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판결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20. 3. 3. 선고 2019가단102163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서 1994. 1.경 입사한 이후 2012. 12.경 퇴직할 때까지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해 왔다.

나.

피고는 2009. 5. 20.경 사내인트라넷의 게시판에, 직급정년제를 도입하고, 직무등급별 직급정년제 편입대상자와 일정 연령에 도달한 근로자들의 임금을 순차로 60%까지 삭감하는 취지의 임금피크제(이하 '1차 임금피크제'라 한다)를 실시한다는 취지의 취업규칙 개정안을 공지하였다. 그 후 피고는 2009. 6. 1. 1차 임금피크제를 반영하여 인사규정 및 인사규정 시행세칙을 개정하였다(1차 임금피크제의 실시를 내용으로 변경한피고의 취업규칙을 이하 '1차 취업규칙'이라 한다).

다.

피고는 2010. 12. 14.경 사내인트라넷의 게시판에, 일정 연령에 도달한 근로자들의 임금을 순차로 50%까지 삭감하는 등 1차 임금피크제에 비하여 삭감률을 높인 임금피크제(이하 '2차 임금피크제'라 한다) 등을 내용으로 한 취업규칙 개정안을 공지하였다. 그 후 피고는 2011. 1. 1. 2차 임금피크제를 반영하여 인사규정 시행세칙을 개정하였다(2차 임금피크제의 실시를 내용으로 변경한 피고의 취업규칙을 이하 '2차 취업규칙'이라 한다).

라.

피고 소속 근로자들 중 일부는 1, 2차 취업규칙에 따라 임금이 삭감되자, 피고를 상대로 1, 2차 취업규칙이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위와 같이 삭감된 임금의 지급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였는데,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15. 8.경 '1, 2차 취업규칙 변경은 근로자들의 적법한 동의를 얻었다고 볼 수 없어 무효'라고 판단하면서 위 근로자들에 대한 일부 승소판결<1>을 선고하였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14가합557402호 사건), 그 후 서울고등법원이 2017. 1.경 항소기각 판결을(서울고등법원 2015나2049413호 사건), 대법원이 2017. 5.경 상고기각 판결을 각 선고하여, 위 일부 승소판결이 확정되었다(대법원 2017다209129호 사건, 이하 위와 같이 진행된 민사소송을 이하 '관련 민사소송'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3,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2009. 10.경부터 2012. 11.경까지 1, 2차 취업규칙에 따라 피고로부터 합계 44,081,628원이 삭감된 임금을 지급받았다. 그런데 피고는 1, 2차 임금피크제를 실시하도록 취업규칙을 변경하면서 근로기준법 제94조에 기한 근로자들의 적법한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1, 2차 임금피크제의 내용은 근로기준법 제6조, 고용상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4조의4 제1항, 민법 제103조 및 제104조에 위배된다. 따라서 피고가 적법한 근로자들의 동의를 받지 않고 1, 2차 취업규칙을 적용하여 위와 같이 원고의 임금을 삭감한 것은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금으로 위와 같이 삭감된 임금액 상당액인 44,081,628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관련 법리

1)

일반적으로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이 정당하지 못하여

무효로 판단되는 경우에 그러한 사유만에 의하여 곧바로 그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이 불법행위를 구성하게 된다고 할 수는 없으나,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징계해고 등을 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근로자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하에 고의로 어떤 명목상의 해고사유 등을 내세워 징계라는 수단을 동원하여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을 한 경우나, 해고 등의 이유로 된 어느 사실이 취업규칙 등 소정의 징계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하거나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이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 볼 수 있는데도 그것을 이유로 징계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을 한 경우처럼, 사용자에게 부당해고 등에 대한 고의·과실이 인정되는 경우에 있어서는 불법행위가 성립되어 그에 따라 입게 된 근로자의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도 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1996. 4. 23. 선고 95다6823 판결 등 참조).

2)

근로기준법 제94조는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위 규정은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정하는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려고 할 경우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위와 같은 집단적 동의를 받을 것을 요건으로 정한 것이다(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8다200709 판결 등 참조).

다.

판단

갑 3, 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위 나.의 1)항의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제1항에서 인정한 사실들 및 갑 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의 임금을 삭감할 사유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데도 사실상 원고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하에 고의로 원고에게 불이익하게 임금을 삭감하였다거나, 1, 2차 취업규칙 변경의 무효라는 점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이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 볼 수 있는데도 그것을 이유로 원고의 임금을 삭감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려운바, 위 각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1, 2차 취업규칙을 적용하여 원고의 임금을 삭감한 행위에 관하여 불법행위의 성립요건인 피고의 고의·과실 및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는 위법성이 있다고 단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1)

피고는 1, 2차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사전에 원고를 포함한 피고 소속 근로자들에 대하여 1, 2차 취업규칙의 각 개정안의 내용을 공지하였고, 피고 소속 관리자들에게 피고 산하 각 교육국별<2>로 위 각 개정안의 내용을 근로자들에게 설명하여 그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것을 지시하였다. 그 후 피고가 교육국별로 근로자들의 의견을 취합한 결과 1차 취업규칙 변경에 관하여는 피고 소속 근로자들(전체 근로자들 중 휴직자 등을 제외한 동의대상 근로자들) 중 84.4%가, 2차 취업규칙 변경에 관하여는 피고의 소속 전체 근로자들 중 91.4%가 각 동의하였다.

2)

피고는 2009. 4. 13.부터 2009. 5. 21.까지 수차례에 걸쳐 피고의 임원, 본부(실)장, 본사 팀장, 본부장, 교육국장들을 대상으로 1차 취업규칙 변경에 관한 설명회를 개최하였다. 또한 피고의 인사팀장이 2009. 5. 21. 사내인트라넷 게시판에 '취업규칙 개정 관련 FAQ'라는 글을 게시하였는데, 위 글에는 1차 임금피크제인 직급정년 도달자 임금삭감제도에 관한 설명이 포함되어 있었다.

3)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의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인 피고는 그 의사에 따라 취업규칙을 작성·변경할 수 있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9두2238 판결 등 참조). 다만,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이 근로자가 가지고 있는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여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내용일 때에는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는바, 피고로서는 사전에 1, 2차 취업규칙의 변경에 대하여 근로자들의 동의를 받기 위하여 위 1), 2)항과 같이 나름대로 근로자들의 의견수렴의 절차 등을 거친 다음 1, 2차 취업규칙을 변경하였고, 변경된 1, 2차 취업규칙에 따라 원고의 임금을 삭감한 것이므로, 설사 절차적 요건이 미비되어 위 1, 2차 취업규칙의 변경이 무효라고 하더라도, 피고가 아무런 근거 없이 자의적으로 원고의 임금을 삭감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4)

관련 민사소송에서는 '피고가 1, 2차 임금피크제의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인지를 주지할 수 있도록 적당한 방법으로 공고·설명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피고 소속 근로자들이 회의를 통하여 1, 2차 임금피크제에 대한 찬반 의견을 교환한 후 동의서에 그에 대한 찬반 서명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위 1)항의 동의율만으로는 위 근로자들이 1, 2차 취업규칙 변경에 관하여 찬성의 집단적 의견을 표시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라는 이유로 위 나.의 2)항의 관련 법리에 따라 1, 2차 취업규칙의 변경이 무효라는 취지의 판결이 선고된 것이다. 그러나 피고가 위와 같이 절차적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채 1, 2차 취업규칙을 변경한 것이 강행규정인 근로기준법 제94조를 위반하여 무효라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피고의 행위에 고의·과실 및 위법성이 인정되어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수 없다.

5)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1, 2차 임금피크제를 반영하여 변경된 1, 2차 취업규칙의 내용이 근로기준법 제6조,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4조의4 제1항, 민법 제103조 및 제104조를 위반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설사 1, 2차 취업규칙의 내용이 위 각 법령을 위반하였다고 하더라도, 강행법규 위반으로 인하여 1, 2차 취업규칙의 변경 효력의 효력이 없을 뿐 피고가 1, 2차 취업규칙에 근거하여 원고를 포함한 근로자들의 임금을 삭감한 행위가 위 근로자들에 대하여 각각의 개별적인 불법행위를 구성하게 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성인혜

각주1) 위 근로자들이 청구한 임금 상당액에 대한 지연손해금 청구 중 일부만이 기각되었다.

각주2) 피고는 산하에 C사업부문 등 3개의 사업본부를 두고 있고, 그 중 C사업부문은 C사업기획실 등 지원부서와 함께 19개의 '지역별 C 교육본부'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지역별 C 교육본부는 수개의 '권역별 조직'으로 나누어지고, 해당 권역별 조직은 거점지역을 중심으로 다시 수개의 '교육국'으로 나누어진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