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22. 7. 15. 선고 2020노4503 판결

주문

피고인 A, B, C, D, E의 항소와 검사의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A, B, C, D, E(사실오인, 법리오해)

1)

피고인 A, B, C, E의 2018. 5. 14.자 업무방해

피고인 A, B, C, E이 공범들과 함께 2018. 5. 14. 홍보관 대강당에 진입한 것은 사실이나, 기자회견이 시작하기 전인 09:55경부터는 침묵시위로 전환하였으므로, 이를 업무방해에서의 위력으로 볼 수 없다.

2)

위법성 조각

피고인 A, B, C, D의 2017. 11. 30.자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주거침입), 업무방해의 점과 피고인 A, B, C, E의 2018. 5. 14.자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주거침입) 및 업무방해의 점은, 위 피고인들을 비롯한 W의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W에 대하여 직접고용의무의 이행을 요구하는 노동조합의 활동 과정에서 W 부평공장의 위요지 및 본관 건물 등에 출입하거나 다소간의 소음을 발생시킨 것으로서, 노동조합의 정당한 활동 범위 내에 속한다거나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는 행위에 해당하므로, 위법성이 없다.

나.

검사

1)

피고인 A, B, H, K, I, J, L, G의 횡단보도 손괴로 인한 도로교통법위반(사실오인, 법리오해)

원심판결은, 위 피고인들이 검찰청 BW의 횡단보도, BW 앞 횡단보도에 스프레이 래커 등을 이용하여 약 8개의 문구를 기재한 행위는 도로교통법 제149조 제1항의 ‘손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으나, 위 횡단보도의 용도와 기능, 도로의 이용자들이 느끼는 불쾌감이나 저항감, 행위 당시의 상황, 원상회복의 난이도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인들의 위 행위는 도로교통법 제149조 제1항의 ‘손괴’에 해당함이 넉넉히 인정된다. 따라서 위 피고인들의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형(피고인 A<1> :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피고인 B, C<2> : 각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피고인 D, E, F : 각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 피고인 G : 벌금 200만 원, 피고인 J : 벌금 300만 원에 집행유예 1년, 피고인 H, K : 각 선고유예)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피고인 A, B, C, D, E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인 A, B, C, E의 2018. 5. 14.자 업무방해

1)

관련 법리

형법 제314조 제1항의 업무방해죄는 위계 또는 위력으로서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경우에 성립하는 것이고, 여기서의 '위력'이라 함은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만한 일체의 세력으로,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묻지 아니하므로 폭행·협박은 물론,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지위와 권세에 의한 압박 등도 이에 포함되는 것이다(대법원 2005. 3. 25. 선고 2003도5004 판결 참조).

2)

판단

피고인 A, B, C, E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한 증거의 요지 하단 부분(원심판결문 제19면 제21행부터 제21면 제14행까지)에 이에 대한 판단을 자세하게 설시하여 그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이 위 부분에서 판시한 사정들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설령 위 피고인들의 주장대로 피고인들과 공범들이 기자회견이 시작하기 전인 09:55경부터는 침묵시위로 전환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들과 다중의 공범들은 W 측에 대하여 비정규직 문제의 해결을 요구하기 위해 보안직원들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대강당 내로 무단 침입하여 구호를 외치는 등의 행위를 하다가 대강당 벽에 피켓을 든 채로 일렬로 서 있었다는 것인바, 이와 같은 사정에다가 이 사건 전, 후 노동조합의 집회 양상을 보태어 볼 때, 같은 날 10:25경 안전상의 이유로 기자회견을 취소한 W 측의 판단이 근거 없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위 피고인들의 행위는 업무방해죄의 위력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인 A, B, C, E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위법성 조각

1)

관련 법리

가)

노동조합의 조합활동은 근로자가 가지는 결사의 자유 내지 노동3권에 바탕을 둔 것으로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고 한다) 제1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정당한 행위에 대하여는 민형사상 면책이 된다(노동조합법 제4조, 형법 제20조). 노동조합의 활동이 정당하다고 하려면, 첫째 주체의 측면에서 행위의 성질상 노동조합의 활동으로 볼 수 있거나 노동조합의 묵시적인 수권 혹은 승인을 받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어야 하고, 둘째 목적의 측면에서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하여 필요하고 근로자들의 단결 강화에 도움이 되는 행위이어야 하며, 셋째 시기의 측면에서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별도의 허용규정이 있거나 관행이나 사용자의 승낙이 있는 경우 외에는 원칙적으로 근무시간 외에 행하여져야 하고, 넷째 수단·방법의 측면에서 사업장 내 조합활동에서는 사용자의 시설관리권에 바탕을 둔 합리적인 규율이나 제약에 따라야 하며 폭력과 파괴행위 등의 방법에 의하지 않는 것이어야 한다. 이 중에서 시기·수단·방법 등에 관한 요건은 조합활동과 사용자의 노무지휘권·시설관리권 등이 충돌할 경우에 그 정당성을 어떠한 기준으로 정할 것인지 하는 문제이므로, 위 요건을 갖추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조합활동의 필요성과 긴급성, 조합활동으로 행해진 개별 행위의 경위와 구체적 태양, 사용자의 노무지휘권·시설관리권 등의 침해 여부와 정도, 그 밖에 근로관계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충돌되는 가치를 객관적으로 비교·형량하여 실질적인 관점에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7. 29. 선고 2017도2478 판결 참조).

나)

형법 제20조에 정하여진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라 함은,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하므로, 어떤 행위가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보호이익과 침해이익의 법익 균형성, 긴급성, 그 행위 이외의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춘 경우에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21. 12. 30. 선고 2021도9680 판결 등 참조).

2)

판단

피고인 A, B, C, D, E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각 공소사실에 대한 증거의 요지 하단 부분(원심판결문 제17면 제3행부터 제19면 제13행까지, 원심판결문 제19면 제21행부터 제21면 제14행까지)에 이에 대한 판단을 자세하게 설시하여 그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이 위 부분에서 판시한 사정들과 함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피고인들이 W 부평공장의 위요지 및 본관 건물, 대강당 등에 진입한 수단이나 방법이 사용자의 시설관리권에 바탕을 둔 합리적인 규율이나 제약에 따르지 않은 채 상당히 폭력적이었던 점, 피고인들에게 위와 같은 행위 이외의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었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피고인들의 각 행위가 쟁의행위의 범위 내의 것으로서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달리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 A, B, C, D, E의 이 부분 주장 또한 이유 없다.

3.

검사의 사실오인, 법리오해,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1)

관련 법리

항소심이 그 심리과정에서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제1심의 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고자 할 때에는,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예외적 사정도 없이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8031 판결 등 참조).

2)

판단

가)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여러 사정을 들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 A, B, H, K, I, J, L, G이 교통안전시설인 횡단보도를 손괴하였다는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위 피고인들의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 조사한 증거들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면, 검사가 주장하는 양형부당의 사유는 원심이 형을 정함에 있어 이미 충분히 고려한 사정들로 보이고, 그 밖에 원심판결 선고 이후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과 관련하여 별다른 사정변경이 없다.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 A, B, C, D, E의 항소와 검사의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용중(재판장) 최정윤 김현

각주1) 피고인 A, H, K의 2019. 6. 25. 공용물건손상죄와 관련하여, 원심판결문 제26면 제16행부터 재27면 제7행까지 부분에 설시된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위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노동청의 주차장 바닥, 경비실, 외벽, BY 기둥 등 공용물건을 손상하여 그 효용을 해한 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고, 피고인들에게는 위 부분 공소사실 전체에 대한 묵시적 공모와 그 본질적인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 또한 존재하는 것으로 인정된다.

각주2) 피고인 C, F, H의 2019. 8. 25.자 업무방해죄와 2019. 8. 25.경부터 2019. 9. 6.경까지의 업무방해죄, 일반교통방해죄, 도로법위반죄, 도로교통법위반죄와 관련하여, 위 피고인들은 철탑 설치 일부 과정에만 가담하였을 뿐이기는 하나, 피고인들은 2019. 8. 25. 공범들과 함께 고공농성을 위한 철탑을 설치할 목적으로 자재를 운반하고, 철탑을 설치하는 등의 행위를 하였고, 이후 철탑 주변에서 비정규직 해고자의 복직 및 정규직 전환 등을 요구하는 집회를 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피고인들에게는 위 부분 공소사실 전체에 대한 묵시적 공모와 그 본질적인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존재하는 것으로 인정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