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채무자는 2020. 6. 2.자로 공고한 G 소재 H공항 현장에 관한 교섭창구단일화에 따른 교섭절차를 진행하여서는 아니 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채무자 보조참가인이 부담하고, 나머지 부분은 채무자가 부담한다.
이유
사안의 개요
채권자는 H공항에서 보안검색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설립된 지역단위 산업별 노동조합으로, 보안검색요원이 소속된 3개 용역회사를 기준으로 A지부(I), B지부(J), C지부(K)를 두고 있다.
위 C지부는 대의원대회를 개최하여 2020. 3. 23. 위 지부를 ‘L노동조합’이라는 기업별 노동조합으로 변경하는 결의를 하였고(이하 ‘이 사건 조직형태변경결의’이라 한다), 같은 해 4. 20. 다시 지역별 노동조합인 채무자 보조참가인으로 변경하는 결의를 하였다.
채무자는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정책에 따라 H공항의 보안검색 용역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을 위해 설립된 M공사의 자회사이다. 보조참가인의 조합원 760여명은 2020. 5. 1.자로 채무자의 정규직으로 그 소속이 변경되었고, 그 후 A지부와 B지부에 속한 조합원들도 마찬가지로 소속이 변경되었다.
보조참가인이 2020. 5. 4.경 채무자를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하자, 채무자는 같은 해 5. 4.부터 5. 11.까지 보조참가인의 교섭요구 사실 등을 공고하였다. 채무자는 N노동조합(이하 ‘N노동조합’이라 한다)이 위 공고기간 내에 추가로 교섭요구를 하자. 같은 해 5. 12. 교섭요구 노동조합을 보조참가인과 N노동조합으로 확정하여 공고하였다.
보조참가인과 N노동조합이 2020. 6. 1. 교섭대표노동조합을 보조참가인으로 합의하자, 채무자는 같은 해 6. 2. 보조참가인을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확정하여 공고하였다.
이 사건과 관련된 법령과 채권자 규약의 주요 내용은 별지 기재와 같다.
신청의 요지
위 C지부(보조참가인을 지칭한다)는 채권자의 하부조직에 불과하고 독자적으로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능력을 보유한 기업별 노동조합에 준하는 지위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산업별 노동조합의 지부가 기업별 노동조합으로 조직형태 변경이 가능한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아가 규약에 존재하지 않는 지부대의원대회를 통한 조직형태변경 결의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16조 제1항 제8호와 채권자의 규약 제25조 제8항을 위반한 것으로 무효이다.
따라서 위 C지부 조합원들은 여전히 채권자의 조합원들로서 이들에 대한 단체교섭권은 채권자에 있고 채무자가 보조참가인 등과 체결한 교섭창구단일화는 위법하므로, 채무자가 위 지부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따른 교섭절차를 진행하는 것은 채권자의 단체교섭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단체교섭권 보전을 위해 채무자를 상대로 보조참가인과 교섭절차를 진행하는 것의 금지를 구한다.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채무자는 보조참가인을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정한 것은 채무자의 결정에 기한 것이 아님을 이유로 이 사건 신청이 당사자 적격이 없는 자를 상대로 하여 부적법하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이행의 소 내지 부작위를 명하는 소에서는 그러한 청구권을 가진다고 주장하거나 그 의무자로 주장되면 당사자 적격이 인정되고 실제로 그러한 청구권이나 의무가 있는지는 본안에서 판단될 사유일 뿐 당사자 적격의 유무로 판단될 사항이 아니다. 이는 가처분신청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이 사건 신청이 단체교섭권을 피보전권리로 삼아 채무자를 상대로 교섭창구 단일화에 따른 교섭절차를 진행의 금지를 구하는 것이므로, 채무자의 위 본안 전 항변은 이유 없다.
신청의 당부에 관한 판단
기록과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소명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신청은 채권자의 피보전권리 및 그 보전의 필요성에 관한 소명이 있다.
위 C지부가 조합원의 고유한 사항에 관하여 독자적인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체결능력을 갖춘 단체라고 하더라도, 조직형태를 변경하기 위해서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합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16조 제1항 제8호 및 제2항에서 정한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함이 분명하다. 그런데 위 C지부는 총회가 아닌 대의원대회의 결의만으로 그 조직형태를 기업별 노동조합으로 변경하였다. 이는 유효한 조직형태변경이라 할 수 없으므로, 보조참가인이 유효하게 설립되었음을 전제로 하는 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또한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다.
채무자는 복수 노조가 병존하는 경우 사용자를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하려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야 하고, 이를 거치지 않은 채 곧바로 사용자를 상대로 단체교섭에 응할 것을 구할 수는 없다는 노동조합법 제29조의2 제1항을 근거로 채권자의 교섭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는 당초 위 절차에 참가할 자격이 없었던 N노동조합(실질적으로는 단일화 절차 이후에야 비로소 채무자의 소속으로 변경된 A지부와 B지부 소속 조합원들로 이루어져 있다)이 보조참가인과 협의 아래 보조참가인 소속 조합원들을 끌어들여 복수 노조가 병존하는 상태를 인위적으로 작출함으로써 이루어진 부당한 것이다. 채무자가 효력이 없는 위 단일화 절차를 근거로 정당한 교섭 상대방의 지위에 있는 채권자와의 교섭을 일체 배제하고 보조참가인과의 단체교섭만을 진행하고 있는 이상, 채권자에게 채무자와 보조참가인 사이의 단체교섭의 금지를 구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결론
따라서 이 사건 신청은 이유 있어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20. 8. 31.
판사 양환승(재판장) 이진재 김성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