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B을 금고 1년에, 피고인 D를 징역 8월에, 피고인 E을 징역 6월에, 피고인 F을 금고 6월에, 피고인 주식회사 A를 벌금 1,000만 원에, 피고인 주식회사 C을 벌금 700만 원에, 피고인 G 주식회사를 벌금 300만 원에 각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각 2년간 피고인 D, E에 대한 위 징역형 및 피고인 B, F에 대한 위 금고형의 각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B에게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피고인 주식회사 A, 주식회사 C, G 주식회사에게 위 각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인천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1고단2183,2020
판결선고
2021. 6. 25.
범죄사실
『2020고단9335』
피고인 주식회사 C은 주택공사업 등 27개 사업을 목적으로 2003. 3. 12. 설립되어 인천 미추홀구 H, I호에 소재하는 법인으로, 주식회사 G로부터 인천 남동구 J 소재 주상복합 신축공사를 12,210,000,000원에 도급받아 2019. 1. 30.부터 2020. 3. 31.까지 공사를 진행한 사업주이다.
피고인 주식회사 A는 철구조물 및 철물공사 등 9개 사업을 목적으로 2004. 12. 7. 설립되어 서울 영등포구 K, L호에 소재하는 법인으로, 피고인 주식회사 C으로부터 위 주상복합 신축공사 현장의 기계식주차장 설치공사를 291,500,000원에 도급받은 사업주이다.
피고인 E은 ‘M’이라는 상호의 일반철골 설치업체의 대표로서 위 주차장 설치공사를 주식회사 A로부터 하도급 받아 공사를 행한 사람으로, 일용직 근로자인 피고인 F, 피해자 N(남, 59세)의 고용주이다.
피고인 F, 피해자 N은 피고인 E에게 고용되어 피고인 E과 함께 위 기계식주차장 설치공사를 진행하였다.
피고인 D는 피고인 주식회사 C 소속 현장소장으로 2019. 1. 30.부터 위 현장의 관리책임자 및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 선임되어 현장 내 소속 근로자와 수급인 소속 근로자의 산업재해 예방 업무를 총괄하는 책임이 있는 사람이다. 피고인 B은 피고인 주식회사 A 소속 현장소장으로 위 공사에 대한 안전보건관리책임자로 선임되어 소속 근로자와 수급인 소속 근로자의 안전·보건관리에 책임이 있는 사람이다.
피고인 D, B, E, F의 업무상과실치사 및 피고인 D, B, E의 산업안전보건법위반
피고인 D는 주식회사 C의 안전보건총괄책임자이고, 주식회사 C이 위 주상복합 신축공사 현장의 기계식주차장 설치공사를 주식회사 A에 도급을 주었으며, 피고인 B은 이를 하도급받은 M의 피고인 E, 피고인 F, 피해자를 통하여 2020. 1. 7. 20:14경 위 공사현장의 기계식 주차설비 철골에서 레일 양중작업을 하게 하였다. 피고인 E, 피고인 F, 피해자는 위와 같이 레일 양중작업을 함에 있어 피고인 F이 철골 1층에서 레일을 크레인에 묶은 다음 크레인을 조작하여 레일을 철골 위로 상승시키면 레일 최상단인 29단 지상 약 55m 높이에 위치한 피해자 및 지상 50m 높이 철골 상에 위치한 피고인 E이 위 레일 윗부분과 아랫부분을 각각 철골 H빔에 고정시키는 작업을 하기로 역할을 분담하였다.
이러한 경우 피고인 D, B, E은 ① 크레인의 과부하방지장치, 권과방지장치, 비상정지장치 및 제동장치 그밖의 방호장치가 정상적으로 작동될 수 있도록 작업 전 미리 조정해 두어야 하고, ② 근로자가 추락하거나 넘어질 위험이 있는 장소에 비계를 조립하는 등의 방법으로 작업발판을 설치하여야 하고, ③ 추락할 위험이 있는 높이 2m 이상의 장소에서 근로자에게 안전대를 착용시킨 경우 안전대를 안전하게 걸어 사용할 수 있는 설비를 설치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한편 피고인 F은 크레인 조종 업무 담당자로서 작업 전 크레인의 과부하방지장치, 권과방지장치, 비상정지장치 및 제동장치 그밖의 방호장치가 정상적으로 작동되는지 여부를 확인하여야 하며, 레일의 상단 부분이 피해자의 작업 위치에 정확히 멈추도록 크레인을 조작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인 D, B, E은 이를 게을리 한 채 ① 크레인의 비상정지장치 및 제동장치 등의 방호장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작업 전에 미리 조정하지 아니하고, ② 철골 최상단에 작업발판을 설치하지 아니하며, ③ 피해자가 작업하던 철골 최상단에 안전대를 안전하게 걸어 사용할 수 있는 설비를 설치하지 아니한 채 피해자로 하여금 작업하게 하는 업무상 과실로, 피고인 F은 작업 전 크레인의 과부하방지장치, 권과방지장치, 비상정지장치 및 제동장치 그밖의 방호장치가 정상적으로 작동되는지 여부를 확인하지 아니한 채 레일 양중 작업을 개시하여 양중 중인 레일 상단 부분이 피해자의 작업 위치에 이르렀음에도 크레인을 멈추지 않아 레일이 계속 상승하도록 하는 등의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로 하여금 상승하는 레일을 피하려다 약 40미터 아래로 추락하여 외상성 두부 손상 등으로 그 자리에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피고인 주식회사 A
피고인의 사용인인 B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1항 기재와 같이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 주식회사 C
피고인의 사용인인 D가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1항 기재와 같이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2021고단2183』
피고인 G 주식회사는 인천 부평구 O에 본사를 두고 건설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서 인천 부평구 P 소재 오피스텔 신축공사를 도급받아 시행하는 사업주이고, 피고인 D는 G 주식회사의 현장소장 및 운영자로서 위 공사현장에서 근로자들의 안전·보건에 관한 사항을 관리할 책임이 있는 사람이다.
피고인 D
피고인은 근로자들의 안전·보건에 관한 사항을 총괄하는 사람으로서, ① 작업발판 및 통로의 끝이나 개구부로서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는 안전난간, 울타리, 수직형 추락방망 또는 덮개 등의 방호 조치를 충분한 강도를 가진 구조로 튼튼하게 설치하여야 하고, ② 거푸집동바리 등을 조립하는 경우에 그 구조를 검토한 후 조립도를 작성하며, 그 조립도에 따라 조립하도록 하여야 하고, 강재와 강재의 접속부 및 교차부는 볼트·클램프 등 전용철물을 사용하여 단단히 연결하여야 하며, 동바리로 사용하는 강관에 대해서는 높이 2m 이내마다 수평연결재를 2개 방향으로 만들고 수평연결재의 변위를 방지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20. 12. 8. 위 신축공사 현장에서 지하 1층에 있는 엘리베이터 피트 부분에 추락 방지 조치를 하지 않고, 지하 2층에 있는 램프 구간에서 거푸집동바리 등을 조립하면서 조립도에 따라 조립하지 않았다.
피고인 G 주식회사
피고인의 현장대리인인 D가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1항 기재와 같이 소속 근로자의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안전상 조치의무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2020고단9335』
피고인 주식회사 C, D, E, F의 각 법정진술
피고인 B에 대한 각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중대재해 발생보고
중대재해 조사의견서 송부
수사자료입수보고
변사현장체크리스트 등 사본
현장 및 시체사진
『2021고단2183』
피고인들의 각 법정진술
감독점검표
사업자등록증, 등기사항전부증명서
안전보건관리책임자선임계
감독결과보고서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피고인 B: 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68조 제3호, 제29조 제3항, 형법 제30조(도급사업 시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의 작업에 관한 산업재해 예방조치 불이행의 점), 형법 제268조, 제30조(업무상과실치사의 점)
피고인 D: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68조 제3호, 제29조 제3항, 형법 제30조(도급사업시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의 작업에 관한 산업재해 예방조치 불이행의 점), 형법 제268조, 제30조(업무상과실치사의 점), 산업안전보건법 제168조 제1호, 제38조 제3항(안전조치 미이행의 점)
피고인 E: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66조의 2, 제23조 제1항, 제3항, 형법 제30조(안전조치 미이행의 점), 형법 제268조, 제30조(업무상과실치사의 점)
피고인 F: 형법 제268조, 제30조
피고인 주식회사 A, 주식회사 C: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제68조 제3호, 제29조 제3항
피고인 G 주식회사: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제168조 제1호, 제38조 제3항
상상적 경합
피고인 B, D, E: 형법 제40조, 제50조
형의 선택
피고인 B, F: 금고형 선택
피고인 D: 업무상과실치사죄에 대하여 금고형을 선택하고, 안전조치 미이행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에 대하여 징역형을 선택
피고인 E: 징역형 선택
경합범가중
피고인 D: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2항, 제50조
집행유예
피고인 B, D, E, F: 형법 제62조 제1항
사회봉사명령
피고인 B: 형법 제62조의2
가납명령
피고인 주식회사 A, 주식회사 C, G 주식회사: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 주식회사 A, B과 변호인은, 피고인 주식회사 A가 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9조 제3항에 따라 산업재해 예방조치를 하여야 할 사업주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위 피고인들에게 산업재해 예방조치 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한 이 사건 범행은 모두 성립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은 “제1항에 따른 사업주는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토사 등의 붕괴, 화재, 폭발, 추락 또는 낙하 위험이 있는 장소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안전·보건시설의 설치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제1항에 따른 사업주”에는 “동일한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의 일부를 도급에 의하여 행하는 사업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업의 사업주”가 포함된다. 다만 이 경우 동일한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의 일부가 아닌 전부를 도급에 의하여 행하는 사업의 사업주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7도5782 판결 등 참조).
따라서 발주자(원도급인)가 사업 전부를 도급하고 하도급인이 그 중 일부를 재하도급한 경우에 ㉠ 재하도급을 받은 하수급인이 직접 ‘재하도급 받은 사업 전부’를 수행하거나, ‘재하도급 받은 사업 전부’를 다시 하도급 주었다면, 하수급인은 안전보건책임자를 둘 필요가 없는 사업주여서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의 적용대상인 사업주에 해당하지 않고, ㉡ 재하도급을 받은 하수급인에게 사업의 전체적인 진행과정을 총괄하고 조율할 능력이나 의무가 없다면, 그 하수급인도 위 사업주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2016. 1. 14. 선고 2015도9033 판결, 대법원 2010. 6. 24. 선고 2010도2615 판결 등 참조).
한편 구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하고 있는 도급사업 시의 안전·보건조치 등의 입법목적, 위험의 외주화 방지를 위해 하수급인의 산업재해 예방책임을 가볍게 볼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근로자 보호를 위해서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 제1호의 ‘사업의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 준 경우’는 이를 넓게 인정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재하도급을 받은 하수급인이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의 적용대상인 사업주가 아니라고 보기 위해서는 사업 관리·감독 업무에 관여하지 아니하는 경우, 즉 현장소장이나 현장감독원 등 현장에서 관리·감독 업무를 담당할 직원을 배치하지 아니한 채 공정을 조정하기만 하는 정도에 그치는 경우에 해당하여야 한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주식회사 G이 피고인 주식회사 C에게 주상복합 신축공사 전부를 도급(계약금액 12억 2,100만 원, 부가세 포함, 이하 같다)하고, 피고인 주식회사 C은 피고인 주식회사 A에게 그 중 기계식주차장 설치공사를 재하도급(계약금액 2억 9,150만 원)하였는데, 하수급인인 피고인 주식회사 A는 기계식주차장 설치공사 전부가 아닌 일부 공사만을 피고인 E(M)에게 다시 하도급(계약금액 3,289만 원) 준 점(피고인 B도 수사기관에서 ‘M은 기계식 주차장 설치 관련 인력만 제공해주는 업체’라고 진술하였다, 증거기록 1권 57쪽), 피고인 주식회사 A는 피고인 B을 이 사건 공사현장의 현장소장 겸 안전보건관리책임자로 지정한 뒤 자재 공급과 안전 조치에 필요한 사항의 제공 등을 직접 담당한 것으로 보이는 점(증거기록 1권 45, 50, 57 내지 59, 65, 160, 166쪽, 증거기록 2권 141, 185, 219, 224, 237쪽)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 주식회사 A가 ‘재하도급 받은 사업 전부’를 다시 하도급한 것으로 볼 수 없고, 공사 현장 관리형태 등에 비추어 피고인 주식회사 A에게 이 사건 근로자 사망사고가 발생한 기계식주차장 설치공사에 관하여 그 전체적인 진행과정을 총괄하고 조율할 능력이나 의무가 없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 주식회사 A는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 제1항에 따라 산업재해 예방조치를 하여야 할 사업주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위 피고인들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양형의 이유
모든 국민은 근로의 권리를 가진다(헌법 제32조 제1항). 근로의 권리에는 ‘일하는 환경에 관한 권리’도 포함되고(헌법재판소 2007. 8. 30. 선고 2004헌마670 결정 등), 근로조건의 기준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법률로 정한다(헌법 제32조 제3항).
1981. 12. 31. 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은 위와 같은 헌법상 근로의 권리 보호를 위한 법률 중 하나로, 안전 및 보건에 관한 구체적인 기준을 확립하고 책임 소재를 분명하게 함으로써 근로자의 안전 및 보건에 관하여 사전 예방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그 주된 입법 목적이고, 그 법률상 의무 위반죄에 대한 법정형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고용노동부의 ‘제5차 산재예방 5개년 계획(2020)’에 따르면 2017년 기준 대한민국의 업무상 사고 사망만인율(근로자 10,000명당 업무상 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은 0.52로, 독일의 0.13 및 산업안전규제가 비교적 느슨하다고 평가되는 미국의 0.36과 비교할 때 높은 수준이었고, 2019년 기준 사망만인율도 0.46으로, 대한민국에서 2019년한 해에만 855명이 업무상 사고로 사망하였다.<1>
그럼에도 산업재해 예방조치 불이행으로 인한 업무상과실치사죄 및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에 대한 판결례에서 사망한 근로자의 유족들과 합의가 된 경우 벌금형이 선고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산업재해가 어느 한 명의 과실로 발생하는 경우보다는 사업주·도급인·현장관리자·작업자·피해자 등 여러 개인의 과실이 경합하여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 점, 개인의 과실과 함께 잘못된 인허가나 행정관청의 관리·감독 부실 등 구조적 요인이 작용한 경우에 사용자 측에게만 사망의 책임을 묻는 것이 가혹할 수 있다는 점, 산업재해 예방조치 불이행은 기업범죄 성격을 가지고 있으므로 법인에 대한 벌금형을 현실화하거나<2> 영업정지나 이행강제금 등 다른 행정상 제제수단을 통해 재해발생을 예방할 수도 있다는 점 등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산업현장은 늘 사고의 위험이 존재하는 곳이므로, 근로자의 과실이 있더라도 중대한 산업재해를 막을 수 있는 장치가 반드시 갖추어져야 한다. 노동력과 제한된 장비를 제공하고 그에 대한 대가를 받는 근로자보다, 자신의 비용과 책임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주 등에게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장치를 갖춰야 할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따라서 사업주 등이 이를 갖추지 않거나 소홀히 한 경우에는 비록 다른 행위자나 피해자의 과실이 경합하였다고 하더라도 사업주 등에게 무거운 책임이 부과되어야 한다. 사용자 입장에서 산업재해 예방 장치를 갖추고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이 사고 발생 후 근로자 측과 합의하는 비용 및 형사처벌을 감수하는 비용보다 더 적다면, 형사처벌을 감수하고 계속하여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뿐만 아니라 ‘산업재해보상보험및예방기금’은 주로 사용자가 부담하는 보험료와 국가의 보조금을 재원으로 하여 조성되는데(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95조 제2항), 이는 산업재해로 인한 보험급여 지급용도 외에도 산업재해 예방에 필요한 사업의 비용, 재해근로자의 복지 증진 등을 위해 사용되고 있으므로(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96조 제1항), 그 재정 및 운용은 산업재해 발생 비율에 따라 영향을 받게 된다. 즉, 산업재해 예방조치 불이행으로 인한 피해는 단순히 산업재해를 당한 근로자에 한정된다고 볼 수 없는 측면 또한 존재한다.
이러한 사정과 아래에서 보는 각 피고인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한 정상, 그밖에 이 사건 근로자 사망사고가 발생한 경위, 피고인 B, D, E, F이 담당한 사고 관련 업무의 내용과 각 주의의무 위반의 정도, 피고인들의 각 연령, 환경, 범행 후의 정황 등을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유리한 정상: 피고인들이 피해자의 유가족들과 합의하여 유가족들이 피고인들에 대한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피고인 E, F에게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피고인 D, E, F이 이 사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면서 앞으로 산업재해 사고의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하고 있는 점
불리한 정상: 피고인 B, 주식회사 A가 이 사건과 유사한 ‘기계식 주차설비 제작설치공사’를 도급받아 공사를 진행하던 중 2018. 11. 19.경 발생한 근로자 추락 사망사고에 관하여 업무상과실치사죄 및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로 기소되어 2019. 9. 9.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에서 각 벌금 800만 원의 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또다시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이 사건 근로자 사망사고가 발생한 점
판사 송재윤
각주1) 그 중 347명이 이 사건 재해와 같은 유형인 ‘떨어짐’ 사고였던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는 업무상 사고로 인하여 사망한 전체 근로자 중 40.58%에 해당하는 비율이다.
각주2) 영국·미국 등에서는 기업의 매출액에 따라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의 높은 벌금형을 부과함으로써 기업의 인식변화를 유도하고 법의 규범력을 확보하는 것으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