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2013. 2. 4.부터 2015. 1. 31.까지 원고가 운영하는 'C'라는 상호의 제조업체에서 디자이너로 근무하였다.
원고와 피고는 2013. 1. 1.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고용계약서를 작성하였다.
피고는 퇴직 후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안양지청에 원고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진정을 제기하였고, 2015. 9. 23. 원고를 상대로 퇴직금 3,247,467원의 지급을 구하는 소(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15가소32642)를 제기하여 2016. 6. 16. 승소판결을 선고받았다. 원고가 이에 대하여 항소(인천지방법원 2016나57642)하였으나 2017. 7. 14. 항소기각 판결을 선고받고 위 판결은 2017. 8. 8.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1, 갑 7-1, 2,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13년에는 매월 115,385원을, 2014년에는 매월 128,205원을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른 퇴직금으로 급여와 함께 지급하였는데, 위와 같은 퇴직금 분할 약정은 무효이므로, 피고는 무효인 퇴직금 분할 약정에 기하여 지급받은 퇴직금 합계 2,935,897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판단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퇴직금 분할 약정)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한편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해당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다915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갑 1-1, 갑 3, 갑 4-1~13, 을 1-1, 2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 즉 ① 원고와 피고는 연봉제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퇴직금이 연봉에 포함된다고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으나 근로계약서에 연봉에 포함되는 퇴직금의 액수나 비율을 구체적으로 특정하여 기재하지는 아니한 점, ② 퇴직금 지급내역(갑 3)이나 급여명세서(갑 4-1~13)에는 '퇴직소득' 항목에 해당하는 돈이 따로 기재되어 있으나 이는 원고가 내부적으로 작성한 서류로서 피고로부터 그 내용을 확인받거나 피고에게 이를 교부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고, 급여명세서의 '건강보험료', '장기요양보험료' 항목에 기재된 금액은 실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납부된 것과 액수가 달라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려운 점, ③ 월급의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는 피고로서는 퇴직금으로 지급되는 부분과 그렇지 아니한 부분을 명확히 구별하여 지급받았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④ 원고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매월 피고에게 지급할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산정함에 있어 피고의 평균임금을 고려하지 않은 채 피고의 연봉금액 및 월 급여액을 정한 다음 역산하여 그 금액에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일률적으로 정한 점(원고가 임의로 연봉금액 중 12/13에 해당하는 금액을 기본급으로, 1/13에 해당하는 금액을 퇴직금으로 항목을 구분하였다), ⑥ 관련 형사재판(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15고정710)에서 퇴직금 분할 약정이 있었던 것으로 인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앞서 든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형사재판에서의 사실인정을 채용하기 어렵고 민사재판이 이에 구속되는 것도 아닌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한다고 볼 수 없는 이상, 피고가 이에 따라 퇴직금을 별도로 지급받아 부당이득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이에 대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판사 박준민(재판장) 김지영 류일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