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는 상시 약 7명의 근로자를 고용하면서 비계구조물철거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20. 4. 1.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현장 공무직 등으로 근무한 사람이다.
원고는 2020. 4. 25. 피고 회사와 사이에 연봉총액(12개월)은 3,600만 원으로, 지급방법은 매월 연봉총액을 12등분하여 취업규칙상 정하여진 날에 지급받는 방식의 연봉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피고 회사의 임직원인 부장 C는 2020. 5. 7. 원고에게 "근태불량, 상사의 업무지시 불이행, 현장근무 부적응 등"을 이유로 해고를 통보하였다(이하 '1차 해고'라 한다).
원고는 1차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2020. 6. 9.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8. 5. "피고 회사가 주장하는 해고사유는 입증이 충분하지 않아 받아들일 수 없고, 해고의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취지의 이유로 "피고 회사가 2020. 5. 7. 원고에게 행한 1차 해고는 부당해고임을 인정한다. 피고 회사는 원고를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에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인용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판정'이라 한다).
피고 회사는 2020. 8. 14.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이 사건 판정에 따라 원고를 복직시켰으나, 2020. 9. 11.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해고를 통지하였다(이하 '2차해고'라 한다).
원고는 2차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2020. 10. 12.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다. 2차 해고에 대한 심판 등의 진행경과는 다음과 같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12. 8. "제1징계사유는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고, 제2징계사유 중 '시말서 제출 거부 행위'는 징계사유로 인정되나, '그 외 상관명령 불복종 행위' 및 '업무방해 행위'는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으며, 제3징계사유 중 '지각 4회'는 징계사유로 인정되나, '무단결근 1회'는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 그리고 2차 해고는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서 인정되는 징계사유에 비하여 양정이 과도하다."는 취지의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이하 '초심판정'이라 한다).
피고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21. 1. 19.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3. 23. "제1징계사유는 징계사유로 인정되고, 제2징계사유 중 '업무방해 행위'와 '시말서 제출 거부 행위'는 징계사유로 인정되나, '그 외 상관명령 불복종 행위'는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으며, 제3징계사유 중 '지각 4회'는 징계사유로 인정되나, '무단결근 1회'는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 그리고 2차 해고는 징계재량권을 일탈 · 남용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취지의 이유로 피고의 재심신청을 인용하여 위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재심판정'이라 한다).
이에 원고는 2021. 5. 7. 중앙노동위원장을 상대로 위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그런데 제1심법원은 위 재심판정이 적법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서울행정법원 2021구합64238호, 이하 '관련 행정소송'이라 한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항소하였고 현재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23누55100호)에서 소송계속 중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원고는 피고 회사의 1, 2차 각 해고 중 현재 행정소송으로 그 적부를 다투는 2차 해고를 제외하고 1차 해고와 관련하여 1차 해고 처분일로부터 복직 전날까지의 일실임금을 구하므로 이하에서 보기로 한다.
1차 해고가 무효인지 여부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다. 따라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대법원 2015. 12. 10. 선고 2015다219160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앞서 든 각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 회사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20. 5. 7.자 통보는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인 피고 회사가 일방적 의사로써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것으로 해고에 해당함이 명백한 점, ② 그럼에도 피고 회사가 원고에게 구두로 1차해고를 통보한 것 외에 1차 해고의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였다고 볼만한 자료가 전혀 없는 점, ③ 서울지방노동위원회도 위와 같은 절차적 하자 등을 이유로 1차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정하였고, 피고 회사도 이 사건 판정에 불복하지 않고 이 사건 판정에 따라 원고를 복직시킨 점, ④ 피고 회사는 원고와 사이에 3개월간의 수습기간을 약정하였으므로 그 기간 동안은 해고의 요건이 완화된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의 근로계약서상 이와 같은 기간이 존재하였다고 볼만한 아무런 근거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1차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정한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 의무를 위반한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으므로 그 밖의 실체적하자에 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무효라고 할 것이다.
미지급 임금 지급의무의 발생 및 범위
사용자의 부당한 해고처분이 무효이거나 취소된 때에는 그동안 피해고자의 근로자로서 지위는 계속되고, 그간 근로의 제공을 하지 못한 것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근로자는 민법 제538조 제1항에 의하여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 받을 수 있는 임금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2. 2. 9. 선고 2011다20034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1차 해고는 위법한 부당해고로서 무효이므로,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의 근로관계는 여전히 유효하게 존속하며, 원고가 1차해고로 인해 피고 회사에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사용자인 피고 회사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으로,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1차 해고가 없었더라면 원고가 지급받았을 임금 상당액인 미지급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데, 피고의 일급이 10만 원이라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1차 해고로 인한 미지급 임금 990만 원[= 원고가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기간인 2020. 5. 7.부터 복직 전날인 2020. 8. 13.까지 3개월 9일간(월급 300만 원, 일급 1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21. 6. 7.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지연손해금의 범위 내에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회사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 회사의 주장
피고 회사는 1차 해고와 2차 해고는 서로 관련되어 있고, 관련 행정소송에서 2차 해고가 적법하다는 취지의 판결이 선고된 바 있으므로, 1차 해고도 적법하다는 취지로 다툰다(이하 '① 주장'이라 한다).
피고 회사는 원고의 업무방해로 인한 손해 4,000만 원, 원고에 대한 변호사비용 지출로 인한 손해 880만 원, 원고에 대한 노무사비용 지출로 인한 손해 880만 원, 합계 5,760만 원 상당의 손해배상금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수동채권인 원고의 피고 회사에 대한 임금채권과 상계하겠다는 취지로 항변한다(이하 '② 항변'이라 한다).
판단
① 주장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각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1차 해고와 2차 해고는 별개의 행위로 서로 연관되어 있다고 볼 수 없는 점, ② 초심판정과 재심판정, 그리고 관련 행정소송은 모두 2차 해고에 관한 것일 뿐 1차 해고에 관한 것이 아닌 점, ③ 피고 회사도 1차 해고에 관한 이 사건 판정에 불복하지 않았고, 오히려 이 사건 판정에 따라 원고를 복직시킨 점 등을 종합하면, 1차 해고와 2차 해고는 별개의 것으로서 앞서 본 바와 같이 1차 해고에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는 이상 2차 해고가 적법하다고 하여 1차 해고의 하자가 치유되어 적법하게 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 회사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② 항변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에서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이른바 임금 전액지급의 원칙을 선언한 취지에 비추어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을 가지고 일방적으로 근로자의 임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은 금지된다(대법원 2001. 10. 23. 선고 2001다25184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피고 회사가 주장하는 자동채권의 성립 여부를 살필 필요 없이 사용자인 피고 회사가 근로자인 원고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을 가지고 일방적으로 근로자인 원고의 임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은 금지된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 회사의 위 항변은 그 자체로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 회사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예지희(재판장) 윤민욱 이상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