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 중 원고 D의 2019. 11월, 12월 임금청구 부분과 원고 E의 2019. 10월~12월 임금청구 부분을 각 각하한다.
피고는 원고 A에게 6,316,661원, 원고 B에게 13,571,409원, 원고 C에게 28,016,448원, 원고 D에게 24,636,951원, 원고 E에게 17,056,207원, 원고 F에게 28,677,743원, 원고 G에게 12,946,405원과 각 이에 대하여 2023. 1. 14.부터 2024. 11. 27.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원고 D, 원고 E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그 1/10은 위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하고, 나머지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서 정한 택시 여객운송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 최저임금 적용대상인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다음과 같이 피고에게 고용되어 택시 운전기사로 근무하다 퇴직한 사람들이다.
<생략>
근무형태 등 임금지급 체계
피고 소속 근로자들은 1일 2교대제 또는 1차제로 근무하면서 운송수입금 중 일정액의 기준 운송수입금(이하 ‘사납금’이라 한다)은 피고에게 납입하고 나머지 운송수입금(이하 ‘초과운송수입금’이라 한다)은 근로자들이 보유하면서 이에 더하여 피고로부터 기본급, 수당 등의 명목으로 일정한 금액의 고정급을 지급받는 방식인 이른바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아 왔다.
최저임금법의 개정
최저임금법이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되어 일반택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이하 ‘택시운전근로자’라 한다)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는 제6조 제5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 한다)이 신설되고, 위 법률 부칙 내지 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부칙에 따라 2010. 7. 1.부터 피고의 본점 소재지인 부천시에서도 위 특례조항이 시행되게 되었다.
소정근로시간 등에 대한 임금협정의 내용
2007년 임금협정의 내용
피고는 2007. 4. 16. 교섭권한 있는 피고의 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과 소정근로시간을 1일 6시간 40분(1주 40시간), 사납금을 1일 79,000원(1일 2교대 기준, 신형 소나타 차량의 경우 1,000원 추가)으로 하고, 유효기간을 ‘2017. 4. 20.부터 효력이 발생하여 별도 협정서 작성시까지’로 하는 내용의 임금협정(이하 ‘2007년 임금협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개정 최저임금법 시행 후 임금협정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됨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을 기존 임금협정과 동일하게 6시간 40분으로 유지할 경우 사납금을 큰 폭으로 올려야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자,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0. 12. 10.경 소정근로시간을 1일 3시간으로 줄이고 사납금을 86,000원(1일 2교대제) 또는 117,000원(1차제)으로 인상하며 2010. 7. 1.부터 적용시행하기로 하는 내용의 임금협정을 체결하였다(이하 ‘2010년 임금협정’이라 한다).
피고는 이후에도 2014. 5. 26.경 및 2017. 3. 26.경 이 사건 노동조합과 임금협정을 체결하였다(이하 순서대로 ‘2014년 임금협정’, ‘2017년 제1차 임금협정’이라 한다). 2014년 임금협정부터는 한 달의 만근일수를 24일(2월은 23일)에서 25일(2월은 24일)로 변경하고, 제수당에 상여금을 포함시켰고, 2017년 임금협정부터는 임금협정서 제5조 등에서 규정하는 1일 근로시간이 3시간에서 2시간 30분으로 감축되었는데, 위 임금협정은 2017. 5. 1.부터 시행하기로 하였다.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7. 11. 6.경 임금협정을 체결하면서(이하 ‘2017년 2차 임금협정’이라 한다), 피고가 근로자들에게 장려수당 명목으로 90,000원의 범위 내에서 근무일수 1일당 3,750원의 비율에 의한 임금을 더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을 추가하였다.
2019년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개정과 2021년 임금협정
2019. 8. 27.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법률 제16563호, 2020. 3. 24.로 개정되기 전의 것)의 개정으로 2020. 1. 1.부터 전액관리제가 도입되게 되었다.
이에 피고는 피고의 노동조합과 2021. 7. 28. 소정근로시간을 1일 5시간 30분, 월 168시간으로 하고, 전액관리제를 도입하며 2021. 9. 1.부터 효력을 발생시키기로 하는 내용의 임금협정(이하 ‘2021년 임금협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각 임금협정의 비교
각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 기본급과 각종 수당, 사납금에 대한 변경내역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각, 만근일 기준).
<생략>
원고 D, E과 피고간 합의
한편, 피고는 2019. 9.경부터 피고 소속 근로자들로부터 소정근로시간에 대한 합의가 무효임을 이유로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의 지급을 청구하는 소송이 다수 제기되자, 2020. 1.경 소속 근로자들과 2017. 1. 1.부터 2019. 12. 31.까지의 최저임금 미지급분과 관련하여 아래 합의서의 내용과 같은 합의를 진행하였는데, 원고 D은 2020. 1. 15., 원고 E은 2020. 1. 17. 각 피고로부터 “① 재직기간 중 축소된 시간에 대한 최저임금 산정분 금액 일체, ② 위 ①에 따라 부수적으로 발생되는 퇴직금 및 연차, 유급수당 등의 제수당 산정분 금액 일체로서 208,000원”을 각 지급받으면서 합의서(이하 ‘이 사건 합의서’라 한다)에 서명하였다.
<생략>
2021년 임금협정의 적용 유예 합의
전액관리제를 도입하기로 하는 2021년 임금협정이 체결되어 그 시행일이 2021. 9. 1.부터로 정해져 있었음에도, 원고들(퇴사한 원고 B, E 제외)은 2021. 8. 말경 피고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임금협정 유예 동의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다.
<생략>
원고들은 취업 당시 피고와 사이에 근로시간을 1일 2시간 30분, 주 15시간으로 하고, 1일 운송수입금 최저하한선은 100,900원으로 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서(2017년 임금협정과 동일)를 작성하였고, 그 내용대로 2019. 10.경부터 2022. 8.경까지 매월 피고로부터 별지2 원고별 미지급 임금액 계산표 중 “합계(=F+G+H+I+J+K+L)란” 기재 각 돈을 임금으로 지급받았다.
선행소송의 확정
원고 A, B는 피고를 상대로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19가단104572호로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미지급임금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여 2021. 5. 26. 일부 승소판결을 받았고(항소취하로 2021. 6. 10. 확정되었다), 위 판결을 통해 피고로부터 2020. 8. 31.까지의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임금은 정산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제1 내지 갑제12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을제1호증, 을제8, 10호증, 을제13호증, 을제19 내지 2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본안전 항변에 대한 판단
주장
피고는 원고 D, E은 합의금을 받고 이 사건 합의서에 서명함으로써 2019. 12.분 이전의 최저임금미달액 해당 부분에 대하여는 민·형사상 이의하지 않기로 하였고, 이는 부제소합의에 해당하는바, 원고 D의 2019. 11월, 12월분 임금 청구 부분과 원고 E의 2019. 10월 내지 12월분 임금 청구부분은 부제소합의의 효력에 반하여 부적법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위 원고들은 그들이 갓 입사하여 정확한 내용을 모르는 상태에서 피고의 요청에 따라 이 사건 합의서에 서명한 것이므로, 그 효력이 없다고 주장한다.
판단
살피건대, 근로자가 사전에 자신의 임금청구권을 포기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으나, 이미 발생한 임금청구권에 대하여는 근로자의 사적 재산영역으로 옮겨져 근로자가 자유롭게 처분하는 것이 가능한 점, 이 사건 합의서에는 ‘택시사업 최저임금 시행 이후 단체협약에 따른 소정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최저임금 미지급 분쟁건에 대한 합의’임이 명시되어 있고, 당시에는 다른 근로자들에 의해 피고를 상대로 한 임금소송이 다수 진행되고 있었으므로, 위 원고들로서는 이 사건 합의서 작성 당시 2019. 12.까지 지급받은 임금이 최저임금에 미달할 가능성이 있음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그럼에도 위 원고들은 피고가 제시한 합의금을 교부받고 기발생한 임금청구권을 포기하겠다는 내용의 이 사건 합의서에 서명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2019. 12.분 이전의 임금에 대하여는 위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유효한 부제소합의가 존재한다. 따라서 위 원고들의 이 부분 청구는 부제소합의에 반하여 부적법하고, 이를 지적하는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타당하다.
본안에 대한 당사자의 주장
원고들의 주장
2010년, 2014년, 2017년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 합의는 탈법행위로 무효이고, 원고들에게는 2007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1일 6시간 40분의 소정근로시간이 적용되어야 하므로, 피고는 위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원고들의 입사시점(A, B의 경우에는 2020. 9. 1. 이후)부터 피고 회사에서 전액관리제를 시행하기 전인 2022. 8. 31.(그 이전 퇴사자의 경우에는 퇴사시점)까지 미지급된 최저임금액 미달분 임금 및 위 임금을 가산하여 산정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2010년, 2014년, 2017년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 합의는 노사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체결되었고, 부천지역의 택시요금 2차례 인상, 택시 호출앱의 활성화로 인하여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영업방식에 변화가 발생한 것을 반영한 것이어서 유효하다.
특히, 2020. 9.부터 2021. 8.까지는 코로나 19 전염병의 유행과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으로 인한 택시 이용객의 급감, 이로 인한 택시운전근로자의 현격한 근무시간 감소와 사납금 인하 등 실질적인 운행시간과 근로조건의 변경이 있었으므로, 기존에 정한 소정근로시간을 무효라고 볼 수 없다.
2021년 임금협정의 경우 피고 회사의 노사가 선행소송을 통해 종전 임금협정상의 소정근로시간의 무효가능성을 인식하고 전액관리제의 전면 실시를 앞둔 상태에서 이를 반대하는 노조의 요청을 반영하여 소정근로시간을 1일 5시간 30분으로 합의한 것이므로 특례조항을 잠탈하기 위한 목적으로 체결되었다고 볼 수 없고, 그 적용유예를 개별 근로자의 자유로운 선택에 맡겼으므로, 2021. 9. 이후의 임금청구 부분은 부당하다.
기존 임금협정이 무효라고 하더라도 2019년 이후에 입사한 원고들의 경우에는 개별 근로계약 및 입사 당시 시행 중이던 2017년 임금협정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을 1일 2시간 30분으로 하는 것에 동의하고 입사하였으므로, 1일 2시간 30분의 소정근로시간이 적용되어야 한다.
본안에 대한 판단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의 임금협정 무효여부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을,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기준근로시간을 정하여 규제하면서(제50조 제1항, 제2항), 그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1항 제8호).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그 근로의무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택시운전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010년, 2014년, 2017년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의 효력
위에서 본 인정사실 및 앞서 든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위 각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이하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라 한다) 부분은,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회피하거나 잠탈하기 위한 의도로 정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 소속 근로자들은 피고로부터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받아왔는데, 2010년 임금협정에서 1일 소정근로시간을 종전의 6시간 40분보다 단축하여 3시간으로 변경하였고, 그 효력은 이 사건 특례조항의 시행시기에 맞추어 발생하는 것으로 정하였다. 또한 그 이후 체결된 임금협정에서도 1일 소정근로시간은 2010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인 3시간과 동일하게 유지되거나 그보다 짧은 2시간 30분으로 변경되었다. 위와 같이 2010년 임금협정 이후 2차례에 걸쳐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내용이 변경되었음에도 피고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은 일부 근로자들에게 1차제가 도입되거나 출퇴근 시간의 조정이 있는 것 외에 그 전 임금협정 체결 무렵과 비교하여 실질적 변경은 없었고, 근로자들에게 지급되는 기본급이나 수당 또한 큰 변화가 없었다.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되기 전에는 정액사납금제의 경우 고정급 이외에 생산고에 따른 임금인 초과운송수입금까지 비교대상 임금에 산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되면서 더 이상 초과운송수입금을 비교대상 임금에 산입할 수 없게 됨에 따라 사용자는 고정급만으로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해야 하게 되었고, 고정급의 액수 자체가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그런데 사용자인 피고로서는 최저 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기 위하여 비교대상 임금에 포함되는 고정급을 증액하는 대신, 소정근로시간을 줄임으로써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을 높이는 방식으로 고시된 시간급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수 있었다.
이 사건 특례조항 등 최저임금법의 규정은 헌법상 국가의 의무로 규정된 최저임금제를 구체화하여 택시운전근로자 임금의 불안정성을 일부나마 해소하여 안정된 생활을 적극적으로 보장하려는 사회정책적인 배려를 하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된 강행법규이다. 이 사건 특례조항을 통해 초과운송수입금과 같은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최저임금에 산입할 수 없게 한 취지는, 택시운전근로자가 받는 임금 중 고정급의 비율을 높여 운송수입금이 적은 경우에도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함으로써 보다 안정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려는 데에 있다(대법원 2018. 7. 11. 선고 2016다9261, 9278 판결, 헌법재판소 2011. 8. 30. 선고 2008헌마477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이처럼 이 사건 특례조항은 종래 근로의무를 부담하기로 합의된 소정근로시간에 대응하여 지급되는 통상적이고 기본적인 고정급을 최저임금 수준 이상으로 높이는 것을 당연히 예정한 것이지, 이와 달리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은 전혀 변함이 없음에도 형식적으로만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함으로써 시간당 고정급이 고시된 시간급 최저임금 수준을 충족하도록 하는 편법을 예정한 것이 아니다(위 대법원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일반택시운송사업과 관련하여 국가에 의한 면허 제도를 운영하면서 상당한 규제와 지원을 함께 하고 있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을 고려하면, 택시운전근로자에게 보다 안정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려는 이 사건 특례조항은 더 많은 운송수입을 얻으려는 택시운전근로자들의 무리한 운행을 방지하여 일반 국민의 안전을 보호하고 운송질서를 저해하는 현상을 막고자 하는 목적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목적을 무력화하는 내용의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및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실질적으로 의도하고 있는 국민의 안전 및 교통편익 증진과 같은 입법 취지를 근로관계 당사자가 개별적 합의를 통해 잠탈하는 행위에 해당하며, 이는 노사 간의 사적 자치에만 맡겨둘 수 없는 영역이기도 하다.
피고는 2017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의 경우 부천지역의 택시요금 2차례 인상, 택시 호출앱의 활성화로 인하여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영업방식에 변화가 발생한 것을 반영한 것이어서 유효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2017년 임금협정은 탈법행위로서 무효인 종전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이 유효하다는 전제하에 이를 기준으로 소정근로시간을 30분 감축하는 내용일 뿐이어서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또한, 피고는 2020. 9.부터 2021. 8.까지는 코로나 19 전염병의 유행과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으로 인한 택시 이용객의 급감, 이로 인한 택시운전근로자의 현격한 근무시간 감소 및 사납금 인하 등 실질적인 운행시간과 근로조건의 변경이 있었으므로, 기존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이 유효하다고 주장하나, 위와 같은 사정은 기존 임금협정 체결 이후의 사정에 불과하여 그 임금협정의 효력에 관한 판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2021년 임금협정 체결과 2021. 9. 이후 임금청구의 당부에 대한 판단
피고는 2021년 임금협정이 유효하게 체결되었으므로, 위 임금협정의 효력발생시기인 2021. 9. 이후의 임금청구 부분은 부당하고,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위 원고들이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임금협정 적용을 유예하고 정액사납금제를 적용하는데 합의한 후 그 합의에 반하여 임금을 청구하는 것이어서 신의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피고와 피고의 노동조합이 전액관리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2021년 임금협정을 체결하고 그 효력시기를 2021. 9. 1.로 정한 사실, 그럼에도 원고들은 2019년 임금제도의 적용에 동의한다는 내용의 임금협정 유예 동의서를 피고에게 제출한 사실, 피고는 전액관리제를 전면 실시하기 전인 2022. 8.분 급여까지는 원고들에게 정액사납금제를 적용하여 2017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바에 따라 1일 소정근로시간 2시간 30분을 적용하여 계산한 임금을 지급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와 같이 원고들이 2021. 9. 이후에도 2021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임금체계 또는 2021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을 기초로 계산된 임금을 지급받은 것이 아니라 종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을 적용한 임금을 지급받았으므로, 2021년 임금협정이 유효하다 하여 곧바로 2021. 9.분 이후의 임금지급이 정당하다고 평가할 수는 없는 점, 피고는 원고들이 전액관리제를 택할 수 있었음에도 그들의 자유롭고 진지한 의사로 정액사납금제에 따라 단축된 소정근로시간을 적용받기로 선택하였으므로 그에 따른 임금지급은 유효하다고 주장하나, 원고들에게 선택하도록 주어진 정액사납금제는 유효한 임금협정을 통해 새롭게 정해진 소정근로시간을 기초로 한 것이 아니라 선행소송을 통해 탈법행위로서 무효로 판단받은 소정근로시간을 적용한 것이어서, 설령 그 합의가 근로관계 당사자들 사이의 자발적 합의에 의한 것이라 하더라도 이를 유효하다고 평가할 수는 없는 점, 나아가 위 합의 당사자가 추후 선행행위에 반하여 합의의 무효를 주장한다 하더라도 그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2021. 9.분 이후의 임금청구가 허용될 수 없다는 피고의 주장은 2021년 임금협정이 유효한지 여부에 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원고들에게 적용되는 소정근로시간에 대한 판단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33조에 의하면, 단체협약 중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하여 정한 부분은 이른바 규범적 부분으로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를 직접 규율하는 효력을 가진다. 이러한 규범적 부분은 단체협약이 실효되더라도 그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근로계약의 내용이 되어 그것을 변경하는 새로운 단체협약 내지 취업규칙이 체결․작성되거나 또는 개별적인 근로자의 동의를 얻지 아니하는 한 개별적인 근로자의 근로계약의 내용으로서 여전히 남아 있어 사용자와 근로자를 규율한다(대법원 2007. 12. 27. 선고 2007다51758 판결, 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1다33825 판결 등 참조). 이와 마찬가지로 새로이 체결된 단체협약상 규범적 부분인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애초부터 탈법행위에 해당하여 무효인 경우라면, 종전 단체협약이 유효기간 만료 등으로 실효된 채 노사 간에 무협약 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것과 규범적 상황이 다르지 않으므로, 위와 같은 법리가 이 사건과 같은 경우에도 원칙적으로 그대로 적용될 수 있어 종전 단체협약상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유효하게 개별 근로자의 근로관계를 규율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최저임금 미달 임금액을 판단할 때도 종전 단체협약상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의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 참조).
위에서 본 사정에 더하여, 위 기초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2007년 임금협정의 유효기간은 ‘별도 협정서 유효(시)까지’라고 규정되어 있는데(제19조), 이는 ‘2007년 임금협정은 별도로 체결된 새로운 협정의 효력발생일까지 유효하다’라는 취지로 해석되고, 2010년 이후의 임금협정 중 이 사건 소정근로기간 단축 합의 부분은 앞서 본 바와 같이 무효이며, 전액관리제로 변경된 2021년 임금협정이 체결되어 실질적으로 그 효력이 발생하기 전인 2022. 8. 31.까지는 2007년 임금협정 중 1일 소정근로기간에 관한 부분에 대하여 별도로 체결된 새로운 협정이 없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들이 이 사건에서 최저임금 미달액 등을 청구하는 기간에 대하여도 2007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1일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들이 2010년 임금협정 체결 이후에 입사한 사실은 위에서 본 바와 같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2010년 이후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부분이 최저임금법을 잠탈하기 위한 것으로 무효인 이상, 설령 위 원고들이 2010년 임금협정 체결 이후 입사하면서 입사 당시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되어 있던 2010년 이후의 임금협정의 취지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을 2시간 30분으로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가 됨에 따라 2007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1일 소정근로시간 및 이에 의하여 계산되는 최저임금이 여전히 피고의 사업장에 유효하게 적용되는 근로조건이 되어 개별 근로자인 위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를 규율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위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개별 근로계약 중 1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부분은 2007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기준’에 위반하는 것으로서 무효이고, 이와 같이 무효가 된 1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부분은 2007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1일 소정근로시간이 적용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원고들의 최저임금 미달액 및 미지급 퇴직금 청구에 관하여 적용되어야 하는 1일 소정근로시간은 2007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6시간 40분이다.
최저임금 미달액에 대한 판단
원고들에게 적용될 소정근로시간이 6시간 40분임을 전제로 원고별 재직일자, 각 월별 근무일수, 급여지급내역 및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비교대상 임금의 범위, 임금 및 퇴직금의 계산방법에 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2019년분 임금을 포함하여 소멸시효가 도과하지 않은 원고들의 최저임금액 미달분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액은 별지 2, 3의 원고별 미지급 임금액 및 미지급 퇴직금 액수와 같다.
원고 D, E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의 경우, 2020년 이후의 최저임금 미달 임금액과 퇴직금을 청구하고 있어,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의 액수에 대하여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원고 D, E의 경우, 2019. 12.까지 발생한 미지급임금과 관련하여 위 원고들은 이 사건 합의서가 무효임을 전제로 위 1)에서 계산한 미지급 임금액에서 위 원고들이 기지급받은 합의금 208,000원을 공제한 나머지의 지급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본안전 항변 부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원고 D의 2019년 11월, 12월 최저임금 미달액 합계 2,004,070원, 원고 E의 2019. 10월~12월분 최저임금 미달액 합계 2,394,840원은 부제소합의에 반하여 청구할 수 없는 부분이므로 위 각 금원이 위 1)항의 계산액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점을 지적하는 피고의 주장은 타당하고, 이를 반영한 원고별 인정금액은 아래 표의 최종인정액란 기재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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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들에게 위 표 최종인정액란 기재 각 금원과 이에 대하여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된 다음날부터 피고가 그 지급이 지연되고 있는 임금 및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부를 법원에서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기간인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11. 27.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에서 정한 연 20%의 지연이자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재향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