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18. 7. 6. 선고 2018노778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3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않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업무상배임의 점은 무죄.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업무상배임의 점에 관한 사실오인)

피고인은 원심 판시 2016고단8823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아니다. 피고인의 행위와 피해자의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도 없다.

2.

판단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주식회사 케이티텔레콤(이하 'KT'라고 한다)은 이동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이고, 피해자 주식회사 예스텔레콤은 KT와의 위탁판매계약을 통해 KT로부터 KT의 통신상품의 가입 및 이에 부수하는 업무에 대한 대행하는 업무와 KT로부터 휴대전화 단말기를 구입하여 이를 이동통신가입자에게 재판매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회사이다.

또한 피해자는 2015. 5. 10.경 피고인이 운영하고 있는 주식회사 F(이하 'F'이라 한다)과, 피해자가 KT로부터 위임받은 KT의 통신상품 가입 및 이에 부수하는 업무와 휴대전화 단말기 판매를 F이 대행하도록 하는 위탁계약을 체결하였다. 따라서 피고인은 위와 같은 위탁계약에 기초하여 피해자의 KT 통신상품의 가입 및 이에 부수하는 업무와 휴대전화 단말기 판매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었으므로, 피고인에게는 관계법령에 위배되는 방법으로 단말기 및 부가상품을 판매하는 등의 행위로 피해자에게 손해를 끼쳐서는 안 될 업무상 임무가 있었고, 한편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이하 '법률'이라고 한다.) 제4조 제2항은 '이동통신사업자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정하여 고시하는 상한액을 초과하여 지원금을 지급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피고인은 피해자와 위와 같은 위탁계약에 따라 피고인이 KT에 가입시키는 고객의 수에 따라 피해자로부터 수수료를 지급받기로 되어 있었으므로 가급적 많은 수의 고객을 확보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었고, 따라서 가입자를 많이 확보하기 위해 2015. 5. 중순경 G의 대표인 H과 사이에 H이 요양복지원 원장, 복지사, 보호사 등을 가입유치하면 가입자 1명 당 일정액의 수수료를 지급해주기로 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하였다.

피고인은 2015. 5. 중순경 위와 같이 H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H을 통하여 더욱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하여 더 많은 수수료를 받을 목적으로 피해자와 협의 없이, H에게 전자메일 등을 통해 가입자에게 법률에서 정하고 있는 지원금보다 훨씬 더 많은 지원금을 지원하는 내용의 가격표 등을 임의로 작성하여 송부하고, H은 피고인으로부터 전달받은 조건을 토대로 2015. 5. 15. I을 KT 휴대전화 고객으로 가입시키면서 출고가 979,000원인 휴대전화를 100,000원에 판매하여, 법률상 가능한 공시지원금 상한액 227,700원보다 651,300원이 초과된 879,000원을 지원함으로써 I에게 651,300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얻게 하고, 피해자에게 동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한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2015. 8. 28.경까지 총 268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가입유치를 하면서 피해자와 협의 없이 임의대로 법률에서 정하는 공시지원금을 초과하는 지원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함으로써, 별지(1)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위 268명의 가입자에게 합계 135,271,300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피해자에게 동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입도록 하였다.

나.

판단

1)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여 사무의 주체인 타인에게 손해를 가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므로 그 범죄의 주체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어야 한다. 여기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고 하려면 당사자 관계의 본질적 내용이 단순한 채권관계상의 의무를 넘어서 그들 간의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타인의 재산을 보호 내지 관리하는 데 있어야 하고, 그 사무가 타인의 사무가 아니고 자기의 사무라면 그 사무의 처리가 타인에게 이익이 되어 타인에 대하여 이를 처리할 의무를 부담하는 경우라도 그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1. 1. 20. 선고 2008도10479 전원합의체 판결).

2)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임이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하기에 충분한 증거가 없다.

가)

피고인은 F의 운영자로, 2015. 5. 10.경 피해자와 구두로 휴대전화 판매대행계약을 체결하였고, 2015. 9. 10.경 정식으로 계약서를 작성하였다. 위 계약서에 의하면 F은 피해자로부터 휴대전화 단말기를 매입하여 자신이 유치한 가입자에게 판매하고, 피해자로부터 판매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거래가 이루어진다.

나)

피고인은 피해자가 아닌 F의 명의로 가입자들과 계약을 체결하였다. 피고인은 통신사인 KT의 가입신청서 서식을 사용하면서 대리점명으로는 'F'을, 휴대전화 단말기의 가격(할부원금)으로는 불법지원금을 제외한 정상가격을 기재하였다. 피고인은 가입자들에게 3개월 동안 가입신청서에 적은 대로 요금을 납부하면 그 이후로는 피고인이 지원금을 지급하기로 약속하였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불법지원금 약정을 포함한 휴대전화 단말기 판매계약의 당사자는 피해자가 아니라 F, 즉 피고인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다)

결국 피고인이 가입자를 유치하여 휴대전화 단말기를 판매하는 것은 피고인의 사무이지, 피해자의 사무는 아니다. 피고인이 피해자와 사이에 관계법령을 위반하지 않기로 약정한 사실은 인정되나, 피고인이 위 약정을 위반한 것은 판매대행계약상 채무의 불이행에 해당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할 뿐, 형법상 업무상배임의 죄책을 지는 것은 아니다. KT가 가입자들로부터 단말기 할부대금을 수령하지 않기로 하여 결과적으로 피해자가 KT로부터 위 할부대금을 받지 못하게 되었다는 사정만으로 달리 볼 것은 아니다.

3)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임에도, 이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결론

피고인의 원심판결 중 업무상배임의 점에 관한 항소는 이유 있고, 위와 같이 무죄로 인정되는 부분과 나머지 원심 판시 죄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으로 처리하여 하나의 형을 선고한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될 수밖에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