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근로계약의 체결 등
피고와 망 D(이하 '망인'이라 한다)는 2017. 8. 14. '망인이 피고가 운영하는 개인사업체인 E의 부장으로 근무하면서 납품 및 현장관리 업무 등을 수행하고, 그 대가로 피고로부터 매월 2,500,000원의 급여를 지급받기로 한다'는 내용의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E는 사규에서 소속 근로자의 해고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의 규정을 두고 있다.
이 사건 근로계약의 해지 등
망인은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일 무렵부터 E에서 근무하여 오던 중 2017. 9. 13. 10:00 무렵 피고로부터 '경영상의 이유'를 원인으로 한 이 사건 근로계약의 해지를 구두로 통보받았다(이하 위와 같은 피고의 해지 의사표시를 '이 사건 해고'라 한다).
망인은 이 사건 해고와 관련하여 2017. 9. 28.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 이에 피고는 2017. 10. 12.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망인이 원하는 대로 즉시 원직에 복직시키도록 하겠다'는 내용이 기재된 답변서를 제출하였다.
망인의 사망 등
망인은 2017. 10. 19. E를 찾아가 피고와 대면하여 언쟁을 벌이던 중 갑자기 쓰러져, 같은 날 11:18 무렵 허혈성 심장질환(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히게 되어 심장근육에 충분한 혈액 공급이 이루어지지 못하여 발생하는 심장질환을 의미한다)으로 사망하였다.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2017. 11. 24. 피고에 대한 심문을 거친 다음, 같은 날 망인의 사망을 이유로 '망인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각하한다'는 판정을 하였다.
망인의 가족관계
망인은 사망할 당시 원고 A과 혼인하여 그 사이에 원고 B을 미성년의 자녀로 두고 있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6, 8, 10, 11호증, 제12호증의 3, 4, 제19호증의 7, 9, 10, 14, 제18, 40호증, 을 제1, 6호증의 각 기재, 갑 제19호증의2, 3, 6의 각 일부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들
피고는 망인을 해고하여야 할 정당한 이유가 없었음에도 해고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망인을 상대로 이 사건 해고를 하기에 이르렀을 뿐만 아니라 인천지방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망인을 복직시키겠다는 의사를 표명하고서도 정작 망인을 독대한 2017. 10. 19.에는 복직 및 부당해고 기간 중의 임금 지급 등에 관하여 이견을 드러내며 언쟁을 일으켰다. 이와 같이 사전에 별다른 예고 없이 일방적으로 이 사건 해고를 당하게 된 망인으로서는 가족을 부양하여야 한다는 생각에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고, 피고가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확약하였던 복직 또한 원만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게 되자 정신적인 충격이 더욱 심화된 나머지 피고를 독대한 자리에서 쓰러져 머리 부분에 강한 충격을 받는 바람에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
사정이 위와 같다면, 망인의 사망은 부당해고임이 명백한 이 사건 해고 등으로 인하여 발생한 것임이 분명하므로, 피고는 그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망인의 배우자(처)인 원고 A에게 208,288,564원[= {275,862,940원(= 망인의 일실수입 175,006,500원 + 기왕치료비 856,440원 + 망인의 위자료 100,000,000원) × 상속분 비율 3/5} + 장례비용 12,770,800원 + 원고 A의 위자료 30,000,000원], 직계비속(자녀)인 원고 B에게 130,345,176원[= (위 275,862,940원 × 상속분 비율 2/5) + 원고 B의 위자료 20,000,000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망인이 사망한 2017. 10. 19.부터 다 갚는 날까지 민법 또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법정이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원고들의 주장은 모두 배척되어야 한다.
망인이 E에 근무하던 기간 동안 잦은 지각을 반복하였고, 납품 및 현장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음에도 거래처의 담당직원과 원만한 관계를 형성하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납품시간을 준수하지 못하는 등 지극히 불량한 근무태도를 보여 피고로서는 더 이상 이 사건 근로계약을 유지시킬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게다가 피고는 망인을 E에 복직시켰고 이 사건 해고와 관련하여 인천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부당해고의 판정이 이루어진 적도 없다. 이러한 사정들을 고려한다면 이 사건 해고를 부당해고로 볼 수는 없다.
설령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망인이 이 사건 해고로 인하여 극심한 정신적인 충격을 받는 바람에 쓰러져 사망에 이르렀다고 단정할 수 없고, 오히려 망인은 평소 고혈압 약을 복용하고 있었던 바 이러한 사정이 망인의 사인인 허혈성 심장질환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여부
관련 법리
불법행위에 있어 고의 또는 과실에 기한 가해행위의 존재 및 그 행위와 손해 발생과의 인과관계 등과 같이 불법행위책임의 성립요건에 관한 증명책임은 그 불법행위를 주장하는 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2다31765 판결, 대법원 1991. 12. 10. 선고 91다33193 판결 등 참조).
쟁점에 관한 판단
피고의 고의 또는 과실에 기한 가해행위(부당해고)의 존재 여부
살피건대, 피고 운영의 E 사규 제21조, 제22조에 의하면 피고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는 경우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을 정하여 대상자를 선정함과 아울러 근로자 대표에 대하여 해고하고자 하는 날의 50일 전까지 통보를 하고서 그 대표와 성실한 협의를 거쳐야 하고, 해고 대상 근로자를 상대로는 30일 전에 해고를 예고하거나 30일분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하는데도, 피고가 위와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고서 망인을 상대로 단지 '경영상의 이유'를 들면서 구두로 이 사건 해고를 통지하였음은 앞서 설시한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거시한 증거들에다가 갑 제20, 22 내지 39호증, 을 제2 내지 5호증의 각 일부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는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서 '망인의 잦은 지각, 업무 처리 미숙 등으로 인하여 망인과의 근로관계를 더 이상 계속할 수 없다'는 이유로 망인에게 E 사규 제20조 제1항 제6호 소정의 직권해고사유가 있다는 점을 실질적인 해고사유로 주장한 점, ② 실제 망인은 2017. 8. 14.부터 2017. 9. 5.까지 E에 근무하면서 공휴일을 제외한 실제 근로일수 17일 중 7일(그 중 1일은 오전 근무를 하지 않음)을 무단으로 지각하였던 점(원고들은 피고 측에 의하여 작성된 근무일지는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제출하기 위하여 급조된 것으로서 믿을 수 없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③ 피고가 제출한 녹취록을 제6호증, 원고들은 위 녹취록 또한 조작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의 내용에 의하면 망인 또한 이 사건 해고의 실질적인 이유가 위와 같은 자신의 불성실한 업무태도 때문임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여겨지는 점, ④ 과거 F에서 망인과 함께 근무한 자들(G 등 19명)은 '망인이 F에서 사규를 준수하며 모범적으로 아주 성실하게 일하였고 모든 업무를 행함에 있어서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으나 그것만으로 망인이 E에서도 F에서와 동일한 모습을 보였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오히려 E에서 망인과 함께 근무한 자들(H 등 4인)은 망인의 불성실한 근무태도 등을 지적하고 있다. ⑤ 한편 망인이 이 사건 해고 당시 수습 사용 중에 있었던 자로 볼 여지가 있는바[피고가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제출한 답변서(갑 제19호증의 6)에는 '망인이 사보기간에 있었다'고 기재되어 있다], 이러한 경우 피고로서는 E 사규 제23조 제2호 혹은 근로기준법 제35조 제5호에 따라 이 사건 해고를 함에 있어서 망인을 상대로 굳이 해고예고를 할 필요는 없었을 것으로 여겨지는 점(설령 피고가 망인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제26조 또는 E 사규 제22조에 따른 해고예고를 하여야 한다고 보더라도 아래 ⑥항에서 언급하는 바와 같은 이유로 피고의 자발적인 의사에 따른 시정조치로서 이 사건 해고가 철회되었다고 볼 여지도 상당하다), ⑥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인정되므로(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 제2항 참조) 단지 구두로만 이루어진 이 사건 해고는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이나, 피고가 스스로 망인을 다시 복직시키기로 결정함에 따라 이 사건 해고가 철회되었다고 볼 여지 또한 상당한 점, ⑦ 그런데도 망인은 피고를 대면한 자리에서 갑자기 피고에게 '사직서를 내놓으라'면서 복직을 거부하는 모습을 보인 점(망인이 위와 같은 행위를 한 구체적인 이유는 기록상 확인되지 않는다), ⑧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망인의 사망으로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구제신청을 각하한다고만 판정하였을 뿐 망인의 주장에 대하여 달리 실체적인 판단을 한 바 없는 점(원고들은 인천지방노동위원회의 복직 결정으로 망인이 E에 복직하게 된 것이라고도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등에 비추어 보았을 때, 위 가)항의 인정사실만으로 피고가 망인을 해고하여야 할 정당한 이유 없이 관련 법령과 사규에서 정한 절차를 위반하면서까지 이 사건 해고를 함으로써 망인을 부당해고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상당인과관계의 존부
설령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앞서 설시한 증거들에다가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망인이 이 사건 해고를 받고서 정신적인 충격을 받았을 수는 있겠으나 그것이 누구나 수긍할 수 있을 정도의 통상적인 수준을 넘어 사망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는 점, ② 망인이 사망하기 직전에 피고와 언쟁을 벌인 것은 이 사건 해고가 정당한지 여부를 두고서 이루어졌다기 보다는 망인의 요구에 따라 피고가 망인을 복직시키기로 결정하였음에도 망인이 갑자기 태도를 바꾸어 사직을 주장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는 데다가, 그러한 언쟁으로 인하여 망인이 통상적인 수준을 넘어 사망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수준의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자료 또한 없는 점, ③ 부검감정의는 '망인의 심장에서 심비대, 고도의 심장동맥경화, 심근의 반점 섬유화 등의 소견에 비추어서 그 사인은 관상동맥이 좁아짐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허혈성 심장질환(급성심근경색 가능성 포함)인 것으로 판단된다'는 의견을 제시하였고, 원고들 또한 망인이 평소 고혈압을 앓고 있었다고 언급하고 있음을 감안하여 보았을 때, 망인이 사망하게 된 데에는 위와 같은 평소의 질환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더 큰 점(한편 원고들은 망인이 쓰러지면서 머리 부분에 강한 충격을 받는 바람에 사망하게 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부검결과 그러한 소견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④ 이 사건 해고는 망인이 사망하기 한참 전에 있었던 것이고 사망 직전의 인쟁은 피고가 아닌 망인이 먼저 촉발시킨 것으로 보이는 데다가 망인의 건강상태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피고로서는 이 사건 해고나 사망 직전의 언쟁 등으로 인하여 망인이 사망하리라는 점을 전혀 예견하지 못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았을 때,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해고 및 사망 직전의 언쟁과 망인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들의 주장은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모두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원중(재판장) 김재경 백우현
각주1) "시보"(정식으로 임명되기 전에 실제로 그 일에 종사하는 직책)의 오기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