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 사실
아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C은 원고 회사의 대표자로, 주형 및 금형 제조업을 하는 개인사업체를 운영하다가 2018. 7. 13. 원고 회사를 설립하고 개인사업체를 법인으로 전환하였다. 피고는 2015. 3. 2.부터 2018. 11. 26.까지 C의 개인사업체 및 원고 회사에서 생산부장으로 근무하였던 자이다.
피고는 2018. 12. 11. 및 2018. 1. 3. 원고 회사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며 중부지방고용노동청에 진정서를 제출하였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은 아래와 같은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한 뒤 2019. 1. 3. 피고의 서명을, 2019. 1. 7. C의 서명을 받았다. 원고 회사는 2019. 1. 10. 피고에게 사실확인서에 기재된 체불임금란의 퇴직금 12,666,105원에서 세금을 제외한 나머지 12,357,775원을 지급하였다.
원고의 주장
C 및 원고 회사는 피고와 퇴직금 분할 지급약정을 하고 매월 50만 원에서 60만 원에 이르는 퇴직금을 지급하여왔는데, 위 퇴직금 분할 지급이 인정되지 않아 원고 회사가 2019. 1. 10. 피고에게 재직기간에 상응하는 퇴직금을 다시 지급하였다. 그로 인해 원고 회사는 그동안 피고에게 매월 지급한 퇴직금 명목 금액 합계 25,300,000원 상당의 손해를 입고, 피고는 그에 상응하는 이익을 얻었으므로, 피고는 위 금액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한다.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한편 근로기준법상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원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하고 그 지급에 관하여 사용자가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따라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퇴직금 분할 약정이 위와 같은 이유로 무효여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도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이어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15. 1. 29. 선고 2012다15879, 2012다15886 판결 참조).
판단
갑 제6, 7,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는 C의 개인사업체에서 일을 시작할 당시 급여가 "350에 퇴직금 포함"이라고 들은 사실, 원고 회사의 나머지 근로자들도 월 급여에 퇴직금을 포함하여 받는 것으로 알고 있는 사실, 원고 회사는 실제 근로자들에게 지급된 금액보다 적은 금액을 과세관청에 신고하고 급여명세서 역시 적은 금액으로 작성되어 온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에 을 제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 즉 ① 원고 회사 및 C은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급여 및 퇴직금 액수를 명확하게 구분하지 않고 월급을 정하였던 점, ② 피고의 급여명세서에도 퇴직금은 별도로 표기되어 있지 않은 점, ③ 급여명세서의 지급액을 제외하더라도 매월 지급된 퇴직금 액수를 정확히 산정할 수 없는 점, ④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의 근로감독관은 피고의 진정사건을 처리하면서 C(원고 회사)과 피고 사이의 원활한 합의를 위해 원고 회사가 피고에게 준 급여 중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된 금액이 50만 원 또는 65만 원이라고 보고 퇴직금을 계산하기로 하였던 것이고 구체적으로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된 금원이 얼마인지 C도 특정하지 못하였던 점, ⑤ 따라서 2019. 1. 작성된 사실확인서에 기재된 피고의 퇴직금이 피고에게 지급되었던 급여에서 일부 금액이 퇴직금으로 지급되었음을 전제하여 이를 제외한 금액을 기준으로 산정된 것이라는 사정만으로 원고 회사가 피고에게 매월 퇴직금 명목으로 50만 원 또는 65만 원을 지급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⑥ 원고 스스로도 미리 확정된 금액으로 퇴직금을 약정한 적이 없다고 한 점(2019. 11. 22.자 준비서면 1쪽 참조), ⑦ 원고 회사가 주장하는 퇴직금 월 지급액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에게 2015. 3.부터 2017. 11.까지는 기본급으로 월 300만 원의 급여를 지급하면서 매년 퇴직금 명목으로 그 기본급의 2배에 달하는 600만 원(= 월 50만 원 × 12개월)을, 2017. 12.부터 2018. 11.까지는 기본급으로 월 355만 원을 지급하면서는 퇴직금 명목으로 그 기본급의 2배 이상인 780만 원(= 65만 원 × 12개월)을 지급하였다는 것인바, 법정 퇴직금은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지급하는 것인데(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1항) 이를 훨씬 초과하는 금액을 미리 지급하여왔다는 것도 이례적인 점 등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C과 피고, 원고 회사와 피고 사이에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한다거나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어 C이나 원고 회사가 피고에게 임금과 구별하여 퇴직금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여왔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 회사는 2019. 12. 26.자 참고서면으로 피고의 급여에 포함된 퇴직금이 피고의 급여가 350만 원일 때에는 월 269,230원, 400만 원일 때는 월 307,692원이라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사실확인서(갑 제2호증)의 기재와도 다른 금액으로, 사실확인서의 퇴직금 계산이 정확한 것이 아니라 진정사건의 간이한 해결을 위해 쌍방의 양해 아래 임의로 계산된 것일 뿐임을 나타내는 것이고, 오히려 그동안 C, 원고 회사와 피고 사이에 퇴직금 명목의 금원이 정산되어 온 적이 없음을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보일 뿐이다.
따라서 C, 원고 회사와 피고 사이에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하였다거나 실질적으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이 지급되어 왔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신재환(재판장) 송한도 박정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