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60,031,455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5. 11.부터 2020. 7. 10.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강원도 C 외 13필지 D건물 4차 신축공사의 시공회사로서 2016. 2. 27. 피고와 사이에 위 공사 중 골조공사(형틀, 철근공사)에 관한 하도급계약(이하 '이 사건 하도급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E은 2016. 4. 26. 피고와 일용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위 공사 현장에서 근무하였는데, 2016. 5. 4. 09:00~10:00경 위 공사 현장에서 파이프 운반 작업을 하던 중 슬라브 위에 있던 스티로폼이 바람에 날아와 뒤에서 E을 충격하여 E이 슬라브 철근 위로 넘어지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가 발생하였다.
E은 이 사건 사고로 열린 두개내상처가 없는 초점성 대뇌타박상, 뇌진탕, 두개골 및 안면골의 골절, 귀출혈, 급성 귀인두관염 등의 상해를 입었다.
이 사건 사고 이후 E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휴업급여 34,397,460원(지급기간 2016. 5. 5.부터 2017. 9. 28.까지)과 장해급여 15,187,490원을 지급받았다.
E은 원고를 상대로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의 배상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인천지방법원 2018가단239300), 위 법원은 2020. 4. 28. "원고는 E에게 49,871,362원 및 이에 대하여 2016. 5. 4.부터 2020. 4. 28.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하여 그대로 확정되었다.
원고는 위 판결에 따라 2020. 5. 11. E에게 60,031,455원(= 판결원금 49,871,362원 + 지연이자 10,160,093원)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가지번호 있는 경우 각 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사고의 원인이 된 스티로폼에 대하여 결속을 보다 견고하게 하는 등 적재상태를 관리할 책임은 피고에게 있고, 피고의 안전관리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것이므로, 피고는 이 사건 사고로 E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원고가 E에게 손해배상금으로 60,031,455원을 지급함으로써 피고의 동액 상당 손해배상책임이 면책되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구상금으로서 위 60,031,455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E이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근무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E의 사용자는 피고라고 할 것이고(피고는 이 사건 사고 당일 원고가 급하게 인력사무소에서 E을 데려 왔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공사현장은 동해에 인접하여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 장소인 사실, 원고가 압출 스티로폼 4장을 한 묶음으로 하여 운반 후 하차한 다음 크레인을 이용하여 한 묶음으로 되어 있는 상태 그대로 1층에서 2층 슬라브 위로 올리면 피고가 묶음을 해체하여 한 장씩 바닥에 깔아 바닥 단열재를 시공한사실, 이 사건 하도급계약상 압출 스티로폼과 같은 원고 지급자재는 "현장도착 차량인도조건"이며 "현장 내 소운반 및 유지관리 보양 등 일체"를 피고의 책임으로 약정한 사실이 인정된다.
이에 의하면, E의 사용자인 피고는 고용 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E이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마련하여야 할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하는데, 동해에 인접한 이 사건 공사현장의 특성상 피고는 강풍에 의한 사고에 대비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고, 강풍으로 건설자재나 적재물이 날아가거나 떨어지는 경우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사고이므로, 피고로서는 슬라브 위에 적재되어 있는 스티로폼의 결속을 보다 견고하게 하는 등 적재 상태를 관리할 책임이 있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사고는 피고의 위와 같은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 위반으로 인하여 발생한 것으로서 피고는 이 사건 사고로 E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피고는 E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의 범위와 관련하여, 산업안전보건법상 도급인인 원고 역시 수급인인 피고의 근로자에 대한 안전관리책임을 부담하고, 이 사건 사고에 있어 피고의 과실보다는 원고의 안전관리의무 위반의 책임이 더욱 크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책임이 대폭 감액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산업안전보건법은 도급인에게 수급인에 의해 고용된 근로자에 대하여 안전·보건조치를 취할 의무 등을 부과하고 있다. 즉, 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생략) 제29조 제2항,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26조에 의하면, 건설공사의 도급인은 사업주로서 그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고용노동부령이 정하는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고용노동부령이 정하는 산업재해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7다82059 판결 등 참조). 다만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1>에서 규정하는 사업주가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에 대한 산업재해 예방조치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보려면, 사업주가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산업안전기준에 관한 규칙이 정하고 있는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채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에 규정된 안전상의 위험이 있는 작업을 하도록 지시하거나, 그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위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는 등 그 위반행위가 사업주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인정될 정도에 이르러야 하는 것이지, 단지 사업주의 사업장에서 위와 같은 위험성이 있는 작업이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채 이루어졌다는 사실만으로는 의무위반을 인정하기 어렵다(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6도8874 판결, 대법원 2010. 9. 9. 선고 2008도7834 판결 등 취지 참조). 위와 같은 법리를 토대로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이 사건 사고의 경위,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사고 당일 E에게 파이프 운반 작업을 지시하는 등 E을 구체적으로 지휘·감독하였다거나, 안전상의 위험이 있는 작업에 대하여 안전조치 없이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였다고 볼 수 없으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가 구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할 수 없고,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결국 E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은 피고가 부담하여야 하는데, E이 원고를 상대로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의 배상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원고가 그 판결에 따른 손해배상금으로서 2020. 5. 11. E에게 60,031,455원을 지급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구상금으로서 위 60,031,455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지급일인 2020. 5. 11.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인 2020. 7. 10.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인혜
각주1) 제29조(도급사업 시의 안전·보건조치)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으로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업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의 사업주는 그가 사용하는 근로자와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 생기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각주2) 1. 사업의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을 주어 하는 사업
각주3) 2. 사업이 전문분야의 공사로 이루어져 시행되는 경우 각 전문분야에 대한 공사의 전부를 도급을 주어 하는 사업
제1항에 따른 사업주는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토사 등의 붕괴, 화재, 폭발, 추락 또는 낙하 위험이 있는 장소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안전·보건시설의 설치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