근무하였다.

(2)

이 사건 장례복지사들은 이 사건 회사가 각 기업과 체결한 장례서비스 계약에 따라 장례가 접수되면, 장례지도사가 장례식장과 상주를 접촉하여 필요한 인원과시간을 정한 뒤 G에게 연락을 하고, G이 위 장례복지사들에게 개별적으로 전화 또는 문자 메시지로 출근지와 출근시간을 통보하면 그에 따라 출근하였다.

(3)

이 사건 장례복지사들은 근무를 마친 뒤 본인 또는 조장 역할을 하는 장례복지사가 G 또는 이 사건 회사의 장례지도사인 의전팀장에게 근무일자, 장례식장, 근무시간, 인원, 연장유무 등을 문자나 카카오톡으로 통보하였다.

(4)

이 사건 장례복지사들은 장례가 없는 날에는 별도로 회사 사무실에 출근하거나 대기할 의무는 없었고, 각자의 생활 사정에 따라 휴무를 하였다. 근무가 어려운 경우에는 스스로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할 수는 없고, 미리 G에게 전화나 문자로 사정을 알리면 G이 다른 장례복지사를 배치하는 방식으로 근무 교체가 이루어졌다. 이 사건 장례복지사들은 배정된 날에 개인 사정 등으로 근무를 하지 못하는 경우에 관하여 "하루 일을 못하게 되면 그만한 손실이 많이 있는데, 그 이후 며칠간 일을 안 주는 식의 불이익이 생기기는 한다. 다만 그 일이 이 사건 회사에서 일을 안 주는 것인지, G 실장이 배정을 하지 않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마)

독립사업자성,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 및 전속성

(1)

이 사건 장례복지사들은 장례식장에 도착하면 통일된 디자인의 유니폼, 머리수건, 앞치마, 리본 등을 착용한 뒤 상주에게 인사하고 업무를 시작하였다. 유니폼은 이 사건 회사가 제공한 경우도 있고, G을 통하여 유상 또는 보증금 방식으로 제공받은 경우도 있다.

(2)

이 사건 장례복지사들 중 일부는 이 사건 회사에서 일이 없는 날에 I 장례식장 등 다른 장례식장에서 장례복지사로 근무하기도 하였다.

(3)

이 사건 장례복지사들은 "이 사건 회사 외에는 일하지 않았다" 또는 "G이 이 사건 회사 일 위주로 콜을 주었고, 다른 일을 나가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고 진술하고 있는 반면, G은 "이 사건 장례복지사들은 이 사건 회사에 전속되어 있지 않고 I 장례식장에서도 근무하였다"고 진술하면서 별도의 전속금지 약정은 없었다고 진술하였다.

(4)

I 장례식장 구인공고에는 "I 장례식장 장례도우미 모십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업체명에 I 장례식장과 이 사건 회사가 동시에 기재되어 있고, 이에 대하여 G은 "I 장례식장 사무장이 광고를 내달라고 해서 I 사업자등록증을 넣어 올렸다가, 광고비가 남아 있어 이 사건 회사도 함께 넣은 것일 뿐"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바)

보수의 성격 및 사회보장제도상 지위

(1)

이 사건 회사는 이 사건 장례복지사들에게 기본 근무시간을 기준으로 일당을 8만 원 내지 11만 원 정도로 산정하였고, 매월 1일부터 15일까지 근로분은 같은 달 20일에, 16일부터 말일까지 근로분은 익월 5일에 각 일괄 지급하였다.

(2)

이 사건 회사는 이 사건 장례복지사들을 '사업소득자'로 보아 3.3%의 사업소득세를 공제하였고, 4대보험에는 가입시키지 않았다.

(3)

이 사건 장례복지사들에게 퇴직 시 퇴직금을 지급한 사례는 없었고, 이 사건 장례복지사들은 재직 중에는 퇴직금을 요구하지 못하다가 퇴직 후 노동청 진정 등을 통해 비로소 퇴직금을 문제 삼았다.

(4)

이 사건 장례복지사들은 일을 그만둘 때 별도의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G 실장에게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알린 뒤 더 이상 이 사건 회사 관련 업무를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3)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과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장례복지사로 근무한 이 사건 장례복지사들이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따른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피고인에게 공소사실 기재 각 퇴직금 지급의무가 존재하는지 여부 및 그 범위에 관하여 다툴만한 근거가 있었다고 보이므로, 가사 피고인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미지급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가)

이 사건 장례복지사들의 구체적 업무 및 지휘·감독 관계

(1)

이 사건 회사는 장례복지사와 별도로 고용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고, 별도로 장부 등을 통해 인원을 관리하고 있다고 볼 정황도 확인되지 않는다. 더구나 이 사건 회사에서 일정 기업에는 장례지도사 없이 장례복지사만 공급하고 있으므로, 장례지도사를 통해 위 장례복지사들을 관리, 감독한다고 일반화하기도 어렵다.

(2)

이 사건 장례복지사들의 공급 역시 같은 장례복지사로서 이른바 '실장'을 통해 이루어졌는데, 신규 장례복지사의 채용이나 장례식장에서 어느 장례복지사를 공급할지 등 인력관리에 이 사건 회사가 관여했다고 볼만한 정황은 뚜렷이 확인되지 않는다. 그리고 '실장'으로 불리는 G은 원심 법원에 증인으로 나와 이 사건 회사에 고용되어 있지 않다고 진술하였으므로, 이 사건 회사에 장례복지사들을 상시 관리하는 별도의 인력이 있었다고 볼 수도 없다.

(3)

이 사건 회사는 이 사건 장례복지사들에 대해서 취업규칙에 따른 정식 채용절차를 전제로 한 인사체계를 운영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4)

이 사건 회사 명의의 사원증, 신분증을 이 사건 장례복지사들에게 발급했다는 자료는 확인되지 않는다.

(5)

이 사건 회사가 직접 이 사건 장례복지사들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은 어디로 가라", "이렇게 일하라"고 지시하였다거나 회사 차원에서 정기적으로 장례복지사들을 소집하여 회의 및 교육을 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

(6)

이 사건 회사가 이 사건 장례복지사들에게 배포한 장례복지사 근무수칙은 장례식장에서의 기본적인 예절, 복장, 유가족 및 조문객 응대 태도 등 상식적인 주의의무를 환기하는 안내문 수준에 그치고, 회사 근로자들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처럼 근무시간, 휴가, 징계 등 구체적 복무의무와 제재를 정한 규범으로 보기 어렵다. 이 사건 회사가 이 사건 장례복지사들을 본점으로 소집하여 민원 관련 교육을 실시한 적이 있으나, 이러한 교육도 장례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민원을 최소화하기 위한 서비스 안내 차원이 대부분이며, 위 장례복지사들이 위 회의에 불참하였다고 하여 징계나 불이익을 받았다는 점이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피고인이나 이 사건 회사가 위 교육을 진행하거나 이 사건 장례복지사들에게 참석 요청을 하였다고 하여 사용자로서 지휘, 감독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나)

근로시간, 근무일수 및 근무장소·출퇴근 관리의 실태

(1)

이 사건 장례복지사들이 이 사건 회사 사무실에 비치된 출근부나 장례복지사 현황표에 직접 출근일별 근무장소를 자필로 기재하였다는 자료는 없다. 이 사건 회사가 장례복지사들에게 일정한 소정근로일수나 월별 의무 출근일을 정해 두고, 그에 따라 연차휴가, 결근, 지각 등을 인사서류상 관리하거나 징계한 자료는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장례복지사들은 개인 사정 등을 이유로 자유롭게 실장에게 통보하고 일을 쉬거나 그만두기도 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별도로 정년이 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각자의 생활 패턴, 건강상태, 개인 일정에 따라 일을 하지 않거나 조율하기도 하였던 점, 개인 사정으로 근무가 어려운 경우에는 G을 통하여 다른 장례복지사를 투입하는 방식으로 근무를 조정한 점, G은 이 사건 장례복지사들이 쉬고 싶을 때 쉬었고, 출근하지 않는다고 하여 회사가 제재할 수 있는 구조도 아니었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장례복지사들에게 취업규칙이 적용된다거나 근로가 강제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이 사건 장례복지사들의 출퇴근 및 휴무는 일반적인 상시근로자에게 취업규칙, 근태규정에 따라 엄격히 통제되는 것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고 보이며, 이 사건 회사에서 장례복지사들에 대해 근태관리를 할 계획이나 의사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2)

일부 장례복지사들이 일을 빠진 이후 일정기간 콜 배정이 줄어들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기는 하나, 이를 이 사건 회사의 취업규칙이나 근태규정에 따른 징계·제재로 볼 수 있는지, 아니면 단순히 실장 개인의 콜 배정 과정에서 발생한 결과에 불과한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다)

독립사업자성,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 및 전속성

(1)

일부 장례복지사들은 실질적으로 이 사건 회사 위주로 근무하였고 다른 곳에는 거의 나가지 않았다고 진술하기도 하나, 이를 이 사건 회사와의 전속계약 또는 업무지시에 따라 다른 장례식장에서의 근무가 제한되었기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2) 오히려 G 실장을 통해 투입된 장례복지사 중 상당수는 I 장례식장 등 이 사건 회사가 담당하지 않는 장례식장에서 근무하였고, 이 사건 회사가 이에 대하여 별다른 제재나 이의를 제기하였다고 볼만한 정황도 확인되지 않는다. 타 장례식장에서의 근무를 금지하는 규정이나 약정 역시 존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며, 태도가 불량하거나 근무를 자주 하지 않는 장례복지사에게 제재를 가하였다는 객관적 자료도 없다.

(3)

이 사건 회사가 장례복지사들에게 앞치마, 두건, 리본 등의 의류를 무상으로 나누어준 경우도 있으나, 장례복지사들이 각자 필요에 따라 직접 구입하여 사용한 경우도 있다. 또한 고객 회사 명찰의 패용 역시, 장례서비스를 받는 회사와 조문객의 입장에서 장례식장 내 인력을 식별하고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대외적 표지의 의미가 크다고 보이고, 제3자를 임의로 투입하지 못하게 한 것도 장례라는 특수한 서비스의 성격상 최소한의 품질, 신뢰를 유지하기 위한 장치로 보인다.

라)

보수의 성격 및 사회보장제도상 지위

(1)

장례복지사들은 고정적인 월급을 지급받은 바 없고, 기본급도 정해져 있지 않았으며, 각자 일한 시간과 일수에 비례해 보수를 지급받아 왔던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근무일수에 따라 월별 보수 편차가 상당하였다.

(2)

이 사건이 문제가 되기 전에 이 사건 회사에 퇴직금을 청구하였던 장례복지사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상조업계에서 장례복지사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는 전례도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이 사건 회사를 운영하는 피고인으로서는 장례복지사들에게 근로자성이 인정되어 퇴직금 지급 의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쉽게 인식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 피고인은 별도로 장례복지사들의 채용 및 퇴직 일시, 급여 내역과 같이 퇴직금 지급을 위해 필요한 요소를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하지 않았는바, 이 사건 장례복지사들이 이 사건 회사에 사직서나 퇴직신청서를 제출하여 직접 퇴직 의사를 통보한 자료도 없고, 그만둔다고 통지한 상대방인 실장 G이 이 사건 회사의 직원이라거나 대리인이라고 보기도 어려우며, 위 장례복지사들이 그만둘 무렵 이 사건 회사에 직접 퇴직금 지급을 요청하지도 않았으므로, 피고인이 위 장례복지사들이 그만둔 사실을 인식하기도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으므로,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이를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은 위 제2의 가.항 기재와 같다. 이는 위 제2의 다.항에서 본 바와 같이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의하여 판결의 요지는 공시하지 않기로 한다.

판사 장래아(재판장) 최서은 이은명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