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1,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에게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인천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0고정1087
판결선고
2021. 3. 11.
인천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인천광역시 남동구 B, C호에 있는 주식회사 D의 대표이사로서 상시 근로자 3명을 사용하여 건설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8. 11. 16.부터 2019. 7. 12.까지 근로하고 퇴직한 E의 2019년 4월 임금 4,500,000원을 포함하여 임금합계 13,050,000원을 지급기일 연장 없이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 진술
증인 E의 법정 진술
E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진정서, 진정인 진술서
문자내역, 표준도급계약서, 내용증명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벌금형 선택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E은 주식회사 D(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로부터 실질적으로 지휘·감독을 받지 않았고, 직접 하도급 업체를 선정하였으며, 업무시간이 자유로웠던 점 등의 사정을 고려하면, E은 피고인에게 고용된 근로자라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은 E에게 공사를 총괄적으로 관리, 감독하며 진행해야 할 업무를 위임한 것이고, 위임계약은 공사기간 만료일인 2019. 3. 25. 당연 종료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E은 불성실한 태도로 공사를 진행하였고, 부실공사로 인하여 피고인이 건물주에게 2,200만 원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였으며, 식비를 부당하게 청구하는 등 피고인이 상당한 손해를 입었으므로, E이 주장하는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판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노무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노무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아니한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4. 11. 13. 선고 2013다77805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판시와 같이 피해 근로자인 E의 임금 합계 13,050,000원을 지급하지 아니한 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과 변호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피해 근로자는 수사기관 이래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다음과 같이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피해 근로자는 월 500만 원(기본급 450만 원, 경비 50만 원)을 받기로 하고 피고인이 운영하는 이 사건 회사에 고용되어 2018. 11. 16.부터 2019. 7. 12.까지 일을 하였는데, 2019년 3월까지의 월급은 지급받았으나 이후 2019년 4월경부터 2019년 6월경까지의 임금 합계 13,050,000원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것이고, 업무의 전체적인 지시는 F 이사가 하였다는 것이다(증거기록 28, 29쪽, 증인신문 녹취서 2, 3쪽).
이러한 피해 근로자의 진술 내용은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자연스러울 뿐만 아니라 피해 근로자의 법정 진술 태도, 경위 등에 비추어 이를 신빙할 수 있다.
객관적 자료와 정황 등에 의하면, 피해 근로자는 임금을 목적으로 이 사건 회사에 고용되어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이 사건 회사는 건축주와 사이에 평택시 G 다가구주택에 관하여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회사가 위 주택의 신축에 관한 이익 귀속의 주체이고, 피해 근로자는 이 사건 회사로부터 임금을 지급받는 것 외에 따로 주택의 신축에 관하여 이익을 취득하는 것은 없다.
피해 근로자는 이 사건 회사로부터 월급으로 500만 원(기본급 450만 원, 경비 5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하고 일을 시작하였고, 실제로 2019년 3월경까지의 월급은 지지급받았다(증거기록 28쪽).
문자내역, 내용증명 등 객관적 자료와 정황에 의하면, 피고인은 E이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인 사실을 인정하기도 하였다.
피고인은 2019. 7. 25. 19:00경 피해 근로자에게 “임금을 누가 안 준다고 했어요? 건축주가 잔금을 안 주니 받아서 준다고 했는데도, 언제 주니? 얼마 주니? ... 업체 결제 해 줄 돈이 얼마인지 알아보고 임금 드린다고 제가 말씀드렸는데도”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증거기록 14, 15쪽).
이 사건 회사가 2019. 9. 24. 피해 근로자에게 보낸 내용증명(증거기록 20쪽)에 “수신인은 H건설 평택G지구 현장소장으로 내정되어 I호 위J동에 대하여 책임준공을 원칙으로 6개월간 채용이 되었습니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피고인은 피해 근로자는 이 사건 회사로부터 실질적으로 지휘·감독을 받지 않았고, 직접 하도급 업체를 선정하였으며, 업무시간이 자유로웠던 점 등의 사정을 고려하면, E은 피고인에게 고용된 근로자라고 볼 수 없다고 변소하나, ① 피해 근로자는 F 이사를 통해 이 사건 회사에 고용되었고, 실질적으로 F 이사를 통해 지휘, 감독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해 근로자는 이 사건 회사로부터 업체 선정에 관한 권한을 위임받아 업체를 선정한 것에 불과하고, 피해 근로자가 독립적인 지위에서 계약 관계의 주체로서 하도급계약을 체결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점, ③ 피해 근로자가 하도급업체에 공사대금을 지급한 것으로 볼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고, 오히려 이 사건 회사가 하도급업체에 대한 공사대금을 지급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④ 피해 근로자는 근로시간이 7시부터 18시까지라고 진술하고(증거기록 28쪽), 근로자가 불성실한 태도로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하여 근로자성을 부정할 수 없는 점, ⑤ 피고인의 위 주장은 앞서 본 문자메시지, 내용증명 등 객관적 자료와 정황에 배치될 뿐만 아니라 피해 근로자를 스스로 근로자로 인정하였던 피고인의 선행 행위와 모순되어 쉽사리 수긍하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피고인은 피해 근로자와의 위임계약이 2019. 3. 25. 당연 종료되었다고도 변소하나, 피해 근로자가 피고인의 근로자인 사실은 앞서 살핀 바와 같고, 달리 피해 근로자와의 근로계약이 2019. 3. 25. 만료된 것으로 볼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으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피고인은 피해 근로자로 인하여 상당한 손해를 입었으므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변소하나, 근로자에 대한 임금은 직접 근로자에게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초과지급된 임금의 반환채권을 제외하고는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으로써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를 하지 못한다고 보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입장인바(대법원 1999. 7. 13. 선고 99도2168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피해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거나 임금미지급에 따른 근로기준법 위반행위가 정당화될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 또한 받아들이기 어렵다.
양형의 이유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벌금 3,000만 원 이하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벌금형을 선택하였으므로 양형기준이 적용되지 아니함
선고형의 결정
살피건대 피고인이 공사 진행 과정에서 피해 근로자의 불성실한 태도로 일부 손해를 보는 등 범행 경위에 일부나마 참작한 만한 사정이 있는 점, 피고인에게 동종 전력 및 벌금형을 넘는 범죄전력은 없는 점 등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피해 근로자에 대한 임금 합계 13,050,000원을 지급하지 아니한 것으로 범행내용에 비추어 죄책이 무거운 점, 피고인이 피해 근로자에게 미지급한 임금을 지급하기 위하여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점, 그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김진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