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21. 9. 14. 선고 2020나73450 판결

주문

1.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들은 부부로서 피고 B 명의로 미용업에 대한 사업자등록 및 영업신고를 한 후 인천 계양구 F에서 ‘E 인천계양점’(이하 ‘이 사건 미용실’이라 한다)을 공동으로 운영하여 왔다.

나.

망 D(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2011. 11. 1.경부터 이 사건 미용실에서 헤어디자이너로 근무하여 오던 중 2019. 7. 1. 사망하였다.

다.

이 사건 미용실의 구성원은 크게 헤어디자이너와 스텝(인턴)으로 구분된다. 헤어디자이너는 고객을 상대로 미용시술을 하고, 다시 디자이너 – 점장 – 원장으로 직급이 나뉜다. 스텝은 헤어디자이너의 보조로 헤어디자이너가 시킨 일을 하거나 고객의 머리를 감겨주고 매장을 청소하는 등의 일을 한다. 망인은 2016년경부터 이 사건 미용실의 원장으로 근무하였다.

라.

피고들은 망인을 포함한 헤어디자이너들과 사이에 피고들이 마련한 업무위탁계약서를 피고 B 명의로 작성하였다. 망인은 2012. 12. 1.자로 업무위탁계약서를 작성하였다. 한편 피고들은 스텝(인턴)에 대하여는 고용계약을 체결하였다.

마.

망인을 포함한 헤어디자이너들은 피고들로부터 매월 매출액에서 위 업무위탁계약서의 매출정산기준표상 수익배분비율에 따라 정산한 돈을 보수로 지급받았는데, 실제 적용되고 있던 수익배분비율은 약 6.5(피고들) : 3.5(헤어디자이너)였다.

바.

망인의 사망으로 배우자인 원고와 미성년의 자녀들인 G, H가 망인의 재산을 공동으로 상속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9, 10, 26, 28호증, 을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망인은 이 사건 미용실에서 2011. 11. 1.부터 2019. 6. 30.까지 피고들의 근로자로 근무하였으므로, 피고들은 망인의 퇴직금 40,551,923원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

또한 망인은 2019년경 이 사건 미용실의 영업장소를 갑작스럽게 이전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피고들의 부당하게 과중한 업무지시로 사업장 폐쇄 및 이전에 따른 영업보상 문제 협의, 인·허가 갱신, 새로운 영업장소 물색 조사, 부동산계약, 인테리어 시공 관련 업무 등 사업주인 피고들이 직접 해야 할 일들까지 거의 도맡아 처리하다가 사업장 이전을 앞둔 2019. 7. 1. 청장년급사증후군으로 사망하였다. 즉, 피고들은 근로자의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하여 망인을 사망에 이르게 하였으므로, 공동불법행위에 대한 위자료로 망인에게 30,000,000원, 원고에게 10,000,000원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

따라서 피고들은 망인의 상속인인 원고에게 합계 40,236,538원[{(퇴직금 40,551,923원 + 망인의 위자료 30,000,000원) × 상속분 3/7} + 고유 위자료 1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이 사건 소 중 2018. 9. 30.까지의 퇴직금 청구 부분에 관한 적법 여부

가.

쟁점의 소재

원고가 제출한 갑 제11호증(합의서)에는 “1. 본인은 2011년 11월 1일부터 2018년 9월 30일까지 이 사건 미용실에서 근로한 기간에 대하여 일체의 임금채권(퇴직금, 법정 수당 등) 합의금 200만 원을 2018년 10월 15일(~19. 9. 15.까지)에 지급받음을 확인합니다. (중략) 4. 재직 중 관련한 민/형사, 행정상(관할 노동청에 진정/고소 부제기 포함)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겠음을 확약하며 부제소의 특약에 합의합니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바, 이로써 이 사건 소 중 2018. 9. 30.까지의 퇴직금 청구 부분이 부제소합의 내지 망인의 명시적인 부제소 의사표시에 어긋나는 것으로서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한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나.

구체적 판단

(1)

갑 제11호증(합의서)의 피고 B 부분의 진정성립에 대하여

사문서에 날인된 작성 명의인의 인영이 그의 인장에 의하여 현출된 것이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인영의 진정성립이 추정되고, 일단 인영의 진정성립이 추정되면 민사소송법 제358조에 따라 그 문서 전체의 진정성립이 추정되나, 그와 같은 인영의 진정성립, 즉 날인행위가 작성 명의인의 의사에 따른 것이라는 추정은 사실상의 추정이므로, 인영의 진정성립을 다투는 자가 반증을 들어 날인행위가 작성 명의인의 의사에 따른 것임에 관하여 법원으로 하여금 의심을 품게 할 수 있는 사정을 증명하면 그 진정성립의 추정은 깨진다(대법원 2003. 2. 11. 선고 2002다59122 판결 등 참조).

한편, 처분문서는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그 기재 내용을 부정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이상 문서의 기재 내용에 따른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작성명의인의 인영에 의하여 처분문서의 진정성립을 추정함에 있어서는 신중하여야 하고(대법원 2002. 9. 6. 선고 2002다34666 판결 등 참조), 특히 처분문서의 소지자가 업무 또는 친족관계 등에 의하여 문서명의자의 위임을 받아 그의 인장을 사용하기도 하였던 사실이 밝혀진 경우라면 더욱 그러하다(대법원 2014. 9. 26. 선고 2014다29667 판결).

살피건대, 갑 제11호증(합의서) 하단에 나타난 피고 B의 인영이 피고 B의 인장에 의한 것임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러나 피고들은, 위 인영이 이 사건 미용실 카운터 서랍에 시건장치 없이 보관되어 있는 막도장에 의한 것으로서 피고들이 망인과 위 합의서를 작성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바, 이에 대하여 원고도 별다른 반박을 하지 못하고 있고, 갑 제21, 22, 2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 즉, 망인이 이 사건 미용실의 원장으로서 매출 및 직원관리 등의 제반 업무까지 담당하고 있었고, 피고들은 이 사건 미용실의 영업에 직접 참여하거나 관여하지는 않았던 점, 갑 제11호증(합의서)에 나타난 피고 B의 인영은 갑 제22호증(인테리어 공사계약서)에 나타난 피고 B의 인영과 육안으로 볼 때 동일한 것으로 보이는데, 위 인테리어 공사계약서는 망인이 피고들의 위임 하에 피고 B의 인장을 사용하여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점(갑 제21호증의3 참조)을 고려하면, 갑 제11호증(합의서)의 피고 B 부분에 대한 진정성립의 추정은 깨어졌다고 봄이 상당하다. 갑 제15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망인이 2018. 10. 15.경 원고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퇴직금 20만 원을 받았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낸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위 사정만으로는 피고 B의 인영이 피고들의 의사에 따라 날인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결국 갑 제11호증(합의서)의 피고 B 부분의 진정성립을 인정하기 어려운 이상 망인과 피고들 사이에 퇴직금과 관련한 부제소합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2)

부제소의 의사표시로 볼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

다음으로 갑 제11호증(합의서) 중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망인 부분에 의하여, 망인이 부제소의 의사표시를 명시적으로 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에 관하여 본다.

살피건대 부제소의 의사표시 즉, 재판청구권의 포기는 상대방 있는 단독행위로서 그 의사표시로 인하여 권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상대방에게 도달하는 때에 효력이 발생한다 할 것인바,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 즉, 피고들은 일관되게 갑 제11호증(합의서)을 이 사건에서 처음 보는 문서라고 주장하고 있는 점, 원고는 망인의 유품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갑 제11호증(합의서)을 발견하고 이 사건에서 망인의 근로자성을 입증하기 위한 증거로서 제출한 것인 점 등을 고려하면, 망인의 부제소의 의사표시가 망인 생전에 피고들에게 도달하였다거나 피고들이 알 수 있는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없고, 이 사건에서 서증으로서의 송달에 의하여 피고들에게 도달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설령 망인의 부제소의 의사표시가 피고들에게 도달하였다고 볼 수 있다 하더라도, 갑 제11호증(합의서)의 제1, 4항 규정은 결국 최종 퇴직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의 일부를 사전에 포기하거나 사전에 그에 관한 민사상 소송을 제기하지 않게 하는 것으로서 망인이 근로자인지 여부와는 별개로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1998. 3. 27. 선고 97다49732 판결, 대법원 2018. 7. 12. 선고 2018다21821, 25502 판결 등 참조).

다.

소결론

결국 이 사건 소 중 2018. 9. 30.까지의 퇴직금 청구 부분은 적법하다.

4.

본안에 관한 판단

가.

퇴직금 청구(망인의 근로자성에 대하여)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20. 4. 29. 선고 2018다229120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갑 제7, 8, 16, 17, 19 내지 2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망인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피고들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망인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원고의 퇴직금 청구는 더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① 망인을 비롯한 헤어디자이너들은 피고들과 사이에, 피고들이 브랜드, 장소, 마케팅, 홍보, 영업노하우, 기술노하우, 부대시설 등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헤어디자이너들은 이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헤어디자인 및 그와 관련된 시술 업무를 독자적으로 수행하여 매출을 발생시키기로 하는 업무위탁계약을 체결하였고, 실제로도 피고들은 별도의 본업을 가지고 이 사건 미용실의 영업에 구체적으로 관여하지 않은 채 위 업무위탁계약에서 정한 바와 같이 매월 망인으로부터 이 사건 미용실 소속 헤어디자이너들과 인턴들에 대한 급여명세표만 송부받아 그 표에 적힌 금액대로 송금만 해주었다.

②

위 급여명세표에 적힌 망인을 포함한 헤어디자이너들의 금액은 기본급이나 고정급 없이 총 매출액에서 업무위탁계약에서 정한 수익배분비율에 따라 정산한 금액으로 보이고, 사업소득으로 3.3%를 원천징수하였으며, 매월 구체적인 개인별 액수도 망인이 헤어디자이너들과 협의하여 정한 다음 피고들에게 알려주었던 것으로 보인다.

③

피고들이 이 사건 미용실에 헤어디자이너들의 업무내용을 규율하는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 등을 마련해 두거나 헤어디자이너들의 업무수행 과정에 대해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 헤어디자이너들의 업무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피고들이 헤어디자이너들의 지각, 조퇴, 결근 등에 대해 불이익을 가하거나 망인으로부터 근태 현황을 보고받는 등 이를 지휘·감독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④

망인이 카카오톡 그룹채팅방에서 헤어디자이너들에게 인턴운영방안이나 임금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지만(갑 제16호증), 인턴의 경우 피고들이 헤어디자이너들과는 달리 직접 고용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망인이 인턴의 임금에 대해 언급한 사정만으로 피고들과 헤어디자이너들 사이의 관계 역시 실질이 고용계약이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오히려 인턴운영방안이나 매출 및 운영문제를 망인과 헤어디자이너들 사이에 회의로 협의하였다는 점은 망인을 포함한 헤어디자이너들을 근로자로 보기 어려운 사정에 해당한다.

⑤

또한 망인이 카카오톡 그룹채팅방에서 헤어디자이너들에게 근무시간, 조건, 휴무, 매장규칙, 전체조회나 미팅 교육 등을 언급한 적이 있으나(갑 제17호증), 이 역시 각자 위탁계약을 체결하고 하나의 미용실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관계에서 미용실의 대외적 이미지 관리, 영업상 편의, 영업이익의 제고 등을 위해 영업일이나 영업시간, 개인별 휴무일 등을 상호 협의하여 정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피고들이 망인을 통해 헤어디자이너들의 근무형태를 통제한 정황이라고 보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

⑥

망인이 이 사건 미용실의 이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제반 업무를 처리하며 피고들에게 처리방안을 협의하거나 처리결과를 수시로 보고하였으나, 이는 미용실의 이전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피고들로부터 상당한 권한을 위임받아 사무를 처리하였기 때문으로 보일 뿐, 이러한 사정만으로 망인이 전체 근무기간 동안 이 사건 미용실에서 수행한 업무의 성격이나 실질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일정한 노무를 제공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앞서 본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면, 망인은 본래의 업무인 미용에 있어서는 상당한 정도의 권한과 책임을 바탕으로 독자적으로 처리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보인다.

나.

위자료 청구

(1)

관련 법리

민사분쟁에 있어서의 인과관계는 의학적·자연과학적 인과관계가 아니라 사회적·법적 인과관계이고,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인과관계의 입증은 경험칙에 비추어 어떠한 사실이 어떠한 결과발생을 초래하였다고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며 그 판정은 통상인이라면 의심을 품지 아니할 정도로 진실성의 확신을 가질 수 있는 것임이 필요하고 또 그것으로 족하다(대법원 2004. 5. 28. 선고 2003다60211 판결, 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08다6755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갑 제3, 17, 21 내지 24, 27, 3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미용실은 I마트 인천점 건물에 수수료 매장의 형태로 입점하여 운영되다가 I마트 인천점의 폐업이 결정되면서 2019. 3.경부터 매장 이전을 준비한 사실, 그리하여 망인은 이 사건 미용실의 원장으로서 2019. 3.경부터 이전을 위한 새로운 장소의 물색, 사업장 폐쇄 및 이전에 따른 영업보상 청구, 인테리어 시공업체 선정, 견적 산출, 시공 관리감독 등 이 사건 미용실의 이전과 관련한 제반 업무를 수행한 사실, 이 사건 미용실은 2019. 7. 1.부터 새 장소로 이사하기 시작하여 같은 달 초순경 개업을 앞두고 있던 상태였던 사실, 망인은 2019. 6. 30. 저녁경 미용실 동료들과 회식을 끝낸 후 귀가하였다가 2019. 7. 1. 08:23경 주거지 안방 침대 위에서 천정을 보고 누운 채로 의식이 없는 상태인 것을 원고가 발견하여 119신고로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같은 날 09:21경 사망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한편 갑 제26호증의 기재, 제1심법원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서울과학수사연구소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부검감정결과는 망인의 경우 사망에 이를 만한 외상이나 질병 및 중독의 근거를 보지 못하여 사인이 불명(不明)이나, 다만 망인의 연령, 성별 등을 고려해 볼 때 청장년급사증후군(sudden manhood death syndrome)의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다는 참조의견을 제시한 사실, 청장년급사증후군이란 청장년에서 보는 원인불명의 내인성 급사를 말하는 것으로, 청장년이 갑자기 사망하여 철저한 사후검사를 시행하였으나 사인이 될 만한 내인(內因)이나 외인(外因)을 입증할 수 없는 죽음을 말하는데, 현재까지 수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나 그 원인이나 유인에 대해서 명확히 확립된 바 없고 그 유인을 특정하기 어려우며, 여러 가지 제시된 학설 중 하나에서는 환경적 인자로 과로를 언급하고 있기도 하나 이를 그 원인으로 단정하기 어렵고 그 정도를 명확히 하기도 어려운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망인이 이 사건 미용실 이전과 관련한 제반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되기는 하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과로 내지 그로 인한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와 망인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원고의 위자료 청구는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이 사건 소 중 일부 청구 부분을 각하한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소가 부적법하다고 각하한 제1심판결을 취소하는 경우 항소법원은 민사소송법 제418조 본문에 따라 사건을 원칙적으로 제1심법원에 환송하여야 하지만,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제1심에서 본안판결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심리가 되었음이 인정되므로, 민사소송법 제418조 단서에 따라 이 법원에서 직접 본안판결을 하기로 하되, 원고만이 항소한 이 사건에 있어 불이익변경 금지의 원칙상 항소인인 원고에게 불이익하게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할 수 없으므로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항소만을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각엽(재판장) 현선혜 백규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