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 B을 각 벌금 10,000,000원에
피고인 C, D 주식회사를 각 벌금 30,000,000원에,
피고인 주식회사 E을 벌금 50,000,000원에 각 처한다.
피고인 A, B, C이 위 각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들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각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판결
사건
2025고단169
판결선고
2026. 4. 9.
범죄사실
피고인 주식회사 E은 주식회사 F로부터 김포시 G에서 'F 제관공장 신축공사'를 공사금액 13,365,000,000원에 도급받아 근로자를 투입하여 시공한 사업주이고, 피고인 B은 위 주식회사 E의 위 공사현장 현장소장으로서 작업에 종사하는 소속 근로자와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안전조치를 하여야 하는 안전보건관리총괄책임자이고, 피고인 C은 위 주식회사 E 대표이사로서 이 사건 공사 현장 종사자의 안전·보건상의 유해 또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특성 및 규모 등을 고려하여 재해예방에 필요한 인력 및 예산 등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를 하여야 하는 경영책임자이다.
피고인 D 주식회사는 위 주식회사 E로부터 위 F 제관공장 신축공사 중 철골공사를 공사금액 2,860,000,000원에 하도급받아 근로자를 투입하여 시공한 사업주이고, 피고인 A은 위 D 주식회사의 위 공사현장 현장소장으로서 작업에 종사하는 소속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안전조치를 하여야 하는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이다.
피고인 B, 피고인 A의 공동범행 - 업무상과실치사, 산업안전보건법위반
관계수급인 D 주식회사 소속 근로자인 피해자 H(남, 59세)은 2023. 7. 6. 14:50경 위 공사현장의 약 13.5m 높이의 지상 2층 철골 구조물 상부에서 볼트 체결 등 철골 설치작업을 하였다.
근로자들은 지상에서 위 철골 구조물 상부로 차량계 하역운반기계인 고소작업차의 고소작업대로 이동하여 작업할 예정이었고, 철골 설치 작업 장소는 지상으로부터 약 13.5m였으므로, 피고인들에게는 고소작업차의 운행경로 및 작업방법을 포함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여야 하고, 안전한 발판이 설치된 고소작업대를 현장에 사용하는 등 안전한 통로를 설치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은 고소작업차의 운행경로 및 작업방법을 포함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아니하고 안전한 통로를 설치하지 아니한 과실로, 철골 구조물 상부에서 라쳇 렌치를 가져오기 위해 고소작업대 난간을 밟고 고소작업대로 이동하던 피해자로 하여금 바닥으로 추락하게 하였다<1>.
이로 인하여 피해자는 2023. 7. 6. 15:15경 I병원에서 치료 도중 뇌손상 등으로 사망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위와 같은 공동의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함과 동시에 근로자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피고인 C의 범행 -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산업재해치사)
경영책임자는 법인 또는 기관이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제3자에게 도급 등을 행한 경우 그 제3자의 종사자의 안전·보건상 유해 또는 위험
을 방지하기 위하여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특성 및 규모 등을 고려하여 재해예방에 필요한 인력 및 예산 등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를 취하여야 하며, 그에 따라 ① 사업 또는 사업장의 특성에 따른 유해·위험 요인을 확인하여 개선하는 업무절차를 마련하고, 해당 업무절차에 따라 유해·위험요인의 확인 및 개선이 이루어지는 지를 반기 1회 이상 점검한 후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 ② 안전보건관리책임자, 관리감독자 및 안전보건총괄책임자가 업무를 각 사업장에서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등이 해당업무를 충실하게 수행하는지를 평가하는 기준을 마련하고, 그 기준에 따라 반기 1회 이상 평가·관리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주식회사 E의 경영책임자로서 사업장의 특성에 따른 유해·위험요인을 확인하여 개선하는 업무 절차를 마련함에 있어 최소한 산업안전보건법 제36조와 그 위임에 따른 사업장 위험성평가에 관한 지침이 규정하는 방법과 절차·시기 등에 관한 기준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일반적인 사항에 대한 절차만 규정하여, 이 사건 공사 현장의 특성과 작업의 공정을 적절히 파악하고 철근공 등 고소작업차를 이용하여 해당 작업을 수행하는 근로자들의 참여 등을 통해 실질적인 위험 요인을 찾아내 평가할 수 없도록 하였고, 해당 업무절차에 따라 유해·위험요인의 확인 및 개선이 이루어지는 지를 반기 1회 이상 점검하지 않았으며, 안전보건관리책임자가 해당 업무를 충실하게 수행하지는지 평가하는 기준을 마련하고도그 기준에 따라 반기 1회 이상 평가·관리하지 아니하여, 결국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고소작업차를 이용한 작업과 관련하여 낙하 위험을 적절히 평가하여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작업계획을 수립하지 못하게 하였다.
이에 따라 관계수급인 D 주식회사 소속 근로자인 피해자는 2023. 7. 6. 14:50경 위 공사현장의 약 13.5m 높이의 지상 2층 철골 구조물 상부에서 볼트 체결 등 철골 설치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철골 구조물 상부에서 라쳇 렌치를 가져오기 위해 고소작업대 난간을 밟고 고소작업대로 이동하던 중 바닥에 추락하여 2023. 7. 6. 15:15경 I병원에서 치료 도중 뇌손상 등으로 사망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재해예방에 필요한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종사자가 사망하는 중대산업재해에 이르게 하였다.
피고인 주식회사 E
산업안전보건법위반
피고인은 제1항 기재 일시, 장소에서, 피고인의 사용인인 B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위와 같이 근로자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산업재해치사)
피고인은 제2항 기재 일시, 장소에서, 피고인의 경영책임자인 C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종사자의 안전·보건상 유해 또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특성 및 규모 등을 고려하여 재해예방에 필요한 인력 및 예산 등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중대산업재해에 이르게 하였다.
피고인 D 주식회사
피고인은 제1항 기재 일시, 장소에서, 피고인의 사용인인 A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위와 같이 근로자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들의 일부 법정진술
J의 법정진술
K, J, L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112신고사건처리표 사본
각 사업자등록증사본, 민간건설표준도급계약서 사본, 하도급계약서 사본
현장감식결과보고서, 검시조서
재해조사의견서
안전보건관리책임자 지정서, 근로계약서, 각 재직증명서
시공계획서(철골공사 부분), 위험성평가회의록
검토의견서
고소작업대 제원표
고소작업대 안전관리매뉴얼
각 전화등사실확인내용
건설업 공종별 위험성 평가모델
증거배제결정 : 피고인 B, C, 주식회사 E에 대하여, 증거목록 순번 167 변호인 의견서에 대한 검토보고, 순번 168 변호인 의견에 대한 검토보고
피고인들 및 변호인들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 B, C, 주식회사 E
이 사건 작업의 특성상 고소작업대의 발판 높이를 상부 철골구조물 높이와 일치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여 피고인 B은 현장 여건상 가능한 최선의 안전조치인 안전대를 이중으로 교차 체결하는 방법을 교육 및 감독하였으며, 안전대 등 보호구의 착용지시는 도급인이 아닌 수급인의 안전조치 의무사항으로서 피고인 B에게 어떠한 주의의무위반이 있다거나 기대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피고인 C은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이하 '중대재해처벌법'이라고 함)상 안전보건확보의무를 진지하게 이행하였고, 일부 의무불이행이 있다고 하더라도 의무위반의 고의가 있다거나 의무위반과 피해자 내지 근로자(이하'피해근로자'라고 함)의 이 사건 사망사고와의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아니한다.
피고인 A, D 주식회사
피고인들이 근로자에게 안전대를 착용하도록 할 업무상 주의의무는 이를 이행하였으므로 주의의무위반이 인정되지 아니하며, 고소작업차의 운행경로 및 작업방법을 포함한 작업계획서 작성의무 및 안전한 통로를 설치하여야 할 주의의무를 위반한 사실은 인정하나 위 주의의무위반과 피해근로사의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에 대하여는 판단을 구한다.
판단
피고인 B, A의 업무상과실치사, 산업안전보건법위반여부에 대한 판단
앞서 거시한 증거들에 의하면, ① 피해근로자는 이 사건 사고 당일 철골 구조물 상부, 즉 기존에 격자 형태로 설치되어 있는 지붕보 상부(높이 약 13.5m)에서 가로 재인 제트바(PURLIN)를 지붕보에 고정하기 위한 볼트 체결작업 및 마감작업을 진행하였고, 이를 위하여 고소작업대<2>가 설치된 고소작업차를 타고 철골구조물 하부로 이동하여 고소작업대에 올라 타고 상부로 올라가 지붕보로 이동하여 작업을 하던 중 볼트
체결을 위한 도구인 렌치를 가지고 오기 위하여 고소작업대로 다시 이동하다가 추락한 것인 점(목격자인 J은 수사기관에서는 피해근로자가 고소작업대에 두고 온 렌치를 가지러 고소작업대로 이동하다가 추락하였다고 진술하였고, 법정에서는 피해근로자가 렌치를 바닥에 떨어뜨려 이를 주우러 가기 위하여 고소작업대로 이동하다가 추락하였다고 진술하여 피해근로자가 작업 중 렌치를 바닥으로 떨어뜨린 것인지 아니면 고소작업대에 렌치를 두고 왔던 것인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다. 다만, 당시 피해근로자가 이미작업을 시작하고 일정 시간이 경과한 후에 다시 고소작업대로 이동한 것인 점, J은 법정에서 '위에서 하다가 저 아래로 떨어뜨렸기 때문에' 라며 시각적 심상을 사용한 진술을 한 점, 고소작업대에 렌치가 있는 경우 이를 가져오기만 하면 되나 바닥에 렌치를 떨어뜨렸을 경우에는 고소작업대를 타고 내려갔다가 다시 타고 올라와야 하는 추가 시간이 소요되므로 서두르려는 동기가 강화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렌치를 땅으로 떨어뜨렸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인다), ② 당시 철골구조물 상부에 설치되어 있는 제트바 사이의 간격이 약 1.5m이고, 고소작업대는 좁은 폭이 1.75m, 넓은 폭이 3.15m로서 제트바에 가로막혀 지붕보나 제트바보다 높게 상승할 수 없어 지붕보 하부에서 멈추어야 하고, 이 때문에 고소작업대의 좁은 폭 쪽 출입문을 열고 지붕보로 걸어나갈 수가 없는 구조이고, 이로 인하여 당시 지붕보에 일정한 간격으로 포스트를 설치하고 포스트 사이에 생명줄(로프)을 매어두어 근로자들이 2개의 안전대에 연결된 안전고리를 생명줄에 걸고 이동함으로써 추락을 방지하도록 작업이 설계된 점, ③ 근로자들이 고소작업대에서 지붕보로 이동하거나 지붕보에서 고소작업대로 이동하는 경우에는 안전대의 안전고리를 생명줄에 건 채로 움직여 몸이 먼저 안정적으로 균형을 잡은 후 안전고리를 푸는 방법으로 이동을 하여야 추락을 방지할 수 있는데, 이 사건 사고 당시 피해근로자는 지붕보 위를 걸어가 고소작업대 가까이로 오게 되자 아래 사진의 '재해자 동선'으로 표시된 곳에서 생명줄에 걸린 안전고리 두 개를 모두 풀고 한 쪽 발은 제트바에 걸친 채로 다른 한쪽 발을 고소작업대 난간을 디디려다 헛디뎌 13.5m 아래로 추락하여 사망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근로자의 과실이 이 사건 사고의 매우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한편, 앞서 거시한 증거들에 의하면 위와 같은 작업설계는 근로자가 생명줄에 안전고리를 걸지 않게 되면 사실상 추락을 방지할 다른 방법이 전혀 없는 반면, 생명줄이 매듭지어져 있는 포스트 부분이나 지붕보의 교차점과 같이 안전고리가 통과할 수 없는 지점들이 불가피하게 다수 형성됨으로써 두 개의 안전고리 중 하나를 빼어 매듭 다음의 생명줄에 걸고 나머지 하나의 안전고리도 빼어 다음 생명줄에 순차걸어 더디게 이동하는 지점에서 안전고리를 빼고 이동하려는 심리적 유인은 상당히 높게 형성되는 구조임을 알 수 있다. K의 수사기관 진술이나 피고인 B의 수사기관 진술에 의하더라도 빔 위에서 이동시 안전대걸이를 풀고 다니는 근로자가 가끔 있어 시정 지시를 한 바 있었다는 것이어서 이와 같은 문제점은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였던 부분으로 보인다.
특히 고소작업대에서 지붕보로 이동하거나 지붕보에서 고소작업대로 이동하는 경우에는, 지붕보 하부에 있는 고소작업대의 발판과 지붕보 사이에 1.1m 이상의 단차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위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고소작업대의 위치설정에 따라 지붕보와 고소작업대 난간 사이에 사람의 몸통이 그대로 빠져버릴 만큼의 상당히 넓은 간격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 경우 지붕보에서 다시 고소작업대로 돌아오려 할 때에 난간에 발을 디디거나 고소작업대에서 지붕보로 올라가려고 난간을 디디는 과정 자체에 상당한 위험성이 내포된다. 피고인 측이 제출한 동영상은 고소작업대 난간이 지붕보와 밀착되도록 위치시켜 촬영을 한 경우이거나(참고자료3) 지붕보가 고소작업대를 가로지르도록 위치시켜 촬영을 한 경우(참고자료4)로서, 고소작업대가 지붕보와는 이격거리를 두었고 생명줄이 없는 제트바(펄린, 위 사진의 흰색 빔)만이 고소작업대를 가로지르도록 위치하였던 이 사건 현장 상황과 조건이 다르다.
뿐만 아니라, 위 참고자료 영상에서도 근로자가 고소작업대 발판이 아닌 중간난간위에 올라가서야 생명줄에 안전고리를 걸 수 있으므로, 이에 비추어 지붕보와 고소작업대의 간격이 벌어져 있을 경우에는 고소작업대의 중간난간이 아닌 상부난간을밟아야 생명줄에 고리를 걸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고소작업대 상부난간이나 중간 난간에 발을 안정적으로 디딜 수 있는 별다른 설치물도 없어 생명줄에 고리를 걸기 전에 중심을 잃거나 발이 미끄러질 경우 근로자가 그대로 추락할 위험성도 높아 보인다. 또한 그와 같이 이격이 발생하는 경우 1.5m인 안전대의 길이에서 수직적 움직임으로 인한 길이제한을 빼야 하므로 실제로 가동할 수 있는 거리는 상당히 줄어들어 안전고리를 건 채 고소작업대로 이동할 수 있는 지점이 지붕보의 매우 한정된 위치로 국한된다. 이 사건의 경우도 피해근로자가 추락한 지점에서는 고소작업대 난간까지의 직선거리가 1.46m였고 안전대의 길이가 1.5m여서 수직적 움직임까지 감안하면 안전고리를 건 채로는 고소작업대로 내려갈 수가 없는 위치였기 때문에 피해근로자가 그 자리에서 안전고리를 모두 풀어버리고 난간을 밟으려다 사고가 난 것이다.
이와 같은 구체적인 위험성이나 경직된 동선으로 인한 심리적 유인 등은 현장에서 직접 작업과 이동을 하는 근로자들이 가장 잘 알 수 있는 부분이고, 이 때문에 산업안전보건법 제36조 제2항 및 (구)사업장 위험성평가에 관한 지침(고용노동부고시 제2023-19호) 제6조는 사업주가 위험성평가를 실시할 때 ① 유해 · 위험요인의 위험성수준을 판단하는 기준을 마련하고, 유해 · 위험요인별로 허용 가능한 위험성 수준을 정하거나 변경하는 경우, ② 해당 사업장의 유해 · 위험요인을 파악하는 경우, ③ 유해 ·위험요인의 위험성이 허용 가능한 수준인지 여부를 결정하는 경우, ④ 위험성 감소대책을 수립하여 실행하는 경우, ⑤ 위험성 감소대책 실행 여부를 확인하는 경우에 해당 작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참여시키도록 하고 있다. 피고인들이 위험성평가를 함에 있어 위와 같은 규정에 따라 해당 작업을 하는 근로자로부터 구체적인 근로상의 문제점을 확인하여 왔다면 앞서 본 위험요인들을 발견하는 것이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지 않고, 안전대 두 개 중 적어도 하나의 길이를 연장하거나, 고소작업대와 지붕보 사이의 이격거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고소작업차의 위치선정 프로세스를 정비하거나, 고소작업대 상부난간과 중간난간에 계단식 발판을 설치하거나, 철골구조물에 워킹타워를 설치하는 등으로 위험성이 높은 이 사건 작업에 관하여 안전한 통로마련을 위한 정합적인 개선방안이 시행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사건 현장에서 진행된 위험성평가회의에서는 '안전대 미착용하고 철골 빔 상부에서 이동하여 작업 중 추락'을 인적 위험요인으로 거론하고 그 발생가능성과 중대성이 모두 높아 '상'의 위험성으로 평가하였음에도 이에 대한 예방대책으로는 '안전포스트 부착 후 안전벨트 착용 및 안전고리 설치'라는 순환적인 대책이 언급되었을 뿐이고, 위 회의에 관리자급인 과장, 차장, 현장소장 등과 노사협의회위원만 참석하였을 뿐 고소작업에 종사하는 근로자가 참여한 바가 없다.
특히, ①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하였는지 여부는 구 산업안전보건법 및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에 근거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의 개별 조항에서 정한 의무의 내용과 해당 산업현장의 특성 등을 토대로 산업안전보건법의 입법 목적, 관련 규정이 사업주에게 안전·보건조치를 부과한 구체적인 취지, 사업장의 규모와 해당 사업장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의 성격 및 이에 내재되어 있거나 합리적으로 예상되는 안전·보건상 위험의 내용, 산업재해의 발생 빈도, 안전·보건조치에 필요한 기술 수준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 규범 목적에 부합하도록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나아가 해당 안전보건규칙과 관련한 일정한 조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해당 산업현장의 구체적 실태에 비추어 예상 가능한 산업재해를 예방할 수 있을 정도의 실질적인 안전조치에 이르지 못할 경우에는 안전보건규칙을 준수하였다고 볼 수 없는 점(대법원 2022. 7. 14. 선고 2020도9188 판결 등 참조), ② 위험성 요인은 인적요인 뿐만 아니라 물적요인과 작업방법의 요인까지 포함하는 것이고 이를 모두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위험성평가를 실시하는 것인 점, ③ 빈번히 발생하는 작업자의 행동패턴의 경우에는 그 원인 또한 작업설계에 반영되어야 하는 점 등을 더하여 본다면, 위 피고인들이 고소작업차의 운행경로 및 작업방법을 포함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아니하고 안전한 통로를 설치하지 아니하는 등의 과실 또한 이 사건 사고발생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함이 타당하다(당초 공소사실에 기재된 '철골 구조물의 높이보다 발판높이가 높은 고소작업대 설치'는 안전한 통로마련을 위한 가능 한 여러 방법들 중 하나라도 모색하여야 한다는 의미의 예시에 불과하고 이를 직권으로 앞서 본 범죄사실에서와 같이 정정하였는바, 발판높이가 높은 고소작업대 설치가 가능한지 여부가 결론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인 C의 중대재해처벌법위반여부에 대한 판단
중대재해처벌법의 제정 목적 및 인적 적용 범위에 비추어 보면, 중대재해처벌법에서 정한 안전 및 보건확보 의무를 위반하였는지 여부는 중대재해처벌법 및 같은 법 시행령 개별 조항에서 정한 의무의 내용과 해당 사업·사업장의 특성 등을 토대로 구체적으로 이를 판단하여야 하고, 외형상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하여 이행하는 듯한 모습을 갖추었더라도 그 실질이 해당 사업·사업장에서 특유하고 빈발하며 예견가능한 사고 발생의 위험을 방지·통제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라면 안전 및 보건확보의무의 불이행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또한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의 안전 및 보건확보의무 위반이 중대산업재해의 발생 및 이로 인한 피해자의 사망에 대하여 유일한 원인이거나 직접적인 원인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다른 원인이 개재되어 그것이 사고 발생의 원인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통상 예견할 수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면 안전확보의무 위반과 중대산업재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
그런데,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4조는 법 제4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조치의 구체적인 사항으로 별지와 같이 규정하고 있고, 그 중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은 위험성평가및 그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할 것도 포함되어 있는 점(제3호),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피해근로자의 작업이 일시적이고 이례적인 작업이 아니라 필수적으로 예정된 공정으로서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작업일 뿐만 아니라 위험성평가에서도 높은 위험성이 지적된 작업인 점, 관계법령에서 정하는 대로 해당 작업 종사 근로자를 참여시켜 구체적인 위험요인을 분석하고 위험성평가에 대한 대책을 수립하였다면 이 사건 사고를 피할 수 있거나 적어도 피해자가 사망에까지는 이르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추락방지에 대한 개선방안을 수립하고 실시하는 것이 기술적으로나 재정적으로 어렵다고 볼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고 실제로 이 사건 발생 이후 피고인들이 워킹타워 3개소를 설치하는 등 위험으로 인한 산업재해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위 피고인이 중대재해처벌법을 위반하였다고 인정되고 그 위반의 점과 이 사건 사고 사이의 인과관계도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소결
따라서 피고인들 및 변호인들의 주장은 이를 모두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피고인 A, B : 산업안전보건법 제167조 제1항, 제38조 제2항, 제3항 제1호, 형법 제268조, 형법 제30조(공동 업무상과실치사의 점, 공동 추락방지조치위반의 점)○ 피고인 C :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 제6조 제1항, 제4조 제1항 제1호, 제2조 제2호 가목
피고인 D 주식회사 :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제1호, 제167조 제1항, 제38조 제2항, 제3항 제1호
피고인 주식회사 E :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제1호, 제167조 제1항, 제38조 제2항, 제3항 제1호,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 제7조 제1호, 제6조 제1항, 제4조 제1항 제1호, 제2조 제2호 가목
상상적 경합
피고인 A, B, 피고인 주식회사 E : 형법 제40조, 제50조{검사는 중대재해처벌등에 관한법률위반과 산업안전보건법위반으로 인한 각 양벌규정에 관하여 실체적 경합관계로 기소하였으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산업재해치사)죄와 근로자 사망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 및 업무상과실치사죄는 상호 간 사회관념상 1개의 행위가 수 개의 죄에 해당하는 경우로서 형법 제40조의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다(대법원 2023. 12. 28. 선고 2023도12316 판결 등 참조)}
형의 선택
각 벌금형 선택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양형의 이유
피고인들의 업무상 과실 및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의무위반, 중대재해처벌법상안전보건 확보의무 위반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사망하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하였다. 또한 안전관리체계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업주나 경영책임자 등에게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를 부과하고 있는 관련법령의 취지까지 고려한다면 피고인들의 죄책이 가볍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한편 이 사건 현장에 생명줄 설치를 통한 안전 및 위험관리가 어느 정도는 이루어지고 있었던 사정과, 피해근로자가 고소작업대와 조금 더 가까운 위치로 이동하지 않은 채 안전고리를 모두 풀어버린 행위가 결과발생에 크게 기여한 바를 참작하지않을 수 없다. 피고인들이 이 사건 사고 이후 피해자의 가족을 위로하고 원만히 용서를 받았으며 재발방지를 위한 여러 노력을 한 사정 또한 가벌성을 완화하는 요소이다.그 밖에 피고인들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범행의 경위, 수단과 방법, 범행 후의 정황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홍예연
별지
각주1) 피고인들의 방어권 보장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직권으로 범죄사실을 정정한다.
각주2) X자 형태의 지지대가 서로 교차하며 위아래로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하는 시저구조의 승강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