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
원고는 프랑스 국적을 가진 사람으로 2014. 피고 B 주식회사(이하 ‘피고 회사’라고 합니다)에 입사하여 기술개발담당 총괄임원으로 근무하다가 2016. 12. 22. 피고회사에서 해고당하였다. 피고 C는 원고가 피고회사에 근무하던 당시 피고회사의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었다.
피고회사와 D사 및 피고회사와 주식회사 E사 사이의 계약체결
피고회사는 2016. 4.경 직원인 원고와 소외 F(이하 ‘F’라 한다)의 소개로 미국 소재 회사인 D사(이하 ‘D’라 한다)와 사이에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중 동작인식시스템 개발을 위해 미합중국 통화 54만 달러 상당의 기술도입계약(이하 ‘제1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위 계약과 관련하여, 피고 회사는 2016. 8. 10. 소외 주식회사 E(이하 ‘E’라 한다)와 사이에 기술공동개발계약(이하 ‘제2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E는 2016. 7. 25. 그 명칭을 G Co. Ltd.로 변경하였다가, D와의 혼동 여부를 피하기 위해 2016. 10. 10. 다시 원래 명칭인 주식회사 H(H CO., LTD.로 변경되었다. 기록에서는 D 및 E가 혼용되지만 편의상 ‘E’로만 부르기로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5 내지 7, 4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원고 주장의 요지
피고 C는 원고가 위 2건의 계약과 관련하여 사기, 업무상 배임 등의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단하여 원고를 형사고소하였고, 그와 관련하여 원고의 비밀을 침해하였으며, 원고가 해고된 사실을 사내에 공지하여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고, 원고의 출국을 금지시켰으며, 적법한 소명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원고를 부당해고하였는데, 실제로는 원고가 업무상 배임 등 형사범죄를 저지른 바 없다. 따라서 피고 C가 한 위와 같은 행위로 인해 피고들은 민법 제35조, 제750조에 따라 원고에게 원고가 입은 재산적 손해 및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는바, 원고의 일부 청구에 따라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1억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판단
법리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근로자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 하에 고의로 어떤 명목상의 해고사유를 만들거나 내세워 해고한 경우나 해고의 이유로 된 어느 사실이 취업규칙 등 소정의 해고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하거나 해고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이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데도 그것을 이유로 해고에 나아간 경우 등 해고권의 남용이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 있어서는 그 해고가 근로기준법 제30조 제1항에서 말하는 정당성을 갖지 못하여 효력이 부정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위법하게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것이 되어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따라서 해고가 불법행위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위와 같은 요건을 구비하여야 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3. 10. 12.
선고 92다43586 판결, 대법원 2006. 7. 28. 선고 2006다17355 판결, 대법원 2007. 12. 28. 선고 2006다33999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원고가 주장하는 행위는 피고 C가 피고회사의 대표이사의 지위에서 한 것으로서 피고 C의 불법행위 책임이 인정되는 경우 피고회사의 책임도 인정될 개연성이 크므로, 이하 특별히 구별할 필요가 없는 한, 피고 C와 피고회사를 구분하지 않고 ‘피고들’이라 통칭하기로 한다.
원고의 주장은 해고사유가 없음에도 피고들이 원고를 해고를 한 것이 부당하고, 그와 관련하여 비밀침해, 명예훼손 등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는 것이므로, 먼저 피고들의 원고를 해고한 것이 위 법리상의 불법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원고에 대한 해고사유가 있는지 여부
아래 각 증거에 의하면 다음 각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들이 원고를
해고한 사유는 다음과 같
은데, E는 F와 그 배우자
가 소유한 회사로서 F와
원고에 의해 운영되는 회
사인데, 원고와 F는 피고
회사와 기술력이 없는 D와 계약을 체결하게 하고, 피고회사와 D 및 E 사이에 체결된 제1, 2계약을 이용하여 사익을 취하려 하였는데 이것이 사기, 배임횡령 등의 형사범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갑 제3호증, 구체적 내용은 위 원문 참조).
피고들은 원고를 이러한 혐의로 형사고소하였는데, 수사기관은 2017. 8. 4. 및 2018. 12. 27. 2차례에 걸쳐 D는 상당한 기술력을 갖춘 회사이고, E가 F의 배우자인 I의 개인회사가 아니라 제2계약 체결 전인 2016. 8. 1.경 이미 소외 J에게 그 지분이 100% 양도되어 J, K 등에 의해 운영되었으며, D가 E에게 지급한 88,858,000원은 두 회사 사이에서 별도로 체결된 계약에 따라 지급되어 E의 직원 급여 등 운영비로 사용되었고, 원고나 F가 그로부터 이익을 취한 사실이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에 대하여 무혐의처분을 하였다(갑 제8 내지 10호증).
D는 2017. 1. 25. 경제용어사전에 실렸고, 뉴모로픽 칩기술분야의 주요기업으로 선정되었으며, 수백 개의 뉴런을 칩에 담은 AI칩인 L을 설계개발하여, 2017.경 한국의 반도체 패키징 업체인 M와 함께 양산하기로 하는 등 동작인식기술 분야에서 상당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이다(갑 제65, 67, 75 내지 79호증).
피고회사는 제1계약에 따라 D와 사이에서 상당한 기간 기술협력 계약관계를 유지하였고, 이에 기해 피고회사가 특허를 취득하기도 하였으며, 피고회사는 피고들이 주장하는 원고 등의 행위를 원인으로 하여 D와 체결된 제1계약을 해제하거나 D에 대하여 책임을 추궁한 바 없다(갑 제37, 61, 62호증).
피고회사는 제1계약에 따라 2016. 8. 하순경 D에게 약 4억 2,000만 원을 지급하였고, D는 2016. 5. 16. E와 사이에 별도의 협력계약을 체결하고 2016. 8. 31.경 E에게 용역대금으로 88,858,800원을 지급하였으며(갑 제9호증), 위 돈은 앞서 본 바와 같이 E의 운영비로 사용되었다.
E는 제2계약에 따라 피고회사에게 2017년도 예상 개발비 견적금액으로 3억 2,000만 원의 견적서를 제출하였을 뿐, 피고회사에게 위 금액의 보수를 청구하지는 않았다(갑 제10, 80, 81호증).
위 인정사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원고가 제1, 2계약의 체결과 관련하여 사기, 배임횡령 등의 범죄행위를 저질렀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우므로, 결국 이러한 사유로 원고를 해고한 피고들의 행위는 부당하다고 할 것이다.
해고사유가 없음을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해고사유가 없음을 쉽게 알아 볼 수 있는지 여부
아래 각 증거에 의하면 다음 각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 피고회사의 재무관리팀에서 2016. 11.경 제1, 2계약과 그 집행과정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제2계약의 상대방인 E의 감사로 피고회사의 직원인 F가 등재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하여 감사팀에 보고하고 감사가 진행되었다(을 제5호증).
㉡ 실제로 E의 법인등기부등본에 의하면, 제2계약 체결 당시 E의 대표자인 사내이사는 F의 배우자인 I이었고, F가 2016. 3. 26.까지 감사로 등재되어 있었는데, 이러한 내용이 피고회사로부터 조사를 의뢰받은 로펌의 조사결과 밝혀졌다(갑 제7호증, 을 제7호증).
㉢ 위 로펌에서는 원고와 F를 면담하고 동의를 얻어 원고와 F가 피고회사에서 지급받은 업무용 PC와 스마트폰을 회수하여 이미징 작업을 실시하였는데, 원고로부터 이미징된 파일은 봉인된 상태로 보관하고, F의 PC에 저장된 내용을 검토한 결과, 원고와 F가 제1, 2계약과 관련하여 주고받은 다음과 같은 대화내용이 발견되었다(을 제7, 9호증).
2016. 7. 16. 및 같은 달 20.자 대화에서는 ‘D에 관하여 평균연령 55세의 엔지니어 3명으로 이루어지고, 개발자도 64세에 달하는 회사’, ‘그들의 시간은 2008년에 멈춰있다’라며 그 기
이러한 사실관계 및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듯이, 제2계약의 상대방 당사자이자, D와 별도의 계약을 체결하고 피고회사와 D로부터 계약에 따른 금전을 지급받은 E의 감사가 피고회사의 직원인 F였다는 점, 제2계약 체결 당시에도 위 회사의 대표자는 F의 배우자인 I이었다는 점, 원고와 F가 나눈 위와 같은 대화내용, 제1, 2계약과 관련한 감사가 시작된 경위 등을 종합하면, 피고들은 피고회사의 직원인 원고와 F가 제1계약 및 제2계약의 체결에 관여하여 부당하게 사익을 추구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와 근거가 있었다고 보일 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해고사유가 없음을 쉽게 알 수 있었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그외 원고가 주장하는 행위가 불법행위의 성립 여부
원고는 피고들이 원고의 비밀을 침해하였으며, 원고가 해고된 사실을 사내에 공지하여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으며 출국을 금지시켰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소결
따라서, 피고들의 원고에 대한 해고행위는 그 해고사유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원고가 피고들을 상대로 하여 근로기준법상의 조치를 취할 수 있을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들이 해고권을 남용하였다고는 볼 수 없어 민사상 불법행위가 성립하지는 않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원고가 주장하는 다른 불법행위에 관한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러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병국
각주1) ADAS: 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