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근로자 E, F, G, J(이하 'E 등'이라 한다)에 관하여는, 피고인이 위 근로자들과 근로기간 및 그에 따른 퇴직금의 범위에 대한 다툼이 있어 퇴직금을 지급하지 못했던 것이므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가 인정되지 아니하고, ② 근로자 I, L, K(이하 'I 등'이라 한다)에 관하여는, E 등이 법인 통장을 가압류하여 피고인이 위 근로자들에게 임금 등을 지급하지 못한 것이므로 임금 미지급에 불가피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벌금 3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인천 계양구 C 건물 503호에 있는 주식회사 D의 대표이사로서 상시근로자 10명을 사용하여 안전관리용역업을 운영하는 사용자이다.
피고인은 2009. 10. 24. 위 사업장에 고용되어 2012. 1. 31. 퇴직한 근로자 E의 퇴직금 4,671,530원을 당사자 간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체불임금 내역 기재와 같이 근로자 7명의 임금 및 퇴직금 합계 27,248,406원을 당사자 간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의 위 ①항과 같은 주장을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될 것이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주장하는 다툼의 내용은 "위 근로자들이 2010. 8. 1. 이전에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있던 (사)M 또는 (주)N에서의 근로기간을 피고인이 운영한 주식회사 D에서의 근로기간으로 볼 수 있을 것인지 여부"에 관한 것이다.
살피건대, 이 사건 증거들에 의해 인정되는 위 근로자들의 채용과정, 업무수행내용, 임금지급형태, 위 (사)M 또는 (주)N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게 된 경위 등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위 (사)M 또는 (주)N과의 근로계약은 피고인이 위 회사들의 명의를 빌려서 형식적으로 체결한 것일 뿐 위 근로자들에 대한 실질적인 사용자는 채용시부터 퇴직시까지 계속하여 피고인이 운영한 주식회사 D라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사)M 또는 (주)N에서의 근로기간 역시 위 근로자들의 이 사건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근로기간으로 산입하여야 한다.
나아가, 위와 같은 채용과정 등의 사정들 및 주식회사 D의 회사 규모 등에 비추어 보면, 주식회사 D가 퇴직금 전부를 지급해야 한다는 점은 비교적 명백히 알 수 있는 사정이고, 피고인 역시 내심 이를 알고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렇다면, 이 사건은 피고인이 위 근로자들에 대한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을 수 있을 정도의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한 원심은 피고인의 위 ②항과 같은 주장에 대하여,「위 통장 가압류는 피고인이 이유 없이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데 따른 근로자들의 정당한 권리 행사이고, 일부 근로자들이 법인 통장을 가압류하였다는 사실이 곧바로 다른 근로자들의 임금을 지급하지 않을 수 있는 면책사유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이유로 그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당심의 판단
원심이 인정한 위와 같은 사정에다가, ① 근로자 F는 수사기관에서 '주식회사 D가 현대건설의 협력업체로 등록이 되어있지 않아 (주)N 소속으로 일을 하기로 하고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것이며, 당시 근로자들이 근로기간이 단절된다면서 계약서를 쓰지 않겠다고 항의하자 피고인이 근로기간을 소급적용할 것이라고 하였다'고 진술하였고, ② 근로자 G은 수사기관에서 '주식회사 D가 등록업체가 아니어서 피고인이 (주)N의 사업자 명의를 빌려서 운영하였고, 2010. 5.부터 7.까지 급여는 (주)N 명의로 지급받았으나, 실제로는 피고인이 지급한 것이다', '(주)N 소속 관계자를 만나거나 본적도 없고 연락처도 모르며, 피고인이 가져온 근로계약서 서명을 하였을 뿐이다'라고 진술하였으며, ③ 주식회사 현대건설 직원인 H은 수사기관에서 '(사)M, (주)N 명의로 용역계약서를 작성하고 위 업체에 용역대금을 지급하였으나, 실질적으로 2009. 9. 17.부터 용역을 실행한 업체는 주식회사 D가 맞고, 위 두 업체로부터 수수료를 제하고 용역대금을 재송금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하였고, ④ 피고인도 수사기관에서 '자신이 면접을 봐서 E, F, G을 채용하였는데 주식회사 D 이 현대건설(주)의 등록업체가 아니라서 다른 업체 이름을 빌려서 계약을 하게 되었으나 실제 용역업무는 주식회사 D가 하였다'고 진술하여 자신이 운영하는 주식회사 D가 (사)M 또는 (주)N 명의로 근로자들을 채용한 사실을 인정하였고, ⑤ 특히 주식회사 D가 작성한 각 재직증명서에는 E이 2009. 10. 24. 입사하여 2011. 8. 15. 현재까지, J가 2009. 11. 25.부터 2011. 5. 13. 현재까지 각 위 회사에 재직 중임을 증명한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사)M 또는 (주)N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실질적 사용자는 채용시부터 퇴직시까지 주식회사 D라고 보이고 따라서 피고인이 E 등에 대한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E 등이 위 임금 등 채권의 확보를 위하여 주식회사 D 명의의 통장을 정당한 범위 내에서 가압류한 것인 이상 피고인이 I 등에 대하여 임금 등을 지급하지 못한 데에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에게 동종 전과 또는 벌금을 초과하는 중한 전과가 없는 점은 유리한 정상이나,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지 아니하고, 위 근로자들에게 지급하지 못한 임금 및 퇴직금 액수가 작지 아니함에도 당심에 이르기까지 이를 전혀 지급하지 아니하여 위 근로자들과 합의하지 못한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이 사건 범행의 경위 및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은 적정하다고 인정되므로 위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철의(재판장) 최성수 고종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