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 F, G, H, I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 부분에 대하여는 공소를 기각하고, 근로자 B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 부분에 대하여는 무죄를 선고하였다. 검사는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에 대하여만 항소하였고, 나머지 공소기각 부분에 대하여는 항소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원심판결 중 공소기각 부분은 그대로 분리·확정되어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된다.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과 근로자 B 사이에 고용관계가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음에도 이와 달리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
피고인은 부천시 C에 거주하는 개인건설업자로서 상시 근로자 12명을 사용하여 건설업을 경영하였던 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충남 태안군 D 외 2필지 소재 E병원 신축공사현장에서 2018. 10. 29.부터 2018. 11. 6.까지 근로한 근로자 B의 임금 1,350,000원을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J으로부터 E병원 신축공사를 도급받은 주식회사 K로부터 위 신축공사 중 비계설치공사를 하도급받은 사실, L가 비계설치공사에 필요한 인부들을 데려온 사실, F 등 5인은 당초 중부지방고용노동청에 M을 상대로 진정을 제기하였던 사실, 이후 F는 중부지방고용노동청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M이 일을 하라고 불러 M을 피진정인으로 신고하였다고 진술한 사실, F 등 5인과 M 등을 비롯한 인부들은 피고인으로부터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자 별도로 도급인으로부터 2천만 원의 지불각서를 받은 사실, 피고인과 L 또는 M과의 계약내용을 알 수 있는 아무런 자료가 없는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이 F 등을 고용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F 등을 고용하였다는 사실이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인정되었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당심의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B을 고용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심의 판단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따라서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주장은 이유 있다.
피고인은 노동청 조사 당시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해야 할 사람은 자신이라고 하면서 근로계약 관계를 인정하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고(증거기록 53쪽), 노무도급계약 체결 사실이나 L 등에게도 임금 지급 책임이 있다는 취지의 진술은 전혀 하지 않았다. 근로자 F도 당초 M을 상대로 진정을 제기하기는 하였으나, 노동청 조사를 받을 때에는 피고인이 임금을 지급해야 할 사람이라고 명시적으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27쪽).
M은 수사 당시 노동청에 임의출석하여 '자신도 근로자일 뿐이며 근로자들이 왜 자신을 상대로 진정을 제기하였는지 모르겠다'고 진술하였고(증거기록 7쪽), 이 법정에서 증인으로 출석하여 자신은 일당을 받고 근무한 근로자일 뿐이며, 현장에서 근로자들에게 작업을 지시하고 급여지급의 책임을 지는 사람은 피고인이었다고 하면서 자신이 근로자들의 근로내역을 관리하거나 용역비를 피고인에게 직접 청구한 사실도 없다고 진술하였다. 이미 근로자들에게 임금 지급이 완료된 상황이고, 달리 M이 자신의 책임을 면하기 위해 허위의 진술을 할 사정을 찾아볼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M의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된다.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피고인과 L, M 사이에 노무도급계약이 체결되었다면 L, M은 기성고에 비례하여 하도급대금 등을 지급받고, 그 범위 내에서 다른 근로자의 임금 등을 지출하였을 것인데, 실제 위 L, M은 일당 25만 원으로 계산한 임금 및 유류대를 지급받았을 뿐이다(증거기록 19, 20쪽), 달리 L, M을 자신의 책임과 계산 하에 인력 등을 투입하고 해당 공정을 진행하는 독립된 사업자(속칭 '오야지')로 볼만한 사정도 찾아볼 수 없다.
더욱이 피고인의 주장에 의하면 피고인은 당초 L와 노무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는 것인데, L는 단 3일만을 근무하고 공사현장을 떠났고, 위 3일에 대한 임금만 받고 더 이상 현장 상황에 전혀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L가 실제 노무도급계약을 체결하고 근로자들을 체용한 당사자라면 위와 같은 상황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이나 다른 근로자들이 L의 위와 같은 행위에 대하여 별다른 문제를 삼지 않았다는 것도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
결론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