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를 징역 1년, 피고인 B를 징역 10월, 피고인 C을 징역 8월, 피고인 D, E을 각 벌금 5,000,000에 처한다.
피고인 D, E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들을 각 노역장에 유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피고인 A, B, C에 대한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압수된 증 제1 내지 4호를 피고인 A로부터, 증 제5 내지 7호를 피고인 B로부터 각 몰수한다.
사건정보
인천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6고단2598
판결선고
2016. 9. 8.
범죄사실
피고인 C은 K노동조합(이하 K노조라고 한다.)의 위원장이고, 피고인 A는 K노동조합 L지부장으로 주식회사 M의 버스기사이며, 피고인 B는 K노조 N지회 지회장이고, 피고인 E은 K노조 N지회 부지회장으로 주식회사 N 버스기사이며, 피고인 D는 K노조 N지회부지회장으로 위 N의 버스기사이다.
피고인 A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주최하고자 하는 자는 그 목적, 일시, 장소 등을 기재한 신고서를 서면으로 옥외집회 또는 시위의 720시간 전부터 48시간 전에 관할경찰서장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16. 4. 22. 03:30경부터 11:10경까지 박인천 서구 O에 있는 N차고지 앞에서, K노조 L지부 노조원 30여명과 함께 N O 차고지의 정 · 후문에 버스 4대를 이용하여 차벽을 설치하는 방법으로 버스의 출입을 막고 '버스 노동자는 N사장의 노예가 아니다'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게시하는 등 신고되지 아니한 집회를 개최하였다.
피고인들의 공동범행
피고인 A, B는 피해자 주식회사 N(이하 N이라고 한다.)과 임금협상을 하였으나 결렬되자, 인천 서구 O에 있는 N의 차고지에서, N 버스의 출차를 막아 시위를 함으로써 임금협상 및 해고자 복직 등 K노조 N지회 노동조합의 요구를 관철하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 A, B는 2016. 4. 22. 03:30경 피고인 D와 P, Q 등에게 인천 계양구 R에 있는 N R 차고지에 있는 버스 4대를 임의로 끌고 오게 한 후 위 O 차고지 정 · 후문에 각 2대씩 주차하여 차벽을 설치하고 K노조 N지회 노조원 10여명, L지부 소속 노조원 20여명 등과 함께 버스의 출입을 막은 후 피고인 C은 쇠사슬을 자신의 몸에 묶고 마이크를 이용하여 노조원들의 파업을 독려하고, 피고인 A, D는 차고지 정문을 막은 버스에 쇠사슬을 연결하고 자신들의 몸에 묶어 버스 밑으로 들어가고, 피고인 B, E도 차고지 후문을 막은 버스에 쇠사슬을 연결하고 자신들의 몸을 묶어 버스 밑으로 들어간 후 피고인 B는 신나통과 일회용 라이터를 들고 불을 붙일 듯이 위협하면서 마이크를 이용하여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주장하는 등 같은 날 11:10경까지 N의 버스 운행을 하지 못하도록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위력으로 약 7시간 동안 N의 버스 운행을 막아 약 576만 원 상당의 피해를 입도록 하고, 위 시간 동안 N을 이용해 오던 평균 약 2만 명의 이용객에게 N버스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불편을 초래하는 방법으로 피해자의 업무를 방해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들의 각 일부 법정진술
피고인들에 대한 각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피고인 A, B, D, E에 대한 각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P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증인 S의 법정진술
S, T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각 압수조서, 각 압수목록, 확인서
N 업무방해 현행범 사진, 수사보고(피의자 B 위협행위에 대한 건), B 위법행위 사진, 수사보고(신나통 확인), 수사보고(불법집회를 입증할 만한 사진 등 첨부), 차고지를 벗어나 도로에 주차되어 있는 방송차량 촬영 사진
U 작성의 진술서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피고인 A :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22조 제2항, 제6조 제1항(미신고 집회 주최의 점, 징역형 선택), 형법 제314조 제1항, 제30조(업무방해의 점, 징역형 선택)
피고인 B, C : 각 형법 제314조 제1항, 제30조, 각 징역형 선택
피고인 D, E : 각 형법 제314조 제1항, 제30조, 각 벌금형 선택
경합범가중(피고인 A)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노역장유치(피고인 D, E)
각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집행유예(피고인 A, B, C)
각 형법 제62조 제1항(각 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몰수(피고인 A, B)
각 형법 제48조 제1항 제1호
양형의 이유
피고인 A, B는 각 12회에 걸쳐 형사처벌 받은 전력이 있을 뿐만 아니라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도 있는 점, 피고인 C은 22회에 걸쳐 형사처벌 받은 전력이 있는 점, 피고인 A가 이 사건 범행을 전체적으로 주도한 점, 피고인 B, C 또한 그 가담 정도가 상당한 점, 피고인들의 이 사건 범행으로 피해자 및 인천광역시, 나아가 인천광역시민이 입은 손해가 적지 않은 점 등은 불리한 정상으로, 피고인들이 피해자와 합의한 점, 피고인 D, E의 가담 정도는 상대적으로 중하지 않은 점, 피고인들이 향후 재범하지 않을 것을 다짐하고 있는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하고,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 동기 및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제반 양형 조건들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피고인들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범죄사실 제1항 관련
피고인 A 및 변호인들은, 집회가 차고지 내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하 '집시법'이라고 한다)상 신고대상인 옥외집회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집시법에 따라 신고의 대상이 되는 '옥외집회'란 '천장이 없거나 사방이 폐쇄되지 아니한 장소에서 여는 집회'를 의미한다(집시법 제6조, 제2조 제1항). 다만, 헌법이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는 근본이념과 집시법 제2조 제1호, 제6조 제1항, 제22조 제2항의 내용 및 입법 취지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집회의 목적, 방법 및 형태, 참가자의 인원 및 구성, 집회 장소의 개방성 및 접근성, 주변 환경 등에 비추어 집회 과정에서 불특정 다수나 일반 공중 등 외부와 접촉하여 제3자의 법익과 충돌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예견가능성조차 없거나 일반적인 사회생활질서의 범위 안에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설령 외형상 천장이 없거나 사방이 폐쇄되지 아니한 장소에서 개최되는 집회라고 하더라도 이를 집시법상 미신고 옥외집회의 개최행위로 보아 처벌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3. 10. 24. 선고 2012도11518 판결 취지 참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 ·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인이 집회를 개최한 차고지는 외형상 천장이 없고 사방 중 일부가 폐쇄되지 아니한 장소인 점, 집회에 참여한 일부 조합원은 차고지를 벗어나 도로에서 농성을 하기도 하고, 차고지 입구에 줄을 서서 30명 정도가 팻말을 들고 농성을 하기도 하였던 점(수사기록 제588면), 집회를 위한 마이크가 연결된 방송 차량은 차고지를 벗어난 외부 도로가에 주차되어 있었고, 집회 중 연설 내용은 그 방송차량 확성기에서 나온 점, 차고지의 입구를 막은 버스는 일부 차고지를 벗어나 공로를 점유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공로에 직접 접해 있는 상태였고, 피고인은 위 차벽 앞 불특정 다수와 접하게 되는 장소에서 연설을 하거나 자신의 몸의 쇠사슬을 연결한 채 공로와 접한 버스 밑으로 들어가는 방법으로 집회를 열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행위는 불특정 다수와 접촉하여 제3자의 법익과 충돌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에 해를 끼칠 상황에 대한 충분한 예견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미신고 '옥외집회' 개최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범죄사실 제2항과 관련하여
피고인들 및 변호인은 먼저, 노동관계에 있어서의 특수성 등을 감안할 때, 특별법인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9조가 일반법인 형법상 업무방해죄에 우선하여 적용되어야 할 것이므로, 피고인들을 업무방해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형법상 업무방해죄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과 입법목적, 보호법익, 죄질 등이 상이한바(헌법재판소 2010.04.29. 선고 2009헌바168 결정 등 참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9조가 업무방해죄에 대한 형법 규정의 특별 규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피고인들 및 변호인은, 피고인들의 행위가 합법적인 쟁의행위이므로 업무방해죄로 처벌되어서는 안된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 ·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인들의 행위는 사용자에게 타격을 주기 위해 소극적으로 자신들의 근로 제공을 정지한 것을 넘어 적극적으로 다른 차고지에 주차되어 있던 회사 차량을 임의로 이동시켜 이 사건 차고지의 출입구를 봉쇄하여 다른 차량 내지 버스의 출입을 전면적으로 봉쇄한 것인 점, 또한 피고인들은 쇠사슬을 몸에 감은 채 버스 밑으로 들어 가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신나통을 들어 위협하기도 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의 행위는 그 수단 및 방법에 있어 정당한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 판단되는바, 쟁의행위의 적법성에 대한 나머지 점에 관하여 판단할 필요 없이 적법한 쟁의행위로 볼 수 없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전제로 한 피고인들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 또한 이유 없다.
또한 피고인들 및 변호인은, 대법원 2011. 3. 17. 선고 2007도482 판결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의 행위는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므로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위 대법원판결은 폭력적인 수단을 동원하지 않는 소극적인 근로제공 중단 행위, 즉 '단순파업'의 경우를 전제로 판시한 것임이 명백하다고 할 것인데, 피고인들의 행위는 단순한 소극적인 근로제공 중단을 넘어 임의로 회사차량을 이동하여 차고지의 정문과 후문을 차단하여 차량의 전면적 출입을 막는 방법으로 적극적인 유형력을 행사한 것이어서, 이는 위 대법원 판결에서 전제하고 있는 소극적인 근로제공 중단 행위, 즉 '단순 파업'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인바,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 또한 이유 없다.
나아가, 피고인 A, C, D, E의 경우, 피고인 B가 신나통과 일회용 라이터를 들어 위협한 행위와 관련하여, 이를 피고인 B와 공모한 사실이 없고, 이는 단지 피고인 B의 개인적인 일탈행위에 불과할 뿐이어서 다른 피고인들은 이에 대한 형사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 ·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인들은 경찰 체포에 저항하기 위하여 쇠사슬을 몸에 묶어 버스 밑에 들어가 있었던 것인 점, 피고인 B가 신나통 및 일회용 라이터를 들어 위협한 것 또한 경찰 체포에 저항하기 위한 것이었던 점, 이 사건 신나통을 피고인 B에게 가져다 준 것은 같은 노조원이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다른 피고인들 또한 피고인 B가 경찰 체포 등에 저항하기 위하여 위와 같은 방법을 사용할 수 있으리라는 예상을 충분히 할 수 있었다고 보이는바, 설혹 나머지 피고인과 피고인 B 사이에 피고인 B의 위 행위에 대하여 개별적인 의사의 연락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당초 피고인들 사이에 그에 대해 암묵적인 공모는 물론 그에 대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존재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위 주장 또한 받아들이지 않는다.
판사 이학승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