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반소피고)의 피고(반소원고)에 대한 퇴직금지급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피고(반소원고)의 반소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본소, 반소를 합하여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기초사실
원고는 1998. 10. 28. 설립되어 토공사업, 철근콘크리트 공사업 등을 영위하는 주식회사이다. 피고는 2002. 6. 18. 원고 회사에 경리부장으로 입사하여, 2002. 6. 28. 이사로 등기되어 재직하다가, 2019. 3. 18. 사임한 사람이다.
원고의 정관 제33조는 ‘임원의 보수 또는 퇴직한 임원의 퇴직금은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 주장의 요지
피고
피고는 형식상 원고의 이사였을 뿐, 실질적으로는 원고의 대표이사 C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하면서 임금을 지급받는 근로자였으므로, 원고는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라 피고에게 근속기간을 2018. 9. 21.까지로 하여 산정한 퇴직금 101,048,000원과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
피고는 근로기준법 소정의 근로자가 아니라 원고의 등기임원이자 상법상 이사로서, 상법 제388조 및 피고의 정관 제33조에 따라 퇴직금은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어야 비로소 지급할 수 있는데, 원고는 피고의 퇴직금 지급에 관한 주주총회의 결의를 거친 사실이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의 지급을 구할 수 없다.
원고가 근로기준법 소정의 근로자인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서 규정하는 근로자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을 말하며,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2다28813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회사의 임원이라 하더라도, 그 업무의 성격상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보기에 부족하고 실제로는 업무집행권을 가지는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면서 그 노무에 대한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 임원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참조). 그러나 회사의 임원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 전체의 성격이나 그 업무수행의 실질이 위와 같은 정도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는 것이라면, 그 임원은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2다28813 판결,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2다10959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4, 5, 6, 7호증의 각 기재, 증인 C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을 제1 내지 5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의 이사 지위가 형식적·명목적인 것에 불과한 것으로서, 실제로는 원고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반대의 전제에 선 피고의 반소에 관한 주장은 이유 없다.
주식회사의 이사 등 임원은 회사와의 신임관계 하에 중요 자산의 처분이나 양도 등 업무집행의 방향이나 내용을 결정하는 회사의 공식적인 기관이므로(상법 제382조 제2항, 제393조 제1항 참조) 일반적으로 종속적인 관계를 상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임원으로서의 지위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실질적으로는 종속적인 관계에서 업무를 수행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은 근로자임을 주장하는 측이 증명해야 한다.
피고는 원고의 이사로 선임된 이래 원고의 재무․회계, 자금 집행업무의 최고책임자로서 이를 총괄하였다. 피고가 위 업무를 수행하면서 C의 최종결재를 받기는 하였으나, 이는 원고의 정관 제31조 제1항<1>이 정한 바에 따라 회사 내부 조직에서 통상적으로 필요한 업무처리의 과정이라고 보이고, 그 외에 피고가 원고로부터 지정받은 출퇴근 시간, 근무장소 등의 구속을 받거나, 원고로부터 구체적인 업무수행과 관련한 지휘·감독을 받은 사실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C의 결재를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피고가 담당한 업무 전체의 성격이 종속성을 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원고의 2000. 11. 1.자, 2002. 5. 31.자, 2007. 2. 2.자, 2008. 6. 18.자 각 이사회 의사록에는 피고가 이사로서 참석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고, 피고의 인장이 날인되어 있다.
피고는 이사로 임명될 당시 원고의 주식 25%를 취득하였다<2>. 피고는 원고로부터 근무기간 동안 합계 180,000,000원의 성과급을 별도로 지급받았고, 2008년경에는 이사인 C와 함께 충남 홍성 소재 토지 6,300평에 관한 1/2지분을 증여받기도 하였다. 피고에게는 한도 1,800만 원의 법인카드가 지급되었고, 법인차량(코란도)과 차량 유지비가 지원되었다.
피고는 2002. 6. 18. 원고의 이사로 선임되어, 2002. 6. 28.부터 원고 회사를 사임한 다음날인 2019. 3. 19.까지 약 17년간 원고의 이사로 등기되어 있었다. 피고는 1992년경, 원고의 공동 대표이사였던 C로부터 근무제안을 받아 원고 회사에 입사하였고, 2002년경 C가 원고의 지분을 전부 취득하면서 원고의 이사직을 맡게 되었는바, 여기에 위 ④항과 같이 피고가 이사 선임 전․후로 각종 특혜를 부여받은 사정을 더하여 보면, 원고는 피고와 C의 친분관계, 피고가 원고 회사에서 장기간 근무한 공로 등을 고려한 결과 피고를 이사로 선임한 것으로 보이고, 피고 주장과 같이 단순히 이사의 수를 채우기 위하여 형식적으로 선임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피고의 퇴직금 청구권이 인정되는지 여부
관련 법리
주식회사의 이사, 감사 등 임원은 회사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고 있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받는 고용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며, 따라서 일정한 보수를 받는 경우에도 이를 근로기준법 소정의 임금이라 할 수 없고, 회사의 규정에 의하여 이사 등 임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는 경우에도 그 퇴직금은 근로기준법 소정의 퇴직금이 아니라 재직 중의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에 불과하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참조). 따라서 이사의 퇴직금은 상법 제388조에 규정된 보수에 포함되어 정관으로 정하거나 주주총회의 결의에 의하여 정할 수 있고, 이러한 퇴직금 청구권은 이사가 퇴직할 때 유효하게 적용되는 정관의 퇴직금 규정에 의하거나 주주총회의 퇴직금 지급결의가 있을 때 비로소 발생한다(대법원 2006. 5. 25. 선고 2003다16092,16108 판결 참조).
판단
원고의 정관 제33조가 ‘임원의 보수 또는 퇴직한 임원의 퇴직금은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음은 앞서 살펴본 것과 같고, 피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원고 주주총회의 결의가 개최되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렇다면 원고는 임원인 피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바, 피고가 이를 다투는 이상 그 확인의 이익도 있다.
결론
원고의 본소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고, 피고의 반소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창근(재판장) 하진우 김두일
각주1) 제31조(업무집행) ① 대표이사는 본 회사의 업무를 통할하고 전무이사 또는 상무이사는 대표이사를 보좌하여 그 업무를 분장한다.
각주2) 피고는 2019. 10. 7.자로 C의 아들 D에게 위 주식을 매도하였고, 만약 피고가 원고의 진정한 이사였다면 이를 매도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나, 피고는 양도 대가로 195,000,000원을 지급받았고, 달리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주식을 양도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