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사건정보
인천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0고정1515
판결선고
2020. 11. 5.
인천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인천 남동구 B에 있는 C(주) 대표이사로서 상시근로자 26명을 사용하여 제조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04. 7. 1.부터 2019. 2. 1.까지 피해자 D의 퇴직금 차액 35,375,935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D에 대한 검찰 진술조서
급여산정내역, 각 급여영수증, 급여통장내역, 퇴직금산정서, 각 근로계약서 사본, 통장거래내역, 퇴직금 내역서
수사보고(순번 40, 47)
[피고인 및 변호인은, ① 피해자의 요청에 따라 피고인을 일용직 근로자로 고용하여 퇴직금이 포함된 일당을 산정하여 매월 퇴직금을 지급하였는바 피해자의 퇴직금 청구는 신의칙에 반하는 행위로 부당하므로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고, ② 피해자는 2019. 1. 31. 퇴사를 하면서 "추후 퇴직금 요구를 하지 않겠습니다"라고 기재된 영수증에 서명하여 이를 피고인측에 교부하였는데, 이는 퇴직금의 사전 포기 의사표시가 아니고 퇴직시 퇴직금을 이미 수령하여 퇴직금을 청구하지 않겠다는 의사표시로 유효하므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먼저 ① 주장에 관하여 살피건대,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기준법 내지 퇴직급여보장법에 규정된 적법한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 등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또한 강행규정에 위반된 계약의 성립을 부정하거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위배되는 권리의 행사라는 이유로 이를 배척한다면 위와 같은 입법취지를 몰각시키는 것이 될 것이어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주장이 신의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04. 1. 27. 선고 2003다14812 판결 등 참조).
판시 각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 측과 피해자가 작성한 근로계약서에는 일급과 별도로 퇴직금을 책정하여 일급에 포함하여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이 포함된 사실이 인정된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은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의 요구가 있는 경우 근로자가 퇴직하기 전에 당해 근로자가 계속 근로한 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정산하여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이 단순히 근로계약서에 퇴직금 명목의 금액이 책정되어 있거나, 피해자가 위 근로계약에 따른 퇴직금 명목의 돈을 수령하면서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로써 법률에 따른 근로자 측의 퇴직금 중간정산 요구가 있었다고는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이 위 근로계약서에 따라 매월 정산하였다고 주장하는 퇴직금 명목의 돈은 강행규정에 위배되어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라 적법하게 지급된 퇴직금이라고 할 수 없고, 강행규정보다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할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피해자의 퇴직금 청구가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 결국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음으로 ②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판시 각 증거들에 의하면, 피해자는 퇴직금이 포함된 일급으로 계산된 월급여를 매달 지급받을 때마다 노무비 및 퇴직금을 영수하고 추후 퇴직금 요구를 하지 않겠다고 기재되어 있는 영수증에 서명하여 피고인에게 교부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데, 이는 피해자가 매달 급여를 지급받을 때마다 작성한 것으로, 위 영수증 내용이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최종적 퇴직의사를 밝힌 후 퇴직금을 지급받으면서 퇴직금 지급요구를 포기하기로 한 의사를 표현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벌금형 선택
선고유예할 형
벌금 3,000,000원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1일 100,000원)
선고유예
형법 제59조 제1항
양형의 이유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미지급한 임금이 없고 중간정산으로 기지급한 퇴직금이 미지급 퇴직금의 액수를 상회하는 점, 동종 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피해자는 이 사건 수사를 받던 도중 자신이 서명한 문서에 대하여 피고인이 이를 위조하였다고 주장하며 사문서위조죄, 강요죄로 피고인을 고소하였고, 피고인은 이에 대한 무혐의 처분을 받았는데, 피해자는 위 처분에 대하여 항고하여 항고기각결정을 받았고, 2020. 6. 23. 서울고등법원으로부터 재정신청 기각결정까지 받았던 점(서울고등법원 2020초재2158),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등 형법 제51조의 제반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위와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지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