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94,457,820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7. 15.부터 2022. 7. 14.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 중 1/4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의 금전지급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인천 서구 C상가 D, E호에서 ‘F’라는 상호로 페인트, 실리콘 등의 도매업을 영위하는 사람이고, 원고(L생)는 건물 방수공사를 하는 사람으로 건축도장기능사 자격 보유자이다.
피고는 2017. 6.경 C상가 건물주 대표로부터 공사대금 5,200,000원에 C상가 G동 옥상방수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도급받았다. 원고는 피고의 요청에 따라 일당으로 250,000원을 지급받기로 하고 이 사건 공사에 참여하였다.
원고는 2017. 6. 29. 16:00경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우레탄폼을 이용한 패커 주입(Packer Injection) 공법<1>으로 옥상방수작업을 하던 중, 압력에 의하여 사용 중이던 발포우레탄 주입기의 호스가 터지면서 빠져나온 우레탄폼이 원고의 우측 손가락을 통해 피부 속으로 들어가게 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를 당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우측 손목 및 손의 기타 표재성 손상‧표재성 이물, 우측 손목 및 손부위의 신근 및 힘줄의 손상, 우측 손목 및 손 부위의 혈관손상’의 상해를 입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7, 8,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로부터 일당 250,000원을 지급받기로 하고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노무를 제공한 근로자이고, 피고는 원고의 사용자이다. 이 사건 사고는 근로자인 원고의 업무수행 중에 발생한 사고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근로기준법 및 같은 법 시행령에 따라 요양보상 4,781,020원, 휴업보상 23,476,800원, 장해보상 65,700,000원 합계 93,957,820원의 재해보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또한 이 사건 사고는 사용자인 피고가 피용자인 원고에 대하여 부담하는 보호의무 내지 안전배려의무를 소홀히 한 결과 발생한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에 기하여 위자료 15,000,000원을 지급하여야 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108,957,820원(= 93,957,820원 + 15,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피고는 건축도장 전문기술자인 원고에게 이 사건 공사를 하도급하였을 뿐이고, 원고와 고용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는바,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가 아니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청구는 기각되어야 한다.
판단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5, 9, 11, 21, 22호증, 을 제12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H의 일부 증언, 당심 증인 M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가) 원고는 이 사건 공사의 수급자인 피고로부터 옥상 방수작업을 해 줄 것을 요청받고 이 사건 공사에 참여하면서 일당 250,000원을 지급받기로 하였다. 그런데 원고가 지급받기로 한 보수는 시공면적보다는 그 당시 인천 지역의 도장(방수)공사 인부 일당 시세에 따라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피고와 1일 작업 시간은 8시간, 출퇴근 시간은 08:00경 및 17:00경, 점심시간은 12:00부터 13:00까지로 하기로 정하였고, 지체상금 약정이나 하자보수 약정은 별도로 체결하지 아니하였다.
이 사건 공사 당시 원고 외에도 H이 공사에 참여하였는데, 피고가 H을 고용하고, 직접 일당을 지급하였다.
이 사건 공사 당시 피고의 처가 공사현장에 상주하면서 원고와 H에게 작업지시를 하고 작업상황을 점검하였다.
이 사건 공사에 사용된 발포우레탄 주입기는 피고의 소유였고, 원고는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아무런 비용을 부담하지 아니하였다. 이 사건 공사에 관한 견적서는 피고의 명의로 작성되었으며,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뒤에는 피고가 H과 도장공사 기술자 N을 통하여 이 사건 공사를 마무리하였다.
원고는 2014. 1. 22.경부터 2017. 6. 29.경까지 피고의 요청을 받고 수차례 방수공사를 하여 왔는데, 그때마다 피고는 원고에게 정해진 일당과 작업으로 발생하는 실비를 지급하였다. 원고가 공사한 현장에 하자가 있더라도 피고가 원고의 일당에서 하자보수금을 공제한 사례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사고 발생 이후 산업재해보상보험 청구과정에서, 피고는 2017. 8. 8.경 피고가 원고의 ‘고용주’라고 기재된 심사청구서를 제출하였다(갑 제10호증 3쪽).
원고가 이 사건 공사 이전인 2016. 8.경 피고의 사업자등록 명의를 빌려 K 주식회사로부터 일산 O 소재 건물 신축공사 중 옥상방수공사 등을 하도급받아 공사를 한 적이 있으나, 을 제4, 5, 9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위 O 공사 이외에 원고가 피고의 명의를 빌려 공사를 하도급받은 적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근로기준법상 재해보상금 지급청구에 대하여
재해보상책임의 발생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원고를 고용하여 이 사건 공사를 시행한 사용자이고, 원고는 이 사건 공사 도중 상해를 입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이 정한 재해보상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
책임의 범위
요양보상
⑴ 갑 제2 내지 4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이 사건 사고로 입은 부상의 치료비로 다음 표와 같이 합계 4,781,020원을 지출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기준법 제78조에 따라 요양비 4,781,02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⑵ 피고의 공제 주장에 대한 판단
㈎ 피고의 주장
피고가 2017. 8. 17. 원고의 R병원 치료비 3,187,950원, 2017. 10. 24. 원고의 Q 병원 치료비 4,274,400원 합계 7,462,350원을 지급하였는바, 위 치료비 중 원고 과실 부분은 요양보상금 등에서 공제되어야 한다.
㈏ 판단
근로기준법상의 재해보상책임에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과실책임의 원칙과 과실상계의 이론이 적용되지 않는 것인바, 근로기준법 제81조에 의하면 휴업보상과 장해보상에 대하여는 근로자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음을 이유로 그 보상책임을 면할 수 있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으나 요양보상에는 아무런 규정이 없으므로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과실이 있다고 하여도 그 과실비율에 상당한 요양보상금의 지급을 면할 수 없다(대법원 1983. 4. 12. 선고 82다카1702 판결 참조).
살피건대 을 제6호증의 2의 기재만으로는 피고가 2017. 10. 24. 원고의 Q병원 치료비 4,274,400원을 지급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한편 을 제6호증의 1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2017. 8. 17. 원고의 R병원 치료비 3,187,950원을 지급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런데 피고가 지급한 위 치료비는 피고가 요양보상금으로 지급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한바,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지급한 위 치료비 중 원고 과실 부분에 해당하는 금액을 피고가 지급하여야 할 요양보상금 등에서 공제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한편 원고는 위 R병원 치료비 3,187,950원은 요양보상금 청구에서 제외하였다).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휴업보상
⑴ 평균임금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일당 200,000원에 통상근로계수 73/100(고용노동부고시 제2017-82호)을 곱한 146,000원(= 200,000원 × 73/100)을 1일 평균임금으로 산정한다. ⑵ 요양기간
갑 제3, 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다음 표와 같이 2017. 6. 29.부터 2018. 3. 22.까지 입원치료 119일, 통원치료 149일 합계 268일간 입원 및 통원치료를 받은 사실이 인정되므로 268일을 요양기간으로 본다.
⑶ 계산
23,476,800원(= 146,000원 × 60/100 × 268일)<2>
장해보상
⑴ 근로기준법 제80조 제1항 및 제3항,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47조 제1항에 의하면, 사용자는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에 걸리고 완치된 후 신체에 장해가 있으면 같은 법 시행령 [별표6] 신체장해의 등급에 따라 장해보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⑵ 이 법원의 S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한 손의 엄지손가락이나 둘째손가락을 포함하여 3개 이상의 손가락을 제대로 못쓰게 된 사람으로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47조 제1항 [별표6]의 제8급 제4호에 해당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위 [별표6]에 따르면 8급에 해당하는 장해에 대하여는 평균임금의 450일분을 장해보상금으로 지급하여야 한다.
⑶ 계산
65,700,000원(= 146,000원 × 450일)
피고의 책임제한 주장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의 과실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음을 고려하여 피고의 책임이 제한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근로기준법상의 재해보상제도는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를 그 지배하에 두고 재해위험이 내재된 기업을 경영하는 사용자로 하여금 그 과실 유무를 묻지 아니하고 재해발생으로 근로자가 입은 손해를 보상케 하려는 데에 그 목적이 있으므로, 근로자의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이 사용자의 과실에 기한 것임을 요하지 않음은 물론, 근로자에게 과실이 있는 경우에도 이를 참작하여 그 보상 책임을 면하거나 보상의 범위를 제한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하겠으며, 이러한 점에서 과실책임의 원칙과 과실상계의 이론은 법률에서 특별히 규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위 재해보상책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1981. 10. 13. 선고 81다카351 전원합의체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원칙적으로 휴업보상금과 재해보상금을 산정함에 있어 원고의 과실을 이유로 과실상계를 할 수 없고, 다만 근로기준법 제81조는 “근로자가 중대한 과실로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에 걸리고 또한 사용자가 그 과실에 대하여 노동위원회의 인정을 받으면 휴업보상이나 장해보상을 하지 아니하여도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근로기준법 제81조에서 정하는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사용자는 휴업보상금 및 재해보상금 지급 의무를 면한다고 할 것인데,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사고에 원고의 중대한 과실이 있고 그 과실에 대하여 노동위원회로부터 인정을 받았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한편, 사용자가 근로자의 과실비율에 상당한 요양보상금의 지급을 면할 수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기준법상 재해보상금 93,957,820원(= 요양보상 4,781,020원 + 휴업보상 23,476,800원 + 장해보상 65,7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민법상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위자료청구에 대하여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1999. 2. 23. 선고 97다12082 판결, 2000. 5. 16. 선고 99다47129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공사 작업에 사용될 피고 소유의 발포우레탄 주입기의 안전성을 확인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소홀히 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할 것인바, 피고는 피용자의 보호의무위반으로 인한 불법행위책임에 기하여 원고가 이 사건 사고로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아가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에 기하여는 위자료의 지급을 구하고 있는바, 앞서 본 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이 사건 사고의 경위, 원고의 나이, 후유장해의 부위 및 정도, 입원기간, 원고에게도 건 축도장기능사로서 발포우레탄 주입기의 상태를 면밀히 확인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다고 보이는 점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위자료의 액수는 500,000원으로 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소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94,457,820원(= 근로기준법상 재해보상금 93,957,820원 + 위자료 5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18. 7. 15.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법원 판결 선고일인 2022. 7. 14.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의 원고 패소 부분 중 이와 결론을 달리한 부분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피고에 대하여 위 인정 금액의 지급을 명하며,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권성우(재판장) 원용일 박정운
각주1) 크랙(콘크리트에 금이 간 부분)에 패커를 박고 발포우레탄 주입기에 패커를 끼워서 우레탄폼을 주입하여 크랙을 막는 방식의 공법
각주2) 근로기준법 제79조(휴업보상) ① 사용자는 제78조에 따라 요양 중에 있는 근로자에게 그 근로자의 요양 중 평균임금의 100분의 60의 휴업보상을 하여야 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