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16. 8. 25. 선고 2014가합7014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27,927,855원 및 그 중 16,464,770원에 대하여는 2013. 12. 19.부터, 11,463,085원에 대하여는 2014. 1. 2.부터 각 2016. 8. 25.까지는 연 5%의, 각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80%는 원고가, 20%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원고는 2012. 3. 1.부터 2013. 12. 18.까지 피고가 운영하는 C병원(이하 '피고 병원'이라 한다)에서 신경외과 의사로 근무하였다.

나.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 체결

1)

원고와 피고는 2012. 1. 25. '진료의사 채용 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굵은 글씨로 밑줄 쳐진 부분은 수기로 작성된 부분이고, 나머지 부분은 인쇄된 부분인데, 원고는 수기로 작성된 부분 중 계약기간을 제외한 부분에 별도로 서명하였다.

2)

원고는 2013. 1. 11. 피고와 계약기간('2013. 3. 1.부터 2014. 2. 28.')을 제외하고는 위 계약서와 동일한 내용으로 '진료의사 채용 계약서'를 작성하였다(이하 원고가 피고와 사이에 2012년부터 2013년까지 체결한 근로계약을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2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가.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9시간(08:30부터 18:30까지 근무, 점심시간 1시간 제외), 토요일은 1주간은 7시간(08:30부터 15:30까지), 1주간은 4시간(08:30부터 12:30까지)의 근로를 제공하였고, 피고 병원에서 근무하는 동안 총 934.5시간[평일 445시간(1일 5시간 × 89주) + 토요일 489.5시간{311. 5시간(1일 7시간 × 44.5주) + 178시간(1일 4시간 × 44.5주)}]의 연장근로를 하였음에도 피고로부터 근로기준법 제56조에 따른 연장근로수당을 지급받지 못하였다. 원고가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월 급여 18,773,000원을 주 40시간을 기준으로 한 월 평균 소정근로시간인 209시간으로 나누어 산정한 시간급 통상임금 89,822원을 기초로 위 연장근로일수에 따라 추가로 지급되어야 할 연장근로수당의 합계액은 125,907,988원(89,822원 × 934.5시간 ×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가산율 1.5, 원 미만 버림)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연장근로수당으로 위 125,907,988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또한 근로기준법에 의할 때 원고에게 발생한 연차유급휴가 일수는 15일인데, 원고는 그 중 8일의 연차휴가를 사용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7일의 미사용 연차유급휴가일수에 대하여 연차휴가수당 5,030,032원(시간급 통상임금 89,822원 × 미사용 연차휴가일수 7일 × 8시간)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

피고가 설정한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 규약에 따라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퇴직금은 34,096,175원임에도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연금으로 22,633,090원만을 지급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퇴직금 11,463,085원(34,096,175원 - 22,633,09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또한 피고는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월 급여에서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에 따른 퇴직연금 부담금을 공제하여 이를 납부함으로써 합계 16,464,770원의 임금을 미지급하였는바, 원고에게 위 미지급 임금 16,464,77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라.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연장근로수당, 연차휴가수당 및 미지급 퇴직금과 임금 합계 158,865,875원(125,907,988원 + 5,030,032원 + 11,463,085원 + 16,464,77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연장근로수당, 연차휴가수당(이하 이를 통틀어 '이 사건 각 수당'이라 한다) 지급 청구 부분

원고가 이 사건 각 수당의 지급을 구함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포괄임금제 형식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이 체결되어 이미 지급된 월 급여에 이 사건 각 수당이 모두 포함되어 지급되었다는 취지로 다투고 있으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근로계약의 내용 및 그 유효성에 관하여 먼저 살펴보기로 한다.

1)

관련 법리

사용자가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근로자에 대하여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각종 수당을 가산하여 합산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할 것이나,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 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면서도 법정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아니한 채 일정액을 법정 제 수당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제반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이를 무효라고 할 수 없는데(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3다66523 판결, 대법원 2006. 4. 28. 선고 2004다66995 판결, 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0다91046 판결 등 참조), 그러한 포괄임금제에 관한 약정이 성립하였는지 여부는 근로시간, 근로 형태와 업무의 성질, 임금 산정의 단위,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의 내용, 동종 사업장의 실태 등 여러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8다57852 판결, 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0다91046 판결 등 참조). 한편 주휴수당이나 연월차휴가수당이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기간을 근로하였을 때 비로소 발생하는 것이라 할지라도 당사자 사이에 미리 그러한 소정기간의 근로를 전제로 하여 주휴수당이나 연월차휴가수당을 일당임금이나 매월 일정액에 포함하여 지급하는 것도 가능하고(대법원 1998. 3. 24. 선고 96다24699 판결 참조),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이 체결되었다면 원고가 포괄임금으로 지급받은 연장근로수당 또는 이에 갈음한 시간외수당, 야간수당, 휴일수당 등에는 근로기준법의 규정에 의한 시간외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고 볼 것이다(대법원 2002. 6. 14. 선고 2002다16958 판결, 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8다57852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포괄임금계약의 체결 여부

위 법리에 비추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각 수당을 포함한 일정액을 월 급여로 지급하기로 하는 포괄임금계약이 체결되었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인정사실에다가 갑 제1호증, 을 제2호증의 2, 3, 을 제6,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원고와 사이에 원고의 근로 내용과 근로 형태의 특수성 등을 고려하여 원고의 동의 하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제 수당이 포함된 일정액을 월 급여로 지급하기로 하는 이른바 포괄임금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이하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이라 한다).

(1)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1년 단위로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그 근로계약서에는 '원고는 피고 병원에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8:30부터 18:30까지, 토요일에는 8:30부터 15:30까지 각 근무하고(다만 특약사항으로 토요일 근무에 관하여는 첫 3개월 동안은 격주로 한번은 12:30까지 다른 한번은 15:30까지 근무하고, 4개월째부터는 한 주는 off하고 다른 한주는 15:30까지 근무하거나 아니면 한주는 금, 토를 12:30까지 근무하고 다른 한주는 금 18:30, 토 15:30까지 근무하되, 상황에 따라 협의하여 변경할 수 있다고 기재되어 있다), 피고는 원고에게 월 급여로 1,500만 원을 지급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2)

원고의 위와 같은 직무 성격상 일정 시간의 연장근로와 휴일근로 등이 당연히 예상되고, 원고는 피고와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시 이러한 사정을 알면서 근로에 대한 대가로 기본임금 외에 위 각 수당을 포함한 포괄적 임금지급에 대하여 승낙한 것으로 보인다.

(3)

원고는 의사로서 피고 병원에 근무하면서 이 사건 각 수당 등과 관련하여 별도의 수당을 받은 것으로 보이지 않음에도 이에 대하여 별다른 이의제기 없이 위와 같은 방식에 따라 지급되는 월 급여를 수령하여 왔고, 피고 관련 형사사건에서도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금을 미지급하였다는 점만 문제삼았을 뿐,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기 전까지는 이같은 임금체계를 특별히 문제삼지 않았다.

(4)

원고의 피고 병원에서의 지위 및 업무의 내용에 비추어 피고 병원 측에서 원고의 근태를 관리하면서 이에 맞추어서 제 수당을 계산하여 지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거나 아주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5)

피고 병원에서 근무하는 다른 의사들도 야간근로 등과 관련하여 별도의 수당을 받은 것으로 보이지 않고, 월 급여에 제 수당이 모두 포함된 것으로 피고와 약정한 것으로 보인다.

(6)

비록 피고가 원고에게 교부한 매월의 급여지급명세서상에는 임금 항목이 기본급과 이 사건 각 수당 등으로 나뉘어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피고가 그와 같이 구분된 이 사건 각 수당 등 급여 항목의 산정근거를 밝히거나 수당 산정의 기초가 되는 시간급 임금 내지 해당 초과근로시간 등을 별도로 정하였다는 사정은 찾아볼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급여지급명세서에 위와 같이 임금 항목을 형식적으로 기재한 것만으로는 원고에 대해 지급한 급여의 포괄임금적 성격을 부정하기 어렵다.

나)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의 유효성

나아가,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이 유효한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위 가)의 (2)항 및 (4)항에서 든 사정에다가 갑 제1, 2호증, 을 제2, 5, 6, 7, 8, 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을 보태어 보면,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은 계약의 체결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고 그것이 근로자인 원고에게 불리하다거나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아 부당한 것으로 인정되지 않으므로 유효하다고 판단된다.

(1)

환자들을 대상으로 일정 시간의 야간이나 휴일에도 진료할 수밖에 없는 병원의 특성상 의사들의 연장근로 등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으므로, 일반적인 근로계약처럼 원고와 피고가 소정근로시간을 약정하고, 실제 근로시간을 산정한 후 그 시간이 소정근로시간을 초과하면 그 초과분에 대해서는 법정수당을 계산, 지급하는 방식으로 임금을 지급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지는 않더라도 심히 곤란할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그와 같은 방식으로 임금을 지급받기를 희망하였다고 인정할 자료도 없다.

(2)

피고 병원의 진료 시간이 증가한다고 하더라도 환자 수에 따른 한계 및 병원의 운영시간 제한 등으로 인하여 일정 수준 이상으로는 증가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고(실제로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보다 더 많은 야간근로 등을 제공하였다는 이유로 근로기준법에 따른 이 사건 각 수당 등의 미지급분을 구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 사건 근로계약상 정한 소정근로시간 중 법정 소정근로시간인 주 40시간을 초과한 근로시간에 대해서 연장근로수당을 청구하고 있을 뿐이다), 원고는 출·퇴근에 관한 엄격한 제한을 받지 아니하고 근무시간에 관하여도 어느 정도 융통성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3)

원고가 피고 병원에서 지급받은 월 급여액은 피고 병원의 다른 의사들 또는 다른 병원 의사들의 월 평균 급여액과도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4)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이 최저임금제 등 근로기준법을 위반하였다거나, 근로기준법을 잠탈할 목적으로 체결되었음을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다.

3)

소결론

따라서 원고가 피고로부터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에 따른 월 급여를 지급받은 이상 별도로 근로기준법이 정한 이 사건 각 수당의 지급을 구할 수는 없으므로(한편 원고는 그 재직기간 중 발생한 15일의 연차휴가 중 사용하지 않은 7일의 미사용 연차휴가일수에 해당하는 임금 상당액을 연차휴가수당으로 구하고 있으나, 을 제5, 7, 8, 9호증의 각 기재에 이 법원의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의하면, 원고는 15일의 연차휴가를 모두 사용한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의 연차휴가수당 청구는 이 점에서도 이유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나.

미지급 퇴직금과 임금 청구 부분

1)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다음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 제4호증, 을 제6호증의 18, 32, 40, 45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1)

원고는 2012. 1. 25. 상시 근로자 120명이 근무하는 피고 병원에 고용되어 2012. 3. 1.부터 근무하다가 2013. 12. 18. 퇴직하였다.

(2)

피고는 2013. 1.경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을 설정하여 2013. 2.부터 2013. 12.까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급여액에서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 계정(이하 '이 사건 계좌'라 한다)에 납입할 합계 16,464,770원을 공제한 나머지 돈을 지급하였고, 원고는 퇴직 후인 2014. 1. 27. 퇴직연금 22,633,090원을 지급받았다.

(3)

피고가 설정한 확정기여형 퇴직연금규약(이하 '이 사건 규약'이라 한다)에 따르면, 피고는 2001. 2. 28. 이후 피고 병원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의 근로기간에 해당하는 퇴직연금 부담금을 근로자가 개설한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 계정에 납부하여야 하고, 위 규약에 따라 피고가 원고가 피고 병원에서 근로를 시작한 2012. 3. 1.부터 퇴직한 2013. 12. 18.까지 이 사건 계좌에 납부하여야 하는 퇴직연금 부담금 합계는 34,096,175원이다.

(4)

인천지방법원은 2016. 1. 21. 2015고정32호 피고에 대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위반 사건에서 피고 병원에서 2012. 3. 1.부터 2013. 12. 18.까지 근로하다가 퇴직한 원고의 퇴직연금 부담금 부족액 11,463,085원을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을 위반하였음을 이유로 피고에게 벌금 200만 원을 선고하였다.

나)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규약에 따라 피고의 부담으로 이 사건 계좌에 퇴직연금 부담금을 납입하여야 함에도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급여액에서 합계 16,464,770원을 공제하여 이를 납입하였고, 원고는 퇴직 후 피고가 이 사건 규약에 따라 부담하여야 할 퇴직연금 부담금 34,096,175원 중 22,633,090원의 퇴직연금만을 지급받았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나머지 퇴직금 11,463,085원(34,096,175원 - 22,633,090원)과 미지급 임금 16,464,770원의 합계 27,927,855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주장 등에 관한 판단

가)

피고 주장 등 요지

(1)

피고는 원고와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퇴직금을 분할하여 지급하기로 약정하고, 2012. 3.부터 2013. 1.까지 매월 지급하는 급여 1,500만 원에 퇴직금 분할액 1,556,130원을 포함하여 분할 지급함으로써 퇴직금 합계 17,117,430원(1,556,130원 × 11개월)을 지급하였으므로 원고에게 퇴직금을 더 지급할 의무가 없고, 만약 위 퇴직금 분할약정이 무효라고 한다면 원고는 미리 지급받은 퇴직금 17,117,430원 상당액을 부당이득한 것이 되므로, 위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원고의 퇴직금채권 중 1/2을 초과하는 부분을 수동채권으로 하여 상계한다.

(2)

피고는 원고와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퇴직금을 분할하여 지급하기로 한 약정에 따라 2013. 2.부터 2013. 12.까지 매월 지급하는 급여에서 퇴직연금 부담금 1,556,130원(2013. 2.부터 2013. 11.까지) 또는 903,270원(2013. 12.)을 공제한 것이고, 그 결과 원고는 퇴직 후 퇴직연금 22,663,090원을 수령하였으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미지급한 임금은 없다.

나)

판단

(1)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른 퇴직금의 분할 지급 주장에 관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상여금과 퇴직금을 분할하여 급여에 포함하고 급여는 근무한 달 다음날 7일에 1,500만 원을 지급한다. 퇴직금 포함된 것임'이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원고는 위 내용 중 '퇴직금 포함된 것임'을 자필로 기재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을 제2호증의 2, 3, 을 제6호증의 11, 18, 19, 40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가 작성한 원고의 급여지급명세서에는 '퇴직금' 또는 '퇴직연금 분담금' 항목이 별도로 기재되어 있지 않은 점, ② 월 급여의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는 원고의 처지에서 퇴직금으로 지급되는 부분과 그렇지 아니한 부분을 명확히 구별하여 지급받았다고 단정하기도 어려운 점, ③ ㉮ 피고는 이 사건에서 원고에게 매월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돈의 액수를 1,556,130원으로 특정하면서 이는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였던 세전 월 급여액 18,773,000원에서 비과세 항목(식대, 차량유지비 등)을 공제한 금액, 즉 세금신고 목적으로 책정한 원고의 월 급여를 기준으로 설정된 금액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그 주장 자체로 산정 내역이 불분명하고, ㉯ 피고가 2012. 3. 1.부터 2013. 1.까지 원고에게 위 퇴직금 명목의 돈 1,556,130원이 포함된 월 급여를 지급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으면서도 2012. 7.부터 2013. 1.까지 이 사건 계좌에 별도로 833,333원의 퇴직연금 부담금을 납입하였을 뿐만 아니라, 위 833,333원은 피고가 주장하고 있는 위 퇴직금 명목의 액수에도 미치지 못하는 점을 고려하면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의 돈이 얼마인지에 대한 피고의 주장 자체도 일관되지 않아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의 돈의 액수를 특정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기재 내용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의 이 사건 근로계약에 월 급여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합의가 포함되어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설령 원고와 피고가 퇴직금 분할 약정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약정은 퇴직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이므로, 강행법규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참조).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할 퇴직금 내지 임금이 없다는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퇴직금 상당액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자동채권으로 한 상계 항변에 관하여

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해당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의 돈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의 돈을 제외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참조).

나)

원고와 피고가 퇴직금 분할 약정을 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설령 원고와 피고가 퇴직금 분할 약정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월 급여에 포함되는 퇴직금의 액수에 관하여 이를 특정하여 정한 바 없을 뿐만 아니라, 월 급여지급명세서에 퇴직금 명목의 돈이 구분 표시되어 지급되지도 않은 사실, 퇴직연금제도를 실시한 이후에는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급여액에서 이 사건 계좌에 납입할 돈을 공제한 나머지 돈을 지급한 사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돈을 실질적으로 지급받았다거나 원고와 피고 사이에 피고가 원고에게 매월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돈을 실질적으로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이 존재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급여에는 퇴직금 명목의 돈이 포함되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하는 피고의 상계 항변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다.

소결론

1)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퇴직금 및 임금 합계 27,927,855원(미지급 퇴직금 11,463,085원 + 미지급 임금 16,464,770원) 및 그 중 미지급 임금 16,464,770원에 대하여는 지급기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원고의 퇴직일 다음날인 2013. 12. 19.부터, 미지급 퇴직금 11,463,085원에 대하여는 원고의 퇴직일인 2013. 12. 18.부터 14일이 경과한 날의 다음날인 2014. 1. 2.부터 각 피고가 이 사건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16. 8. 25.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의, 각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한편 원고는 미지급 퇴직금의 지연손해금 발생 기산일을 퇴직일 다음날인 2013. 12. 19.을 기준으로 하여 청구하고 있으나, 근로기준법 제36조 및 제37조 제1항은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 사용자가 지급하여야 하는 퇴직금을 근로자의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한 경우 그 다음날부터 지급하는 날까지 지연이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고, 이 사건 규약(을 제6호증의 45) 제10조, 제20조도 '퇴직을 이유로 사용자와의 고용관계가 종료된 때 가입자는 가입자격을 상실하고, 사용자는 가입자의 가입자격 상실이 발생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급여가 지급되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퇴직일 다음날부터 14일이 경과하기 전까지는 지연손해금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범석(재판장) 김유미 박상훈

각주1) 이하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돈을 미리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을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